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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논평] 트럼프 시대, 미국은 더 이상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이 아니다

■ 영문 영상 및 전문으로 바로가기 [Go to English Video & Transcript]Q1: 트럼프의 대외정책에 대한 견해  전재성: 첫 번째 질문은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에 대한 교수님의 견해입니다. 사실 백악관이 2주 전에 해당 문건을 발표했는데요, 교수님은 미국 정치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전략에 있어 현실주의적 관점도 갖고 계십니다. 문건에서는 ‘유연한 리얼리즘’, 즉 더 실용적이고 유연한 방식을 추구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외교 정책의 역사상 매우 이례적인 ‘거래적 접근법’을 계속 고수하겠다는 소리로 들리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 접근법과 소위 말하는 ‘유연한 리얼리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커쉬너: 글쎄요, 저는 트럼프 행정부나 그 국가안보전략에 ‘현실주의’라는 표현을 붙이는 것이 매우 꺼려집니다. 그 안에서 어떤 ‘현실주의’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행정부 인사들이 ‘현실주의’라는 단어를 쓸 때는, 마치 그것을 “우리는 정말 거친 녀석들이다”, “세상은 위험한 곳이다”, “우리는 무력 사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와 같은 말의 동의어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학문으로서의 현실주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거나 현실주의 원칙에서 도출된 정책 아이디어를 따르는 훈련을 의미합니다.  저는 이 사람들이 그런 아이디어에 대해 잘 교육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 단어의 어감을 좋아하는 것뿐입니다. 또한 국가안보 ‘전략’ 자체에 대해서도 좋게 말할 것이 별로 없습니다. ‘전략’이란 상호작용을 전제로 합니다. “상대방이 이렇게 할 것을 예상하고 내가 무언가를 한다”는 뜻이죠.  하지만 이 문건을 보면 “우리는 이것을 할 것이다, 저것을 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원한다”는 식의 나열일 뿐, 그러한 행동들이 가져올 영향에 대한 고민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전략’이라 부르는 것 자체가 이상하며, 차라리 선언문이나 선호 목록에 가깝습니다. 그런 면에서 일관성도 부족합니다. 읽다 보면 한 문단 안에서도 행정부가 앞 문장에서는 이렇게 말했다가, 바로 다음 문장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합니다. 매우 혼란스럽고 엉킨 문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중요한 점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이 문건은 서반구와 라틴 아메리카에 매우 집중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문건에서 얻을 수 있는 단 한 가지 결론이 있다면, 그것은 이 행정부가 서반구를 장악하는 것을 ‘제1의 과업’으로 보고 있으며, 그곳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는 필연적으로 다른 지역에 투입될 자원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라틴 및 남미에 이토록 많은 시간을 쏟는 것은 매우 기묘하고 심지어 19세기적인 세계관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혼탁한 문건에서 명확히 식별 가능한 한 가지는 라틴 아메리카가 우선순위 1번이라는 점입니다. 세계는 이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또 다른 하나는 조금 더 이상한데, 중동과 특히 페르시아만 지역에 대한 집착입니다. 이 대목에서 문건은 약간 자기모순적입니다.  문건은 페르시아만의 석유가 50년 전보다 미국에 훨씬 덜 중요해졌으며, 미국이 소위 ‘에너지 독립’을 이루었고 에너지 생산의 주요국이 되었다고 정확히 언급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미국의 에너지 지배’라고 부르기도 하죠. 매우 뽐내기 좋아하는 문건입니다. 그들은 “페르시아만은 이전보다 덜 중요하다. 우리는 석유 강대국이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동시에 그들은 페르시아만에 대한 미국의 안보 공약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만약 리얼리즘의 관점에서 미국의 위협, 위험, 기회, 자원을 평가한다면, 페르시아만은 아마도 발을 빼야 할 곳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페르시아만을 이번 국가안보전략의 우선순위 2위로 꼽겠습니다. 의아한 일이지만, 현재 미국이 일종의 ‘개인 숭배 체제’에 의해 통치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리 의아하지도 않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국가안보전략으로 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는 ‘통치 가문’에게 무엇이 이득인지, 무엇이 그들을 부유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가문은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많은 사업을 하고 싶어 합니다. 미국 전체의 핵심적인 중요 영역에 대한 일관된 설명보다는, 이러한 점이 현재 페르시아만 안보 보장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더 잘 설명해 줄지도 모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저는 이것이 매우 혼란스러운 문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략’이라는 개념에 민감하지 않은 문건이지만, 몇 가지는 유추할 수 있습니다.  서반구에 대한 강조, 중동에 대한 여전한 관심, 그리고 이상하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아마도 러시아 측에 유리한 조건으로 종결짓고 싶어 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미국 정책의 극적인 반전이자, 우리가 전통적으로 미국의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저는 이것들이 외부인이 정교하게 분석하기 어려운 이 문건에서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주요 시사점이라고 봅니다. Q2: 트럼프의 먼로주의적 대외 정책의 원인  전재성: 매우 통찰력 있는 비판입니다. 서반구에 대해 여쭤보자면, 아시아라는 외부인의 시각에서 볼 때 1823년경의 ‘먼로 독트린’이 언급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트럼프는 이를 ‘먼로 독트린의 트럼프식 수정안’이라는 용어로 부활시켰는데, 이는 정치적 선언이긴 하지만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의 주권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21세기에 이는 다소 시대착오적이며, 다른 강대국들이 각자의 세력권을 형성하도록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자유주의 국제 질서와는 정반대되는 위험한 일입니다. 미국 내에서 이러한 사고방식의 기원은 무엇인가요?  커쉬너: 말씀하신 마지막 포인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자신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이유로 인접 지역을 지배할 수 있어야 하며, ‘미국의 반구’에서는 외부인이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듯합니다. 미국이 이를 주장한다면, 말씀하신 대로 다른 지역 강대국들에게도 타국의 간섭 없이 자신들의 인접 지역을 지배해도 좋다는 신호를 주는 셈이 됩니다. 이는 매우 위험하고 불안정한 선례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했듯이, 이 문건은 그런 식의 고민을 거친 물건이 아닙니다.  전략이란 “내가 이렇게 하면 어떤 반응이 올까? 전 세계적으로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를 따지는 것입니다. 만약 미국이 “세상은 이렇게 돌아간다. 강대국은 인접 지역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배하며 하고 싶은 대로 한다”라고 말한다면, 다른 군사 강대국들은 소위 ‘폭군의 교훈’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는 매우 위험하고 무책임한 발상입니다.  질문하신 ‘트럼프 수정안’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19세기에 나온 개념을 가져왔지만 사실 구체적으로 정립된 내용은 없습니다. ‘먼로 독트린의 트럼프 수정안’이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만 우리가 아는 것은 현 대통령이 자신의 이름을 무언가에 붙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뿐입니다.  아마도 이 문건의 작성자들은 어떤 개념에 대통령의 이름을 붙임으로써 대통령을 기쁘게 하려 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실제 실행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명시되지 않았고, 지배력을 과시한다는 것 외에는 저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남미와 관련하여 그 내재된 모순을 짚어보자면, 여기에는 일종의 불안감이 깔려 있습니다. 우선은 “이곳은 우리 영역이니 우리가 지배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거친 녀석들이고, 거친 녀석들은 그렇게 하니까”라는 지배욕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중국이 남미의 많은 국가에서 매우 중요한 경제적 행위자가 되었다는 불안감이 있습니다. 많은 남미 국가가 대중국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경제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죠.  만약 미국이 남미 경제를 소위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으로부터 떼어놓고 싶다면, 실제로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마도 무역 관계를 재편하여 남미 국가들과의 교역을 늘려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정부의 전반적인 행보를 보면, 이들은 결코 수입에 우호적인 정부가 아닙니다. 수입이 미국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간주하죠.   따라서 미국이 남미 국가들과 더 긴밀한 경제적 관계를 맺는 것에 적대적이면서, 어떻게 그들이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끊도록 유도할 수 있을지 정치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일관성이 전혀 없습니다.  그저 “우리는 우리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다. 그것이 전쟁 범죄처럼 보일지라도 상관없다”는 식의 선언만 있을 뿐입니다. 남미 해안에서 나포한 배의 생존자들을 사살하는 문제 같은 것들에 대해 “우리는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는다”는 식이죠. 이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매우 위험한 선례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여기서 현실주의가 아니라 혼란을 봅니다. 책상을 두드리고, 지배력을 과시하고, 뽐내고는 있지만, 잘 정립된 정책이나 계획은 보이지 않습니다. Q3: 미국 국가안보전략 문서에 드러난 대중 정책에 대한 견해  전재성: 그렇군요. 서반구에서의 중국 요소를 언급하셨는데, 문건에 나타난 미국의 대중 정책도 궁금합니다. 하나는 남반구, 즉 서반구와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시도입니다. 현재 많은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게 중국은 제1의 교역국이며 정치적 영향력도 확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관련된 대중 정책으로 이어집니다. 미국이 서반구에서는 ‘지역적 지배’를 말하면서도, 태평양에서는 ‘세력 균형’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중국이 큰 나라가 될 순 있지만 지역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이는 트럼프 버전의 세력권 주장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라 중국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강대국 간에 세력권을 서로 인정해주자는 거래가 있는 것인가, 아니면 태평양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하는 것이죠. 문건에 나타난 전반적인 대중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커쉬너: 이 문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미중 관계의 실체에 대해 할 말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인 수준에서 잠재적인 중국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강조하고 있습니다. 21세기 미국의 역대 행정부들은 중국이 막강한 군사력을 갖춘 국가이자 지정학적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음을 경계하며 이해해 왔습니다.  전쟁을 하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동아시아의 변화하는 지정학적 환경에 대응하는 정치적, 방어적 전략이 미국 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현실주의자들이 매우 높은 수준의 과제로 다루는 이 문제가 현 행정부의 세계관에서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는 점입니다. 지역 행위자들은 이 점을 알아야 합니다. 미국은 서반구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고, 중동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저에게 이는 미국의 동아시아 정치 개입이 낮은 우선순위가 되었음을 암시하며, 이는 매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Q4: 미중관계 전망  전재성: 맞습니다. 문건의 경제 안보 측면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강조하며 내년 4월 방중을 통해 협상에서 이득을 얻으려 할 것 같습니다. 군사적으로는 현상 유지를 하되, 경제적으로는 최대한의 이득을 취하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희토류 같은 핵심 광물 확보에 있어 미국은 약점이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 선거 전에 미국 경제를 살려야 합니다.  그래서 이 문건은 장기적 전략이라기보다 내년 선거용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아시아에서는 미중 관계가 개선되는 것인지 악화되는 것인지 혼란스러운 신호를 받고 있습니다.  커쉬너: 혼란스러운 것이 당연합니다. 현대 미국 역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현 정부는 대통령의 변덕에 좌우되는 매우 개인화된 정부입니다. 과거에도 강력하고 카리스마 있는 대통령들이 정책을 주도했지만, 현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변덕스럽습니다.  또한 그는 그 어떤 대통령보다 자신의 본능을 신뢰하며, 마음을 자주 바꿉니다. 그를 깊이 있는 전략적 사고가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평생 닉슨 대통령을 비판해 왔고 그를 인간적으로나 대통령으로서 존경하지는 않지만, 닉슨은 깊이 있는 전략적 사고가였습니다.  그는 세계 지정학을 능숙하게 파악했고 자신이 무엇을 성취하려는지 이해했으며, 이를 위해 논리적인 조치를 취했습니다. 정책 자체에는 동의하지 않았지만, 사고가로서 그는 영리하고 원대했으며 세상의 이치를 알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이런 수식어를 하나도 붙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엄청난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기본적인 외교 정책 질문에 대해서도 순식간에 태도를 바꿉니다. 해외 국가들이 이를 상대해야 한다면 저라도 걱정이 될 것입니다. 많은 외교관이 ‘아부’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들은 대통령을 만나 좋은 말을 해주고, 대통령은 그것을 즐기며 한동안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많은 외교관이 이 전략을 쓰고 있고 당장은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미국의 전 지구적 전략적 태세를 이해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될지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Q5: 동아시아국가들의 대외 정책에 대한 조언  전재성: 닉슨을 언급하셨는데, 1969년 그가 ‘괌 독트린’을 선포했을 때 한국에서는 큰 우려가 있었습니다. “아시아의 안보는 아시아인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이었죠. 마차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은 한국에 큰 걱정거리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한국은 북핵 위협과 중국의 부상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 질문으로, 미래 안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동아시아 동맹국들에 어떤 조언을 해주시겠습니까? 한국에 결정적인 ‘핵 확장 억제’를 포함한 미국의 동아시아 공약을 계속 신뢰할 수 있을까요?  커쉬너: 조언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분석은 해드릴 수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매우 긴밀하고 깊은 안보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 관계를 바꾸는 것은 결코 작은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제가 미국과 따뜻한 관계를 유지해 온 동아시아 국가의 정책 결정자라면, 미국이 이 관계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을 반드시 재평가해 볼 것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미국이 곁에 있어 줄 것인가? 분석가로서 미국이 전통적 동맹을 명백히 저버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전통적 동맹국들이 그 어느 때보다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트럼프가 매우 거래적으로 사고한다는 점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동맹은 거래가 아닙니다. 동맹은 공유된 가치, 파트너십, 그리고 장기적인 관계에 관한 것입니다. 매일매일 내가 여기서 얼마만큼의 이득을 얻고 있는지 계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이 안보 체제가 유지될 때 우리와 파트너들에게 세상이 더 나은 곳이 될 것인가”에 대한 비전입니다. 미국과 파트너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원대한 사고방식은 현 행정부의 생각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저는 예측가가 아니기에 미국이 특정 동맹을 버릴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과거보다 ‘덜 신뢰할 수 있는 동맹’처럼 행동하고 있습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유럽의 지도자라면,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미국 친구들이 나를 도와줄까?”라는 질문에 대해 지난 75년간 가졌던 것만큼의 확신을 갖지는 못할 것입니다. 모든 국가가 이에 대해 평가를 내려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는 군사적 수준보다는 정치적 수준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평상시에는 전쟁 중이 아니지만, 항상 자신의 정치적 태도를 어디로 향할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전 세계 국가들이 일종의 ‘헤징'이나 정치적 태도의 재조정을 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미국식 표현을 빌리자면, 미국이 갑자기 “공깃돌을 다 챙겨서 집으로 가버릴” 가능성에 대비해 행동을 바꿔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선택지가 이제는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기 때문입니다. Q6: 트럼프 퇴임 이후 미국 대외정책의 복귀 가능성  전재성: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이론적으로 지난 30년간의 단극 체제를 돌아볼 때, 미국처럼 강력한 국가라도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혼자 이끄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보 체제나 개방적 국제 경제의 최후 보증인 역할과 같은 국제 공공재에 대한 수요가 너무 커졌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지난 30년간 너무 많은 짐을 졌습니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거래적이긴 하지만, 진작에 미국과 동맹국들 사이에 더 많은 ‘거래’를 통해 비용을 분담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한국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며 우리의 역할을 조정하고 더 많은 책임을 지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유지하고 싶다면 우리가 나서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희망은 트럼프 퇴임 이후에 동맹국들이 역할을 분담하고 돕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미국이 다시 안도감을 찾는 것입니다. 그러면 미국이 다시 전 지구적 문제에 더 많이 관여하는 쪽으로 정책이 돌아올 수 있을까요?  커쉬너: 그것은 건전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50년 전부터 모든 미국 대통령은 동맹국들이 국방비 지출과 방위에서 더 큰 역할을 해주기를 바랐습니다. 역대 행정부들은 수십 년간 이 문제로 동맹국들에게 불만을 가져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많은 동맹국에게 ‘신의 공포’를 심어주어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그들이 국방비를 늘리게 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고, 저는 그것을 그의 공적으로 인정할 용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질문하신 더 근본적인 문제, 즉 앞으로 미국과 전통적 동맹국 간의 협력이 강화될 것인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것은 열린 질문이며, 미국의 국내 정치 문제이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트럼프 행정부 이후의 시대가 올 것입니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이 세계에서의 역할을 상상하는 방식에 지울 수 없는 변형을 남길 것인가, 아니면 그저 지나가는 단계에 그칠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미국에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트럼프 본인이 무대를 떠난 후에도 그의 정책이 가져올 영구적인 결과가 없을 것이라고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미국의 새로운 태도로 인해 세상이 더 위험하고 덜 안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봅니다. 불행한 일이지만 관찰자로서 말씀드리자면,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물러나고 전 세계를 상대로 매우 거래적이고 갈취적이며 괴롭히는 태도를 취하게 되면, 다른 국가들도 그에 따른 반응과 행동을 보이게 될 것입니다. 이는 전반적인 국제 정치의 성격과 국제적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저의 본능적인 생각입니다.  전재성: 감사합니다.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훌륭한 통찰과 지혜에 감사드립니다.  커쉬너: 대화 즐거웠습니다. ■   ■ 조나단 커쉬너(Jonathan Kirshner)_미국 보스턴컬리지 교수.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leesj@eai.or.kr 

조나단 커쉬너 2025-12-23조회 :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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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논평] 정당화 전략, 권력, 신왕실주의를 통해 본 미국, 트럼프, 그리고 국제 질서의 미래

■ 영문 영상 및 전문으로 바로가기 [Go to English Video & Transcript] Q1: 중국의 외교정책과 선택적인 정당화 전략   전재성: 바로 첫번째 질문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당신의 저서인 'When Right Makes Might'에서 국가들이 특정 원칙을 사용하여 자국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중국은 종종 주권과 불간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를 수행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아이디어를 선택적으로 적용하기도 합니다. 당신의 전문 지식을 고려할 때 중국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방식을 중립적으로 어떻게 설명하시겠습니까? 즉, 특정 원칙을 사용하는 이러한 패턴이 일관된 전략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다른 국가들이 중국의 의도를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혼합된 메시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가더드: 저는 분명히 중국이 혼합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들이 혼합된 메시지를 보내는 이유는 원칙에 따라 전략적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자신의 입장에 대한 지지를 동원하거나 다른 쪽에 대한 지지를 동원하기 위해 그렇게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중국이 주권 원칙에 선택적으로 호소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그렇게 하는 것을 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이제 제가 실제로 중국과 UNCLOS(해양법에 관한 유엔 협약)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것이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이러한 전략적인 유형의 수사학적 사용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죠? 그래서 한편으로는 분명히 중국이 2016년에 필리핀에 관한 UNCLOS 판결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판결을 거부하더라도 원칙을 수용한다는 점을 오늘날까지 매우 명시적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중국이 왜 이를 받아들였는지 정당화하기 위해 내놓은 수사를 보면, UNCLOS는 단지 다음과 같은 판결에 불과했다고 나와 있습니다. 미국의 통치 때문에 볼 수 있는 권력 정치에 의해 주도되며, 이는 정당이 아니며 기본적으로 그들이 미국과 필리핀처럼 권력 정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리는 국제법을 받아들이고 존중하지만, 이 경우에는 적용을 거부합니다. 저는 아무도 진심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그렇죠? 그리고 한편으로는 남중국해에서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가 분명하지만, 동시에 기관 내에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모두가 납득하고 있다는 뜻인가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확신할 필요는 없습니다. 강하게 반응할 이유가 없으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중국이 정치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이 정말 흥미롭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원칙을 가지고 권력 정치를 하고 있으며, 중국은 여전히 제도 내에서 책임 있는 행위자로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2: 트럼프 외교 정책의 특징   전재성: 좋아요. 두 번째 질문은 다른 질문입니다.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디어 덕분에 트럼프가 강대국들이 각자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역으로 세상을 나누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아이디어는 트럼프의 외교 정책이 큰 전략적 계획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에 기반한 충성스러운 네트워크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일종의 영향력 있는 접근 방식으로 먼저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매우 흥미롭게도 당신은 개인의 통치와 왕족에 더 중점을 둔 신왕실주의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업적을 고려할 때,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개인적인 이익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여전히 강대국들 간의 영향력 분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가더드: 저는 이 질문을 정말 좋아하고, 사람들이 이 작품을 읽고 무언가를 얻을 수 있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알다시피, 제가 <포린 어페어스>에 위대한 강대국의 공모에 관한 기사를 쓸 때, 제가 다루고자 했던 것은 수년간의 명백한 강대국 경쟁의 수사가 있은 후, 왜 갑자기 트럼프가 미국의 권력 정치 동원을 약화시키는 것처럼 보이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을 보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이었죠, 그렇죠? 기본적으로 우크라이나를 포기하고 미국의 힘을 희생시키면서 거래를 성사시키려는 의지. 그래서 여기서 제 요점은 트럼프가 세상을 일련의 협상가들에 의해 점령된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가 하려고 하는 것은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다른 같은 생각을 가진 종종 강한 사람들과 결탁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입니다. 그 글의 마지막에 제가 말씀드린 것 중 하나는 유럽 협조체제와 겹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큰 힘이 있고 협력하여 거래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죠. 그들이 거래를 성사시킬 것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것에서 몇 가지 이탈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유럽 협조체제가 확실히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지도자들, 즉 메테르니히, 캐슬레이, 차르 알렉산더 등은 자신들이 집단적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있다고 믿었고, 자신들이 국가와 유럽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키고 있다고 믿었다는 점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 중 하나는 이러한 유형의 장기적인 집단적 관심이 이 모드에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공동 저자인 아브라함 뉴먼과 함께 두 번째 작품을 작업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을 때, 이 공동의 관심사가 아니었다면 잘 드러났습니다. 이게 뭐죠? 그래서 그때 우리는 이것이 국가나 국가의 집단적 이익이 아니라 우리가 신왕실주의 파벌이라고 부르는 집단적 이익에 관한 것이라는 생각을 발전시키기 시작합니다. 이 파벌들은 주권 지도자의 네트워크일 뿐만 아니라 이를 지원하는 자본과 제도의 네트워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들은 집단 국가의 이익을 위해 동원하지 않으려 노력할 의향이 있습니다. 물론 집단적인 지역 조직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훨씬 더 자원추출적인 정치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행히도 이것이 바로 우리가 보고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국가 안보 전략이 자원추출에 중점을 두는 다음 질문에 포함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국가가 아닌 개인에게 부와 번영, 부와 번영을 제공한다면 거래를 성사시킬 의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우리는 이것과 국가들도 이에 반응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한국의 서울에서 여러분과 이야기하고 있으며, 최근에 사용하고 있는 예 중 하나는 왕관 선물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동맹국과 파트너들은 이 클릭과 상호작용하는 방법 중 하나가 아첨의 상징과 왕실주의의 상징을 통해서라는 사실을 빠르게 배우고 있습니다.   Q3: 세계는 다극 체제로 나아가고 있는가?   전재성: 이제 두 가지 추가 질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하나는 마르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우리가 양극화에서 다극화의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다극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할 때, 유럽 협조에서 관찰한 것처럼 기본적인 규범 없이도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비록 다극 시스템이 있더라도, 그것은 단순히 적대적인 힘의 균형 시스템이 아닙니다. 다극성의 기초가 되는 더 연관된 유형의 규범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우리가 다극화되고 있다고만 말하죠, 아니면 지속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가더드: 저는 국제정치체제가 어느 체제 이든지, 즉 단극체제, 양극체제, 다극체제일 때 모두 국제적인 활동을 조직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규범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반드시 국가들에게 무엇을 행동해야 하는지를 지시하는 강력한 자유주의 규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모든 사람의 행동을 해석하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적절한 행동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기본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서로가 충돌을 의도하지 않고 있을 때 결국 국가간의 상호작용이 군사적 갈등으로 격화되지 않도록 하는 그런 규범 말이죠. 그리고 가장 적대적인 상황에서도 이것을 볼 수 있습니다. 소련과 미국은 그렇지 않았지만, 그들이 규범을 공유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행동하는 방법에 대한 이해와 관행을 공유했습니다. 그들은 이것을 10년에서 20년에 걸쳐 개발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예를 들어,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의 관행 발전에서 이러한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대량 살상에 대한 모든 사람들의 위안을 얻기에는 너무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네, 우리는 이 나라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몇 가지 관행을 개발해야 할 것입니다.   Q4: 미국과 중국이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전재성: 그래서 첫 번째 질문의 답변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이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가더드: 그러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는 이것이 제가 걱정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2016년과 2017년에 큰 권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위한 많은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수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남중국해에서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실제로 상호작용을 조절하는 기본적인 방법을 알아보려고 하는데, 특히 코로나19 이후에는 이러한 현상이 크게 줄어든 것 같습니다. 다시 활성화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은 잘 지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평화로운 변화와 상호작용의 여지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Q5: 신왕실주의의 개인적/구조적 기원은?   전재성: 신왕실주의에 대해 질문드리겠습니다. 당신의 글을 읽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8년에 떠난 후, 신왕실주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특성인지 아니면 많은 나라에서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더 구조적인지 궁금했습니다 .   가더드: 아니요, 그리고 이것은 아브라함과 제가 꽤 많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우려는 이것의 대부분이 트럼프의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가 있을 때 에르도안, 푸틴, 오르반, 보우소나루 등 다른 사람들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종류의 개인들을 넘어서도, 정말 부유한 엘리트들의 네트워크에서 강력한 개인들이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은 구조물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지 여부에 대한 생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예를 들어 미국과 대화할 때 현재 상당한 양의 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 걸프 국가에서 오는 네트워크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AI 투자에 대한 있습니다. 그 인프라가 일단 갖춰진 후에는 쉽게 없앨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걱정하는 것은 확실히 인프라가 내장됨에 따라 이러한 유형의 행동을 계속 촉진하고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런 다음 엘리트들은 왜 이 사람들이 예외적인지, 왜 계속 통치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전체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른 기관과 그룹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것이 더 긴밀해지고, 사회에서 더 단단해질수록, 이것을 단순한 단계가 아닌 질서로 볼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Q6: 미국이 중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관심을 줄이고 있는가?   전재성: 마지막 질문은 트럼프 행정부가 방금 발표한 새로운 국가 안보 전략에 대해 다루신 것에 관한 것입니다. 이는 미국 정부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매우 일반적인 장기 계획을 설명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큰 논의가 있습니다. 이 계획에서 미국은 자국 경제 재건에 많은 집중을 하고 있으며, 중국과 같은 경쟁국에 대해서는 많이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세어보니 중국은 문서에 21번이나 등장하지만, 군사적 억지력에 관한 것 보다는 대체로 경제와 관련한 내용입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미국 중국 경쟁의 변화에 대한 큰 논의가 있습니다. 미국의 중국 경쟁에 변화가 있습니까? 그리고 미국이 아시아를 선도하는 데 덜 집중한다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한 북한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생각에서 북한 문제가 그렇게 우선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어떤 함의가 보이나요?   가더드: 따라서 이것은 강대국 경쟁에 관한 문서가 아닙니다. 그것은 거의 문서가 아닙니다. 제 말은, 그것이 국가 이익과 안보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지만, 보안에 관한 명확한 문서는 아닙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북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지만, 지난 여름 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부의 추출과 번영이 있고 갈등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매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게 가장 중요한 것들이 바로 트럼프 행정부의 중요한 논의라고 생각합니다. 이 논의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본적으로 여러 면에서 자신들이 책임지고 있는 안보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는 파트너들, 즉 파트너가 되어야 합니다. 거의 언급되지 않은 또 다른 것은 대만입니다. 대만은 대만과 관련된 모든 상황에 대처할 책임이 있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어느 정도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모든 미국 전략 파트너들이 물어봐야 할 가장 큰 질문 중 하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투자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냉전이 끝난 이후, 제가 구속력 있는 전략이라고 부르는 방식으로 우리는 반드시 서로의 안보를 묶어왔습니다. 이제 첫 번째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미국이 돌아올 것이라는 느낌이 있었고, 합리적일 것이며 공공재 제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점에서 내려야 할 결정 유형은 무엇입니까? 그렇죠? 그리고 저는 제 카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싶지 않지만, 혼자서 하는 시스템이 아닌 경우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는 미국과 모든 파트너들이 이러한 협력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안보가 미국에 의존하기 시작하는 미국에 너무 꽉 묶여 있을 때, 이제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더 많은 지역 자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물론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재성: 하지만 우리는 장기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정책에 대해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문서에 명시적이지 않기 때문이죠.   가더드: 우리는 잘 모르겠고, 아시다시피, 그게 최악의 답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모릅니다. 흥미로운 점은 여전히 행정부 내에 중국 강경파가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이 국가 안보 전략에 대해 저에게 놀라운 점은 모두가 중국 강경파의 목소리가 분명히 나올 것이라고 추측했을 때였습니다. 제 말은, 그들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국방부에 있고, 현 국무부 장관 마르코 루비오가 그들 중 한명이었습니다. 보시겠지만, 중국 없이도 대만에 대해 다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행정부에 대한 진정한 긴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옹호하는 것들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주의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대만이 반도체 칩의 거대한 생산국이라는 사실 외에는 그가 실제로 대만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가 바이든 행정부가 자유주의 질서의 예로서 이 문제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주권이 아니더라도 비침략적 규범을 입증하는 것만으로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만에 대한 언급은 해운 항로에 관한 것을 중심으로 많이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여기서도 이것은 경제적인 문제로 간주됩니다. 그래서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트럼프 자신이 워싱턴 시스템의 많은 부분이 어디에 있는지 나타내지 않지만, 트럼프 자신은 대만을 미국 안보에 필수적인 존재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Q7: 희토류 문제가 미중경쟁에 미치는 영향   전재성: 매우 흥미롭습니다. 마지막 질문은 몇 주 전에 한국의 경주 APEC에서 정상 회담이 있었고, 희토류 물질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중국의 중요한 카드라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요한 광물 때문에 중국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딜레마에 빠졌다고 생각합니다.   가더드: 물론이죠. 그리고 저는 미국이 자체 공급 라인을 다양화하려는 시도에서 이것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오늘 아침에 기사를 읽고 있었어요. 뉴욕 타임즈에는 일본이 다른 나라들보다 더 성공적이라는 기사가 실렸어요. 미국이 다양한 지역에서 중요한 광물을 찾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런 유형의 연계를 보고 계시겠지만, 사실 이것은 행정부에 따라서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즉, 현 시점에서 어떤 행정부도 중요한 광물에 대해 더 독립적으로 만들고 공급 라인을 다양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 스테이시 가더드(Stacie Goddard)_미국 웰슬리대학교 교수.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leesj@eai.or.kr 

스테이시 가더드 2025-12-18조회 :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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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논평] 트럼프, 미중관계, 그리고 한반도

■ 영문 영상 및 전문으로 바로가기 [Go to English Video & Transcript]Q1: 트럼프 대통령 외교정책 전반에 대한 의견  전재성: 첫 번째 질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정책 전반에 대한 의견이고, 두 번째 질문은 중국과의 관계에 관한 것입니다.  로스: 도널드 트럼프에게서 대전략을 찾아내기란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럼프의 경제 정책이 안보 정책의 목적 달성과 상충된다는 점은 우리 모두가 이해하고 있다고 봅니다. 트럼프가 지금 일본과의 협력 관계를 훼손하고, 인도와의 협력 관계를 훼손하며,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훼손하고 있는데, 이 국가들은 미 국방부가 중국의 부상에 맞서기 위해 필요한 핵심 동맹국이라고 보는 국가들입니다. 따라서 여기서 미 정부 기관 간 조정을 볼 수 없고, 다만 트럼프가 강압적 경제 정책을 우선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결과 미국 안보 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국방부 내에는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인도, 일본, 호주와 함께 중국에 맞서야 한다고 믿는 인사들이 있으나, 트럼프는 이러한 소위 '비(非) 강대국'에 대한 존중이 거의 없습니다. 유럽 국가들이든, 대만이든, 우크라이나든, 한국이든, 심지어 일본이든, 트럼프의 전반적인 외교 정책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안보를 훼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국방부가 지속적으로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맞서며, 안보 문제의 중요성을 대통령에게 상기시키려 노력하고 있음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트럼프의 경제적 본능과 안보적 요구 사이에서 밀고 당기는, 끌어당기고 잡아당기는 힘의 작용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의 경제 정책과 동맹국에 대한 전반적인 무관심에서 벗어나기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국방부가 대통령을 중심으로 다시 끌어오려 노력하지만 말이죠.  Q2: 현재의 미중 관계 속에서 한국 외교의 바람직한 방향은?  로스: 국가들은 불확실성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중요한 순간에 버려질까 두려워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불확실성에서 [한국이]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인데, 그것은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미국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고, 앞으로의 경제 협정의 안정성을 기대할 수 없다면, 미국의 지원 없는 상태에서 중국의 보복으로 인해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미국과 체결한 협정이 도움이 되거나 도움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속 재협상되는 상황에 처한다는 점이 진정으로 위험합니다. 안보 공약은 약화되는데 동시에 중국의 압박은 더욱 커지는 것 입니다. 한국, 필리핀, 대만 및 동아시아 다른 국가들에게 이보다 더 나쁜 상황을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이것이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취한 조치이며, 이를 재고하고 있다는 증거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앞으로의 미국 정책에 대해 신뢰를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캐나다에서는 중국 및 다른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호주가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한국이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려 노력하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중국은 미국의 동맹국들에 생겨나는 불신을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기꺼이 활용하려 할 것입니다. 한국은 “신뢰할 수 없고 예측 불가능한 미국”과 “강압적 정책을 동원해 한국이 미국과의 협력을 재고하도록 강요하려 하는 중국” 사이에 끼어 있습니다.  Q3: 트럼프 임기 종료 이후에도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유지 될 것인가?  전재성: 미국 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고려할 때, 그의 임기가 끝난 후에도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이 지속될 것이며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에 대한 압박이 유지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로스: 트럼프 이후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과도한 “공공 외교”를 펼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첫째, 트럼프가 입장을 이리저리 바꾸게 됩니다. 이게 미국의 평판에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겠죠?  그리고 두 번째로, 미중 간 간극의 정도를 공개적으로 널리 알립니다. 이 정도의 공공 외교는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이나 희토류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겠지만, 조용히 협상될 것이고, 진전으로 여겨지는 합의―장기적 비방에 대한 단기적 처방이 아닌―가 발표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3년 후에 미국의 외교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좋은 일이 될 것입니다.  Q4: 최근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봤을 때, 중국의 미국 압박 대응 의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전재성: 중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아시다시피 최근 중국은 희토류 원자재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한 철저히 준비되고 정교하게 계산된 대응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미국 압박 대응 의도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로스: 우선 중국에서 새로 나온 규정은 단순히 승인을 위한 규제입니다. 이 규제들은 자동적으로 수출에 대한 더 큰 제약이나 통제를 가하지는 않습니다. 이 규제들은 중국 정부가 원할 때만 수출을 통제할 수 있는 재량권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중국은 이러한 영향력을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 대해서도 행사하여 미국과의 협력을 줄이도록 유도하곤 합니다.  그리고 많은 국가들은 중국과의 협력이 자국의 경제 안보에 중요하다고 판단할 것이며, 미국이 신뢰할 수 없는 파트너일 뿐만 아니라 미국의 경제 보호주의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 시장 접근권과 중국산 희토류 및 수출품에 대한 접근권을 유지하기 위해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한국이 미국의 관세 조치에 어떻게 협력할지, 조선업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과학기술 제한을 다룸과 동시에 중국 시장 접근권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희토류 문제는 결정적 요인이 아니라고 봅니다. 중국이 이를 악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중국의 이 규제들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에게 중국이 어떻게 유연할 수 있을지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Q5: 대만 군사 충돌 가능성은?  전재성: 미국 정가는 대만 군사 충돌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최근 워싱턴에서 이러한 긴박감에 변화가 있습니까?  로스: 흔히 “워싱턴 벨트웨이”로 불리는 미국 싱크탱크 커뮤니티가 국무부나 백악관에서 나오는 지배적인 논리에 점점 더 포섭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싱크탱크 분석가들 사이에서 논쟁이 거의 벌어지지 않고 있는데, 이는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는데, 국방부 장관과 전 해군 작전사령관 모두 중국이 2027년까지는 대만을 침공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최소한 2년은 더 걸릴 겁니다.  둘째, 전 미국 국방장관은 실제로는 2028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설령 중국이 능력을 갖췄다 해도 대만을 침공을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국방부 지도부는 이는 중국이 원하지 않는 전쟁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저는 이 관점을 이해합니다.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오. 우선 대만 동해안 해변에 상륙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만 군대를 뚫고 싸워나가야 하며 대만의 도시와 교외 지역을 가로질러 진군해야 합니다. 중국군은 모든 교외 지역에 걸쳐 전투을 벌여야 할 것입니다. 그 후에는 대만의 주요 도시들에서 시가전을 치러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대만에 중국에 장기적으로 맞서 소모전을 벌일 수 있는 물자들을 대만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한 관점은 시진핑이 중국몽을 실현하고자 한다는 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중국몽을 이루지 못하고 역사상 가장 무능한 중국 지도자로 기록된다면, 그는 그런 결말을 원하지 않겠죠. 게다가 중국은 경쟁에서 여전히 이기고 있습니다. 대만해협에서 힘의 균형은 계속해서 미국에서 중국 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한 걸음 물러나서 보면, 일본을 제외하고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부상에 대한 일관성 없는 정책을 가진 세 나라가 모두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대만, 필리핀이 바로 그 나라들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민주주의 국가들도 중국의 부상과 맞서야 할 것입니다. 동아시아의 나머지 국가들은 한 쪽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고, 결국 대만 역시 (중국 측도 알고 있겠지만) 유사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국민당은 계속해서 1992년 합의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중국이 왜 무력을 사용하려 하겠습니까?  오히려 중국의 전략은 계속해서 큰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군사력, 해경, 공군, 해군을 동원해 대만에 가하는 압박과 유사한 방식으로, 대만이 위기를 촉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한 행동을 할겁니다. 낸시 펠로시 의원의 대만 방문이 잘못이라는 시각이나, 2012년 스카버러 암초 사태에서 필리핀이 잘못했다는 시각과 동일한 논리죠. 이를 통해 중국이 대만의 무역 공간을 차단하기 위해 2주간의 군사 훈련을 발표할 수 있습니다. 딱 2주만이요. 그 정도 기간이면 미국은 대응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중국은 전쟁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한국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고, 호주와의 긴장을 최소화하며, 대만에 대한 목적을 달성해 미-대만 협력을 약화시키는 방법이 될 것이다.  Q6: 한미동맹 “현대화”에 대한 의견은?  전재성: 아시다시피 한국의 입장에서, 이른바 “동맹 현대화”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미국은 한국이 대만을 겨냥한 가능한 중국의 행동을 억제하는 데 있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죠. 하지만 한국의 지리적·전략적 제약을 고려할 때, 한국이 이 상황에서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에 참여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이 이러한 한계를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그리고 기대치가 그에 따라 어떻게 조정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로스: 지난 20~30년간 한국은 주한미군이 북한에 대한 방어 목적으로 주둔한다는 명확한 정책을 유지해왔습니다. 한반도를 벗어난 지역에서의 비상사태 시 한국 내 미군 기지는 사용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이 정책을 다소 약화시켰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이걸 명확히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은 한국에서 결코 환영받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그 점을 이해합니다. 그리고 한국이 지리적·정치적 고려를 하는 것은 맞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다소 단도직입적으로 생각해보죠. 최근 중국을 방문했을 때 한 전직 중국 군 지도자가 필리핀 내 모든 미군 시설을 파괴하는 데 20시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한국도 별반 다르지 않죠. 이것이 미국이 직면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중국의 부상으로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중국에 대항하는 한미간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죠.  미국 안보 계획 담당자 입장에서 보면 모순이 존재합니다. 한국의 미국 방어 기여도는 줄어들고 있는데, 한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으니까요. 여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의 동맹국 정책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 점을 명확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책의 일부는 이들 국가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고정시키기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따라서 중국과 갈등이 발생할 경우, 우리는 손발이 맞는 협력 관계를 구축해 놓았기에 다른 경우보다 협력이 더 확실해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AUKUS의 목적입니다. 일본 남쪽 열도에 미국이 병력을 배치하는 목적도 바로 이것입니다.  Q7: 남북한 관계에 있어 중국의 역할에 대한 전망  전재성: 마지막 질문은 북한에 관한 것입니다. 김정은이 9월 초 시진핑, 푸틴 등 지도자들과의 다자 회담을 가졌고 중국군 열병식에 참석한 것을 고려할 때, 북중러 사이에 역사적으로 강한 유대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특히 북한이 러시아와의 유대를 강화하는 현재, 중국의 최근 대북 정책을 평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권위주의 연대가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보십니까? 이는 북한을 더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할까요?  로스: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의 긴밀한 협력을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실질적인 의미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즉,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도 이기지 못한다면, 러시아가 북한의 안보나 공격 능력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불분명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를 기본적으로 외교적인 관계로 봅니다. 러시아가 고립되어있고, 북한도 고립되어있기 때문에 서로 손을 잡는 것입니다. 중국은 훨씬 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죠. 그래서 우리는 북한이 중국과의 협력을 진전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도 그런 의도를 말하는 것을 못 봤습니다. 중국은 한국이 중국과 협력하는 데 대해 훨씬 더 조용한 반응을 보여왔습니다. 이제 중국은 북한이 이재명 정부와 협상하여 제재를 완화하도록 적극 장려할 의사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 관계든 정상회담이든 말이죠. 이는 분명히 중국의 이익에 부합합니다.  첫째, 중국이 한국을 도울 수 있다면 중국에게 유리하고, 둘째, 한반도 긴장이 완화되면 미국의 군사적 존재감을 강화할 기회가 줄어들어 중국에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겉으로 드러난 모든 정황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북한에게 “지금이 타협할 때다”라고 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이 남북 관계의 현상 유지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죠? 적어도 선언적 정책으로서 통일은 포기했습니다. 남한으로의 다양한 접근 경로를 차단했고, “통일 불가”를 말해왔습니다. 물론 중국은 통일 문제로 북한에 압력을 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현상 유지를 더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에 그러한 방향으로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따라서 일부가 말하는 이른바 “축”이라는 개념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한국은 북한을 상대하는 데 있어 여러 측면에서 상당한 양보를 해야 할 것이며, 이재명 정부에서 이러한 기조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한국이 북한을 상대하는 데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며, 중국은 북한에 압력을 가해 협력이나 경제적 균형, 무역 등을 시도하도록 함으로써 확실히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전재성: 좋아요. 추가로 궁금한 점들이 많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훌륭한 통찰입니다. ■  ■ 로버트 로스(Robert S. Ross)_보스턴 컬리지 정치학과 교수, 하버드대학 페어뱅크 중국학연구소 연구원.  ■ 담당 및 편집: 이상준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11) | leesj@eai.or.kr 

로버트 S. 로스 2025-11-04조회 : 933
논평이슈브리핑
[보이는 논평_대담 전문] 트럼프 쇼크, 무역전쟁, 한국의 과제

Q1. "해방의 날" 관세 폭탄: "트럼프 쇼크와 기존 무역 질서의 대격변"   손열: 안녕하세요. 동아시아연구원 손열 원장입니다. 오늘 세계는 트럼프 쇼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 이후에 3단계 정도 된 것 같아요. 첫 번째는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해서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서 시작을 했고요. 그건 불법 이민이나 펜타닐 차단 명목으로 관세를 사용하겠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두 번째는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그리고 중요한 기관 산업에 대해서 관세를 부과하고, 그것을 통해서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게 두 번째였다면, 지난주 4월 2일에 나온 상호 관세는 reciprocal trade, 상호적 무역 관점에서 무역 불균형을 전면적으로 시정하겠다며 대규모의 관세 폭탄을 내렸습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미국에 따르면, 2024년 현재 1조 2천억 달러 규모, 약 1,800억 원 정도로 사상 최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지속 불가능한 긴급 사태로 규정하고, 그에 따라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해서 온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원래는 놀랄 일은 아니죠.   대선 과정에서도 보편관세 10%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60%를 부과하겠다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그걸 실제로 집행했고, 또 규모 자체도 훨씬 더 크게 발표했기 때문에 전 세계가 지금 충격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것이 한국 같은 무역 상대국에는 직접적으로 수출에 타격을 주는 것이지만, 더 넓게 보면 세계 경제질서가 혼란에 빠지고, 사실상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기성 질서 속에서 성장과 풍요를 누려 온 한국은 정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또 이번에는 동맹국에도 예외 없이 관세 폭탄, 오히려 더 많은 폭탄을 내린 것 같은 측면도 있고요. 따라서 동맹에 대한 의구심도 이번 관세 폭탄을 통해 증폭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두 분의 국내 최고 전문가를 모시고, 트럼프 관세 폭탄을 둘러싼 여러 쟁점들과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Q2. 관세전의 기저 요인: "경제적 합리성을 넘어서는, 동맹에 대한 불신과 정치적 의도의 결합"   손열: 첫 번째는 역시, 도대체 트럼프가 왜 이런 무모하리만큼 큰 관세 폭탄을 내렸는지, 도대체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 뭔지, 트럼프의 최종 목표, end goal이 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증폭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거기서부터 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최병일: 트럼프 두 번째 임기잖아요. 트럼프 1기 때하고 비교를 해보면, 트럼프는 처음부터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자기는 그렇게 소명을 했고. 1기 때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게, 미국 제조업의 부활은 시대착오적인 목표다. 왜냐하면 미국은 지금 첨단 산업, 서비스, 금융 이런 걸 가지고 국제 분업 구조에서 역할을 하고 있고, 제조업으로는 대량, 싸게 잘 만들 수 있는 아시아 국가, 글로벌 밸류체인이 다 넘어가서, 이걸 통해서 미국이 계속 성장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제조업? 다시 이 수법인가.   1987년에 트럼프가 두 가지, 지금 많은 역사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일을 했어요. 하나는 우리가 잘 아는 협상 관련 책을 썼고, Art of the Deal. 그 책 표지를 제가 잊을 수가 없는데, 금발에 굉장히 잘생긴 백인이 센트럴 파크를 배경으로 서 있고, 공항 서점에 꽂혀 있던 걸 지금도 기억해요.   그해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에 본인이 돈 내서 전면 광고도 했는데, 거기 내용이 뭐냐면 "왜 우리는 일본 같은 동맹국을 지켜주면서 그들은 공짜 안보를 누리고, 와서 우리한테 엄청난 수출을 하느냐. 왜 우리를 강탈하고 약탈하느냐." 지금 트럼프가 쓰는 "rip-off," "rape" 같은 표현이 이때부터 등장한 거예요.   트럼프의 세계관을 보면, 80년대 맨해튼 부동산 사업자로서, 미국이 그런 신흥 제조업 국가들과 경쟁하면서 이겼고, 이제 동맹이 돼서 우산을 제공해줬는데, 그들은 감사를 안 하고 방위비 분담도 안 한다고 여긴 거죠. 그게 1987년이고, 대선 나온 게 2016년이니까 거의 30년 넘게 그 생각을 가져온 거고요.   1기를 해보고 지금 2기 컴백인데, 37년째 바뀌지 않은 세계관을 그대로 갖고 있는 거죠. 지금은 그 '일본'이 '중국'으로 바뀌었고, 게다가 'Second Japan'이 많이 생겼잖아요. 한국, 대만, 베트남, 멕시코, 이런 게 있고요. 결국 이런 세계관의 연장선상에 있는 겁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1기 때 많은 걸 했지만, 2기에는 더 강력한 관세 공약이 있어요. 손 원장님 말씀처럼 '보편 관세 10%'를 모든 국가에 걸겠다고 하면서 캠페인을 했고, 이제는 20%까지 올라갔죠.. 중국은 우리가 미중 21세기 패권 경쟁을 하는데, 궁극적인 마지막 경쟁자는 미국이라는 걸 트럼프 때도 이미 했고, 국가안보 보고서에도 그렇게 네이밍을 했고, 인도·태평양 전략이 그때 나오고 하니까.   트럼프가 말은 시진핑이 나의 훌륭한 친구라고 하지만, 결국 마지막 라이벌로 보는 것인데. 중국은 1기 때 트럼프가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서 무역 합의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1단계 합의를 이행할 틈도 없이 백악관에서 물러났잖아요. 바이든 4년 동안 뭘 했냐는 건데.   자기는 돌아와서 이걸 이행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을 완전히 핵심적인 국가안보와 연결되는 산업 분야에서는 sector끼리 커플링을 끊겠다는 게 그의 목표고, 그걸 하기 위해서 몇 가지 실행 계획 가운데 하나가, 그의 보좌관들이 써준 플랫폼을 보면, 60% 정도의 관세로 중국이 미국에 아예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는 거예요.   또 핵심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완전히 미국에서 배제하는데,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빼겠다. 그리고 중국이 WTO 가입하면서 누리고 있는 MFN 대우, 이걸 못 하게 하기 위해서, 1999년 클린턴 정부 때 중국이 WTO 과정에서 미국과 협상한 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PNTR)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천명을 했어요. 이런 것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되고요.   그러면서 트럼프가 왜 이런 걸 하느냐? 거기에는 미국을 21세기 제조업의 슈퍼파워로 다시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주도하는 게 상호 관세든, 보편 관세든 간에, 힘을 이용해서 양자적인 관계로 미국이 갖고 있는 거대한 시장을 활용해서 결국 무역수지 적자도 해결하고 싶고, 또 제조업을 미국 내에서 하게 하고 싶은데, 이게 미국 투자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그 제조업 분야에 전 세계에 굉장히 퍼져 있는 리딩 회사들을 점점 더 끌어들이고 싶은데, 반도체는 TSMC, 자동차는 현대자동차가 더 많은 지분(portion)을 누리고 있고.   그래서 그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관세는 협상용이 아니죠. 관세는 계속 있어야 됩니다. 왜냐하면 관세를 매기지 않는 순간, 제조업 투자하겠다는 약속은 empty word가 될 수 있어요.   트럼프가 생각하는 제조업은 철강, 알루미늄, 항공기 이런 거예요. 20세기 초반, 영국을 제치고 미국이 제조업 강국이 되었을 때의 산업이죠. 지금 우리 생각에는 이거 말도 안 되는 거 아니냐 싶은데, 이걸 안보하고 연결해 보면, 미중이 경쟁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듯이 선박 운항 같은 제조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거기 들어가는 게 철강, 알루미늄 같은 것들이기 때문에, 이 사람 생각이 완전히 허황된 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방법이 굉장히 극단적이고(drastic) 충격적인 건데, 그렇다고 해서 중국만을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니고, 동맹국까지 싸잡아서 하니까, 그게 우리한테 더 큰 충격이 됐던 거죠.   그리고 트럼프가 꽂혀 있는 게 자동차 산업입니다. 철강, 자동차 두 개에 꽂혀 있다고 보면 되는데, 철강은 자동차를 만드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연료고, 또 다른 모든 부분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1기 때 2018년에 섹션 232, 국가안보를 이유로—사실 국가안보를 이유로 할 틈이 없는데—동맹이든 비동맹이든 철강 관세를 때렸을 때, 한국과 일본, 유럽이 항의했잖아요. 왜 우리 동맹국인데, 우리 목숨 안보를 위협하느냐. 그런데 그 사람은 개의치 않고, 때로는 우리한테 무역수지를 많이 누리는 일본이나 독일이나 한국이, 시진핑이나 푸틴이나 김정은보다 나쁜 사람이다—이번에도 똑같은 이야기 했어요.   트럼프는 "동맹"이라는 단어를 안 쓰고, "가치"라는 단어도 안 씁니다. "Alliance"를 안 쓰고 대신 "friend"라는 단어를 쓰는데, 때로는 "friend"가 "enemy"보다 나쁘다—이런 식의 세계관이라, 그런 것들이 우려가 되는 거고.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법처에서 얘기하면서, 1기 때 NAFTA 협상을 재협상하고, 이름도 USMC로 바꾸고.   손열: 지금 트럼프가 원하는 여러 가지 목표들이 있는데, 그걸 관세로는 사실 해결이 안 된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컨센서스입니다. 4월 2일 이후에 수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잖아요. 이구동성으로 이건 안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관세를 부과할 수는 있는데, 그것을 통해서 본인이 아까 말씀하셨던 그 원하는 것들을 얻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최병일: 트럼프 주위에 좋은 사람이 과연 있느냐, 그게 질문인데요. 트럼프 주위에는 트럼프 생각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아요. 1기 때 보면, 이른바 시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은 글로벌리스트였어요. 미국이 갖고 있는 트럼프의 문제의식에 공감하지만, 트럼프가 하는 방식처럼 일방적인 조치로, 그러니까 rule-based, free and open trade를 완벽하게 다른 걸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주위에 있었는데, 그들은 다 쫓겨났잖아요. 그리고 트럼프가 2기 내각을 구성하면서는, 처음부터 "우리 내각에는 그런 글로벌성이 없다"고 못을 박았어요.   지금 보시면, 재무장관이나 상무장관은 다 월가 출신 해지펀드 쪽 사람들이고, 이 사람들은 돈을 버는 데는 이골이 난 사람들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래를 해내는 사람들이죠.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을 보면, 지금 Peter Navarro 같은 사람들인데, 하버드에서 국제 연구를 한 사람이고, 그가 얼마나 이단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이미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잖아요.   트럼프 주위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value), 규범(principle) 같은 것과는 관계없는 사람들이 딱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를 말릴 만한 시니어가 지금 내각에 없는 거죠. 다들 차기 트럼프, 2028년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고, J.D. 밴스가 대표적인 경우인 것 같고요.   4년 임기 중 두 달밖에 안 지났고, 3년 10개월이 남았는데, 그러면 진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더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분명한 건, 이 컨센서스는 관세만으로는 안 된다는 거고, 대표적인 예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트럼프가 그렇게 자랑하는 "야, 관세라는 카드를 흔들었더니 투자를 한다더라." 그런데 그건 투자 플랫질이에요. 실제로 투자가 들어온 게 아니에요.   그럼 미국에서 공장을 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많은 사람들이 저한테 이야기해 주는 게, 미국은 일단 인건비가 동남아의 세 배 정도인데, 그 인건비를 주고도 그들이 진짜 디스플린 있는 일자리를 하는 사람이냐? 아니에요. 언제든지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사람들이고, 품질 관리도 안 되고요. 수십 년간 형성된 제조업 밸류체인은 동남아, 아시아, 중국, 대만, 한국, 일본이 엣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걸 깡그리 무시하고 미국으로 다시 돌린다? 그건 거의 그냥 불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보는 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나는 4년이고, 그 사이에 성과 올리고, 그러다가 51% 튀겨서 스윙스테이트(swing state) 이기면 또 간다." 그 정치적인 계산이 경제적인 개선을 압도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거라고 보는 거죠.   Q3: 트럼프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중 호전성과 미국 내 제조업의 부활"   최병일: 이야기 나온 김에 조금만 더 하고 끝내면, 그러면 트럼프가 끝까지 갈 것인가, 이게 되게 중요하다. 그죠. 어디까지 갈 것인가. 트럼프 스스로도 모르는 것 같은데, 두 가지가 되게 중요하다고 봐요.   하나는 상대국의 반응. 미국이 이렇게 25%, 30%, 45% 높은 관세를 매겼을 때, 그럼 미국이 원하는 대로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협상을 하는 나라도 있을 것이고, "미국이 그렇게 나와?" 그러면 "우리도 보복 관세를 할 거야" (하는 나라도 있을 것이고).   중국처럼. 중국은 똑같이 34% 지금 한다고 돼 있어요. 그리고 EU도 보복이라는 카드를 꺼낼 도리가 없어서, 전면적인 보복인지, 부분적인 보복인지 할 것 같고. 캐나다는 국내 정치적인 목적으로 해야 되니까. 이런 국가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트럼프는 또, double down이라고 하는데, 더 흥분해서 관세를 격화하면(escalate) 시장이 충격에 빠지는 거죠. 그래서 그 상대국의 반응이 어떻게 될까 하는 거고,   결정적으로는 시장이 어떻게 될까 하는 건데. 시장이라는 게 저는 세 가지로 봅니다. 주가가 있는 월가가 하나 있고요, 하나는 정치 주가가 있는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죠. 그러니까 메인 스트리트라는 거는 트럼프를 지지한 사람이 51% 였거든요. 그들은 트럼프가 어디까지 실험하는 걸 용인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난 십 년간, 이십 년간 미국이 너무 이상한 방향으로 왔다. 트럼프는 뭔가 새로운 거를 올바르게 하는 거다. DEI 같은 거, Woke culture 같은 거 뭐 이런 것들.' 그래서 이들의 인내심이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이런 것들.   그리고 여기에 중요한 거는 물가가 되겠죠. 물가. 1기 때를 보면 25% 철강 관세, 알루미늄 10% 관세, 중국을 상대로 한 전면적인 관세 전쟁이었는데, 물가가 그렇게 오르지 않았어요. 트럼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야, 이거 우리가 잘 컨테인하면 그렇게 심각한 물가 아니다. 올라갈 수 있다, 아니다." 계속 논쟁을 하고 있어서 그쪽을 봐야 될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 많은 변수가 플레이되고 있어서 아주 혼동스러운 상태(입니다).   트럼프가 노리는 것은, 퇴임했을 때 두 가지로 기억되고 싶어합니다. 하나는 중국에 대해서. 기존의 많은 대통령들은 중국이 자기들이 만든 규범 중심의 다자 체제에서 뭔가 책임 있는 플레이어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중국이 그렇지 않다고 해서, 중국에 전면전을 선언한 최초의 대통령. 그리고 중국을 상대로 관세라는 수단을 사용해서, 중국이 협상을 통해 미국산을 더 많이 수입하게 하고. 그걸 이행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어 하는 것 같고.   두 번째는, 21세기 패권 과정에서 핵심적인 아이디어나 R&D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만드는 제조업의 능력의 일부를 미국으로 옮겨오기 시작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어 하는 것.   Q4: 세계무역 체제 전망: "원칙 기반 다자주의 질서에서 전략적 이해관계에 기반한 선별적 양자·복수국 협정 체제로"   손열: 네 감사합니다. 이재민 교수님은 트럼프 관세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이재민: 중요한 말씀을 많이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사실 굉장히 충격적인 조치고, 보호무역주의나 여러 가지 새로운 조치들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이번 4월 2일 상호 관세 부과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넘어서는, 상당히 전례가 없는 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한 번 말씀드린 바 있긴 한데요. 제 생각에는 이게 사실 1947년 GATT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그동안 서서히 강화되어 오던 미국의 지금 체제 같은 체제와 WTO 체제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이제는 결정적으로 분출됐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건 아까 최 원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이 관세 조치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 것인가, 또는 관세를 이용해서 얼마나 미국이 원하는 바를 얻을 것인가, 또 그 과정에서 제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의 문제와 상관없이, 이 정도 수준의 조치를 내고 여러 국가와 긴장 관계를 형성하는 상황은, 더 이상 우리가 생각하는 다자주의 체제가 작동하기는 힘들겠다는 점을 4월 2일 상호 관세가 결정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에 보호무역주의 조치라고 할 때, 그것은 꼭 협정이 있고, WTO 협정이든 한미 FTA든, USMCA든 협정이 있고, 그 협정 틀 내에서 자국이 원하는 조치를 취하거나, 자국 상품을 구매하거나 외국 상품을 차별하는 방식의 견제 또는 제재 형태였는데요.   상당히 최근까지도 그런 조치가 점점 커지다가, 그게 잘 안 되니까 트럼프 1기나 바이든 행정부 때는 이것을 더 넓혀서, 협정의 언저리에서 국가안보 이슈로 제재를 강화하는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협정 틀 내에서 팔도 비틀고, 들락날락하고, 뭔가 새로운 주장도 하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지금 사법 판세는 사실 GATT 1조부터 금지하는 내용을 처음부터 구형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전의 보호무역주의와는 성격이 다르고, 오히려 이것은 보호무역주의라기보다는, 미국이 원하는 일종의 임시적인 미국 중심 관리무역을 내세워, 이를 통해 1대1로 교역 상대국과 협의를 해서 단기적인 이익을 취하고, 이후에는 미국이 이를 토대로 새로운 규범 질서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는 첫째, 당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까, 불을 끄고 각국별로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25% 관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반도체 품목 등에 대한 관세를 어떻게 대처하고, 얼마나 줄일 것인가에 대한 단기적인 미국과의 협력 문제가 있고요. 그다음에 조금 더 장기적으로 보게 되면, 이게 새로운 형태의 교역질서라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이 새로운 질서에 참여하고, 어떤 식으로 우리의 이해관계를 보호할 것인가 하는, 보다 장기적인 측면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정부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여전히 문제를 기존의 자유무역, 다자주의 체제를 통한 교역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보다 보니까, 그 틀 내에서 해결책도 찾고, 대안도 모색하고, 법도 바꾸고, 산업 정책도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기본적인 형태 자체, 템플레이트가 바뀐다면, 장기적인 파급 효과는 여러 맥락에서 다양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런 변화가 앞으로 계속 생겨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걸 어떻게 대응할지, 장기적인 과제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열: 일종의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잖아요. 기존의 WTO 체제는 이제 종언을 고했고, 그 중간에 미국의 관리무역이 들어오고, 그것을 거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인데. 그러면 이게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가는 것인지.   이재민: 예측하기는 참 힘들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그동안 익숙해져 있던 방식, 그러니까 모든 국가가 협의해서, 소위 말하는 최혜국대우(most favored nation: MFN) 원칙을 바탕으로 그룹을 만들고, 그 안에서 하나의 통일된 룰을 만들어, 그 룰을 통해 모두가 묶인(binding) 상태에서 자유로운 교역을 추진하는 틀은 이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결국은 신뢰할 수 있는 국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국가, 혹은 반대편 입장에서 보자면 EU나 중국처럼, 각국이 자국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국가들과 양자 협정이든 복수국 간 협정이든, 그룹별로 협정 체제를 만들고, 그 틀 내에서 일정 수준의 안정적인 교역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안정적인 무역'이라는 것이 자유무역은 아니고, 국가안보 예외라든가 무역수지 조항 등 다양한 예외 조항(Skip Clause)을 포함한, 저강도 형태의, 소수 참여자 중심 체제를 만들고, 그 체제에 대한 수시적 점검과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는, 열린 형태의 협정을 앞으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첫 출발이 지금 미국이 이야기하는 양자 협정입니다. 각각 우리와 협력한다, 협의한다, 협상한다는 틀을 통해 무언가를 만든다는, 이 모습이 바로 그 첫걸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조금 진화하면, 한국, 일본, 캐나다 등 몇 개 국가와 복수국 간 형태로 협정 체제를 새롭게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생각하는 분쟁 해결 절차, 또는 패널이나 국제법원을 통한 분쟁 해결은 외관상 그대로 두겠지만, 그걸 통해 뭔가 의미 있는 해결을 시도하는 건 이제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분쟁은 정치적 조율이나 아주 테크니컬한 문제만 법적으로 해결하고, 나머지 복잡한 난제들은 정치적·외교적 루트를 통해 해결하는, 그런 형태의 분쟁 해결 절차를 도입하는 모습이 앞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Q5: "가치 공유국과의 연대를 통한 거점국으로서의 정체성 강화… CPTPP 가입 추진해야"   손열: 이재민 교수님께서 GATT와 WTO 체제는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하셨고, 이제는 세상이 새로운 교역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쪽으로 shift가 될 것이라 이렇게 문제를 보셨는데요. 기존의 글들 중에는 트럼프 4년의 호된 시련을 겪고 나면 미국이 일종의 다시 제세계화, re-globalization이라는 표현처럼 다시 돌아올 여지가 있지 않느냐는 전망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세계 질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최병일: 동아시아연구원이 그런 국제질서(international order)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오셨죠. 그런 국제 질서가 우리가 알고 있는 자유주의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에서 벗어난 방향으로 갈 것이냐는 질문과, 세계화가 끝나는 것이냐는 질문은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WTO를 탄생시키는 협상에 참여했는데, 80년대 후반부터 1993년까지, 그리고 GATT의 마지막이었던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WTO를) 탄생을 시키자고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럼 기존의 GATT와 WTO하고 결정적인 차이는 이제 뭐냐 하면, 결국은 이 국제 협정이라는 것이 두 가지가 저는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협정 이행을 해야 된다. 특히 힘센 애들이 그 이행을 제대로 안 할 때 약한 애들이 뭔가 자기들이 믿을 수 있는 절차에 의해서 이행을 당부할 수 있는가. 걔들은 미국이나 아니면 힘센 국가들이 우리 뭐 그냥 패널 보고서 관계없이 안 하겠다고 하면 그걸로 끝장이거든요.   그런데 WTO는 이거를 굉장히 정치하는 사법 제도처럼 만들어 가지고 패널과 2심 제도까지 만들어서 그걸 강제적으로 이행하는 힘을 부여해서, 이게 WTO의 엄청난 승리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지금 그런 시스템을 만든 미국이 빠져나가고 있는 거죠. 그러면 미국이 빠져나가면 이게 완전히 없어지는 거냐? 여기에 대해서 저는 약간 좀 조심스럽긴 해요.   왜냐하면 미국이 빠져나가긴 하지만 그 외에 나머지 국가들은 여전히 남아 있는데. 그러면 지금 앞으로 4년 동안 벌어질 것은,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미국이 관세 폭탄을 내세워서 일방적인 관리 무역(을 하는 것). 미국 대 전 세계인데, 나머지 거기 있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중국이나 EU나 이런 국제 무역에 미국 빼고 나면 더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들은 여전히— WTO의 분쟁 위기 해결 체제가 작동 안 하고 있지만 그래도 기존의 WTO, MFN을 굳이 나서서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는 그걸 좀 봐야 될 것 같아요. 그건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는 경우, 새로운 협상을 할 동력은 없고. 그리고 기존의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체제를. 이건 사실 미국이 방해한 것이고, 미국이 상소심 의원을 새로 뽑지 않는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상소 제도가 미국의 통상 주권을 위배한다는 이유로 오바마 때부터 계속 안 뽑았기 때문에.   그런데 만약에 미국이 빠져나가 버리게 되면, 오히려 중국이나 EU가 둘이 손을 잡고, "우리 이념은 다르지만 그래도 LIO를 포기하는 건 너무 고통스럽다. 대체 수단을 찾는 것도 너무 힘들다. 그럼 우리끼리라도 한번 해보자"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이건 굉장한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인데, 다른 부분이 너무나 혼란스럽기 때문이죠.   설령 분쟁 해결까지는 안 가더라도, 기존의 체제 안에서 그들끼리 그걸 굳이 부정할 이유가 있느냐는 건 열린 질문(open-ended question)이에요. 예를 들면 TPP에서 미국이 트럼프 정부 들어와서 빠졌지만, 나머지 국가들이 나서서 CPTPP를 만들어냈잖아요. 그런 것처럼 미국이 빠졌다고 해서 WTO 시스템 자체가 무의미해졌다고 보기는 어렵고, 나머지 국가들이 WTO라는 집을 그냥 떠날 것이냐, 그건 아닐 수도 있다는 질문을 저는 던지고 싶고, 좀 더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화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은, WTO를 95년에 만들고 나서 지금까지 1차 무역 자유화 협상이 타결된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그 위에 보면 통상(commerce), 디지털 통상(digital trade) 같은 것들이 전 세계적으로 그냥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잖아요. 만날 때마다 우리가 디지털 통상을 하자고 하지만, 그건 국가들끼리 공평(impartial)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거고, 여전히 국제적으로 사람, 아이디어 같은 것들이 옮겨가는 데는 특별한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저는 무역(trade) 이슈만이 아니라 안보(security)의 접점에서 벌어지는 문제라고 보는 거예요.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미국이 빠져나간 WTO를 두고, 중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우리끼리 한번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 그 제안을 진짜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특히 무역에서 큰 역할을 해 온 EU나 한국, 호주 같은 나라들이 그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질문이 하나 있어서요. CPTPP에서 미국이 빠졌을 때도 여전히 자유 정치 체제를 갖고 있는 국가들끼리만 유지되고 있고, 거기에 영국까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봤을 때는 동력은 CPTPP를 중심으로 해서 뭔가 자유진영 국가 느낌 이게 breeding bloc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재민 교수님은 저랑 그런 면에서 약간 생각이 다르시고, 중심을 다르게 보시는 거죠. 그래서 CPTPP가 동력이 되려면 다른 국가들을 조금 더 모아야 하는데, 아마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손열: 그래서CPTPP에 한국이 참여해야 한다 이런 얘기들을 상당히 하는데. 정치적으로 우리 한국이 결정을 해야 되는 문제도 있겠지만, 한국이 CPTPP에 가입할 수 있는 여건이라는 건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세요.   최병일: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죠. 사실은 CPTPP 이전에 TPP 협상 때 우리가 가입 협상에 참가를 했어야 되는데 실기를 했고. 그때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부분 주요 국가들하고 TPP가 있는데 굳이 중복 성격인 CPTPP를 왜 해야 되느냐. 또 이명박 정부에서 소고기 등으로 전면적인 국민들의 반발을 목도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담이 되는 거 아니냐. 그리고 우리가 갖고 있는 메이저 국가들 가운데 FTA 없는 것이 중국이다. 그래서 선택의 문제를 봤거든요. 그건 지나간 거고. 그리고 나서 TPP가 발족하니까 갑자기 박근혜 정부에서, 우리가 왜 그랬지, 그런 생각 때문에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박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어디였나요? CSIS였나요? CPTPP에 우리가 첫 번째 가입 국가가 되겠다, 이런 식의 연설을 한 것도 기억이 나요. 그러다가 정치 상황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시간이 됐고, 문재인 정부는 아시다시피 한일 관계가 굉장히 안 좋아서.   일본은 사실 CPTPP를 만들고 승자에 도취돼 있었어요. 우리가 CPTPP를 만들었고, 다른 국가들이 가입할 때 우리는 가입비를 좀 얻을 수 있는 입장이다. 이런 식으로 한국에 고압적인 자세를 갖고 있었고, 그때 한일 간에 경제적으로 분쟁이 있었기 때문에 최악의 여건이어서 문 정부 초기에 CPTPP를 가입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준비조차도 완전히 정지가 된 시간을 보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또 상황이 바뀌어 가지고, 일본 입장에서 가치공유국(like-minded)인 한국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서. 그런 면에서 대외적인 여건은 나쁘지 않은데, 정치적 향배가 어떻게 될지.   제가 통상 협상, 통상 정책에 대한 연구를 수십 년 해봤습니다마는 항상 한국의 통상 협상 이슈인 개방 이슈는 너무 정치화돼 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그 반대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했을 때 우려가 실질적으로 나타난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 경험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고요. 그건 스크린 쿼터, 미국산 농산물 수입, 소고기 수입(지금 한국이 미국 소고기를 수입하는 3대 국가에요), 등등. 그 외에 제가 했던 통신 협상 같은 것들 다 그렇게 증명이 됐고, 오히려 우리끼리 해보겠다고 해서 요리조리 빼고 수입을 안 하고 했던 대표적으로 라프드의 금융 산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참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문화적인 코드와, 또 경제인들의 역할, 글로벌 시장 때문에 힘들지만 경쟁력을 높이는 개혁 개방을 하면 결과적으로 우리한테 플러스가 됐다는 지난 35년간의 경험을 체득한 게 있어요.   그래서 만약 이런 레슨을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다면, CPTPP 같은 것들을 트럼프의 관세 폭탄을 돌파하기 위한 중요한 카드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많은 분들이, 정권이 막 출범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논리로 접근하곤 하죠. 하지만 그런 논리대로라면, 21세기 대한민국이 이룬 개혁은 사실상 한미 FTA 하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사안을 조금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많은 것 같아요. 미국 이외에 FTA를 체결한 한일 FTA도 살아 있잖아요. 트럼프와 똑같이 행동할 이유도 없고요. 한중 FTA는 2단계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고, 한-인도 FTA의 경우도 당시 인도의 경제력이 미약했던 상황에서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라는 전단계 협상을 체결했지만, 현재는 인도의 역량이 크게 향상되어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고. 그래서 우리는 하여튼 미국은 미국대로 해결을 해야 되겠지만, 우리가 21세기 초반에 맺은 FTA들을 허브 국가로서 재정비하고 리빌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아세안 FTA 도 업그레이드를 해야 되겠죠. 한-베트남, 한-인도네시아, 이런 것들이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고요. 왜냐하면 공교롭게도 트럼프의 4월 2일 그 해방일 날 상호 관세를 보면 중국, 방글라데시, 베트남, 콜롬비아 등등 한국 제조업이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바탕으로 밸류체인을 분산시키려 했던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이들 국가의 마지막 수출 시장은 미국이고, 미국은 그걸 알고 고율의 관세를 때려 놨잖아요. 그러면 협상은 우리가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베트남이나 인도는 제한되기 때문에.   결국 거기에 대한 해법 가운데 하나는, 이들 국가와 미국을 뺀 나머지 국가의 자유무역(free trade)를 결속화시키는 것이죠. 그럼 이 이야기를 계속 확장하면, 트럼프가 주장하는 "Make America Great Again"이나 "America First"가 자칫하면 글로벌 무역(global trading) 시스템에 미국과 개별 국가 간의 양자 관계가 존재하고, 나머지 국가는 미국이 통제할 수 없는 나름대로 질서(order)가 있고 규칙(rule)이 있는 그런 세상으로 양분되지 않을까?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미국의 영향력이 없는.   그렇게 되면, 과거 WTO에서 미국이 일정한 불만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규범을 주도하고 재설계하며 확장할 수 있는 힘이 있었던 반면, 지금처럼 미국이 스스로 이탈해버린다면, 미국은 더 이상 국제 무대에서, 최소한 통상에 대해서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협소해지지 않을까. 그런 우려까지 트럼프의 계산 속에 있는지는 현재는 알 수 없는 것이고.   Q6: 단기 대응 전략: 대미 외교 "미국 상품의 국내 접근성 확대와 다분야 협력을 통해 한미 FTA 의존성 탈피하고 신뢰 구축해야"   이재민: 뭔가 장기적인 플랜을 짜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하나 좋은 점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드디어 한미 FTA나 WTO 체제에 대한 미련을 우리가 버렸다는 점이에요. 생각해 보면, 이제는 그걸 통해 뭔가를 해결하거나, '우리나라가 관세율이 0%니까 미국과의 관계는 몇 가지 들쭉날쭉한 이슈는 있어도 큰 문제 없이 이 틀 안에서 계속 간다,' 식의 생각을 특히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드디어 접게 됐다는 게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미련을 접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접근으로 나가게 되었다는 게 중요한 출발점이 아닌가 생각을 했고, 그 맥락에서 보면 미국이 한국하고 뭔가 협력을 하거나 협조를 하고 싶어 하는, 또 해야만 하는 여러 영역들이 있어요. 그 부분에서 양국 간의 협력, 협조를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그걸 통해서 미국이 요구하는 바, 미국이 희망하는 바를 우리가 어느 정도 들어주고 또 우리가 희망하는 바—우리 상품의 안정적인 미국 수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일부 품목에서 우리 이익의 반영을 이루어내는 게 앞으로 제일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걸 보면 더 이상 WTO 얘기는 나오지도 않고요. 가끔 한미 FTA 이야기가 나오긴 하는데, 한미 FTA를 개정할 것이냐, 개정 논의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얘기가 나와도 이제는 그건 제 생각에는 상당히 좀, 어떻게 보면 의미가 많이 퇴색된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그보다는 결국 지금 미국이 요구하는 여러 내용을 한국이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 그 중에서 우리가 미국에 대해서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은 뭐가 있을지, 그걸 통해서 양국 간의 일부 영역에서 협력 가능한 요소, 타협 가능한 요소를 찾아내는 게 중요한 현안이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손열: 트럼프가 이번에 관세 폭탄을 피하려면 자국의 관세를 인하하고 장벽을 해체하며 환율 조작을 중지하라고 하는데, 그럼 우리가 관세나 비관세 장벽을 가능한 한 해체해서 미국 상품을 더 사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환율 문제에서도 조금 더 투명하게 가면, 이건 트럼프 워딩이긴 하지만, 그렇게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재민: 맞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는데, 문제는 사실 미국이 이야기하는 소위 비관세 장벽이라는 게 보면 상당 부분은 우리가 고치기 힘든 것들이 많습니다. 물론 고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예를 들어 수입 규제나 검역 조치 같은 건 우리가 기술적으로 좀 더 전향적으로 생각하면, 이런 와중에는 조금 더 국내 설득 작업을 하고, 내부 정비도 하고, 법령 개선도 해서 미국 요구 중 일부는 전향적으로 검토해서 수용(accommodate) 가능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도 있고요.   그 외에도 상당수의 비관세 장벽이라고들 얘기하는 부분은 사실 우리가 어떻게 개선하거나 바꾸기 힘든, 어떤 건 국가 정책의 차이, 시각의 차이인 경우가 많아서 단기간에 고치거나 바꾸기 어려운 부분들이 꽤 있어요. 부가세라든지, 환율 문제도 그렇고요.   그래도 환율 정책이라는 범위 내에서 그게 환율 조작적 효과를 갖는 무역 왜곡 툴인지, 아니면 그냥 경제 정책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도 미국이 얘기하는 여러 비관세 장벽을 우리가 그대로 다 받아들이기 힘들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대표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비관세 장벽이나 환율 문제나 이런 것들이 결국은 왜 미국 상품을 그렇게 많이 사지 않느냐, 왜 안 팔리느냐에 방점이 있다고 봐요. 왜 안 팔리느냐는 데에는 관세 장벽이건 비관세 장벽이건, 보이지 않는 손이건 간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 입장에서는 사실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고.   한국 자동차는 미국에서 10만 대가 팔리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국 자동차는 왜 서울에서 안 팔리느냐. 그 통계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도 서울에서 돌아다니는 자동차의 81%가 Made in Korea라고 했거든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왜 미국 자동차는 서울에서 안 팔리느냐, 어떻게든 미국 상품이 농산품이든 공산품이든 교역 상대국에서 좀 더 팔리는 환경을 만들어내라는 식의 요구로 저는 이해를 했습니다. 그걸 우리가 충족시키려면, 말씀드린 것처럼 계산 가능한 비관세 장벽은 합리적이고 전향적으로 생각해서 뭔가 방안을 찾아야 되고,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한테 우리가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필요하죠.   그리고 또 하나는, 비관세 장벽 문제가 아니라 미국 상품이 한국 시장에서 좀 더 팔릴 수 있도록, 관세 장벽이든 비관세 장벽이든 그게 문제가 아니라, 미국 상품이 합리적인 선에서 좀 더 판매가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장기적으로 그게 결국 무역 흑자, 또 미국 입장에서의 무역 적자를 조율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테니까, 앞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틀 밖에서, 미국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에 기대하는 바—방위산업, 조선, 반도체 공급망, 대미 투자 확대, 바이오, LNG 에너지 협력 등—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미국의 안보적 고려, 안보적 우려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줘야죠. 전체적으로 미국이 한국에 대해 갖는 교역상의 우려, 그게 우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미국에서 워낙 잘하니까, 미국 상품이 서울에서 워낙 안 팔리니까 그런 거거든요. 그걸 어느 정도 불식시켜줄 수 있는 노력, 또 미국이 갖고 있는 안보 우려를 우리가 일정 부분 협력해서 완화시켜주는 식으로.   이런 모습으로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말씀드린 이 내용들은 사실 한미 FTA 틀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 틀은 계속 작동하겠지만, 그걸로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해결하긴 힘들고, 틀 밖에서 이런 식의 해결책을 찾아야죠. 충격은 피할 수 없지만, 하드랜딩보다는 소프트랜딩을 한번 찾아보는 게 앞으로의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Q7: 대중정책과 미중 경쟁 "미 관세 폭탄은 중국에게는 기회… 韓, 산업 고도화를 통해 반사이익 노려야"   손열: 지금 트럼프에 가려 China de-risking 얘기는 거의 못 하고 있습니다. 유화나 강판 등에서 한국이 구조조정을 못 하고 있는 사이에 중국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고, 최근 저가 공세가 강화되면서 시장이 크게 힘들어하고 있죠. 그래서 얼마 전 대중 반덤핑 얘기도 나왔고, 이런 걸 포함해서 우리의 대중 무역 정책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요.   이재민: 교역 체제가 지금처럼 WTO 그 틀에서 유지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파편화되고 또 규범 밖에서 전개되게 되면, 제 생각에는 중국은 상당한 기회를 잡을 것 같습니다.   중국은 원래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국가이고, 지금은 여기에 상당한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이제 결정적으로, 중국이 디지털 경제 측면에서도 지금은 최첨단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어서, 이걸 잘 조합하게 되면 WTO 협정이든 또는 WTO 협정에 기초한—예를 들면 중국과 한국 간의 한중 FTA건, RCEP건—이런 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서 다양한 교역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지니까요.   이제 그 맥락에서 보면, 중국 입장에서는 그게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의 더 강력한 지원이 되었건, 해외 직구 플랫폼을 통한 한국 시장 진출이 되었건, 또는 다양한 형태의 저가 상품으로 주변 국가—한국 포함—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되었건, 이런 형태의 시도가 지금보다 더 다양하게 전개될 가능성은 이제 커진 겁니다.   이런 형태의 흐름이 이어가면, 제가 볼 때는 이게 미국보다도 오히려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벗어나서 더 다양하게 국채시장, 해외 시장, 경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은 일단 자기들이 생각하는 관세 정책을 통해 자국 시장에 대한 방어, 또 제조업의 부흥 같은 쪽에 더 포커스를 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방점이 있었던 미중 경쟁을 통한 중국 봉쇄(containment)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겠지만, 지금은 미국 스스로 제조업 부문이나 미국 내 여러 가지 국내 정치적, 또 경제 활력의 회복 쪽에 더 초점이 갈 수밖에 없다고 보면, 오히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존 견제나 다양한 제재들이 앞으로는 쉽게 유지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오히려,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미중 경쟁이 계속되겠지만, 순전히 교역만 놓고 보면 지금은 중국이 그 기회를 더 찾을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게 아닌가. 물론 중국 경제도 어렵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잘 가동된다는 전제가 뒤따라야 하겠습니다만. 이 교역 틀에서만 놓고 보면, 중국의 그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좀 들긴 했습니다.   그 말은,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진출이나, 또 중국 상품의 한국 시장 진출 같은 부분은 더 커질 것 같고, 이미 미국 시장으로 진출이 힘든 상품은 한국으로 올 수밖에 없는 가능성도 크고, 또 그게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시도들로 이어지게 되면, 결국 우리는 중국산 상품의 한국 시장 진출로부터의 취약성이 더 커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최병일: 어려운 것 같아요.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중국은 우리한테 어떤 존재냐 하는, 우리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될 것 같고, 동시에 중국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문제가 될 것 같아요. 거기에는 무역통상과 안보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문제가 더 어려운데요.   제가 자문을 해보면, 중국 관점에서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따라서 약한 고리이면서 한국 스스로 미중 문제가 나왔을 때 한국 내 여론이 상당히 분열돼 있다든가, 정권의 향배에 따라 굉장히 스윙(swing)이 심한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우리 입장에서 굉장히 불리한 거예요. 우리 입장에서의 강점은 트럼프가 이렇게 막 휘몰아치지만, 그러면 트럼프가 저렇게 끝낼 건가를 생각해 봤을 때, 미국도 약점이 있거든요.   왜냐하면 미국의 약점이라는 것은, 트럼프가 원하는 제조업의 슈퍼 파워를 만든다고 했을 때 공장 짓겠다고 투자 약속은 했지만, 실제로 공장에서 물건이 나올 때까지는 지금 미국이 갖고 있는 시스템으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에, 굉장히 돌아가야 해요. 그런데 거기서 트럼프가 필요로 하는 제조업 가운데 이재민 구수의 이야기대로 우리가 기여(contribution)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러면 트럼프의 심기를 덜 건드리고, 우리가 이익을 갖고 올 수 있는 분야에서 협력을 하다 보면—예를 들어 조선이나 군함을 만드는데 중국의 힘을 빌릴 수는 없잖아요, 그렇죠? 그 다음에 AI도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힘을 빌려서 데이터센터를 만들지는 않을 거고요. 그리고 에너지, 항공기를 중국한테서 사올 수도 없잖아요.   그런 게 우리한테 다 기회로 오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중국이 우리를 이미 추월해 갔거나 우리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우리에게 줄 수 없는 혁신과 심지어 역전의 기회다—이런 생각을 우리 기업인들은 분명히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트럼프 4년에 미국의 제조업을 강하게 하고 관세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 관세는 지금 거의 실효 관세 100%가 된 상태입니다. 제가 계산을 해봐야 하긴 한데, 트럼프 1기 때 이미 20% 정도 올렸고요. 그리고 2기 때 와서 지금 10, 10 했죠. 아직 이행은 안 됐지만,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수입한 것도 25%고, 이들이 34% 하면 트럼프가 벌써 70%를 올려놨어요. 그러면 이제 거의 100%거든요. 그렇게 되면, 거의 갈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런 게 우리한테 기회인데, 문제는 이것을 '동맹'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그냥 "너희들이 America를 great again 할 때 한국의 도움이 진짜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말한다면, 아마 우리 제조업에 기회가 있을 것 같아요. 그 제조업의 기회라는 거는 결국 중국과의 제조업 경쟁에서 역전할 수 있는 그런 기회. 그런 팀들이 우리 기업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최소한 팽팽하게 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거죠. 그게 바로 산업 정책이고요. 산업 정책과 노동 정책이죠.   그런 정책들이, 중국 기업들이 받는 정치적 혜택만큼은 최소한 우리에게도 돌아와야 하고, 일본이나 유럽의 정치인들이 자기 기업에게 해주는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는 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분야를 자꾸 파당적으로 보고, 반미냐 친중이냐 이런 프레임으로 가면, 우리는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죠.   Q8: 정책적 함의 "미중 양자 압박 사이 놓인 韓, 기업 자생력에만 의존은 한계… 정부의 제도적 지원 필수불가결"   최병일: 저는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 그게 예전에는 "야, 그게 무슨 말장난이야" 그랬는데, 지금 보니까 진짜 이제 우리가 살아남아서 강하다는 걸 증명해야 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왔을 때 무역이 너무 중요하고, 우리가 수출을 한 건 없는 것을 수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냥 우리가 농업 국가에서 제조업 국가, 첨단 제조업 국가로 계속 변신한 것은 그걸 잘 만드는 이유도 있지만, 사실 생각해 보면 자동차, 철강, 반도체—우리가 유에서 무에서 유를 창제했잖아요. 그 이유에는 우리가 없는 것을 수입하기 위해서, 원유랄지 농산품이랄지 등등이 들어온 건데, 이런 우리를 바쳐준 게 바로 질서 기반(rule-based) 된 다자 체제인데, 이게 지금 막 흔들리고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국가보다도 더 이제 그런 거고.   전체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G7급 국가 가운데 우리가 제일 높아요. 그러니까 트럼프는 또 제조업을 막 흔들고 있으니까, 우리한테는 이제 이중 충격인데. 그때 이걸 나쁘다고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지. 결국 살아남아야 되는데, 살아남는 지혜는 우리가 이제 의견을 모으면 되죠. 그렇지만 아무리 종이 위에 장벽이 있더라도, 이것을 실제로 기회를 잡아야 되는데, 기업은 적응을 할 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런데 그 적응이 좀 덜 힘들고, 덜 고통스러우려면 결국 그 역할은 우리 정치의 역할이라고 저는 보는 것이죠.   손열: 그러니까 그 제조업 분야에서 계속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끔, 유지할 수 있게끔 정책을 좀 도와달라.   최병일: 그렇게. 최소한 다른—중국이나 일본이나 유럽이나 이런—국가가 그들 기업한테 해주는 것보다는 불리하지 않게 해줘야 되겠다.   Q9: 결론 "미래 무역질서의 향배에 대한 적확한 파악과 경쟁력 증진을 위한 전향적 사고 필요"   손열: 오늘 장시간 말씀을 정리를 하자고 하면.   첫 번째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기성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충격적인 사건이고, 따라서 앞으로의 대응은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한국의 무역, 특히 수출과 관련된 협상들을 잘 해 나가야 되는 것이 하나가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래의 국제 무역질서의 향배를 잘 전망하고 파악해서, 거기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씀이 계셨고요.   두 번째는, 그런 속에서 일정한 정도의 탈미국 흐름은 불가피한 것 같아요. 그런 차원에서, 한국의 무역, 그러니까 특히 이 경제 외교는 기존에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짜여진 것에서, 일본이나 동남아, 그리고 인도, 호주, 그리고 나아가서는 유럽 쪽으로 전략 공간을 훨씬 더 확대해야 한다는 말씀들이 있었고, 그런 속에서 최병일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CPTPP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또 하나 되겠고요.   세번째로는, 미국이 한국의 수입 확대를 상당히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사실은 불공정 행위라고 보이는 것도 있지만, 그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그것이 미국의 구미를 맞추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 경제의 경쟁력,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우리가 그 구조 개혁은 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계속 살려나가려면 미국의 트럼프 관세에서도 생존해야 하고, 또 중국의 거센 추격과 경쟁에서도 서바이벌하고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적어도 유럽이나 일본, 그리고 중국까지 포함해서 그들이 받는 여러 가지 지원들을 고려할 때, 우리도 조금 더 전향적으로 이 부분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쭉 해 주셨습니다.   최병일 원장님 그리고 이재민 원장님, 오늘 장시간 귀한 시간 내주셔서 너무 값진 토론을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대담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보이는 논평] 트럼프 쇼크, 무역전쟁, 한국의 과제 영상보기     ■ 손열_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이재민_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 최병일_(법무법인) 태평양 통상전략혁신허브 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 담당 및 편집: 김채린_EAI 연구보조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8) | crkim@eai.or.kr  

손열, 이재민, 최병일 2025-05-12조회 : 5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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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논평] 트럼프 쇼크, 무역전쟁, 한국의 과제

  대담 전문   Q1. "해방의 날" 관세 폭탄: "트럼프 쇼크와 기존 무역 질서의 대격변"   손열: 안녕하세요. 동아시아연구원 손열 원장입니다. 오늘 세계는 트럼프 쇼크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올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한 이후에 3단계 정도 된 것 같아요. 첫 번째는 멕시코, 캐나다, 중국에 대해서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서 시작을 했고요. 그건 불법 이민이나 펜타닐 차단 명목으로 관세를 사용하겠다는 것부터 시작해서, 두 번째는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그리고 중요한 기관 산업에 대해서 관세를 부과하고, 그것을 통해서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는 게 두 번째였다면, 지난주 4월 2일에 나온 상호 관세는 reciprocal trade, 상호적 무역 관점에서 무역 불균형을 전면적으로 시정하겠다며 대규모의 관세 폭탄을 내렸습니다.   미국의 무역 적자는, 미국에 따르면, 2024년 현재 1조 2천억 달러 규모, 약 1,800억 원 정도로 사상 최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지속 불가능한 긴급 사태로 규정하고, 그에 따라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해서 온 세계를 놀라게 했는데, 원래는 놀랄 일은 아니죠.   대선 과정에서도 보편관세 10%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60%를 부과하겠다는 얘기들이 있었는데, 그걸 실제로 집행했고, 또 규모 자체도 훨씬 더 크게 발표했기 때문에 전 세계가 지금 충격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그것이 한국 같은 무역 상대국에는 직접적으로 수출에 타격을 주는 것이지만, 더 넓게 보면 세계 경제질서가 혼란에 빠지고, 사실상 붕괴 상태에 이르렀다고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 기성 질서 속에서 성장과 풍요를 누려 온 한국은 정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또 이번에는 동맹국에도 예외 없이 관세 폭탄, 오히려 더 많은 폭탄을 내린 것 같은 측면도 있고요. 따라서 동맹에 대한 의구심도 이번 관세 폭탄을 통해 증폭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두 분의 국내 최고 전문가를 모시고, 트럼프 관세 폭탄을 둘러싼 여러 쟁점들과 한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을 나누고자 합니다.   Q2. 관세전의 기저 요인: "경제적 합리성을 넘어서는, 동맹에 대한 불신과 정치적 의도의 결합"   손열: 첫 번째는 역시, 도대체 트럼프가 왜 이런 무모하리만큼 큰 관세 폭탄을 내렸는지, 도대체 트럼프가 원하는 것이 뭔지, 트럼프의 최종 목표, end goal이 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증폭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거기서부터 좀 질문을 드리고자 합니다.   최병일: 트럼프 두 번째 임기잖아요. 트럼프 1기 때하고 비교를 해보면, 트럼프는 처음부터 미국 제조업의 부활을 자기는 그렇게 소명을 했고. 1기 때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게, 미국 제조업의 부활은 시대착오적인 목표다. 왜냐하면 미국은 지금 첨단 산업, 서비스, 금융 이런 걸 가지고 국제 분업 구조에서 역할을 하고 있고, 제조업으로는 대량, 싸게 잘 만들 수 있는 아시아 국가, 글로벌 밸류체인이 다 넘어가서, 이걸 통해서 미국이 계속 성장과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제조업? 다시 이 수법인가.   1987년에 트럼프가 두 가지, 지금 많은 역사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일을 했어요. 하나는 우리가 잘 아는 협상 관련 책을 썼고, Art of the Deal. 그 책 표지를 제가 잊을 수가 없는데, 금발에 굉장히 잘생긴 백인이 센트럴 파크를 배경으로 서 있고, 공항 서점에 꽂혀 있던 걸 지금도 기억해요.   그해 뉴욕타임즈, 워싱턴포스트에 본인이 돈 내서 전면 광고도 했는데, 거기 내용이 뭐냐면 "왜 우리는 일본 같은 동맹국을 지켜주면서 그들은 공짜 안보를 누리고, 와서 우리한테 엄청난 수출을 하느냐. 왜 우리를 강탈하고 약탈하느냐." 지금 트럼프가 쓰는 "rip-off," "rape" 같은 표현이 이때부터 등장한 거예요.   트럼프의 세계관을 보면, 80년대 맨해튼 부동산 사업자로서, 미국이 그런 신흥 제조업 국가들과 경쟁하면서 이겼고, 이제 동맹이 돼서 우산을 제공해줬는데, 그들은 감사를 안 하고 방위비 분담도 안 한다고 여긴 거죠. 그게 1987년이고, 대선 나온 게 2016년이니까 거의 30년 넘게 그 생각을 가져온 거고요.   1기를 해보고 지금 2기 컴백인데, 37년째 바뀌지 않은 세계관을 그대로 갖고 있는 거죠. 지금은 그 '일본'이 '중국'으로 바뀌었고, 게다가 'Second Japan'이 많이 생겼잖아요. 한국, 대만, 베트남, 멕시코, 이런 게 있고요. 결국 이런 세계관의 연장선상에 있는 겁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1기 때 많은 걸 했지만, 2기에는 더 강력한 관세 공약이 있어요. 손 원장님 말씀처럼 '보편 관세 10%'를 모든 국가에 걸겠다고 하면서 캠페인을 했고, 이제는 20%까지 올라갔죠.. 중국은 우리가 미중 21세기 패권 경쟁을 하는데, 궁극적인 마지막 경쟁자는 미국이라는 걸 트럼프 때도 이미 했고, 국가안보 보고서에도 그렇게 네이밍을 했고, 인도·태평양 전략이 그때 나오고 하니까.   트럼프가 말은 시진핑이 나의 훌륭한 친구라고 하지만, 결국 마지막 라이벌로 보는 것인데. 중국은 1기 때 트럼프가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서 무역 합의를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1단계 합의를 이행할 틈도 없이 백악관에서 물러났잖아요. 바이든 4년 동안 뭘 했냐는 건데.   자기는 돌아와서 이걸 이행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을 완전히 핵심적인 국가안보와 연결되는 산업 분야에서는 sector끼리 커플링을 끊겠다는 게 그의 목표고, 그걸 하기 위해서 몇 가지 실행 계획 가운데 하나가, 그의 보좌관들이 써준 플랫폼을 보면, 60% 정도의 관세로 중국이 미국에 아예 발을 못 붙이게 하겠다는 거예요.   또 핵심적인 분야에 대해서는 완전히 미국에서 배제하는데,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빼겠다. 그리고 중국이 WTO 가입하면서 누리고 있는 MFN 대우, 이걸 못 하게 하기 위해서, 1999년 클린턴 정부 때 중국이 WTO 과정에서 미국과 협상한 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PNTR) 지위를 박탈하겠다는 천명을 했어요. 이런 것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되고요.   그러면서 트럼프가 왜 이런 걸 하느냐? 거기에는 미국을 21세기 제조업의 슈퍼파워로 다시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주도하는 게 상호 관세든, 보편 관세든 간에, 힘을 이용해서 양자적인 관계로 미국이 갖고 있는 거대한 시장을 활용해서 결국 무역수지 적자도 해결하고 싶고, 또 제조업을 미국 내에서 하게 하고 싶은데, 이게 미국 투자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그 제조업 분야에 전 세계에 굉장히 퍼져 있는 리딩 회사들을 점점 더 끌어들이고 싶은데, 반도체는 TSMC, 자동차는 현대자동차가 더 많은 지분(portion)을 누리고 있고.   그래서 그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관세는 협상용이 아니죠. 관세는 계속 있어야 됩니다. 왜냐하면 관세를 매기지 않는 순간, 제조업 투자하겠다는 약속은 empty word가 될 수 있어요.   트럼프가 생각하는 제조업은 철강, 알루미늄, 항공기 이런 거예요. 20세기 초반, 영국을 제치고 미국이 제조업 강국이 되었을 때의 산업이죠. 지금 우리 생각에는 이거 말도 안 되는 거 아니냐 싶은데, 이걸 안보하고 연결해 보면, 미중이 경쟁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듯이 선박 운항 같은 제조 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고, 거기 들어가는 게 철강, 알루미늄 같은 것들이기 때문에, 이 사람 생각이 완전히 허황된 건 아닐 수도 있다는 거예요.   방법이 굉장히 극단적이고(drastic) 충격적인 건데, 그렇다고 해서 중국만을 목표로 하는 것도 아니고, 동맹국까지 싸잡아서 하니까, 그게 우리한테 더 큰 충격이 됐던 거죠.   그리고 트럼프가 꽂혀 있는 게 자동차 산업입니다. 철강, 자동차 두 개에 꽂혀 있다고 보면 되는데, 철강은 자동차를 만드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연료고, 또 다른 모든 부분의 기반이 되기 때문에.   1기 때 2018년에 섹션 232, 국가안보를 이유로—사실 국가안보를 이유로 할 틈이 없는데—동맹이든 비동맹이든 철강 관세를 때렸을 때, 한국과 일본, 유럽이 항의했잖아요. 왜 우리 동맹국인데, 우리 목숨 안보를 위협하느냐. 그런데 그 사람은 개의치 않고, 때로는 우리한테 무역수지를 많이 누리는 일본이나 독일이나 한국이, 시진핑이나 푸틴이나 김정은보다 나쁜 사람이다—이번에도 똑같은 이야기 했어요.   트럼프는 "동맹"이라는 단어를 안 쓰고, "가치"라는 단어도 안 씁니다. "Alliance"를 안 쓰고 대신 "friend"라는 단어를 쓰는데, 때로는 "friend"가 "enemy"보다 나쁘다—이런 식의 세계관이라, 그런 것들이 우려가 되는 거고.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겠다고 법처에서 얘기하면서, 1기 때 NAFTA 협상을 재협상하고, 이름도 USMC로 바꾸고.   손열: 지금 트럼프가 원하는 여러 가지 목표들이 있는데, 그걸 관세로는 사실 해결이 안 된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컨센서스입니다. 4월 2일 이후에 수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잖아요. 이구동성으로 이건 안 된다는 거죠. 그러니까 관세를 부과할 수는 있는데, 그것을 통해서 본인이 아까 말씀하셨던 그 원하는 것들을 얻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최병일: 트럼프 주위에 좋은 사람이 과연 있느냐, 그게 질문인데요. 트럼프 주위에는 트럼프 생각을 실행할 수 있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아요. 1기 때 보면, 이른바 시니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들은 글로벌리스트였어요. 미국이 갖고 있는 트럼프의 문제의식에 공감하지만, 트럼프가 하는 방식처럼 일방적인 조치로, 그러니까 rule-based, free and open trade를 완벽하게 다른 걸로 바꿀 수 없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주위에 있었는데, 그들은 다 쫓겨났잖아요. 그리고 트럼프가 2기 내각을 구성하면서는, 처음부터 "우리 내각에는 그런 글로벌성이 없다"고 못을 박았어요.   지금 보시면, 재무장관이나 상무장관은 다 월가 출신 해지펀드 쪽 사람들이고, 이 사람들은 돈을 버는 데는 이골이 난 사람들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래를 해내는 사람들이죠.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을 보면, 지금 Peter Navarro 같은 사람들인데, 하버드에서 국제 연구를 한 사람이고, 그가 얼마나 이단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이미 우리가 너무 잘 알고 있잖아요.   트럼프 주위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가치(value), 규범(principle) 같은 것과는 관계없는 사람들이 딱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트럼프를 말릴 만한 시니어가 지금 내각에 없는 거죠. 다들 차기 트럼프, 2028년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고, J.D. 밴스가 대표적인 경우인 것 같고요.   4년 임기 중 두 달밖에 안 지났고, 3년 10개월이 남았는데, 그러면 진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더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분명한 건, 이 컨센서스는 관세만으로는 안 된다는 거고, 대표적인 예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트럼프가 그렇게 자랑하는 "야, 관세라는 카드를 흔들었더니 투자를 한다더라." 그런데 그건 투자 플랫질이에요. 실제로 투자가 들어온 게 아니에요.   그럼 미국에서 공장을 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 많은 사람들이 저한테 이야기해 주는 게, 미국은 일단 인건비가 동남아의 세 배 정도인데, 그 인건비를 주고도 그들이 진짜 디스플린 있는 일자리를 하는 사람이냐? 아니에요. 언제든지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사람들이고, 품질 관리도 안 되고요. 수십 년간 형성된 제조업 밸류체인은 동남아, 아시아, 중국, 대만, 한국, 일본이 엣지를 가지고 있는데, 그걸 깡그리 무시하고 미국으로 다시 돌린다? 그건 거의 그냥 불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가 보는 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나는 4년이고, 그 사이에 성과 올리고, 그러다가 51% 튀겨서 스윙스테이트(swing state) 이기면 또 간다." 그 정치적인 계산이 경제적인 개선을 압도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거라고 보는 거죠.   Q3: 트럼프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중 호전성과 미국 내 제조업의 부활"   최병일: 이야기 나온 김에 조금만 더 하고 끝내면, 그러면 트럼프가 끝까지 갈 것인가, 이게 되게 중요하다. 그죠. 어디까지 갈 것인가. 트럼프 스스로도 모르는 것 같은데, 두 가지가 되게 중요하다고 봐요.   하나는 상대국의 반응. 미국이 이렇게 25%, 30%, 45% 높은 관세를 매겼을 때, 그럼 미국이 원하는 대로 미국산 수입을 늘리는 협상을 하는 나라도 있을 것이고, "미국이 그렇게 나와?" 그러면 "우리도 보복 관세를 할 거야" (하는 나라도 있을 것이고).   중국처럼. 중국은 똑같이 34% 지금 한다고 돼 있어요. 그리고 EU도 보복이라는 카드를 꺼낼 도리가 없어서, 전면적인 보복인지, 부분적인 보복인지 할 것 같고. 캐나다는 국내 정치적인 목적으로 해야 되니까. 이런 국가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트럼프는 또, double down이라고 하는데, 더 흥분해서 관세를 격화하면(escalate) 시장이 충격에 빠지는 거죠. 그래서 그 상대국의 반응이 어떻게 될까 하는 거고,   결정적으로는 시장이 어떻게 될까 하는 건데. 시장이라는 게 저는 세 가지로 봅니다. 주가가 있는 월가가 하나 있고요, 하나는 정치 주가가 있는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죠. 그러니까 메인 스트리트라는 거는 트럼프를 지지한 사람이 51% 였거든요. 그들은 트럼프가 어디까지 실험하는 걸 용인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난 십 년간, 이십 년간 미국이 너무 이상한 방향으로 왔다. 트럼프는 뭔가 새로운 거를 올바르게 하는 거다. DEI 같은 거, Woke culture 같은 거 뭐 이런 것들.' 그래서 이들의 인내심이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이런 것들.   그리고 여기에 중요한 거는 물가가 되겠죠. 물가. 1기 때를 보면 25% 철강 관세, 알루미늄 10% 관세, 중국을 상대로 한 전면적인 관세 전쟁이었는데, 물가가 그렇게 오르지 않았어요. 트럼프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야, 이거 우리가 잘 컨테인하면 그렇게 심각한 물가 아니다. 올라갈 수 있다, 아니다." 계속 논쟁을 하고 있어서 그쪽을 봐야 될 것 같은데, 지금은 너무 많은 변수가 플레이되고 있어서 아주 혼동스러운 상태(입니다).   트럼프가 노리는 것은, 퇴임했을 때 두 가지로 기억되고 싶어합니다. 하나는 중국에 대해서. 기존의 많은 대통령들은 중국이 자기들이 만든 규범 중심의 다자 체제에서 뭔가 책임 있는 플레이어가 될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중국이 그렇지 않다고 해서, 중국에 전면전을 선언한 최초의 대통령. 그리고 중국을 상대로 관세라는 수단을 사용해서, 중국이 협상을 통해 미국산을 더 많이 수입하게 하고. 그걸 이행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어 하는 것 같고.   두 번째는, 21세기 패권 과정에서 핵심적인 아이디어나 R&D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만드는 제조업의 능력의 일부를 미국으로 옮겨오기 시작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싶어 하는 것.   Q4: 세계무역 체제 전망: "원칙 기반 다자주의 질서에서 전략적 이해관계에 기반한 선별적 양자·복수국 협정 체제로"   손열: 네 감사합니다. 이재민 교수님은 트럼프 관세를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이재민: 중요한 말씀을 많이 해 주신 것 같습니다. 사실 굉장히 충격적인 조치고, 보호무역주의나 여러 가지 새로운 조치들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이번 4월 2일 상호 관세 부과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넘어서는, 상당히 전례가 없는 조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한 번 말씀드린 바 있긴 한데요. 제 생각에는 이게 사실 1947년 GATT 체제가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있는데, 그중 첫 번째는, 그동안 서서히 강화되어 오던 미국의 지금 체제 같은 체제와 WTO 체제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이제는 결정적으로 분출됐고,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건 아까 최 원장님 말씀하신 것처럼, 이 관세 조치가 얼마나 지속 가능할 것인가, 또는 관세를 이용해서 얼마나 미국이 원하는 바를 얻을 것인가, 또 그 과정에서 제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의 문제와 상관없이, 이 정도 수준의 조치를 내고 여러 국가와 긴장 관계를 형성하는 상황은, 더 이상 우리가 생각하는 다자주의 체제가 작동하기는 힘들겠다는 점을 4월 2일 상호 관세가 결정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에 보호무역주의 조치라고 할 때, 그것은 꼭 협정이 있고, WTO 협정이든 한미 FTA든, USMCA든 협정이 있고, 그 협정 틀 내에서 자국이 원하는 조치를 취하거나, 자국 상품을 구매하거나 외국 상품을 차별하는 방식의 견제 또는 제재 형태였는데요.   상당히 최근까지도 그런 조치가 점점 커지다가, 그게 잘 안 되니까 트럼프 1기나 바이든 행정부 때는 이것을 더 넓혀서, 협정의 언저리에서 국가안보 이슈로 제재를 강화하는 모습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협정 틀 내에서 팔도 비틀고, 들락날락하고, 뭔가 새로운 주장도 하는 그런 모습이었는데, 지금 사법 판세는 사실 GATT 1조부터 금지하는 내용을 처음부터 구형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이전의 보호무역주의와는 성격이 다르고, 오히려 이것은 보호무역주의라기보다는, 미국이 원하는 일종의 임시적인 미국 중심 관리무역을 내세워, 이를 통해 1대1로 교역 상대국과 협의를 해서 단기적인 이익을 취하고, 이후에는 미국이 이를 토대로 새로운 규범 질서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게 두 가지 측면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제 생각에는 첫째, 당장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까, 불을 끄고 각국별로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25% 관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반도체 품목 등에 대한 관세를 어떻게 대처하고, 얼마나 줄일 것인가에 대한 단기적인 미국과의 협력 문제가 있고요. 그다음에 조금 더 장기적으로 보게 되면, 이게 새로운 형태의 교역질서라면,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이 새로운 질서에 참여하고, 어떤 식으로 우리의 이해관계를 보호할 것인가 하는, 보다 장기적인 측면도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 정부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여전히 문제를 기존의 자유무역, 다자주의 체제를 통한 교역이라는 시각에서 바라보다 보니까, 그 틀 내에서 해결책도 찾고, 대안도 모색하고, 법도 바꾸고, 산업 정책도 추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기본적인 형태 자체, 템플레이트가 바뀐다면, 장기적인 파급 효과는 여러 맥락에서 다양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런 변화가 앞으로 계속 생겨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걸 어떻게 대응할지, 장기적인 과제로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열: 일종의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잖아요. 기존의 WTO 체제는 이제 종언을 고했고, 그 중간에 미국의 관리무역이 들어오고, 그것을 거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인데. 그러면 이게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 가는 것인지.   이재민: 예측하기는 참 힘들지만, 기본적으로 우리가 그동안 익숙해져 있던 방식, 그러니까 모든 국가가 협의해서, 소위 말하는 최혜국대우(most favored nation: MFN) 원칙을 바탕으로 그룹을 만들고, 그 안에서 하나의 통일된 룰을 만들어, 그 룰을 통해 모두가 묶인(binding) 상태에서 자유로운 교역을 추진하는 틀은 이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결국은 신뢰할 수 있는 국가, 미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국가, 혹은 반대편 입장에서 보자면 EU나 중국처럼, 각국이 자국의 입장과 궤를 같이 하는 국가들과 양자 협정이든 복수국 간 협정이든, 그룹별로 협정 체제를 만들고, 그 틀 내에서 일정 수준의 안정적인 교역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 '안정적인 무역'이라는 것이 자유무역은 아니고, 국가안보 예외라든가 무역수지 조항 등 다양한 예외 조항(Skip Clause)을 포함한, 저강도 형태의, 소수 참여자 중심 체제를 만들고, 그 체제에 대한 수시적 점검과 변경 가능성을 열어두는, 열린 형태의 협정을 앞으로 만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 첫 출발이 지금 미국이 이야기하는 양자 협정입니다. 각각 우리와 협력한다, 협의한다, 협상한다는 틀을 통해 무언가를 만든다는, 이 모습이 바로 그 첫걸음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게 조금 진화하면, 한국, 일본, 캐나다 등 몇 개 국가와 복수국 간 형태로 협정 체제를 새롭게 구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동시에 우리가 생각하는 분쟁 해결 절차, 또는 패널이나 국제법원을 통한 분쟁 해결은 외관상 그대로 두겠지만, 그걸 통해 뭔가 의미 있는 해결을 시도하는 건 이제는 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분쟁은 정치적 조율이나 아주 테크니컬한 문제만 법적으로 해결하고, 나머지 복잡한 난제들은 정치적·외교적 루트를 통해 해결하는, 그런 형태의 분쟁 해결 절차를 도입하는 모습이 앞으로 보이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Q5: "가치 공유국과의 연대를 통한 거점국으로서의 정체성 강화… CPTPP 가입 추진해야"   손열: 이재민 교수님께서 GATT와 WTO 체제는 이제 완전히 끝났다고 하셨고, 이제는 세상이 새로운 교역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쪽으로 shift가 될 것이라 이렇게 문제를 보셨는데요. 기존의 글들 중에는 트럼프 4년의 호된 시련을 겪고 나면 미국이 일종의 다시 제세계화, re-globalization이라는 표현처럼 다시 돌아올 여지가 있지 않느냐는 전망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세계 질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최병일: 동아시아연구원이 그런 국제질서(international order)를 집중적으로 연구해오셨죠. 그런 국제 질서가 우리가 알고 있는 자유주의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에서 벗어난 방향으로 갈 것이냐는 질문과, 세계화가 끝나는 것이냐는 질문은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WTO를 탄생시키는 협상에 참여했는데, 80년대 후반부터 1993년까지, 그리고 GATT의 마지막이었던 우루과이 라운드에서 (WTO를) 탄생을 시키자고 하는 거 아닙니까?   그럼 기존의 GATT와 WTO하고 결정적인 차이는 이제 뭐냐 하면, 결국은 이 국제 협정이라는 것이 두 가지가 저는 항상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협정 이행을 해야 된다. 특히 힘센 애들이 그 이행을 제대로 안 할 때 약한 애들이 뭔가 자기들이 믿을 수 있는 절차에 의해서 이행을 당부할 수 있는가. 걔들은 미국이나 아니면 힘센 국가들이 우리 뭐 그냥 패널 보고서 관계없이 안 하겠다고 하면 그걸로 끝장이거든요.   그런데 WTO는 이거를 굉장히 정치하는 사법 제도처럼 만들어 가지고 패널과 2심 제도까지 만들어서 그걸 강제적으로 이행하는 힘을 부여해서, 이게 WTO의 엄청난 승리라고 이야기를 했어요. 그런데 지금 그런 시스템을 만든 미국이 빠져나가고 있는 거죠. 그러면 미국이 빠져나가면 이게 완전히 없어지는 거냐? 여기에 대해서 저는 약간 좀 조심스럽긴 해요.   왜냐하면 미국이 빠져나가긴 하지만 그 외에 나머지 국가들은 여전히 남아 있는데. 그러면 지금 앞으로 4년 동안 벌어질 것은,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미국이 관세 폭탄을 내세워서 일방적인 관리 무역(을 하는 것). 미국 대 전 세계인데, 나머지 거기 있는 한국이나 일본이나 중국이나 EU나 이런 국제 무역에 미국 빼고 나면 더 압도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국가들은 여전히— WTO의 분쟁 위기 해결 체제가 작동 안 하고 있지만 그래도 기존의 WTO, MFN을 굳이 나서서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는 그걸 좀 봐야 될 것 같아요. 그건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그렇게 되는 경우, 새로운 협상을 할 동력은 없고. 그리고 기존의 이행을 담보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체제를. 이건 사실 미국이 방해한 것이고, 미국이 상소심 의원을 새로 뽑지 않는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상소 제도가 미국의 통상 주권을 위배한다는 이유로 오바마 때부터 계속 안 뽑았기 때문에.   그런데 만약에 미국이 빠져나가 버리게 되면, 오히려 중국이나 EU가 둘이 손을 잡고, "우리 이념은 다르지만 그래도 LIO를 포기하는 건 너무 고통스럽다. 대체 수단을 찾는 것도 너무 힘들다. 그럼 우리끼리라도 한번 해보자"는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거죠. 사실 이건 굉장한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인데, 다른 부분이 너무나 혼란스럽기 때문이죠.   설령 분쟁 해결까지는 안 가더라도, 기존의 체제 안에서 그들끼리 그걸 굳이 부정할 이유가 있느냐는 건 열린 질문(open-ended question)이에요. 예를 들면 TPP에서 미국이 트럼프 정부 들어와서 빠졌지만, 나머지 국가들이 나서서 CPTPP를 만들어냈잖아요. 그런 것처럼 미국이 빠졌다고 해서 WTO 시스템 자체가 무의미해졌다고 보기는 어렵고, 나머지 국가들이 WTO라는 집을 그냥 떠날 것이냐, 그건 아닐 수도 있다는 질문을 저는 던지고 싶고, 좀 더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계화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은, WTO를 95년에 만들고 나서 지금까지 1차 무역 자유화 협상이 타결된 게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 그 위에 보면 통상(commerce), 디지털 통상(digital trade) 같은 것들이 전 세계적으로 그냥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잖아요. 만날 때마다 우리가 디지털 통상을 하자고 하지만, 그건 국가들끼리 공평(impartial)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거고, 여전히 국제적으로 사람, 아이디어 같은 것들이 옮겨가는 데는 특별한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저는 무역(trade) 이슈만이 아니라 안보(security)의 접점에서 벌어지는 문제라고 보는 거예요. 왜냐하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미국이 빠져나간 WTO를 두고, 중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우리끼리 한번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 그 제안을 진짜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특히 무역에서 큰 역할을 해 온 EU나 한국, 호주 같은 나라들이 그 제안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그런 질문이 하나 있어서요. CPTPP에서 미국이 빠졌을 때도 여전히 자유 정치 체제를 갖고 있는 국가들끼리만 유지되고 있고, 거기에 영국까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제가 봤을 때는 동력은 CPTPP를 중심으로 해서 뭔가 자유진영 국가 느낌 이게 breeding bloc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재민 교수님은 저랑 그런 면에서 약간 생각이 다르시고, 중심을 다르게 보시는 거죠. 그래서 CPTPP가 동력이 되려면 다른 국가들을 조금 더 모아야 하는데, 아마 그런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손열: 그래서CPTPP에 한국이 참여해야 한다 이런 얘기들을 상당히 하는데. 정치적으로 우리 한국이 결정을 해야 되는 문제도 있겠지만, 한국이 CPTPP에 가입할 수 있는 여건이라는 건 어떤 것인지 말씀해 주세요.   최병일: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죠. 사실은 CPTPP 이전에 TPP 협상 때 우리가 가입 협상에 참가를 했어야 되는데 실기를 했고. 그때는 박근혜 정부에서, 대부분 주요 국가들하고 TPP가 있는데 굳이 중복 성격인 CPTPP를 왜 해야 되느냐. 또 이명박 정부에서 소고기 등으로 전면적인 국민들의 반발을 목도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부담이 되는 거 아니냐. 그리고 우리가 갖고 있는 메이저 국가들 가운데 FTA 없는 것이 중국이다. 그래서 선택의 문제를 봤거든요. 그건 지나간 거고. 그리고 나서 TPP가 발족하니까 갑자기 박근혜 정부에서, 우리가 왜 그랬지, 그런 생각 때문에 지금도 기억이 나는데 박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어디였나요? CSIS였나요? CPTPP에 우리가 첫 번째 가입 국가가 되겠다, 이런 식의 연설을 한 것도 기억이 나요. 그러다가 정치 상황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시간이 됐고, 문재인 정부는 아시다시피 한일 관계가 굉장히 안 좋아서.   일본은 사실 CPTPP를 만들고 승자에 도취돼 있었어요. 우리가 CPTPP를 만들었고, 다른 국가들이 가입할 때 우리는 가입비를 좀 얻을 수 있는 입장이다. 이런 식으로 한국에 고압적인 자세를 갖고 있었고, 그때 한일 간에 경제적으로 분쟁이 있었기 때문에 최악의 여건이어서 문 정부 초기에 CPTPP를 가입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준비조차도 완전히 정지가 된 시간을 보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또 상황이 바뀌어 가지고, 일본 입장에서 가치공유국(like-minded)인 한국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서. 그런 면에서 대외적인 여건은 나쁘지 않은데, 정치적 향배가 어떻게 될지.   제가 통상 협상, 통상 정책에 대한 연구를 수십 년 해봤습니다마는 항상 한국의 통상 협상 이슈인 개방 이슈는 너무 정치화돼 있는데, 결과적으로 보면 그 반대에도 불구하고 협상을 했을 때 우려가 실질적으로 나타난 경우는 거의 없었다는 이야기 경험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고요. 그건 스크린 쿼터, 미국산 농산물 수입, 소고기 수입(지금 한국이 미국 소고기를 수입하는 3대 국가에요), 등등. 그 외에 제가 했던 통신 협상 같은 것들 다 그렇게 증명이 됐고, 오히려 우리끼리 해보겠다고 해서 요리조리 빼고 수입을 안 하고 했던 대표적으로 라프드의 금융 산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참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문화적인 코드와, 또 경제인들의 역할, 글로벌 시장 때문에 힘들지만 경쟁력을 높이는 개혁 개방을 하면 결과적으로 우리한테 플러스가 됐다는 지난 35년간의 경험을 체득한 게 있어요.   그래서 만약 이런 레슨을 정치인들이 가지고 있다면, CPTPP 같은 것들을 트럼프의 관세 폭탄을 돌파하기 위한 중요한 카드 중 하나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많은 분들이, 정권이 막 출범한 상황에서 정치적으로 부담이 크다는 논리로 접근하곤 하죠. 하지만 그런 논리대로라면, 21세기 대한민국이 이룬 개혁은 사실상 한미 FTA 하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 사안을 조금 다르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도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많은 것 같아요. 미국 이외에 FTA를 체결한 한일 FTA도 살아 있잖아요. 트럼프와 똑같이 행동할 이유도 없고요. 한중 FTA는 2단계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고, 한-인도 FTA의 경우도 당시 인도의 경제력이 미약했던 상황에서 CEPA(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라는 전단계 협상을 체결했지만, 현재는 인도의 역량이 크게 향상되어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고. 그래서 우리는 하여튼 미국은 미국대로 해결을 해야 되겠지만, 우리가 21세기 초반에 맺은 FTA들을 허브 국가로서 재정비하고 리빌딩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새로운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고요.   아세안 FTA 도 업그레이드를 해야 되겠죠. 한-베트남, 한-인도네시아, 이런 것들이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고요. 왜냐하면 공교롭게도 트럼프의 4월 2일 그 해방일 날 상호 관세를 보면 중국, 방글라데시, 베트남, 콜롬비아 등등 한국 제조업이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바탕으로 밸류체인을 분산시키려 했던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차피 이들 국가의 마지막 수출 시장은 미국이고, 미국은 그걸 알고 고율의 관세를 때려 놨잖아요. 그러면 협상은 우리가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베트남이나 인도는 제한되기 때문에.   결국 거기에 대한 해법 가운데 하나는, 이들 국가와 미국을 뺀 나머지 국가의 자유무역(free trade)를 결속화시키는 것이죠. 그럼 이 이야기를 계속 확장하면, 트럼프가 주장하는 "Make America Great Again"이나 "America First"가 자칫하면 글로벌 무역(global trading) 시스템에 미국과 개별 국가 간의 양자 관계가 존재하고, 나머지 국가는 미국이 통제할 수 없는 나름대로 질서(order)가 있고 규칙(rule)이 있는 그런 세상으로 양분되지 않을까?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미국의 영향력이 없는.   그렇게 되면, 과거 WTO에서 미국이 일정한 불만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규범을 주도하고 재설계하며 확장할 수 있는 힘이 있었던 반면, 지금처럼 미국이 스스로 이탈해버린다면, 미국은 더 이상 국제 무대에서, 최소한 통상에 대해서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이 굉장히 협소해지지 않을까. 그런 우려까지 트럼프의 계산 속에 있는지는 현재는 알 수 없는 것이고.   Q6: 단기 대응 전략: 대미 외교 "미국 상품의 국내 접근성 확대와 다분야 협력을 통해 한미 FTA 의존성 탈피하고 신뢰 구축해야"   이재민: 뭔가 장기적인 플랜을 짜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요. 하나 좋은 점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건 드디어 한미 FTA나 WTO 체제에 대한 미련을 우리가 버렸다는 점이에요. 생각해 보면, 이제는 그걸 통해 뭔가를 해결하거나, '우리나라가 관세율이 0%니까 미국과의 관계는 몇 가지 들쭉날쭉한 이슈는 있어도 큰 문제 없이 이 틀 안에서 계속 간다,' 식의 생각을 특히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드디어 접게 됐다는 게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미련을 접고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현실적인 접근으로 나가게 되었다는 게 중요한 출발점이 아닌가 생각을 했고, 그 맥락에서 보면 미국이 한국하고 뭔가 협력을 하거나 협조를 하고 싶어 하는, 또 해야만 하는 여러 영역들이 있어요. 그 부분에서 양국 간의 협력, 협조를 본격적으로 모색하고, 그걸 통해서 미국이 요구하는 바, 미국이 희망하는 바를 우리가 어느 정도 들어주고 또 우리가 희망하는 바—우리 상품의 안정적인 미국 수출,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일부 품목에서 우리 이익의 반영을 이루어내는 게 앞으로 제일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걸 보면 더 이상 WTO 얘기는 나오지도 않고요. 가끔 한미 FTA 이야기가 나오긴 하는데, 한미 FTA를 개정할 것이냐, 개정 논의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이냐 이런 얘기가 나와도 이제는 그건 제 생각에는 상당히 좀, 어떻게 보면 의미가 많이 퇴색된 부분이 있는 것 같고요.   그보다는 결국 지금 미국이 요구하는 여러 내용을 한국이 얼마나 수용할 수 있는지, 그 중에서 우리가 미국에 대해서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은 뭐가 있을지, 그걸 통해서 양국 간의 일부 영역에서 협력 가능한 요소, 타협 가능한 요소를 찾아내는 게 중요한 현안이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손열: 트럼프가 이번에 관세 폭탄을 피하려면 자국의 관세를 인하하고 장벽을 해체하며 환율 조작을 중지하라고 하는데, 그럼 우리가 관세나 비관세 장벽을 가능한 한 해체해서 미국 상품을 더 사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환율 문제에서도 조금 더 투명하게 가면, 이건 트럼프 워딩이긴 하지만, 그렇게 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재민: 맞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볼 수 있는데, 문제는 사실 미국이 이야기하는 소위 비관세 장벽이라는 게 보면 상당 부분은 우리가 고치기 힘든 것들이 많습니다. 물론 고칠 수 있는 것도 있어요. 예를 들어 수입 규제나 검역 조치 같은 건 우리가 기술적으로 좀 더 전향적으로 생각하면, 이런 와중에는 조금 더 국내 설득 작업을 하고, 내부 정비도 하고, 법령 개선도 해서 미국 요구 중 일부는 전향적으로 검토해서 수용(accommodate) 가능한 형태의 비관세 장벽도 있고요.   그 외에도 상당수의 비관세 장벽이라고들 얘기하는 부분은 사실 우리가 어떻게 개선하거나 바꾸기 힘든, 어떤 건 국가 정책의 차이, 시각의 차이인 경우가 많아서 단기간에 고치거나 바꾸기 어려운 부분들이 꽤 있어요. 부가세라든지, 환율 문제도 그렇고요.   그래도 환율 정책이라는 범위 내에서 그게 환율 조작적 효과를 갖는 무역 왜곡 툴인지, 아니면 그냥 경제 정책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도 미국이 얘기하는 여러 비관세 장벽을 우리가 그대로 다 받아들이기 힘들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대표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했던 비관세 장벽이나 환율 문제나 이런 것들이 결국은 왜 미국 상품을 그렇게 많이 사지 않느냐, 왜 안 팔리느냐에 방점이 있다고 봐요. 왜 안 팔리느냐는 데에는 관세 장벽이건 비관세 장벽이건, 보이지 않는 손이건 간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 입장에서는 사실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고.   한국 자동차는 미국에서 10만 대가 팔리는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미국 자동차는 왜 서울에서 안 팔리느냐. 그 통계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도 서울에서 돌아다니는 자동차의 81%가 Made in Korea라고 했거든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왜 미국 자동차는 서울에서 안 팔리느냐, 어떻게든 미국 상품이 농산품이든 공산품이든 교역 상대국에서 좀 더 팔리는 환경을 만들어내라는 식의 요구로 저는 이해를 했습니다. 그걸 우리가 충족시키려면, 말씀드린 것처럼 계산 가능한 비관세 장벽은 합리적이고 전향적으로 생각해서 뭔가 방안을 찾아야 되고, 미국이나 다른 국가들한테 우리가 그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필요하죠.   그리고 또 하나는, 비관세 장벽 문제가 아니라 미국 상품이 한국 시장에서 좀 더 팔릴 수 있도록, 관세 장벽이든 비관세 장벽이든 그게 문제가 아니라, 미국 상품이 합리적인 선에서 좀 더 판매가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싶고요. 장기적으로 그게 결국 무역 흑자, 또 미국 입장에서의 무역 적자를 조율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테니까, 앞으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틀 밖에서, 미국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한국에 기대하는 바—방위산업, 조선, 반도체 공급망, 대미 투자 확대, 바이오, LNG 에너지 협력 등—이런 부분에서 우리가 미국의 안보적 고려, 안보적 우려를 도와주는 모습을 보여줘야죠. 전체적으로 미국이 한국에 대해 갖는 교역상의 우려, 그게 우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우리가 미국에서 워낙 잘하니까, 미국 상품이 서울에서 워낙 안 팔리니까 그런 거거든요. 그걸 어느 정도 불식시켜줄 수 있는 노력, 또 미국이 갖고 있는 안보 우려를 우리가 일정 부분 협력해서 완화시켜주는 식으로.   이런 모습으로 현 상황을 극복해 나가는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말씀드린 이 내용들은 사실 한미 FTA 틀에서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그 틀은 계속 작동하겠지만, 그걸로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해결하긴 힘들고, 틀 밖에서 이런 식의 해결책을 찾아야죠. 충격은 피할 수 없지만, 하드랜딩보다는 소프트랜딩을 한번 찾아보는 게 앞으로의 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Q7: 대중정책과 미중 경쟁 "미 관세 폭탄은 중국에게는 기회… 韓, 산업 고도화를 통해 반사이익 노려야"   손열: 지금 트럼프에 가려 China de-risking 얘기는 거의 못 하고 있습니다. 유화나 강판 등에서 한국이 구조조정을 못 하고 있는 사이에 중국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고, 최근 저가 공세가 강화되면서 시장이 크게 힘들어하고 있죠. 그래서 얼마 전 대중 반덤핑 얘기도 나왔고, 이런 걸 포함해서 우리의 대중 무역 정책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요.   이재민: 교역 체제가 지금처럼 WTO 그 틀에서 유지되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파편화되고 또 규범 밖에서 전개되게 되면, 제 생각에는 중국은 상당한 기회를 잡을 것 같습니다.   중국은 원래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국가이고, 지금은 여기에 상당한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그다음에 이제 결정적으로, 중국이 디지털 경제 측면에서도 지금은 최첨단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어서, 이걸 잘 조합하게 되면 WTO 협정이든 또는 WTO 협정에 기초한—예를 들면 중국과 한국 간의 한중 FTA건, RCEP건—이런 틀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서 다양한 교역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아지니까요.   이제 그 맥락에서 보면, 중국 입장에서는 그게 국영기업에 대한 정부의 더 강력한 지원이 되었건, 해외 직구 플랫폼을 통한 한국 시장 진출이 되었건, 또는 다양한 형태의 저가 상품으로 주변 국가—한국 포함—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되었건, 이런 형태의 시도가 지금보다 더 다양하게 전개될 가능성은 이제 커진 겁니다.   이런 형태의 흐름이 이어가면, 제가 볼 때는 이게 미국보다도 오히려 중국이 미국의 견제를 벗어나서 더 다양하게 국채시장, 해외 시장, 경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국은 일단 자기들이 생각하는 관세 정책을 통해 자국 시장에 대한 방어, 또 제조업의 부흥 같은 쪽에 더 포커스를 두고 있기 때문에, 사실 바이든 행정부 당시 방점이 있었던 미중 경쟁을 통한 중국 봉쇄(containment)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겠지만, 지금은 미국 스스로 제조업 부문이나 미국 내 여러 가지 국내 정치적, 또 경제 활력의 회복 쪽에 더 초점이 갈 수밖에 없다고 보면, 오히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존 견제나 다양한 제재들이 앞으로는 쉽게 유지되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오히려, 지정학적 측면에서는 미중 경쟁이 계속되겠지만, 순전히 교역만 놓고 보면 지금은 중국이 그 기회를 더 찾을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게 아닌가. 물론 중국 경제도 어렵기 때문에, 중국 경제가 잘 가동된다는 전제가 뒤따라야 하겠습니다만. 이 교역 틀에서만 놓고 보면, 중국의 그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좀 들긴 했습니다.   그 말은,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진출이나, 또 중국 상품의 한국 시장 진출 같은 부분은 더 커질 것 같고, 이미 미국 시장으로 진출이 힘든 상품은 한국으로 올 수밖에 없는 가능성도 크고, 또 그게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시도들로 이어지게 되면, 결국 우리는 중국산 상품의 한국 시장 진출로부터의 취약성이 더 커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최병일: 어려운 것 같아요.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중국은 우리한테 어떤 존재냐 하는, 우리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될 것 같고, 동시에 중국은 한국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문제가 될 것 같아요. 거기에는 무역통상과 안보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문제가 더 어려운데요.   제가 자문을 해보면, 중국 관점에서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 가운데 가장 약한 고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고, 따라서 약한 고리이면서 한국 스스로 미중 문제가 나왔을 때 한국 내 여론이 상당히 분열돼 있다든가, 정권의 향배에 따라 굉장히 스윙(swing)이 심한 국가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우리 입장에서 굉장히 불리한 거예요. 우리 입장에서의 강점은 트럼프가 이렇게 막 휘몰아치지만, 그러면 트럼프가 저렇게 끝낼 건가를 생각해 봤을 때, 미국도 약점이 있거든요.   왜냐하면 미국의 약점이라는 것은, 트럼프가 원하는 제조업의 슈퍼 파워를 만든다고 했을 때 공장 짓겠다고 투자 약속은 했지만, 실제로 공장에서 물건이 나올 때까지는 지금 미국이 갖고 있는 시스템으로는 어림도 없기 때문에, 굉장히 돌아가야 해요. 그런데 거기서 트럼프가 필요로 하는 제조업 가운데 이재민 구수의 이야기대로 우리가 기여(contribution)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러면 트럼프의 심기를 덜 건드리고, 우리가 이익을 갖고 올 수 있는 분야에서 협력을 하다 보면—예를 들어 조선이나 군함을 만드는데 중국의 힘을 빌릴 수는 없잖아요, 그렇죠? 그 다음에 AI도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힘을 빌려서 데이터센터를 만들지는 않을 거고요. 그리고 에너지, 항공기를 중국한테서 사올 수도 없잖아요.   그런 게 우리한테 다 기회로 오기 때문에, 그런 관점에서 중국이 우리를 이미 추월해 갔거나 우리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우리에게 줄 수 없는 혁신과 심지어 역전의 기회다—이런 생각을 우리 기업인들은 분명히 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트럼프 4년에 미국의 제조업을 강하게 하고 관세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중국 관세는 지금 거의 실효 관세 100%가 된 상태입니다. 제가 계산을 해봐야 하긴 한데, 트럼프 1기 때 이미 20% 정도 올렸고요. 그리고 2기 때 와서 지금 10, 10 했죠. 아직 이행은 안 됐지만, 베네수엘라에서 원유 수입한 것도 25%고, 이들이 34% 하면 트럼프가 벌써 70%를 올려놨어요. 그러면 이제 거의 100%거든요. 그렇게 되면, 거의 갈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런 게 우리한테 기회인데, 문제는 이것을 '동맹'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그냥 "너희들이 America를 great again 할 때 한국의 도움이 진짜 필요하다" 이런 식으로 말한다면, 아마 우리 제조업에 기회가 있을 것 같아요. 그 제조업의 기회라는 거는 결국 중국과의 제조업 경쟁에서 역전할 수 있는 그런 기회. 그런 팀들이 우리 기업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최소한 팽팽하게 해주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거죠. 그게 바로 산업 정책이고요. 산업 정책과 노동 정책이죠.   그런 정책들이, 중국 기업들이 받는 정치적 혜택만큼은 최소한 우리에게도 돌아와야 하고, 일본이나 유럽의 정치인들이 자기 기업에게 해주는 것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는 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분야를 자꾸 파당적으로 보고, 반미냐 친중이냐 이런 프레임으로 가면, 우리는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죠.   Q8: 정책적 함의 "미중 양자 압박 사이 놓인 韓, 기업 자생력에만 의존은 한계… 정부의 제도적 지원 필수불가결"   최병일: 저는 이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 그게 예전에는 "야, 그게 무슨 말장난이야" 그랬는데, 지금 보니까 진짜 이제 우리가 살아남아서 강하다는 걸 증명해야 될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왔을 때 무역이 너무 중요하고, 우리가 수출을 한 건 없는 것을 수입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냥 우리가 농업 국가에서 제조업 국가, 첨단 제조업 국가로 계속 변신한 것은 그걸 잘 만드는 이유도 있지만, 사실 생각해 보면 자동차, 철강, 반도체—우리가 유에서 무에서 유를 창제했잖아요. 그 이유에는 우리가 없는 것을 수입하기 위해서, 원유랄지 농산품이랄지 등등이 들어온 건데, 이런 우리를 바쳐준 게 바로 질서 기반(rule-based) 된 다자 체제인데, 이게 지금 막 흔들리고 있잖아요. 그래서 다른 국가보다도 더 이제 그런 거고.   전체 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G7급 국가 가운데 우리가 제일 높아요. 그러니까 트럼프는 또 제조업을 막 흔들고 있으니까, 우리한테는 이제 이중 충격인데. 그때 이걸 나쁘다고만 생각하면 안 되는 거지. 결국 살아남아야 되는데, 살아남는 지혜는 우리가 이제 의견을 모으면 되죠. 그렇지만 아무리 종이 위에 장벽이 있더라도, 이것을 실제로 기회를 잡아야 되는데, 기업은 적응을 할 거라고 저는 봅니다. 그런데 그 적응이 좀 덜 힘들고, 덜 고통스러우려면 결국 그 역할은 우리 정치의 역할이라고 저는 보는 것이죠.   손열: 그러니까 그 제조업 분야에서 계속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끔, 유지할 수 있게끔 정책을 좀 도와달라.   최병일: 그렇게. 최소한 다른—중국이나 일본이나 유럽이나 이런—국가가 그들 기업한테 해주는 것보다는 불리하지 않게 해줘야 되겠다.   Q9: 결론 "미래 무역질서의 향배에 대한 적확한 파악과 경쟁력 증진을 위한 전향적 사고 필요"   손열: 오늘 장시간 말씀을 정리를 하자고 하면.   첫 번째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은 기성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충격적인 사건이고, 따라서 앞으로의 대응은 단기적으로는 트럼프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한국의 무역, 특히 수출과 관련된 협상들을 잘 해 나가야 되는 것이 하나가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래의 국제 무역질서의 향배를 잘 전망하고 파악해서, 거기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말씀이 계셨고요.   두 번째는, 그런 속에서 일정한 정도의 탈미국 흐름은 불가피한 것 같아요. 그런 차원에서, 한국의 무역, 그러니까 특히 이 경제 외교는 기존에 미국과 중국 중심으로 짜여진 것에서, 일본이나 동남아, 그리고 인도, 호주, 그리고 나아가서는 유럽 쪽으로 전략 공간을 훨씬 더 확대해야 한다는 말씀들이 있었고, 그런 속에서 최병일 교수님께서 강조하신 CPTPP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또 하나 되겠고요.   세번째로는, 미국이 한국의 수입 확대를 상당히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입장에서는 사실은 불공정 행위라고 보이는 것도 있지만, 그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그것이 미국의 구미를 맞추는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 경제의 경쟁력, 한국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서도 우리가 그 구조 개혁은 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말씀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을 계속 살려나가려면 미국의 트럼프 관세에서도 생존해야 하고, 또 중국의 거센 추격과 경쟁에서도 서바이벌하고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적어도 유럽이나 일본, 그리고 중국까지 포함해서 그들이 받는 여러 가지 지원들을 고려할 때, 우리도 조금 더 전향적으로 이 부분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을 쭉 해 주셨습니다.   최병일 원장님 그리고 이재민 원장님, 오늘 장시간 귀한 시간 내주셔서 너무 값진 토론을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대담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 손열_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 이재민_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 최병일_(법무법인) 태평양 통상전략혁신허브 원장. 이화여대 명예교수.     ■ 담당 및 편집: 김채린_EAI 연구보조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8) | crkim@eai.or.kr  

손열, 이재민, 최병일 2025-04-11조회 : 45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