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한국에게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매우 가까운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 양국은 과거사에 대한 인식 차이로 협력관계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역안보와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와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한일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은 절실하다. 이에 EAI는 미래의 보다 발전적인 한일관계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 간 상호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주요 현안에 대해 한일 양국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조사하기로 하였다.

일본의 言論NPO와 함께 매년 한일 양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문항에 대해 설문을 실시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역사인식을 비롯하여, 문화와 관광 등 한일 양국 간 협력 증진을 위한 방안, 미디어와 시민사회 등 민주주의 관련 이슈,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 등 한일 양국과 동북아 지역이 당면한 현안에 대해 양국 국민의 평가와 의견을 조사한다. 본 여론조사의 결과는 매년 서울과 동경을 번갈아 언론을 통해 발표하며, 이어서 개최되는 “한일 미래대화”에서 한일 양국 전문가들은 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협력 의제를 논의한다.

논평이슈브리핑
[EAI 여론브리핑] 2023년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②: 중국과 한중관계

2023년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표집틀 전국 읍면동 표집 방법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 할당 후 무작위추출(2023년 7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표본크기 1,008명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 조사 방법 면접원에 의한 대면면접조사 (PI) 조사 일시 2023. 8. 25. ~ 2023. 9. 13. 조사 기관 ㈜한국리서치 (대표이사 노익상) 응답자 구성 [성별] 남성 49.8%, 여성 50.2% [학력] 중졸 이하 14.8%, 고졸 38.6%, 전문대 재학 이상 46.6% [연령] 18~19세 1.4%, 20대 14.9%, 30대 14.7%, 40대 18.0%, 50대 19.9%, 60대 이상 31.2%   [중국 방문 경험] 귀하께서는 지금까지 중국을 방문하신 경험이 있습니까? [중국에 대한 인상] 귀하께서는 중국에 대해 어떠한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까? [좋은 인상을 갖게 된 이유] 중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2순위까지] [좋지 않은 인상을 갖게 된 이유]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2순위까지]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인상] 귀하께서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갖고 계십니까? [현재의 한중관계] 귀하께서는 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한중관계의 중요성] 현재 한중관계가 한국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미래의 한중관계] 귀하께서는 한중관계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한중 간 경제관계에 대한 의견] 귀하께서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중국의 미국 능가 여부 예상] 가까운 장래에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세계적 리더 국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미중 갈등 시 한국이 취해야 할 태도] 미국과 중국 사이 심각한 갈등이 발생할 경우, 한국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 사드 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중 외교에서 우선 고려해야 하는 이슈] 현 정부의 대중 외교에서 우선 고려해야 하는 이슈는 무엇입니까? [단수]

동아시아연구원 2023-09-25조회 : 8467
논평이슈브리핑
[EAI 여론브리핑] 2023년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①: 미국과 한미관계

2023년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모집단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표집틀 전국 읍면동 표집 방법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례 할당 후 무작위추출(2023년 7월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 기준) 표본크기 1,008명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 조사 방법 면접원에 의한 대면면접조사 (PI) 조사 일시 2023. 8. 25. ~ 2023. 9. 13. 조사 기관 ㈜한국리서치 (대표이사 노익상) 응답자 구성 [성별] 남성 49.8%, 여성 50.2% [학력] 중졸 이하 14.8%, 고졸 38.6%, 전문대 재학 이상 46.6% [연령] 18~19세 1.4%, 20대 14.9%, 30대 14.7%, 40대 18.0%, 50대 19.9%, 60대 이상 31.2%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협 요인]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위협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순위까지]? [정부의 최우선 외교 과제] 정부의 최우선 외교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순위까지] [정부에 가장 중요한 외교관계] 정부에 가장 중요한 외교관계는 무엇입니까? [2순위까지] [미국 방문 경험] 귀하께서는 지금까지 미국을 방문하신 경험이 있습니까? [미국에 대한 인상] 귀하께서는 미국에 대해 어떠한 인상을 가지고 있습니까? [좋은 인상을 갖게 된 이유] 미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2순위까지] [좋지 않은 인상을 갖게 된 이유] 미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2순위까지] [미국 대통령에 대한 인상] 귀하께서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 어떤 인상을 갖고 계십니까? [현재의 한미관계] 귀하께서는 현재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한미관계의 중요성] 현재 한미관계가 한국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미래의 한미관계] 귀하께서는 한미관계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한미 간 경제관계에 대한 의견] 귀하께서는 한국과 미국의 경제관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미동맹의 과거에 대한 의견] 귀하는 다음의 진술에 동의하십니까, 아니면 동의하지 않으십니까? 1) 한미동맹은 한국의 안보에 도움을 주었다. 2) 한미동맹은 한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었다. 3) 한미동맹은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다. [한미동맹에 대한 의견] 다음은 미국과의 동맹관계에 대한 몇 가지 논쟁을 나열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귀하께서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계십니까? 1) 한미동맹 때문에 한국은 한국의 국익과 관계없는 아시아 지역의 분쟁에 휩쓸릴 수 있다. 2) 한미동맹은 중국의 압력이나 공격으로부터 한국의 안전을 보장한다. 3) 미국은 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있다. [한미동맹에 대한 의견] 귀하는 다음의 진술에 동의하십니까, 아니면 동의하지 않으십니까? "한미동맹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을 넘어, 지역 및 세계 문제 해결에 역할을 하는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 [한미동맹과 한국의 역할에 대한 의견] 한미동맹의 미래상을 고려할 때, 다음과 같은 지역 및 세계 문제에 대한 한국의 역할과 기여에 찬성하십니까? 1) 핵비확산, 기후변화, 감염병 등 범지구적 도전에 공동 대응한다. 2) 대만 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생겨 미국이 개입하는 경우 한국도 동참한다. 3) 반도체와 같은 첨단기술 영역에서 중국을 강력하게 견제하는 정책에 동참한다. 4)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탄압 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는 공동노선에 참여한다. 5)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유럽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기여한다. [주한미군의 역할] 귀하께서는 주한미군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복수] [한미동맹 발전을 위한 한일관계 개선 필요성]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한일관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 여부] 귀하는 북한이 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하는 것이 가능해진 경우에도, 대한민국이 북한의 핵 공격을 받을 때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해 대응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렇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십니까? [워싱턴 선언에 대한 평가] 귀하께서는 워싱턴 선언이 북한 핵위협에 대한 적절한 대응으로 한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에 동의하십니까? [워싱턴 선언에 대한 평가] 워싱턴 선언이 북한이 제기하는 안보 위협에 대한 한국의 우려를 충분히 해소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동아시아연구원 2023-09-25조회 : 9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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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논평] 여론으로 보는 한일관계,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가?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시의적절한 분석을 쉽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보이는 논평' 시리즈의 두 번째 순서로 손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연세대 교수)이 한일 양국 국민의 상대국에 대한 인식 호전에도 불구하고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이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제10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 조사’ 결과를 설명합니다. 한일 양국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상실한 상황에서 강제 동원 문제를 비롯한 역사 문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논의하는 동시에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신뢰를 회복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제10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 조사 주요 결과 0:17   Q1. 한일 문제에서 과거사와 협력 문제를 분리하는 투트랙 접근은 한일 관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가? 1:29     ■ 손열_ EAI 원장. 연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시카고대학교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중앙대학교를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재단법인 동아시아연구원(East Asia Institute) 원장이다.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원장과 언더우드국제학부장, 지속가능발전연구원장, 국제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하였고, 도쿄대학 특임초빙교수, 노스캐롤라이나대학(채플힐),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방문학자를 거쳤다.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2019)과 현대일본학회장(2012)을 지냈다. Fullbright, MacArthur, Japan Foundation, 와세다대 고등연구원 시니어 펠로우를 지내고, 외교부, 국립외교원,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자문위원, 동북아시대 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전공분야는 일본외교, 국제정치경제, 동아시아국제정치, 공공외교이다. 최근 저서로는 『2022 대통령의 성공조건』(2021, 공편), 『2022 신정부 외교정책제언』(2021, 공편), 『BTS의 글로벌 매력 이야기』(2021, 공편), 『위기 이후 한국의 선택』 (2021, 공편), Japan and Asia's Contested Order (2019, with T. J. Pempel), Understanding Public Diplomacy in East Asia (2016, with Jan Melissen), “South Korea under US-China Rivalry: the Dynamics of the Economic-Security Nexus in the Trade Policymaking,” The Pacific Review 23, 6 (2019), 『한국의 중견국외교』(2017, 공편)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박정후_EAI 연구원     For inquiries: 02 2277 1683 (ext. 205) | jhpark@eai.or.kr  

손열 2022-09-28조회 : 8965
멀티미디어
[보이는 논평] 대만 위기 속 동요하는 한중 관계, 한국은 어디로 가는가?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한 시의적절한 분석을 쉽고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EAI가 <보이는 논평>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그 첫 순서로, 이동률 EAI중국연구센터 소장(동덕여대 교수)이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불거진 미중 전략경쟁 심화 현상에 대한 분석 및 향후 전망을 논의합니다. 아울러, EAI가 진행한 <2022 한국인의 동아시아 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바람직한 한중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짚어봅니다.         Part 1. 미중 경쟁과 대만 문제 00:00   Q1. 펠로시 대만 방문 이후 전개된 미중 간의 대립 양상과 주변국의 대응을 볼 때 예상하지 못했던 특이한 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0:30   Q2. 대만 사태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3:40   Part 2. 한국의 대중인식 07:12   Q1. 미국과 중국 사이 심각한 갈등이 발생할 경우 중립을 지켜야 한다는 응답은 2019년에 비해 줄고, 미국을 지지하는 응답은 더 늘어났는데 이러한 한국 국민들의 여론 동향을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7:12   Q2. 앞으로 한중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시나요? 9:03   Q3. 사드 배치에 대해 응답자가 가장 높은 비율로 `이미 배치된 사드 운용은 정상화하되 추가 배치는 반대한다`고 답변하였는데 한국 정부가 어떤 식으로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좋을까요? 12:12   Part 3. 북한문제에서 중국의 역할 13:55   Q. 북핵 문제에서 중국이 해야할 역할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Part 4. 한중관계 발전 방향 17:17   Q. 바람직한 한중 관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향후 한중 관계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시나요?     ■ 이동률_ EAI 중국연구센터 소장. 동덕여자대학교 교수. 중국 북경대학교 국제관계학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대중국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현재 외교부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로는 중국의 대외관계, 중국 민족주의, 소수민족 문제 등이며 최근 연구로는 “한반도 비핵,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중국의 전략과 역할,” “1990년대 이후 중국 외교담론의 진화와 현재적 함의,” “시진핑 정부 ‘해양강국’ 구상의 지경제학적 접근과 지정학적 딜레마," “Deciphering China’s Security Intentions in Northeast Asia: A View from South Korea,” 《중국의 영토분쟁》(공저)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박정후_EAI 연구원     For inquiries: 02 2277 1683 (ext. 205) | jhpark@eai.or.kr  

이동률 2022-09-28조회 : 9032
논평이슈브리핑
[EAI 이슈브리핑] 한일 경제협력에서 글로벌 규범구축에 대한 한일 협력으로

I. 한일관계 속 경제 대(對) 한국경제 속 일본   동아시아연구원과 겐론NPO의 제10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는 한일 양국에서 한일관계의 중요성과 개선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가했음을 보여준다. 강제동원 판결에 따른 양국 정부간 갈등 해결에 대한 기대 수준은 낮지만, 장기간 지속된 양국 관계의 경색 국면은 해소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 보인다. 이 가운데 한일관계가 왜 중요한가의 질문에 대해서 예년 조사의 경향과 유사하게 올해 조사에서도 한일 양국 모두에서 양국 경제 관계의 높은 상호의존성이 핵심 요인으로 손꼽혔다(한국 1위, 일본 2위) ([그림 1] 참조).   양국 경제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일본보다 한국에서 강하며, 이는 일본과의 자본협력, 기술협력과 깊게 연동되어 전개되어왔던 한국 산업발전의 역사적 기억유산이라 할 수 있다. 한일경제협력을 다른 분야의 갈등과 분리시켜 안정적으로 지속시키는 정경분리 정책기조가 장기적으로 유지되었던 이유가 이 지점에 있었다. 하지만, 한일관계가 왜 중요한가의 질문에서 경제의 상호의존성 때문이라는 응답이 한국경제에 일본이 핵심적으로 중요하다는 인식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한국경제에서 중요한 국가로 일본은 미국, 중국에 이어 3위에 그치고 있으며 갈수록 그 중요성 인식이 저하되고 있다([그림 2] 참조). 그리고 이러한 인식은 현실과 일치한다.   이 지점에서 최근 십여 년간 진행되어 온 역사 현안을 둘러싼 한일관계 악화가 한일경제협력의 훼손으로 연결되는 현상이 이해될 수 있다. 한국과 일본 양국 간의 경제협력은 오랫동안 양국 사이의 역사인식 및 영토를 둘러싼 갈등 사안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의 협력이 지속될 수 있게 하던 원동력이었다. 정경분리 원칙은 경제협력에 대한 강력한 유인이 다른 분야의 갈등을 제어했던 양국 사이의 구조적 관계를 상징했던 개념이었다. 하지만, 정경분리 원칙으로 대표되던 한일경제협력의 지속성은 2010년대에 들어 통화스와프 중단의 사례에서 발견되듯 허약해져 갔다. ‘한국경제 속 일본’의 위상 저하는 ‘한일관계 속 경제’ 협력의 필요성이 ‘한일관계 속 역사’ 갈등을 제약하는 영향력이 저하되었음을 의미한다. 더 나아가 2019년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는 ‘한일관계 속 경제’가 이제는 ‘한일관계 속 역사’의 부차적 영역화되었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러한 단편적 인상에서 한일경제협력이 더는 필요 없다는 인식이 나오기도 한다.   II. 2019년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해결에 대한 낮은 인식과 그랜드 바겐   한일 양국간 경제적 상호의존이 한일관계에서 핵심적으로 중요하다는 한국의 고정적 인식에 비추어 볼 때 올해 조사 결과에서 가장 의아스러운 부분은 향후 한일정상회담 개최 때 논의해야할 의제에 대한 답변에서 수출규제 해결 논의를 답한 비율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그림 3] 참조). 2021년에는 ‘수출규제의 해제와 무역 및 투자의 협력 방안’ 의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48.7%를 차지하였으나, 2022년에는 24%에 머물렀다.   2019년 7월 일본 경제산업성이 실시한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일본은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과 별건으로 한국의 전략물자 무역관리 부실에 따른 문제라고 주장하였으나, 역사 현안과 관련된 보복 행위였음은 분명했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는 한국 정부의 강한 반발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 여론의 부정적 일본 인식을 확대하여 일제 불매운동으로 연계되며 소비재 관련 한일 무역 관계에도 손상을 주었다. 또한 한국의 대일 수입에서 그 비중이 절대적인 중간재와 자본재의 수입에 장애가 생길 것에 대한 우려가 2019년 여름에 한국 내에서 매우 컸었다.   하지만 2019년 가을 이후 일본의 수출규제가 생각보다 강력한 수준이 아니면서 일본으로부터의 중간재와 자본재 수입에 대한 현장의 우려는 일부 해소되었으며, 코로나19 대유행과 전세계적 경제의 안보화의 추세 속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 자체의 정책적 가시성은 크게 희미해졌음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관계만으로 국한했을 때 일반 국민 수준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는 일본의 한국에 대한 도발로 인식되는 점에서 변화가 없으며, 코로나19와 경제의 안보화라는 조건도 2022년에 차이점이 없다. 2021년에 비해서 2022년에 양국 정부간 의제로서 수출규제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진 것은 사안에 대한 양국 정부의 태도 변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2021년까지 일본은 문재인 정부와의 한일관계 현안 논의를 거부해왔다고 볼 수 있다. 새 정부를 기다려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한일관계 현안 논의에 전향적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문재인 정부 시기와 현재 윤석열 정부 시기 일관되게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후속조치 문제 해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해법 제시를 선결 조건으로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의제의 중요성 저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이후 역사 현안과 다른 분야들을 분리 해결관리하는 것을 지향했다면 윤석열 정부는 모든 분야 현안을 소위 ’그랜드 바겐‘의 포괄적으로 논의해 해결하고자 한다. 이 상황 속에서 수출규제 조치의 가시성이 저하된 것으로 보인다.   III. 경제안보 시대 불투명한 한일경제 관계의 성격   문제는 ’그랜드 바겐‘ 해법이 성공하여 수출규제 조치가 복원된다고 해서 한일경제협력의 장밋빛 미래가 선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역사 문제와 별개로 한일 양국 산업간의 상호보완성은 갈수록 저하되는 가운데 경합성은 증가해가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이 일본의 자본과 기술의 영향 속에 산업화를 추구하였지만 산업화 경로에서 일본의 생산 네트워크의 하위로 들어가는 선택을 하지 않고, 일본과 유사한 일괄생산시스템을 한국 국내적으로 구축하려 했던 역사적 선택의 결과다. 상호보완성 저하와 경합성 증가는 한일 경제협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한일 양국 내 인식이 갈수록 저조해지는 현상의 원인이기도 하다. 즉, 역사 문제가 잘 관리되더라도 한일 정부간 양자적 차원의 긴밀한 경제협력은 양국 경제외교 전체에서 비중이 갈수록 축소되고, 양자 경제 협력은 갈수록 그 필요성에 대한 국내적 설명이 장황해지고 있다.   인식조사에서도 드러나듯이 한일경제관계의 상보성과 경합성에 대해서는 한일 모두에서 인식이 팽팽하다([그림 4] 참조). 이는 각 산업 부분마다 상이한 성격을 지니고 있기도 하며, 한일산업관계의 상보성이 글로벌밸류체인에서 소비자에게 잘 보이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최근 강화되고 있는 경제의 안보화 추세 속에서 경합성에 대한 자국 산업의 경쟁력 확보의 산업 정책 추구가 최근의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는 역사 현안에 대한 보복조치가 본질이지만 그 차원의 성격만 지니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경제안보정책의 논리구조에서 볼 때 한국이 일본의 경제와 산업에 핵심적 외생 리스크를 유발하는지는 의문스럽다. 일본의 경제안보정책이 중국을 염두해 두고 짜여졌음은 분명하다. 하지만, 2019년 6월 일본 경제산업성에 경제안전보장실이 설치된 이후 안보의 논리로 수출규제 조치가 실시된 대상 국가는 한국이었다. 대한국 수출규제는 일본의 경제안보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예행연습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볼 수 있다. 역사 문제가 배제되더라도 일본의 경제안보정책의 일본 산업 경쟁력 확보 논리 강도와 대상 범위 선택이 향후 한국 기업에 해가 되는 상황이 되지 않을 보장이 없다. 일본의 경제안보정책이 향후에 일본과 경합적 한국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IV. 자유무역질서 유지 필요성에 대한 한일의 인식 공유 중요성   하지만, 양국이 국제정치경제구조에서 동일한 위치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은 미래 한일경제협력의 재설계에 핵심적 출발점이다. 한일 양국의 세계시장에서의 높은 경합성은 국제생산구조에서 동일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한 미중경쟁 속에서 양국이 처한 중국과의 경제관계가 가지는 딜레마도 유사하다. 일본의 전략적 자율성과 전략적 불가결성 추구의 경제안보정책은 한국도 고려하고 있는 요소인 가운데, 양국 모두 자유시장질서의 유지가 국익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일치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미중간 기술 패권경쟁이 가속화되는 속에서 경제의 안보화 추세에 적응하는 한편, 자유무역질서의 유지도 필요로 하고 있다. 미중 간의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하면서 특정 지역이나 기업과의 거래가 제한되는 상황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수출관리강화 조치로 인해 중국기업과 거래하는 한일 기업들은 공급망 전체의 리스크 관리는 물론, 중국의 대응조치로 인해 대중 무역・투자 환경도 급변하는 만큼 비즈니스 환경 악화에 대응할 필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미중갈등이 격화되는 속에서도 한일 양국은 거대한 중국의 내수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며, 또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전면적으로 단절하기도 어려운 여건이다. 한일 양국은 자유무역체제 확대라는 공통된 목표하에 협력이 가능한 공간이 존재한다. 미중경쟁이 경제의 안보화 추세 속에서 자유주의 질서에서 벗어나는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은 자유주의 국제경제질서의 창발을 위해 지역적 차원과 글로벌 차원에서 다자주의 협력 제도와 규범 창출에 목소리를 함께 낼 필요성이 있다. 2020년대 동아시아 또는 인도태평양 지역 차원의 무역투자 분야의 거버넌스와 무역규범 논의는 글로벌 차원의 거버넌스와 규범을 선도하는 위상을 지니고 있다. 이는 한국과 일본이 글로벌 거버넌스와 규범 창출에 선도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여지가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음을 의미한다.   현재 국제경제질서의 글로벌 규범구축을 위한 한일 협력은 2022년 시점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한 협조에 포섭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은 모두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으며, 2022년 한국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중경쟁에 대한 양국 정책 선호가 매우 유사해졌다. 이는 양국의 글로벌 규범구축에 대한 협력이 미국과의 협력으로 분명해졌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새로운 지역질서 구축은 경제 영역에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로 드러나고 있다. 구체적 내용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자유와 공정의 규범성을 강조하고 있는 지점에서 ‘자유롭고 열린’ 규범성을 강조해온 일본의 기조와 부합한다. 한국의 윤석열 정부도 가치기반 외교를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이 방향성에 일치되는 정책 기조를 보인다.   하지만, 자유와 공정 또는 ‘자유롭고 열린’의 규범성이 한일 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한일 양국이 원하는 진정한 자유주의적 질서인지에 대해서 숙고할 필요성이 있다. ‘자유롭고 열린’의 수사가 중국에 대한 배제로 귀결되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는 포괄적 경제평화의 길을 찾을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   중국의 일방적 자의적 조치를 견제하는 글로벌 규범 창출 노력과 더불어 중국과의 경제관계도 병행 발전시키는 것에 대해서도 양국 모두 이해를 가지고 있다. 이 부분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하지만, 2017-2019년 사이에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헤징 차원에서 중국과 일대일로 협력을 추구했던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선택이 시사해주는 점이 있다. 이는 미국에서의 불확실성에 대해 일본의 보수 정권이 보여준 유연성은 미중 사이에 일본의 전략적 자율성에 기반한 전략 추구가 가변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당시 한국 정부의 대중 정책 지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미중경쟁 상황에서 한일 양국은 각각 헤징을 추구했지, 상호 협력하여 헤징을 시도하지 않았다.   2017-2019년에 일본 정부의 대중 접근과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는 동시에 이루어졌다. 2017-2019년 시점에서 일본에게 한국은 중국보다 더한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였다. 미중경쟁 속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해서 헤징전략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 사이에 감정을 내려놓고, 글로벌 지경학에서 유사한 문제를 공유하고 있다는 전략사고가 역사 현안을 둘러싼 감정을 넘어서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이러한 과제가 과도한 반일 감정을 자제하라는 한국에게만 주어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한일 양국관계에서 상대방에 대해서 감정을 넘어 전략 사고를 하라는 과제는 일본에게도 강하게 요구되는 것이다.   V. 한일경제협력의 미래, 한일 양자가 아닌 글로벌 차원의 협력   2019년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 이후에 한일경제협력의 방향성이 보다 뚜렷해졌다고 본다. 그 방향성은 한일 협력이라는 양자관계의 틀을 넘는 것이다. 한일 사이에 정부 주도로 양자적 경제협력의 유인을 새롭게 발굴하는 노력은 현 시점에서 적절성이 없다. 미중경쟁 시대 한일경제협력은 자유주의 질서의 글로벌 규범 창발을 위한 한일 양국의 지역적 그리고 다자적 차원의 외교 노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한일 양국이 경제적으로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는 세계화된 자유주의적 무역과 생산 질서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속에서 한일 양국의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자유롭게 상호 간의 비즈니스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한일경제관계를 양자관계에서만 고려하여서는 한일경제협력의 합목적성이 찾기 어려운 여건과 연동된 변화이다.   한편, 미중경쟁 시대 글로벌 규범 창발을 위한 한일 협력이 미중을 포섭하는 질서 창출을 견인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2022년 시점에서 한일 양국의 협력은 미국이 주도하는 규범성에 맞추는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미중 사이에 기계적 균형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미국이 주장하는 자유와 공정의 규범성은 자유주의 질서의 기초이기도 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사례와 같이 중국 배제 성격이 한일 양국의 이해와 가치관에도 손상을 준다면 또는 최근 바이든 행정부 사례와 같이 한일 양국의 미래 산업 발전 전략과 근본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러한 미국 위협에 대한 전략적 자율성 정책 추구의 여지와 이를 위한 한일 협력의 가능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   [그림 1] 한일관계가 중요한 이유   [그림 2] 한국의 경제 관계에 있어 중요한 국가나 지역   [그림 3] 한일정상회담에서 논의했으면 하는 의제   [그림 4] 한일 간 경제 관계에 대한 의견     ■ 저자: 이정환_서울대학교 외교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국민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전임연구원과 동 대학 국제학부 교수를 역임하였다. 주요 연구 분야는 일본 정치경제와 일본 외교이다. 주요 논서로는 <현대 일본의 분권개혁과 민관협동> (2016), <일본 지방창생 정책의 탈지방적 성격>(2017), <아베 정권 역사정책의 변용: 아베 담화와 국제주의> (2019)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박은진_EAI 연구원     For inquiries: 02 2277 1683 (ext. 204) | ejpark@eai.or.kr  

이정환 2022-09-27조회 : 10853
논평이슈브리핑
[EAI 이슈브리핑] ‘모르겠다’라는 적극적인 응답

I. 한일관계는 나쁘지만, 중요하다   필자가 동아시아연구원(EAI)과 겐론NPO의 ‘한일국민 상호인식조사’를 유심히 살펴보게 된 것은 2020년 제8회 인식조사부터이다.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이어진 수출금지조치, 한일 비자 면제 정지로 이어지는 국면 속에서 최악의 한일관계라는 뉴스가 연이어 보도되던 때이다. 한일관계는 늘 최악이지 않았나‘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동아시아연구원과 겐론NPO의 상호인식조사에서 국민 상호간의 호감도가 바닥을 치고, 한일관계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은 최고조에 있어, 한일관계는 곧 국민감정으로 표현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2년의 인식조사에서도 ‘한일관계가 나쁘며, 상대국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라는 부정적인 답변이 여전히 많지만 그 비율이 줄어들었다. 반면 ‘한일관계의 미래가 좋아질 것이다’, ‘상대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답변은 양국 모두 증가하여 격앙된 감정이 다소 누그러졌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 한일 관계의 중요성   [그림 2] 한일 관계의 중요성 10년 추이   대다수 한국인(81.1%)은 한일관계 회복을 바라고 있지만, 절반 이상의 응답자(52.0%)는 한일관계는 앞으로도 ‘현재와 같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관계회복을 원하지만 밝은 전망을 갖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를 짚어보면, 관계회복을 위한 과제로서 한국(57.7%)과 일본(66.3%) 모두 ‘역사문제 해결’을 꼽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역사문제라는 걸림돌 앞에서, 한일 정부가 적정한 협의를 도출하고 이에 대해 양국 국민들이 호응하는 것이 지난 과제임을 알기에 한일관계의 미래를 밝게 보지 못하는 것이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에 좋은 인상을 갖지 못하는 이유 역시 ‘역사문제’에 얽혀있다.   그러나 10년에 이르는 한일 인식조사에서 한결같은 인식은 ‘한일관계는 중요하다’라는 점이다. 한일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한일 간 인식 차이는 존재한다.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응답자 비율은 한국이 30%가량 높다. 그러나 일본의 답변을 자세히 보면,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라는 응답(56.5%)은 ‘중요하지 않다(14.2%)’의 네 배에 이른다. 또한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라는 가부의 응답 외에 30%에 이르는 ‘모르겠다’의 답변에도 주목해 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은 대등한가’와 같은 문항이 생겨나고, ‘일본의 미래는 밝지 않다’는 응답이 늘어나는 속에서 이 30%에 이르는 ‘모르겠다’ 역시 한류와 혐한이 동시에 분출한 최근 일본사회를 분석하는데 있어 의미 있는 응답일 것이다.   한국이 ‘왜 중요한가’의 일본 측 설문에 있어 ‘한국은 역사적, 지리적, 문화적 관계가 깊은 이웃나라이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71.9%로 압도적이었다. 한국 측 답변 역시 ‘이웃나라이기에’의 응답이 64%에 이르렀고, 그보다 조금 더 많게는 경제적인 상호의존성의 중요함을 꼽았다. 상호의존성이 높은 ‘이웃나라’이기에 한일관계는 ‘나쁘지만, 중요하다’라는 공통 인식 속에서 한일관계 개선은 끝없는 과제로 다가온다. 그리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역사문제라는 난제를 잠깐 비켜나 소통하고자 할 때 대중문화는 가장 믿을만한 실마리로 꼽히곤 한다.   II. 대중문화 교류의 상호성과 동시대성   ‘한일 양국이 대등한 관계에 있는가’의 질문은 ‘이미 1인당 GDP가 한국이 일본을 넘어섰고, 방위비 역시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수준이 되었으니, 한국과 일본은 대등한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이 문항은 경제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대등한가’를 묻고 있지만, 사회문화적인 변화, 특히 대중문화의 측면에 주목하면 이 ‘대등한 관계’의 의미는 훨씬 더 선명해진다. 1990년대까지의 일본문화 수입금지 배경에는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감이 있었으나 일본 대중문화 개방이 한국 대중문화산업을 위축시킬 것에 대한 강한 우려 또한 존재했다. 그렇기에 현실적으로 일본문화 베끼기가 성행하면서도 공식적으로는 빗장을 걸어 잠근 것이다. 그러나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의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에 이어진 한국 내 일본문화 개방으로부터 불과 20여 년이 흐른 오늘날, 한국의 대중문화는 한일의 ‘대등함’을 넘어 상호성, 동시대적인 소통의 가장 의미 있는 키워드가 되고 있다.   [그림 3] 상대국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이유   상대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는 이유를 보면 한국은 ‘일본인들의 성실한 국민성’에 대한 호감이 절반을 넘는다. 이 답은 ‘생활수준이 높은 선진국이어서’(37.8%)라는 답변을 크게 웃돈다. 한일 간 역사문제가 격화된 속에서도 ‘일본인에 대한 좋은 인상’이 지속된다는 점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좋지 않은 인상을 가지는 이유로 80%의 응답자가 ‘일본 정치 지도자의 발언 및 행동’을 특정한 것과 대조된다. 한편,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는 일본 응답은 ‘한국의 대중문화(44.7%)’, ‘식문화와 쇼핑(43.4%)’을 꼽아, 이른바 ‘한류’ 소비가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의 원천임을 확인할 수 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 미만 75%, 20대 64.7% 등 젊은층으로 갈수록 ‘대중문화를 매개로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진다’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한국/일본 모두 ‘중국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지만, 친근감을 느끼는 것은 일본/한국이라고 답했는데, 이 친근감은 대중문화를 매개로 한 소통에 기반할 것이다.   [그림 4] 일본 대중 문화가 일본에 대한 인상을 향상시키는지   [그림 5] 상대국의 대중문화 소비 정도   한국 대중문화를 즐기는가의 질문에 대해 ‘매우 그렇다’, ‘그렇다’의 응답은 각각 7.3%, 27.3%이다. 한국대중문화를 즐긴다는 응답자는 20대 미만 56.5%, 20대 49.6%으로 가장 높지만, 60대도 31.4%가 한국 대중문화를 즐긴다고 응답해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전 연령대에 분포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여성의 응답에 주목하면 20대 61.1%, 50대와 60대도 40%를 넘는 응답자가 한국 대중문화를 즐기고 있다.   대중문화가 한국에 대한 인상을 향상시키는가의 질문에서는 연령과 성별 불문하고 긍정적인 응답이 높았다. 전체 86.2%의 응답은 한국에 대한 인상이 좋아졌다고 답했고, ‘모르겠다’의 응답(5.8%)이 적은 것 또한 특징이다. 혐한/반일을 누그러뜨릴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때에 ‘대중문화’를 통한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는 바로 이 인식조사에서 보듯, 일상적으로 대중문화 상품을 소비하면서 상대국에 대해 자연스럽게 좋은 감정을 가지게 되기 때문인 것이다.   III. 한류에서 K로, 드라마에서 케이팝으로   2003년 4월 NHK <겨울연가> ‘욘사마’ 열풍과 함께 일본 내 한류 붐은 본격화되었다. <겨울연가>는 2003년 12월, 2004년 4월, 같은 해 말까지의 네 번의 NHK 재방송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2008년에는 케이팝 가수들에 대한 젊은층의 팬덤이 형성되면서 이른바 2차 한류 붐이 일어났다. 그러나 2012년 이명박 대통령 독도 방문과 천황 사죄요구 발언은 한류에 찬물을 끼얹고 혐한 감정을 자극했다. 2018년 BTS 등 케이팝 스타들의 폭발적인 인기는 3차 한류의 불을 지폈고, 신오쿠보 거리 역시 다시 술렁였다. 2020년에는 ‘최악의 한일관계’ 속에서도 ‘사랑의 불시착’ 등 드라마가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면서, 코로나19 ‘국경봉쇄’ 속에서 4차 한류의 붐이 일었다.   그럼 한/일은 상대국 대중문화의 무엇을 좋아하는가. 한국인은 일본의 망가와 에니메이션을, 일본인은 한국의 드라마와 대중음악을 좋아한다. 일본의 조사에 주목하면, 연령이 낮을수록 케이팝, 연령이 높을수록 드라마를 좋아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20대 이하와 20대는 각각 84.6%, 55.9%가 케이팝을, 60대 이상은 64.5%가 드라마를 좋아한다.   [그림 6] 상대국의 대중문화 중 관심 분야   [그림 7] 한일관계 악화가 상대국 대중문화 소비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유튜브 등 글로벌 뉴미디어 환경을 통해 한국 대중문화 소비층이 저변을 확대되는 동안, 민족주의의 냄새를 풍기는 ‘한류’ 대신 ‘K’가 쓰이기 시작했다. ‘몇 차’ 한류인가의 파도를 그리는 것 역시 순식간에 촌스러운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겨울연가’로 대표되는 1차 한류가 공영방송 NHK에서 방영되었다면, 지금은 개별 소비자가 플랫폼의 중심에 서 있으며, 미디어의 변화와 함께 대중문화 소비 및 이에 연동하는 친밀감은 한일정세의 자장을 벗어나게 되었다.   한일관계가 악화되어도 대중문화를 즐기는 것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다는 의견은 일본(61.0%)이 한국(35.6%)보다 훨씬 뚜렷하다. 아이돌의 일상을 공유하면서도 ‘국적과 무관하게’ 음악을 소비함으로써, 정치적인 이슈들에도 문화소비의 장은 위축되지 않는 것이다. 케이팝 소비의 이유는 소비자가 감각적으로 느끼는 ‘멋짐’에 기인하기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방문으로 ‘한류’가 일순간에 얼어붙었던 것과 같은 현상이 앞으로 다시 벌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케이팝이 ‘멋짐’을 유지하는 한 말이다. 그러나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등 뉴미디어의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익명의 공간은 거침없는 혐오 발언을 쏟아내며 ‘혐한’을 주도한 산발적인 구심점들을 제공했다는 점 역시 유의해야 할 것이다.   한국 대중문화 소비에 가장 적극적인 ‘젊은이’들은 한일관계에 대해 ‘모르겠다’의 응답이 가장 많은 그룹이기도 하다. 한국에 친밀감이 높은 젊은층이 한일관계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가질 것으로 예상하기 쉽지만, 그들의 답은 의외로 그렇지 않다. 한일관계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있어 ‘긍정’의 대답은 20대 미만에서 39%, 20대에서 29.4, 30대에서 20.2%, 40대 30.6%, 50대 30.6%, 60대 이상 26.1%로, 70대 이상 38%로 연령에 따른 뚜렷한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더 나아가 ‘한일관계가 개선되어야 할 것인가’의 질문에서는 오히려 연령이 높을수록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20대에서는 39.5%만이 ‘개선’에 손을 들었다면 70대 이상은 67.9%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쪽이었다. 한국 대중문화 소비에 가장 적극적인 20대 여성의 경우,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44.4%였지만, ‘모르겠다’의 응답이 똑같이 44.4%를 차지했다. 사전 지식이 없더라도 입장을 표명할 수 있을법한 문항에 ‘모르겠다’라고 답하는 것은 무지나 무관심을 넘어서는 ‘적극적인’ 의사표현이 아닐까. 케이팝을 좋아하지만 이를 한일관계 등 정세변화와 엮지 말아 달라는 적극적인 표현으로 이 ‘모르겠다’의 응답을 해석하고 싶다.   IV. 미래로 가는 무거운 발걸음   [그림 8] 자국의 미래에 대한 전망     자국의 미래에 대해, 한국에서는 낙관적인 전망(66.8%)이, 일본에서는 비관적인 전망(50.8%)이 더 많았다. 일본의 미래에 대한 ‘비관’에서 더욱 주목하게 되는 것은 40대 전후의 응답자에 비관적인 응답이 많다는 점, 그중에서도 사회 현역으로 가장 왕성할 40대 남성(64.8%)이 일본의 미래에 가장 비관적이라는 사실이다.   1인당 GDP에 있어 한국이 일본을 넘어섰고, 방위비 역시 한국과 일본이 비슷한 수준이니 ‘한일 양국이 대등한 관계에 있는가’의 문항에 있어, 한국에서는 ‘대등하다’(48.1%)라는 응답이 ‘아직 대등하지 않다’(40.1%)의 응답보다 많았다. 같은 질문에 대해 일본의 응답은 한국과 일본은 ‘대등하다’는 답변이 27.8%, ‘아직 대등하지 않지만 그러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답은 28.9%로 조금 더 많았다. 그리고 그보다 조금 더 많은 답변은 32.6%에 이르는 ‘모르겠다’였다. 일본사회의 배외주의는 경기침체와 그에 따란 사회적 불안 속에서 잉태되었다고 분석한다면, 자국의 미래에 대한 질문, 그리고 한국의 추월에 대한 응답에서 일본인들이 느끼는 조바심을 읽어 볼 수 있다.   [그림 9] 한일관계에 대한 자국 언론의 보도 공정성 평가   그렇다면 일본내에서 불거지는 혐한 표현에 대한 일본인들의 응답은 어떠할까. 일본 조사에서는 ‘인터넷에 한국에 대한 공격적인 표현들이 많은데, 이는 일본의 민의를 적절히 반영한 것이라고 보는가’에 대해, 단지 13.8%만이 ‘적절히 반영한다’고 답했다. 그에 비해 34.6%의 응답자는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지 않다’라고 비판적인 입장을 표현했다. 일본인들이 한국이나 한일관계에 대해 정보를 얻는 것은 88%가 뉴스미디어이며, 텔레비전(63.9%)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고 답했는데, ‘미디어가 한일관계를 객관적이고 공평하게 보도하는가’의 질문에 ‘그렇다’라는 일본 측 응답은 20.6%에 불과했다.   그러나 혐한 표현에 동조하지 않으며,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평가하면서도 동시에 두 항목 모두에서 절반 이상의 응답자는 ‘모르겠다’라고 응답한다. 동조하지 않지만 비판하지 않는, 과반수가 넘는 회색 응답이 존재하는 것이다. 헤이트스피치로 대표되는 혐한의 표현들은 헤이트스피치 금지법안 등 일본사회 내의 제도적인 장치를 통해 잦아들었다. 그러나 ‘모르겠다’라고 답하는 이 과반수 대중의 응답에서 배외주의를 허용하고 묵인하는 공기 또한 감지하게 된다. ■     ■ 저자: 박승현_계명대학교 일본어일본학과 조교수. 도쿄대학 총합문화연구과 인류학박사. 재해와 시민사회, 인구변동, 거주와 복지 등을 주제로 일본 사회문화를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도쿄 대규모 공공단지의 고령화와 재건축을 다룬 『老いゆく団地: ある都営住宅の高齢化と建替え』(2019, 東京 森話社), 『재일한인의 인류학』(2021, 공편), 『팬데믹, 도시의 대응』(2022, 공저) 등이 있다. 최근 논문으로 「코로나19 자숙이 불러일으킨 ‘세켄(世間)’의 공기: 일본문화론의 재부상과 ‘코로나 쇄국’의 문제」(2022), 「고베 도시경영의 계보와 ‘부흥재해’: 한신대지진 이후 신나가타역남지구 재개발사업을 중심으로」(2022). 「일극집중사회 일본, 도쿄의 코로나19: 중앙-지방, 중앙정부-지자체의 역동」(2021, 공저), 「코로나19 팬데믹과 불안억제사회 일본: 재난공동체의 불안과 자숙, 그리고 연대」(2020)가 있다.     ■ 담당 및 편집: 박은진_EAI 연구원     For inquiries: 02 2277 1683 (ext. 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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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현 2022-09-15조회 : 11802
논평이슈브리핑
[EAI 이슈브리핑] 한일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국민 여론, 정책으로 이어질까?

2022년 8월 실시한 제10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는 양국 여론이 관계개선을 지지하고 있음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한일관계는 2019년 한국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에 따른 외교 갈등, 수출규제를 둘러싼 무역 갈등, 지소미아 해소 선언 등 안보 갈등을 겪으며 국교 정상화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이후 양국의 여론은 빠르게 호전되고 있다. 상대국에 대한 인상(호감도), 양국관계 개선에 대한 여망, 한일관계의 미래 전망 등에서 상호인식 조사를 시작한 2013년 이래 최고치 수준에 육박하였다. 또한 외교안보 및 경제 사안에 대해서도 양국 간 동조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인식, 북핵 대응, 한미일 안보협력, 경제 안보 대응 등에서 양 국민 간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국민 여론이 긍정적으로 돌아선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는 여론의 기대에 부응할 것인가. 양국 정부는 여전히 강제동원 판결에 따른 자산 현금화 등 현안을 해결하지 못한 채 관계개선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양국 국민들은 정부 차원의 노력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추고 있다. 상대국에 대한 자국의 정책에 대한 평가나 신정부 사이 한일관계 개선 전망은 그리 높지 않다. 정부 수준과 국민 수준의 우호감 사이에 간극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 이면에는 정부 간 ‘신뢰의 상실’이 자리하고 있다. 양국 정부는 역사문제를 둘러싼 감정적 대립으로 불신의 소용돌이에 빠져 상대국과 협력을 주저하고 상대국의 전략적 가치를 평가 절하하며 종종 대립적으로 행동해온 상황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양 정부는 현안인 전시하 강제동원 및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해 역사 인식 및 법적 인식의 상이를 냉철히 검토하기보다는 국민적 자긍심, 민족주의적 정서를 앞세우는 주장적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설령 현금화 문제를 푼다고 해서 10년간 구조화된 갈등(혹은 ‘잃어버린 10년’)을 해소하기는 어렵다. 이번 국민 여론에서 드러났듯이 역사문제가 외교적 갈등을 일으키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미래지향적 협력의 견지에서 여러 신뢰회복조치를 전개해야 한다. 양국은 역사문제에서 대승적 합의를 향한 노력과 병행하여 무역, 공급망, 첨단기술, 생태환경, 군사안보 등 사안에서 다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준비하고 이끌어 가야 한다.   I. 상대국에 대한 긍정적 여론의 확산   이번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장기간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관계의 개선을 향한 양국 국민의 우호적 여론이다. 한국민의 일본에 대한 인상은 좋은 인상이 30.6%, 나쁜 인상이 52.8%로 나왔다. 이는 전년 대비 10.1%p 증가, 비호감도 10.4%p 감소치이다. 증가율은 10년 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의 경우, 좋은 인상이 30.4%, 나쁜 인상은 40.3%로서 호감도는 전년 대비 5%p 증가, 비호감도는 8.5%p 감소하였다([그림 1]).   [그림 1] 상대국에 대한 인상 10년 추이   과거 10년 추이를 돌이켜 보면 양 국민 상호인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두 사건은 2012년 지소미아 논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 한일 통화스와프 해소, 위안부 문제 협의 중단 등 역사-경제-안보 3면에서 불거진 복합 갈등과 2019년 전후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에 따른 외교 대립, 무역 갈등, 지소미아 논란 등 또 한차례의 역사-경제-안보 복합 갈등이다. 역사문제와 안보·경제 등 협력 사안이 서로 부정적으로 연계되어 양 정부가 대립하는 최악의 상황이 연출되자 국민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그러나 두 사태 이후 모두 반등 국면이 나타났다.   올해 조사에서 나타난 호감도 상승은 양국 모두 과거 최고치 수준에 육박하고, 비호감도는 최저지에 근접하고 있다. 양국은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부 출범 초기인 2013-14년 최저점을 찍은 이래 꾸준히 상승하다가, 2018-19년 문재인 정부와 아베 정부 간 대충돌로 급락한 후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한국의 경우 18.3%p 상승했고, 일본도 10.4%p 상승했다.   [그림 2] 미래의 한일관계   상대방에 대한 우호적 분위기는 미래에 대한 전망의 개선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12%p 상승, 일본은 11%p 상승을 보였다. 한국의 경우 호전 전망은 전년 대비 11.6%p 증가, 악화 전망은 7.5%p 하락하였음을 볼 수 있다. 일본 역시 개선 전망은 전년 대비 12.7%p 급증, 악화 전망은 12.9%p 급락하였음을 볼 수 있다([그림 2]). 또한, 한국인의 압도적 다수인 81%, 일본인의 과반을 넘는 53.4%가 관계 개선을 지지하였다. 이는 전년 대비 한국은 10%p, 일본은 6.7%p 증가한 수치이다([그림 3]).   [그림 3] 한일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의 필요성   II. 우호적 여론 상승 요인   2019년 양국 정부의 대충돌로 정부간 신뢰가 바닥에 떨어지고 국민감정의 골이 깊었던 한일관계 상황이 2021년 반등에 성공하고 올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가. 다음과 같은 3대 요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1. 과잉 대립의 교훈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점은 2019년부터 과열된 양국 정부 간 공방이 국익에 합치하지 않는다는 양 국민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자국 정부의 상대국에 대한 대응과 태도에 대체로 부정적 인식을 보이고 있다. 양국 모두 부정적 평가가 긍정적 평가를 앞서며 ‘어느 쪽이라 말할 수 없다’는 유보적 인식도 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문재인 정부나 아베 정부가 상대방에 보인 강경한 입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그림 4],[그림 5]).   [그림 4]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대응과 태도 평가   [그림 5] 일본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 평가   특히 2019년 7월 아베 정부가 취한 수출규제를 둘러싼 보복과 맞보복의 악순환은 결과적으로 과잉대응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아베 정부는 반도체 소재 3품목(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폴리이미드) 수출규제를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출물량의 급격한 축소 혹은 단절을 실행하지 못하여 한국에 실효적 압박을 가하지 못하였고, 현재 시점에서 불화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두 품목의 수출은 오히려 증가하였다. 한국의 경우도 맞대응 차원에서 이른바 일본에 대한 ‘소재-부품-장비 자립’ 전략을 대대적으로 추진하였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한일 양국 기업 간 공급망이 촘촘히 짜여져 있고, 외부 충격에도 회복탄력성(resilience)이 높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결국 양국은 정부의 불필요한 대응으로 소모전만 치렀고 양측 모두 상대국에 대한 여론 악화란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으로 지소미아 해소를 선언한 행위 역시 과잉대응이었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강렬한 반발이 한미일 안보협력을 저해하는 행위라 인식하여 외교적 압력을 가하였고, 한국은 한 발짝 물러나야 했다. 한국에게는 자충수가 된 것이다. 또한 이는 국민 여론과 상충되는 행위이었다. 국민들은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을 지지하고 있는데, 정부와 정치권이 반일감정에 휘둘려 이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그림 6]).   [그림 6]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입장   2. 미중 전략경쟁과 중국 요인   대외요인으로서 미국의 압력은 한일관계 개선에 주요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소미아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공방을 거치면서 미국은 한일관계 회복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확보하는데 핵심적인 요소라 보았고, 2022년 2월 백악관이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에서 한일관계의 회복을 명기하는 데 이르렀다. 미중 전략경쟁의 파고가 높아지는 속에서 미국은 역사문제가 자국의 핵심적 안보이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하에 한일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을 강력히 주문해 왔고, 국내 여론을 환기하고 있다. 특히 국내 여론에서 미국에 대한 전략적·경제적 선호도가 상승하고 있는 점은 미국의 한일관계 개선 요구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간주할 수 있다.   중국의 도전도 점차 한일관계를 규정하는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 이슈브리핑에서도 미중 대립과 중국 위협론의 등장이 한일관계 개선의 동력으로 작용하였음을 지적한 바 있다.[1]   올해 조사 역시 중국위협론이 다방면에서 드러나고 있다. 한국에서 중국에 대한 인상은 11.8%로 거의 일본의 1/3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악화되어 있다([그림 7]). 중국의 부상이 한국의 경제적, 안보적 이익에 위협으로 생각한다는 의견이 무려 75.4%로 기회로 보는 시각(19.3%)을 압도하고 있고([그림 8]), 한일 양국 모두 중국을 군사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시각이 북한 위협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그림 9).   중국위협론의 증가가 일본과의 협력 유인 증가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는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나타난다. 한국의 경우, 중국 견제용으로 삼각협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의견이 51.7%로 북한 견제용인 56%에 근접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도 한반도 안정(73.9%) 다음으로 중국 견제(42.7%)를 꼽고 있다(그림 10). 또한 경제안보 측면에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협력에 강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62%)([그림 11]). 이러한 여론의 흐름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과 미일 정상회담에서 ‘공통의 안보·경제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일 협력 강화를 명시한 공동성명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중국 경계론과 위협론이 확산될 수록 한국과 일본이 가치를 공유한 국가라는 정체성 차원의 동류의식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비근한 사례로서, 상대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고 있는 이유로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를 꼽는 비중이 한국은 2021년 12.1%에서 2022년 23.7%로 급증(11.6%p)하였고, 일본 역시 15.1%에서 21.4%로 증가하였다.   [그림 7] 중국에 대한 인상   [그림 8] 중국의 부상이 한국의 경제적, 안보적 이익에 주는 영향   [그림 9]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국가/지역   [그림 10] 한미일 군사안보협력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   [그림 11] 미국과 일본의 중국에 대한 경제관계 제한에 대한 찬반   3. 정권 교체 효과   아베 정권 및 문재인 정권의 퇴진은 양국관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조사 결과를 보면 지도자에 대한 인상과 상대국 전체에 대한 인상 사이에는 높은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상대국 정상에 대한 비호감이 상대국 전체에 대한 비호감으로 이어져 왔다. 역으로, 비호감 지도자의 퇴진과 함께 여론이 호전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퇴임 이후 부정적 인상이 급감하였고, 한국의 경우는 2020년 여름 아베 총리 퇴진 이후 스가와 기시다 정권이 이어지면서 지도자에 대한 부정적 인상이 하락하고 있다([그림 12], [그림 13]). 아베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 퇴진이 후임 지도자에 대한 호감도로 바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으나 적어도 향후 상승의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의미는 찾을 수 있다.   [그림 12] 상대국 지도자: 한국   [그림 13] 상대국 지도자: 일본   III. 여론이 정책으로 연결될까?   양국 국민 여론은 상대국에 우호적이고 관계개선을 선호하고 있는 반면, 자국 정부의 관계개선 능력에 대한 기대치는 낮게 표시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양국 국민들은 자국 정부의 상대국에 대한 대응과 태도를 지지하지 않는 경향을 보여 왔다. 보다 구체적으로 윤석열 정부와 기시다 정부 간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개선될 것이란 의견과 바뀌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그림 14]).   [그림 14] 윤석열 신정부와 기시다 정권에서 한일관계의 개선 가능성   핵심 현안은 윤석열 정부와 기시다 정부가 관계개선의 걸림돌이자 시금석인 강제동원 현금화 해법에 합의하는 일이다. 이는 상당한 국내정치적 부담을 수반한다. 우선, 현안 해법에 대해 양국 국민의 의견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일본국민의 30%는 대법원 판결이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위반이므로 일본기업이 판결에 따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반면, 한국 국민의 36%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일본기업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과 현금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그림 15]).   [그림 15] 대법원의 판결로 양국이 대립하는 상황에 대한 해결 방안   한편, 다수의 국민(60-70%)은 이상과 같은 원칙론적 입장과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들이 뚜렷한 대안을 꼽지 못하는 이유는 양국 정부가 아직도 이렇다 할 제3의 길을 제시하지 못하는 데 있다. 현금화 문제의 핵심은 한편으로는 원고측(피해자 및 변호인단)과의 협상, 다른 한편으로 일본과의 협상이란 양면 협상을 치르는 것인데, 특히 전자는 국내정치적으로 고도의 신중함과 통치술을 요구하는 과제라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여권의 결속을 이루어가는 동시에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야당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정치적 난제에 봉착해 있어 현금화에 대한 정치적 결단을 내리기 어려운 처지이다. 기시다 정부 역시 여당 내 소수 파벌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돌파를 감행할 만한 정치적 유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요컨대, 양국 사이에 우호적 여론이 형성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제동원 보상과 현금화 문제가 정치권과 정부에 의한 정치적 결단으로 조기에 해결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면, 현금화 문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협상 노력을 경주하는 한편, 안보와 경제 등 여러 미래지향적 이슈들에서 양국 간 협의가 병행 추진되어야 한다.   지난 10년간 한일 상호인식조사 결과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경제-안보 3면이 부정적으로 연계되어 구조화된 관계 악화와 신뢰 상실 현상(‘잃어버린 10년’)은 쉽사리 회복되기 힘들다. 현금화 문제를 해결하면 한일관계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은 단순 사고에 불과하다. 장기적 견지에서 신뢰 재구축을 위한 여러 조치들이 추진되어야 하며, 그럴 때 역사문제 해결의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다. 실제로, [그림 16]에서 보듯이 양국 국민은 점차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를 만들어가면 역사문제도 서서히 해결될 것이다”라 보고 있다.   [그림 16] 양국이 상대국과의 관계에 있어 취해야 할 입장   양국은 특수한 양자적 관계 차원이 아니라 지역적, 지구적 차원에서 공통과제를 해결해 가는 자세로 상대방을 대해야 한다. 현재와 미래, 한일 양국이 마주하는 최대 외교적 도전인 미중 전략경쟁의 압력은 양국 간 신뢰구축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무역, 공급망, 기술, 기후변화, 보건, 군사, 사이버안보 등 여러 분야에서 한일협력은 한미일 협력의 틀 속에 놓여 있어 미국을 지혜롭게 활용하여 추진할 수 있다. 양국은 북한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안보협력을 추진하고,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나 쿼드-플러스(Quad plus)와 같은 다자 협의체 및 CPTPP 등 무역협정의 확대를 통해 자유무역 수호, 공급망의 회복탄력성 향상, 신흥기술 분야 혁신을 위한 상호협력, 인태 지역 인프라 건설 공조,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에너지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이것이 이루어질 때 역사 현안에서도 진전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     [1] 손열. 2021. “미중 갈등의 첨예화, 한일관계 개선을 요구하다.” EAI 이슈 브리핑 (2021.10.8.)     ■ 저자: 손 열_ EAI 원장,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시카고대학교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중앙대학교를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재단법인 동아시아연구원(East Asia Institute) 원장이다.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원장과 언더우드국제학부장, 지속가능발전연구원장, 국제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하였고, 도쿄대학 특임초빙교수, 노스캐롤라이나대학(채플힐),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방문학자를 거쳤다.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2019)과 현대일본학회장(2012)을 지냈다. Fullbright, MacArthur, Japan Foundation, 와세다대 고등연구원 시니어 펠로우를 지내고, 외교부, 국립외교원,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자문위원, 동북아시대 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전공분야는 일본외교, 국제정치경제, 동아시아국제정치, 공공외교이다. 최근 저서로는 『2022 대통령의 성공조건』(2021, 공편), 『2022 신정부 외교정책제언』(2021, 공편), 『BTS의 글로벌 매력 이야기』(2021, 공편), 『위기 이후 한국의 선택』 (2021, 공편), Japan and Asia's Contested Order (2019, with T. J. Pempel), Understanding Public Diplomacy in East Asia (2016, with Jan Melissen), “South Korea under US-China Rivalry: the Dynamics of the Economic-Security Nexus in the Trade Policymaking,” The Pacific Review 23, 6 (2019), 『한국의 중견국외교』 (2017, 공편)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박은진_EAI 연구원     For inquiries: 02 2277 1683 (ext. 204) | ejpark@eai.or.kr  

손열 2022-09-14조회 : 11272
멀티미디어
[제2회 MBN-동아시아연구원 외교전략 심포지엄] 차기 정부의 대외 전략은

  동아시아연구원(원장 손열)은 MBN과 공동으로 <제2회 MBN-동아시아연구원 외교전략 심포지엄: 차기 정부의 대외 전략은>을 11월 30일(화)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개최하였습니다. 패널들은 신 정부가 당면할 대(對)미중 외교의 복합화, 북한 비핵화와 북한 문제의 21세기적 해결, 한일 외교의 신구상, 코로나 이후 질서의 새로운 문명 표준을 이끌어 갈 선도 외교라는 4대 과제와 성공적인 외교 전략에 대하여 심도 깊게 논의하였습니다.   본 심포지엄은 사전 신청한 현장 참석자와 실시간 온라인 청중이 함께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프로그램 프로그램 8:40-9:00 개회사 손 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학교 교수 환영사 류호길 MBN 대표이사 축 사 이인영 통일부 장관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이광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9:00-9:15 여론조사 발표 손 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학교 교수 9:20-10:35 제 1세션 <외교 대통령으로 성공하려면> 사회 손 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학교 교수 정창원 MBN 부국장 패널 위성락 前주러시아 대사,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실용외교위원회 위원장 김성한 고려대학교 교수, 前 외교부 차관, 국민의힘 캠프 외교안보 정책 자문 10:35-10:45 Coffee Break 10:45-12:00 제 2세션<신정부의 공생 외교 재건축> 사회 하영선 EAI 이사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패널 전재성 EAI 국가안보연구센터 소장, 서울대학교 교수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 폐회사 하영선 EAI 이사장,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2021-11-30조회 : 8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