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한국에게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매우 가까운 나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 양국은 과거사에 대한 인식 차이로 협력관계를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역안보와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와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한일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은 절실하다. 이에 EAI는 미래의 보다 발전적인 한일관계를 수립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 간 상호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주요 현안에 대해 한일 양국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조사하기로 하였다.

일본의 言論NPO와 함께 매년 한일 양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문항에 대해 설문을 실시한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역사인식을 비롯하여, 문화와 관광 등 한일 양국 간 협력 증진을 위한 방안, 미디어와 시민사회 등 민주주의 관련 이슈, 북한 핵 문제를 비롯한 동북아의 안보와 평화 등 한일 양국과 동북아 지역이 당면한 현안에 대해 양국 국민의 평가와 의견을 조사한다. 본 여론조사의 결과는 매년 서울과 동경을 번갈아 언론을 통해 발표하며, 이어서 개최되는 “한일 미래대화”에서 한일 양국 전문가들은 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협력 의제를 논의한다.

논평이슈브리핑
대중문화 소비가 이끄는 한일 상호 호감도: 경색된 한일관계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편집자 주] 드라마, 가요를 포함한 대중문화는 상대국에 대한 인상, 더 나아가 국가 간 정치적, 외교적 관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는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 손열)과 겐론NPO가 공동으로 진행한 ’제9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 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본 이슈브리핑에서 손열 EAI 원장과 이하연 EAI 연구원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여전히 양국의 경제협력과 안보협력이 미온적인 상황에서 양국의 호감도를 제고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은 문화 소비를 촉진하는 문화 공공외교라고 강조한다. 저자들은 대중문화 채널의 다각화, 인적 교류의 재개통, 일본에 대한 완전한 문화 개방 실시 등을 문화교류 촉진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한다.     1. 들어가며   한일관계에서 대중문화는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일본에서 BTS, <사랑의 불시착>, <기생충>과 같은 ‘한류’의 인기, 그리고 한국에서 <귀멸의 칼날>과 같은 일본의 망가, 애니메이션, 소설, J-pop 등 ‘일류’의 인기는 과연 한일 국민 상호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일까?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은 누구일까?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 대중문화 소비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문화적 매력은 정치적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까?   동아시아연구원(EAI)과 겐론NPO가 공동으로 진행한 ‘제9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를 보면 한류와 일류 등 대중문화, 쇼핑 및 식문화(食文化) 등 문화 소비는 상대국에 대한 인상, 나아가 한일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중문화의 주 소비층은 2030세대 혹은 MZ세대로서, 이들의 상대국 인식이 기성세대와 차이가 있음은 EAI 연구 결과들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1] 이번 조사결과는 상대국 대중문화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며 상대국에 긍정적 인상을 보이는 양국의 청년세대가 한일관계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주역임을 보여주고 있다.   2. 일본의 대중문화 소비와 한국 인식   지난 9년간 이어온 한일상호인식조사에서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은 20.5%-31.1%, 좋지 않은 인상은 37.3%-54.4% 사이를 오갔다(<그림 1>). 2021년 현재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25.4%의 일본 국민은 어떤 경로로 한국을 좋아하게 되었는가? 일본인이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는 이유로는 매력적인 대중문화 및 식문화, 쇼핑을 포괄하는 문화소비와 관련된 답변이 압도적이다. ‘한국의 대중문화에 관심이 있어서’라고 답변한 일본인은 53.9%나 되었고, 49.2%가 ‘한국의 매력적인 식문화와 쇼핑 때문에’라고 답변하였다(<그림 2-1>).   <그림 1> 상대국에 대한 인상 추이 2013-2021 출처: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상호인식조사(2013-2021)   <그림 2-1> 상대국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는 이유(2020-2021) 출처: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상호인식조사(2020-2021)   <그림 2-2>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출처: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상호인식조사(2021)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일본인은 상대국에 대해 대체로 좋은 인상을 갖게 된다고 답변하고 있는 점이다. 일본인의 34.5%가 한국의 대중문화를 즐긴다고 답하였고(<그림 3>), 이들 중 81.2%라는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 대중문화 소비로 인해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게 된다고 응답하였다(<그림 4>).   <그림 3> 상대국의 대중문화 소비 출처: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상호인식조사(2021)   <그림 4> 대중문화 소비로 인한 상대국에 대한 인상 출처: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상호인식조사(2021)   그뿐만 아니라, 일본인의 경우 64.6%의 높은 비율로 ‘한국 대중문화 소비가 한일관계 악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그림 5>). 이런 현상은 한국 문화콘텐츠 산업의 뛰어난 고객 유지(customer stickiness) 전략의 성공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일본시장의 니즈를 잘 파악하여, 일본 대중문화에 없는 무언가를 제공하였고, 그로 인해 음악, 드라마, 영화 그리고 최근에는 전통적으로 일본이 강세를 보인 만화와 소설계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보이고 충성심 높은 팬층을 형성해가고 있다. 즉, 한국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일본인들은 대다수가 정치권이나 사회 지도층의 한국에 대한 견해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를 소비하고, 이를 통해 한국에 대하여 좋은 인상을 갖게 되는 선순환을 일으키는 것이다. 일본인의 34.5% 즉 3명 중 1명 이상이 한국 문화를 소비한다고 답변한 것은 한국 대중문화가 일본 내에서 어느 정도 주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5> 한일관계가 대중문화 소비에 미치는 영향 출처: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상호인식조사(2021)   한편, 조사결과를 연령별로 나누어 분석해보면, 젊을수록 이런 경향들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이 확인된다. 49세 미만의 경우 한국에 좋은 인상을 받는 사람의 비율이 40%에 육박하여 높은 편인 반면, 60대 이상이 갖는 좋지 않은 인상이 전체 평균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6>).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간의 한국에 대한 인식 편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청년세대는 29세 미만과 30대의 경우 각각 46.9%, 45.6%가 한국 대중문화를 소비한다고 답하였다(<그림 3>). 이는 거의 2명 중 1명 수준으로 대단히 높은 비율이다. 또한, 이들이 한국의 대중문화 소비로 인해서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게 되었다는 비율은 60-80% 사이로서 전체 평균보다 훨씬 높다(<그림 2-2>). 그뿐만 아니라 일본인 연령대 전반이 한국 대중문화 소비로 인해 한국에 대하여 좋은 인상을 갖게 된다고 답변하였고(<그림 4>), 정치적 상황과 상관없이 대중문화를 즐긴다고 답하였지만(<그림 5>), 그중에서도 특히 30대 이하의 높은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충성심은 주목할 만하다.   <그림 6> 연령별 한국에 대한 인상 출처: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상호인식조사(2021)   3. 한국의 일본 대중문화 소비와 일본 인상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 9년간의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에서도 對일본 호감도를 주도한 계층은 청년세대, 특히 29세 미만의 세대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만, 2019년 양국 간의 무역, 안보 갈등 사태를 통해서도 한국 청년세대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기성세대보다 훨씬 큰 폭으로 변동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된 바 있다(<그림 7>). 그럼에도 불구하고, Z세대를 포함한 29세 미만 응답자의 경우, 대일 여론이 악화된 속에서 치러진 2020년도 조사에서도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호감도(2020년 조사 20대의 호감도: 19.4%)와 가장 낮은 비호감도를 보인 바 있다(2020년 조사 20대의 비호감도: 52.8%). 이는 기성세대와 상당히 유사한 수준으로 변동한 30대의 호감도 및 비호감도와 비교하여도 특이한 점이다.   <그림 7> 연령별 일본에 대한 호감도 변화(2019-2021) 출처: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상호인식조사(2021)   한국의 기성세대와 청년세대의 대중문화의 소비 역시 상당히 흥미로운 시사점을 제공한다. 일본인 응답자의 34.5%가, 그리고 전 연령대가 비교적 골고루 한국의 대중문화를 소비한다고 답변한 것에 비해 한국 측의 18.0%가 일본의 소설, 망가/애니메이션, 영화 등 대중문화를 소비한다고 답변하였다. 반면 한국의 기성세대는 일본의 대중문화를 거의 소비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고 심지어 젊은 층에 속하는 30대의 경우에도 이 비중이 21.8% 정도로서 한국 측 전체 평균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29세 미만의 경우 일본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비중이 41.5%로 대단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그림 3>).   일본 국민과 마찬가지로 한국 국민도 일본의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사람의 67.0%가 상대국의 대중문화를 즐기면 상대국에 대해 대체로 좋은 인상을 받게 된다고 답변하였다. 이 비율은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 연령대와 관계없이 대중문화 소비가 전반적으로 좋은 인상을 끌어낸다는 것은 한국에서도 확인된다(<그림 4>).   그러나, 일본인 응답자 중 64.6%라는 높은 비율이 대중문화 소비는 양국의 정치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대답한 반면, 한국 측은 32.4% 만이 양국 간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응답하였다(<그림 5>).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청년세대의 경우, 관계가 악화되면 일본의 대중문화 소비를 주저하게 된다고 답한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29세 미만과 30대의 경우 관계 악화에 일본 대중문화 소비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비율도 가장 높았고, 관계가 악화되면 일본 대중문화 소비를 주저하게 된다는 비율 역시 가장 낮았다. 따라서, 한국에서도 상대국의 대중문화 소비가 상대국에 좋은 인상을 유지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4. MZ세대의 대중문화 소비   한국의 MZ세대가 기성세대와는 다른 점은 직접 일본을 방문하여 문화를 체험하고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29세 미만은 66.5%, 30대는 59.6%라는 매우 높은 비율로 향후 일본 방문의향이 있다고 답하였다. 한국의 MZ세대는 실제로 기성세대보다 높은 비율로 일본을 최근에 방문하였고, 또 여러 번 방문해왔다. 지난 2020년~2021년 사이, 코로나 대유행으로 전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이 제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방문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한국인이 41.4%로, 2020년의 37.4%보다 4%p나 증가한 이유는 서베이 풀에 새롭게 포함되는 MZ세대의 비중이 늘었다는데 기인한다. 2021년 응답자 중 18-29세의 44.3%가, 30대의 46.8%가 일본 방문 경험이 있다고 답하여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또한, 일본 방문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29세 미만의 89.8%가, 30대의 경우도 69.9%가 5년 이내에 일본 방문 경험이 있다고 답하였다(<그림 8>). 그뿐만 아니라 이들의 일본 재방문율 또한 전 연령 중 가장 높게 나왔다. 29세 미만의 경우, 지난 5년간 일본을 2~4회 및 5회 이상 방문했다고 답한 일본 방문 유경험자가 34.6%나 되었다(<그림 9>). 30대도 24.7%로 29세 미만 다음으로 높다. MZ세대의 높은 일본 방문율 및 재방문율은 자연히 이들 젊은이가 일본에 대해 직접 경험하고 스스로 인상을 형성할 기회를 더욱 많이 얻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본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는 이유에 대하여 40대 이상은 모두 일본은 ‘생활 수준이 높은 선진국이어서’라는 응답률이 가장 높았던 반면, 30대 미만은 모두 일본인의 ‘친절하고 성실한 국민성 때문’이라고 답변하였다. 일본에 대한 기성세대의 경제적 시각과 대비되는 문화적 시각이라 하겠다. 기성세대가 근대화 시기 일본과 한국의 국력 차이를 반영하는 일본관을 갖고 있다면, MZ세대는 2021년 현재 일 인당 국민 소득 및 국방비 등에서 격차가 축소되고 한국의 문화적 부상을 배경으로 새로운 일본관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8> 가장 최근 일본 방문 시기 <그림 9> 지난 5년간 일본 방문 횟수         출처: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상호인식조사(2021)   이번 조사 결과, 한국의 MZ세대는 문화소비나 직접 방문을 통한 경험 외에도 일본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호감도 및 인상을 형성하는 경로에서 기성세대와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그림 10>에서 보듯이 40대 이상은 일본이나 한일관계에 관한 정보를 주로 텔레비전 뉴스와 같은 전통적인 매체를 통하여 얻는 경우가 66.8%에서 95.3%에 달하는 반면, 30대는 이 비율이 38.6%, 29세 미만은 30.0%에 그쳤다. 대신 MZ세대는 압도적으로 컴퓨터와 모바일기기를 통해 일본 관련 정보를 접하고 있다. 청년세대와 기성세대 간 서로 다른 경로로 얻게 되는 정보는 상당히 다르다고 유추할 수 있다.   <그림 10> 일본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로 출처: 동아시아연구원(EAI)-겐론NPO, 한일상호인식조사(2021)   MZ세대가 한국의 전통적인 언론 보도에 대해 내린 평가도 인상적이다. ‘한국의 신문이나 잡지, 방송은 한일관계에 대하여 객관적이고 공평한 보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29세 미만은 43.2%가, 30대는 46.2%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하였다. 보도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의 경우, 한국의 보도가 ‘왜 객관적이고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는 29세 미만의 69.7%가, 30대의 68.1%의 높은 비율로 ‘매체들이 정치적 상황이나 입장에 좌우되기 때문’이라고 답하였다. 이 두 질문에 대한 답변 자체는 전 연령 평균 수치인 첫 번째 질문의 45.4%, 두 번째 질문의 62.3%와 상당히 근접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기성세대는 한국의 언론에 대하여 이러한 평가를 하면서도 그 매체를 압도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반면, 젊은 세대는 기타 경로를 통해 일본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과 모바일 경로는 특성상 전통 매체보다 훨씬 다양한 정보와 의견들이 존재한다. 또한, 온라인 및 모바일상에서는 개인이 주도적으로 정보를 검색하고 다양한 출처를 직접 비교해볼 수 있다. 이러한 정보의 경로의 차이가 인상 및 호감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인다.   한국의 청년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른 경로로 일본에 대한 정보를 얻고, 다수가 여행을 통하여 일본을 직접 체험하고 있으며, 대중문화 소비를 통해서 일본관을 형성한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한국의 젊은 세대가 일본의 대중문화를 좋아하고 일본에 대해 비교적 높은 호감도를 갖는다고 하여 두 국가 간의 역사문제와 최근에 일어난 무역갈등 및 일본 정치권의 망언 등에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2019년~2021년 사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보다도 역사문제 및 일본의 수출규제에 민감함을 보이고 있다. 오승희 등의 연구가 보여주듯이 한국의 청년세대가 일본군 ’위안부’ 및 징용공문제 등을 단순히 한국과 일본 간의 분쟁이 아닌 인권 또는 공정의 이슈로 보고 강한 반발을 보인 바 있다.[2]   5. 정책적 함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한일간의 상호 인식 향상에 작용하는 요인으로 대중문화를 포함하는 양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확인되었다. 그렇다면 대일 공공외교 차원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확산이 유효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한국이 역사문제나 독도문제에 대한 정책 공공외교를 강화한다고 해서 일본의 여론이 바뀌기는 쉽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에 좋지 않은 인상을 갖는 이유로 일본인들의 44.9%는 '역사문제 등으로 일본을 계속 비판하기 때문에' 그리고 30.7%는 '독도문제 때문에'라고 답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양자 경제협력과 안보협력에도 미온적이다. 여전히 한국에 대한 거리두기 입장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 국민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를 제고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은 대중문화, 음식, 쇼핑 등 문화소비를 촉진하는 문화 공공외교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기에 구조적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상대국 대중문화 소비에 성별에 의한 차이가 없는 한국에 비해(남자는 17.4%, 여자는 18.6%), 일본의 경우 한국 문화를 소비하는 주체는 주로 여성이다. 일본 여성의 41.3%가 한국 문화를 소비한다고 응답한 반면, 남성의 경우 27.3% 만이 한국 문화를 소비하고 있고, 이 같은 현상은 전 연령대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일본 사회에서 여성의 선호가 정치시스템에 잘 대변되지 않는 한, 문화 공공외교의 정치적 효과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둘째, 한국과 일본 모두 더욱 활발한 문화교류가 다양한 계층을 통해 이루어지려면 양국 국민들에게 제공되는 대중문화 채널이 다각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은 여타 선진국 대비 IT 사용률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현재 오징어 게임이나 사랑의 불시착 같은 한국 드라마들은 대부분 넷플릭스와 같은 어플로 해외에서 시청되었다. 반면 일본의 넷플릭스 구독자 수는 코로나 기간 에 대폭 상승했어도 2020년 기준 500만명 수준으로서 한국의 구독자 수(380만명)보다 많지만, 인구 대비로는 오히려 적은 수준이다(Mainichi, 2020년 기준).[3] 일본은 채널의 한계성을 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일 양국 간 문화교류 촉진을 위한 정책 수단은 적지 않다. 첫째, 그간 코로나 19로 인해 막혀 있는 인적 교류를 재개통하여 문화 체험과 소비를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양국 정부는 비자 면제와 방역 협력을 위한 대화를 조속히 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 한국 정부는 일본에 대한 완전 문화개방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일본 내에서는 한국이 아직 풀지 않고 있는 일본 대중문화 규제가 있음을 빌미로 한류가 ‘불공정’ 문화교류라 비난하는 이들이 다수 존재한다.[4] 이러한 비난은 요즘 같은 경색된 분위기에서 힘을 얻고 있다. 한국 정부가 지상파에서의 일본 드라마 방영금지, 라디오에서의 일본어 가요 방송 금지 등 아직 남아 있는 대일 문화규제 조치를 풀어 양국 간 문화교류를 더욱 촉진하도록 해야 한다. ■     [1] “한일관계 세대분석: 청년세대(MZ 세대)가 보는 한일관계” [EAI 워킹페이퍼 시리즈(2020.08.11.)]에 수록되어 있는 4편의 글 참조:          오승희. 2020. “‘나’중심적 대외관, ‘소비’하는 일본, 반일보다 ‘공정.’” 『워킹페이퍼』. 동아시아연구원. 8월 11일.             http://www.eai.or.kr/new/ko/pub/view.asp?intSeq=19898&board=kor_workingpaper&keyword_option=&keyword=&more=;           조은일. 2020. “청년세대(MZ세대)가 보는 한일관계.” 『워킹페이퍼』. 동아시아연구원. 8월 11일.             http://www.eai.or.kr/new/ko/etc/search_view.asp?intSeq=19899&board=kor_workingpaper;           윤석정. 2020. “청년세대(MZ세대)와 일본군 ‘위안부’문제.” 『워킹페이퍼』. 동아시아연구원. 8월 11일.             http://www.eai.or.kr/new/ko/etc/search_view.asp?intSeq=19900&board=kor_workingpaper;           석주희. 2020. “한류와 ‘혐오’: 청년세대(MZ세대)의 역설.” 『워킹페이퍼』. 동아시아연구원. 8월 11일.             http://www.eai.or.kr/new/ko/etc/search_view.asp?intSeq=19901&board=kor_workingpaper. [2] Ibid. [3] Sasamoto, Hiroki. 2021 “Netflix raises streaming prices in Japan as more subscribers staying at home.”The Mainichi. February 5. https://mainichi.jp/english/articles/20210205/p2a/00m/0bu/036000c. [4] 강태웅. 2015. “한일 문화교류는 지속되어야 한다:‘험한’(嫌韓)을 넘어서.” 『EAI 논평』. 동아시아연구원. 3월 24일. http://www.eai.or.kr/data/bbs/kor_report/2015032514313993.pdf.     ■ 저자: 손열_EAI 원장,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시카고대학교 정치학 박사. 전공 분야는 일본외교, 국제정치경제, 동아시아국제정치, 공공외교이다. 최근 저서로는 Japan and Asia's Contested Order (2019, with T. J. Pempel), Understanding Public Diplomacy in East Asia (2016, with Jan Melissen), “South Korea under US-China Rivalry: the Dynamics of the Economic-Security Nexus in the Trade Policymaking,” The Pacific Review (2019), 32, 6, <한국의 중견국외교> (2017, 공편), <위기 이후 한국의 선택: 세계 금융위기, 질서 변환, 한국의 경제외교> (2020, 공편), (2020, 공편) 등이 있다.   ■ 저자: 이하연_EAI 연구원. 미국 예일대학교(Yale University)에서 정치학과 환경공학을 복수전공, 시카고대학(University of Chicago)에서 MBA를 취득하였다.     ■ 담당 및 편집: 양수영_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7) | ysy@eai.or.kr  

손열, 이하연 2021-11-15조회 : 19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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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Iㆍ言論NPO 공동기자회견] 제9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발표

◆ 제9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한국의 글로벌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 손열)과 일본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겐론NPO(대표 쿠도 야스시)는 한일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한일 국민 상호인식 조사’를 2021년 8월과 9월에 걸쳐 실시하여, 그 조사결과를 9월 28일 화요일 오후 3시에 국내외 외신기자들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습니다. 한일 국민상호인식조사는 2013년부터 매년 실시했으며, 올해로 9회째를 맞는다. 본 조사는 양국 국민의 상대국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여, 양국 국민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식의 차이를 해소하고 상호이해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의 주요 논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상대국 호감도, 최악의 상황에서 탈피 한일관계 계선과 협력을 원하는 한국측 여론 대중문화 소비층이 호감도를 견인하는 중심세력 한일 안보 및 경제 협력에 관한 의견과 중국의 영향 차기 정부가 한일관계 계선할거라는 기대   ◆ 내외신 기자회견 일시: 2020년 9월 28일 화요일 15:00~16:00 발표: 쿠도 야스시 (겐론 NPO 대표), 손열 (동아시아연구원장, 연세대 교수) 언어: 한국어(韓國語)-일본어(日本語) 동시통역   본 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이후 10월 2일 한국과 일본을 화상으로 연결하여 개최하는 ‘제9회 한일미래대화’ <미중 경쟁 속 한일 관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제9회 한일미래대화를 통해 양국의 민간 전문가와 지식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재 악화되고 있는 양국 국민 인식 차이를 좁히고 한일 관계를 개선할 방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할 계획이다.

2021-11-04조회 : 11874
논평이슈브리핑
미중 갈등의 첨예화, 한일관계 개선을 요구하다: 제9회 한일국민 상호인식 조사로 읽는 한일관계

[편집자 주] 2018년 10월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 이래 한일관계가 경색된 지도 3년 째, 양국민의 피로감이 날로 쌓아가고 있다. 코로나 이후 질서 재편을 위한 양자 협력 또한 진척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 손열)은 일본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겐론NPO와 한일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제9회 한일국민 상호인식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조사의 주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이슈브리핑은 한일관계 개선과 협력을 원하는 한국 측 여론과 안보 및 경제 협력에 관한 양국의 의견 차이를 재조명한다. 저자는 격화하는 미중 전략 경쟁과 강압적인 중국의 도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구적 리스크 등을 우려하며 한일관계를 재조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이 미래지향적 협력을 원하는 한국 국민 여론을 정확히 이해하여 원-트랙 접근을 버리고, 한국의 차기 정부 또한 여론에 부응하며 한일관계를 재건축하기를 당부한다.     2021년 9월 28일 동아시아연구원과 겐론 NPO가 발표한 제9회 한일국민 상호인식 조사 결과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한일관계 개선과 협력을 요구하는 한국 측 여론이다. 2018년 10월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 이래 경색된 한일관계가 3년째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민의 피로감은 날로 쌓여가고 있다. 정부 간 관계가 마비 상태에 빠짐에 따라 양국은 상당한 경제적, 전략적 비용을 치러왔다. 양국 간 무역과 투자가 감소하였고, 안보 면에서 대북 공조가 약화되었으며, 국제무대에서는 거리 두기와 상호 비방으로 외교력을 소모하고 있다. 코로나 방역, 백신, 코로나 이후 질서 재편을 위한 양자 협력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는 지난 1년 사이 한국 측 비호감의 중심에 있던 아베 총리가 스가 총리로, 그리고 지난 9월 29일 기시다 총리로 교체되는 정치 변화가 일어났다. 한국에서도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등, 양국 모두 유동적 정치 상황을 맞고 있다. 이제 양국민은 정부의 지지부진한 관계 개선 노력을 비판하며 상호 협력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상대방에 대한 인상이 호전되었고, 관계 회복에 대한 선호가 증가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선호의 정도는 한국 측이 일본 측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상호 인식의 전반적인 개선은 양자 간 현안 교섭의 진전 등 양자관계의 동학이라기보다 양 국민의 대외인식 변화에 따른 결과라 해석할 수 있다. 미중 경쟁 격화와 중국의 도전에 대한 양국민의 우려, 보다 구체적으로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의 증가가 한일관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한국에서는 한미일 안보협력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일본과 협력 관계를 증진해야 한다는 여론이 드러난 반면, 일본에서는 쿼드(QUAD), 자유·개방적 인도·태평양 구상(FOIP),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등 일본이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그러나 한국은 참여하지 않고 있는) 주요 외교 이니셔티브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기존 외교 방향성을 지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한국과 거리를 두며 협력에 냉담한 측면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에 두 가지 과제를 안겨 주고 있다. 첫째는 정부와 국민 사이의 간극이다. 한일관계 개선 및 한일 협력(구체적으로 한미일 안보협력, 쿼드 참여, 강제동원 해법 등)의 여론과 정부 입장 사이의 탈동조화(decoupling) 상태를 어떻게 축소할 것인가. 둘째는 한일 여론 간의 간극이다. 관계 개선과 협력에 미온적인 일본 여론, 그리고 약한 동조화(loose coupling) 상태인 일본 정부 입장과의 간극을 어떻게 축소할 것인가. 한국의 차기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1. 한일관계 개선과 “미래지향적 협력” 기류   일본 여론이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판결에 대한 반발로 본격화된 일본 정부의 공세를 그대로 반영하여 2019년 6월 여론조사에 극명하게 표출되었다면(한국에 대한 나쁜 인상이 49.9%), 한국 여론은 2019년 7월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선언과 무역갈등, 지소미아 종료를 둘러싼 안보갈등을 2020년 8월 여론조사에서 극적으로 표출하였다(일본에 대한 나쁜 인상이 71.6%). 이 흐름은 흥미롭게도 현재 한일 갈등을 보는 양국의 시선 차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일본 여론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한국 정부의 처리에 불만과 분노를 표시한 반면, 한국 여론은 일본 정부의 보복 조치가 부당하다며 불만과 분노를 터뜨린 것이다. 양국 여론은 양국 정부의 입장과 궤를 를 같이하고 있다.   <그림 1> 상대국에 대한 인상 추이 2013-2021   한편 시차를 두고 표출된 양 국민의 불만과 분노는 1년 만에 누그러졌다. 일본은 2020년 조사에서 호감도 반등(5.9%), 비호감도 하락(3.6%)을 보였고, 한국은 2021년 조사에서 호감도 반등(8.2%), 비호감도 하락(8.4%)을 기록했다. 일본에 대한 긍정적 인상은 2020년 역대 최저수준인 12.3%에서 20.5%로 상승하였고, 부정적 인상은 2020년 71.6%에서 63.2%로 감소하였다.   반면, 한국에 대한 일본의 부정적 인식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였고, 긍정적 인상은 감소하였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에 대한 일본의 호감도는 지속적으로 하향추세였으나(29.1%→26.9%→22.9%→20%), 2020년 호감도가 5.9%로 반등을 나타냈고 올해도 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비호감도 또한 다소 하락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도 조사에서 한국이 올해의 결과 수준을 유지한다면 양국 모두 관계 악화의 기저(基底)와 하방 경직성을 확인하게 되는 셈이다.   <그림 2> 양국이 상대국과의 관계에 있어 취해야 할 입장   일본에 대한 호감도의 증가가 한일관계 개선 요청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그림 2>에서 보듯이 한국은 2019년 양국 간 무역갈등과 지소미아 논란으로 관계 악화가 지속되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표출하였다. 45.8%의 국민이 “미래지향적”으로 대립을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출했고, 적어도 정치적 대립은 피해야 한다는 견해가 28.8%로서, 압도적 다수인 74.6%의 국민이 현재 대립국면을 벗어나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일본도 과반이 넘는 54.8%가 이를 지지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으로 대립을 극복해야 한다는 희망은 양국 관계 악화의 주원인인 역사문제를 상대화하는 여론에서도 드러난다. <그림 3>에서 “양국 간 미래지향적 협력관계(안보, 경제, 보건, 기후변화 등)를 만들어가면 역사문제도 서서히 해결될 것이다”라는 견해는 전년도(24.5%)에 비해 약 14%p 늘어난 38.1%로 나타났다. “양국 간 협력과 관계없이 역사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견해가 43.6%에서 21.7%로 급감한 점과 대비한다면, 한국 국민이 ”미래지향적 협력“에 상당한 방점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일환으로 대법원 강제동원 판결에 따른 양국 대립 상황에 대해서도 정부의 기존 해법을 지지하는 여론은 32.6%에 불과하고 다양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그림 4>).   <그림 3> 한일관계와 역사문제   <그림 4> 대법원의 판결로 양국이 대립하는 상황에 대한 해결 방안   2. 미래에 대한 불안이 한일 협력으로   “미래지향적 협력”을 지목하는 국민은 어떤 미래를 상상하는 것일까? 막연히 “역사문제와 같은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뜻으로 이야기하는 것일가, 아니면 “다가올 미래를 구체적으로 떠올리며 한일관계를 모색하자”는 것일까? 해답의 실마리는 안보와 경제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인식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 국민들은 경제적으로 미국과 일본의 비중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대신 중국의 비중을 낮추고자 한다. “경제적으로 중요한 국가”로서 미국(74%→86.7%)과 일본(41.7%→52.4%)은 각각 전년대비 12.7%p, 9.7%p 증가한 반면, 중국의 경우는 78.7%에서 80%로 변화하여 그간의 추세 선상에 머물러 있다(<그림 5>). 코로나 팬데믹 위기를 겪으며 중국이 플러스 성장으로 미국과 격차를 벌리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러한 여론 추이는 놀랍다. 한편,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국가”로 북한(85.7%)에 이어 중국이 전년대비 17.5%p 급증한 61.8%를 기록한 데 비해 일본은 전년대비 5.5%p 하락한 38.6%를 기록하였다(<그림 6>). 특별히 중국에 대한 인상은 지난 2년간 ‘좋지 않은 인상’이 51.5%(2019)→59.4%(2020)→73.8%(2021)로 급격히 늘어난 반면, ‘좋은 인상’은 22.2%(2019)→16.3%(2020)→10.7%(2021)로 반토막이 났다(<그림 7>).   <그림 5> 한국의 경제관계에 있어 중요한 국가나 지역   <그림 6> 군사적 위협을 느끼는 국가·지역   <그림 7>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인상   이와 같은 결과는 한국 국민의 미래가 중국 문제와 연결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 한국 혹은 한반도의 안전과 번영의 최대 변수가 미중 경쟁이라고 할 때, 중국의 도전 즉,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과 비호감 급증은 한국의 대외관계 인식에 주요 동인이 된다. 이런 맥락에서 흥미롭게도 미국과 일본에 대한 호의적 인식의 상승은 중국에 대한 위협 인식 및 반감의 급증과 대조되고 있다. 대중국 인식 악화로 한국 국민의 대외 인식이 “미일 vs. 중국”으로 기우는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한국 여론이 한일 협력을 미중 경쟁 구도 속 한미일 협력 혹은 중국 견제로 인식하는 경향은 “한일관계가 중요한 이유”를 묻는 <그림 8>에 나타나고 있다. 한국 여론은 “중요한 무역 상대이기 때문에”(79.7%)와 “이웃국가이기 때문”(62.4%)이란 두 항목에 이어, “미중 갈등 속에서 한일 협력 추구가 상호이익이기 때문에”는 전년 대비 11.2%p 증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안보이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는 전년 대비 9.6%p 증가, “민주주의 등 공통의 가치 공유하기 때문에”는 전년 대비 8.1%p 증가를 보이고 있다.   <그림 8> 한일관계가 중요한 이유   구체 사안에 대한 여론의 추이를 살펴보면, <그림 9>에서 보듯이 한국에서 한미일 삼각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2020년 53.6%에서 2021년 64.2%로 증가하였고, “어느 쪽도 아니다”가 35.4%에서 27.5%로 감소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줄어든 전년도 조사 결과와 대비되는 것으로서, 2013년 조사 이래 한국인의 긍정적 대일 인식이 최고점을 기록한 2019년도 시점으로 돌아가는 일종의 V자 형태(V-Shape)를 띠고 있다. 나아가 응답자의 40%는 중국의 부상을 견제해야 하다는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그림 10>). <그림 11>는 쿼드(QUAD) 동참 여부 조사로 국민의 51.1%는 찬성, 18.1%는 반대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쿼드가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여 중국 견제용으로 활용하는 새로운 협력 플랫폼인 점을 감안했을 때, 쿼드에 대한 긍정적 여론 역시 중국 견제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중국 내 인권 탄압에 대한 대응을 묻는 <그림 12>에서 61%가 미국 등이 주도하는 강경대응에 참여해야 한다고 응답하고 있다. 국제 인권 보호에 대한 깊은 관심보다는 중국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림 9>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입장   요컨대, 미중 갈등과 중국의 도전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안은 한미일 군사안보협력, 쿼드 협력,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연대 등 다자적 대응의 필요성으로 표출되고 있다. 모두 한일 협력이 요청되는 사례이다. 한일 경제협력에 대한 요구도 소폭 상승하였다.((34.3%(2020)→43.2%(2021)).   <그림 10>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   <그림 11> 쿼드(QUAD) 참여 여부   <그림 12> 중국 내 인권탄압 문제에 대한 강경대응 참여 필요성   3. 여론으로 드러난 한일 인식의 차이, 어떻게 할 것인가   일본 여론 역시 미중 갈등과 중국의 위협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 인식은 전년 대비 7.1%p 증가한 70.5%로서 북한(76.5%)과 근접한 위치에 있다(<그림 6>). 한일관계 회복에도 지지를 보내고 있다(<그림 13>). 한국의 경우 전년 대비 9.9%p 증가하였듯이 일본도 7.9%p 증가하였다. 그러나 한국 국민의 71.1%가 한일관계 회복을지지한 데 비해 일본은 46.7% 지지에 불과하다. 한국과의 미래지향적 협력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으며 역사 현안 선결에 방점을 두는 등, 오히려 과거 한국의 원칙적 입장(“역사문제 해결 없이는 미래지향적 협력이 어렵다”)에 수렴하는 경향성을 보여주고 있다(<그림 3>). 따라서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에도 미온적이다. “어느 쪽도 아니다”란 입장이 2020년 50.6%에서 2021년 52%로 소폭 증가하였고,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2020년 38.9%에서 2021년 36%로 소폭 감소하였다(<그림 9>). 한국의 쿼드 참여에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고(11.4%만 찬성), 한국의 경제적 위상에 대한 평가는 21.8%로서 전체 6위에 불과하다(한국은 일본의 3대 교역국이다). 한일 경제협력의 필요성 역시 47.1%에서 44%로 소폭 감소하였다(<그림14>).   <그림 13> 한일관계 회복 노력   <그림14> 자국의 미래에 있어서 한일 경제협력의 중요성   일본이 상대적으로 한일관계 개선에 미온적이고 때로는 냉담한 이유는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한일관계의 외부적 요인이다. 한국이 중국의 위협을 한미일 협력을 포함한 여러 국제적 기제를 통해 대처하려 하고 그 차원에서 한일 간 협력의 복원을 희망한다면, 일본은 자국이 추진해 온 기존의 외교 이니셔티브 즉, 쿼드, FOIP, CPTPP 등 지역전략 기제로 중국을 견제하고자 한다. 여기에 한국이 동참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일본이 한일 양자협력 복원에 각별히 노력을 경주할 만한 유인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둘째로, 일본 국민은 한일관계 현안(강제동원과 위안부 문제 등) 해결 등 양자관계에 내재된 동인의 작용에 주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안 해결이 교착상태에 머무르는 한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의사를 비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즉, 한국 정부가 역사 현안에 납득할 만한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관계 개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일본 정부의 원-트랙 접근과 동조화를 보이는 것이다.   한일관계는 미중 갈등과 중국의 도전이란 엄중한 국제환경을 맞으며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한편 미국은 바이든 정부 출범 이래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조하며, 역사문제가 자국의 핵심적 안보이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전제하에 한일 양국에게 관계 개선을 강력히 주문하고 있다. 이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새로운 발상을 요청한 측은 바로 한국 국민이다. 이들은 한일관계 담론에서 그동안 익숙했던 “지나간 미래(future’s past)”가 아니라 본질적으로 다른 미래를 제시한다. 격화하는 미중 전략 경쟁, 주장적이고 강압적인 중국의 도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구적 리스크 등을 우려하며 한일관계를 재조명한다. 일본의 신정부와 국민은 한국 국민 여론을 정확히 이해하고 원-트랙 접근을 버려야 한다. 한국의 차기 정부 또한 여론에 부응하여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경험을 축적하여 가속화하는 변화에 양국이 적응할 수 있도록 한일관계의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 저자: 손열_EAI 원장,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시카고대학교 정치학 박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원장과 언더우드국제학부장, 지속가능발전연구원장, 국제학연구소장 등을 역임하였고, 도쿄대학 특임초빙교수, 노스캐롤라이나대학(채플힐), 캘리포니아대학(버클리) 방문학자를 거쳤다.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2019)과 현대일본학회장(2012)을 지냈다. Fullbright , MacArthur, Japan Foundation, 와세다대 고등연구원 시니어 펠로우를 지내고, 외교부, 국립외교원, 동북아역사재단, 한국국제교류재단 자문위원, 동북아시대 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했고 현재 외교부 자체평가위원이다. 전공분야는 일본외교, 국제정치경제, 동아시아국제정치, 공공외교. 최근 저서로는 Japan and Asia's Contested Order (2019, with T. J. Pempel), Understanding Public Diplomacy in East Asia (2016, with Jan Melissen), “South Korea under US-China Rivalry: the Dynamics of the Economic-Security Nexus in the Trade Policymaking,” The Pacific Review (2019), 32, 6, 『한국의 중견국외교』(2017, 공편)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윤하은 EAI 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208) | hyoon@eai.or.kr  

손열 2021-10-08조회 : 13134
멀티미디어
[EAI] 제8회 한일미래대화 개최 <세계질서 변화 속 한일협력: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은 가능한가>

  .a_wrap {font-family:Nanum Gothic, Sans-serif, Arial; line-height:1.6em;} 동아시아연구원(원장 손열)은 최종현학술원, 일본 겐론NPO(言論NPO)와 공동으로 제8회 한일미래대화(Korea-Japan Future Dialogue)를 10월 16일(금)~10월 17일(토) 한국고등교육재단 컨퍼런스홀에서 개최하였습니다. 2020년 한일 상호인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계, 학계, 재계, 문화계, 청년대표 등 각계 각층의 민간패널을 구성하여 <세계질서 변화 속 한일협력: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논의하였습니다. 본 행사는 한국과 일본을 화상으로 연결하였으며, 사전 신청한 현장 참석자와 일본과 한국의 실시간 온라인 청중이 함께하는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0/17 공개회의 프로그램 시간 프로그램 13:00 ~ 13:40 개회사 - 손 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 교수 - 오구라 가즈오  일본국제교류기금 고문; 전 주한일본대사 환영사 - 박인국 최종현학술원 원장; 전 유엔대사 축사 - 이홍구 전 국무총리 - 엔도 가즈야 외무성아시아대양주국 참사관 13:40 ~ 14:55 세션 I 2020년 한일 국민상호인식조사 주요 결과에 따른 한일관계 분석 15:00 - 16:30 세션 II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 한일 양국의 과제 및 향후 전망 16:40 – 18:15 세션 III 한일 청년 대화 18:15 – 18:20 폐회   주요내용요약(파일첨부) 국민감정이 한일관계를 좌지우지한다? 한일 청년세대의 키워드에 주목해야: 반 꼰대감정, 문화 콘텐츠와 미디어 리터러시 ‘전략적 이익’이라는 이름의 한 배를 탄 한국과 일본 한국, 신안보협력체제 쿼드(Quad)에 참여할까? 역사문제로부터의 디커플링과 반보 전진을 위한 단계적 접근 지극히 사적이고도 문화적인, 청년들의 한일관계     동영상보기   개회사   세션 1   세션2   세션3     참가자 명단 한국측  김현기 중앙일보 편집국장 김호섭 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남기정 서울대학교 교수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의동 경향신문 논설위원 손 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학교 교수 박영준 국방대학교 교수 박원곤 한동대학교 교수 박인국 최종현학술원 원장; 전 유엔대사 박철희 서울대학교 교수 양기호 성공회대학교 교수 양미강 전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상임운영위원장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 이기호 샤프전자부품㈜대표이사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 시니어펠로우; 성균관대학교 교수 이정환 서울대학교 교수 이원덕 국민대학교 교수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훈상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전재성 동아시아연구원 소장; 서울대학교 교수 정재정 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전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 조형진 초록뱀미디어 대표이사 지영미 WHO COVID-19 긴급위원회 위원; 한국국제교류재단 보건외교특별대표 최상용 전 주일대사 하영선 동아시아연구원 이사장; 서울대 명예교수 일본측  고다 요지(香田洋二) 전 해상자위대 자위함대사령관  가토리 데루유키(香取照幸) 조치대학 종합인간과학부 교수, 전 후생노동성 연금국장 고조 요시코(古城佳子) 아오야마가쿠인대학 교수 곤도 세이치(近藤誠一) 곤도문화외교연구소 대표; 전 문화청장관  구도 야스시(工藤泰志) 겐론NPO 대표  권용석 히토츠바시대학 부교수 니시노 준야(西野純也) 게이오대학 교수 사카모토 하루카(坂元晴香) 도쿄대학 국제보건정책학교실 특임연구원  소에야 요시히데(添谷芳秀) 게이오대학 명예교수  야마구치 즈요시(山口壯) 자유민주당 중의원의원  오구라 가즈오(小倉和夫) 일본국제교류기금 고문; 전 주한국 대사  오시타니 히토시(押谷仁) 도호쿠 대학 대학원 의학계 연구과 미생물 분야 교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대책 전문가 회의 위원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게이오대학 명예교수  오쿠조노 히데키(奥薗秀樹) 시즈오카현립대학대학원 국제관계학과 준교수; 현대한국 조선연구 센터 부센터장  이토 아비토(伊藤亜人) 도쿄대학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명예교수  후루카와 요시히사(古川禎久) 자유민주당 중의원의원, 전 재무부대신

2020-10-21조회 : 1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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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I·言論NPO 공동기자회견] 제8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발표

  .a_wrap {font-family:Nanum Gothic, Sans-serif, Arial; line-height:1.6em;} ◆ 제8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한국의 글로벌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 손열)과 일본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겐론NPO(대표 구도 야스시)는 한일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한일국민 상호인식 조사’를 2020년 9월과 10월에 걸쳐 실시하여, 그 조사결과를 10월 15일 목요일 오후 1시에 발표한다. 한일 국민상호인식조사는 2013년부터 매년 실시했으며, 올해로 8회째를 맞는다. 본 조사는 양국 국민의 상대국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여, 양국 국민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식의 차이를 해소하고 상호이해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20년 조사의 주요 결과는 10월 15일 오후 1시 한국과 일본에서 화상으로 연결하여 국내외 외신기자들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다. 본 기자회견의 발표 자료는 (1) 본 요약발표문 (2) 주요 데이터 테이블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내외신 기자회견 · 일시: 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13:00~14:00 · 장소: 프레스센터 19층 매화실 · 발표: 손열(동아시아연구원장, 연세대 교수), 구도 야스시(겐론NPO 대표 · 대상: 한국 및 일본 포함한 국내외 방송사, 신문사, 인터넷 언론사 기자 · 언어: 한국어(韓國語)-일본어(日本語) 동시통역   본 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이후 동아시아연구원과 겐론NPO가 공동으로 10월 16~17일 한국과 일본을 화상으로 연결하여 개최하는 ‘제8회 한일미래대화’ <세계질서 변화 속 한일협력: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은 가능한가>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제8회 한일미래대화를 통해 양국의 민간 전문가와 지식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재 악화되고 있는 양국 국민 인식 차이를 좁히고 한일 관계를 개선할 방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할 계획이다.   ◆ 프로그램 시간 프로그램 13:00 ~ 13:05 인사말 - 손 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 교수 - 구도 야스시 겐론NPO대표 13:05 ~ 13:20 2020 <한일상호인식조사> 한국 조사 결과 소개 - 손 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 교수 13:20 ~ 13:35 2020 <한일상호인식조사> 일본 조사 결과 소개 - 구도 야스시 겐론NPO대표 13:35 ~ 14:00 Q&A - 참석 기자 전체  

2020-10-19조회 : 9332
opinion
[EAI·言論NPO 공동기자회견] 제8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발표

.a_wrap {font-family:Nanum Gothic, Sans-serif, Arial; line-height:1.6em;}   ◆ 제8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한국의 글로벌 싱크탱크인 동아시아연구원(EAI, 원장 손열)과 일본의 비영리 싱크탱크인 겐론NPO(대표 구도 야스시)는 한일 양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한일국민 상호인식 조사’를 2020년 9월과 10월에 걸쳐 실시하여, 그 조사결과를 10월 15일 목요일 오후 1시에 발표한다. 한일 국민상호인식조사는 2013년부터 매년 실시했으며, 올해로 8회째를 맞는다. 본 조사는 양국 국민의 상대국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여, 양국 국민 간에 존재하는 다양한 인식의 차이를 해소하고 상호이해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2020년 조사의 주요 결과는 10월 15일 오후 1시 한국과 일본에서 화상으로 연결하여 국내외 외신기자들이 참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다. 본 기자회견의 발표 자료는 (1) 본 요약발표문 (2) 주요 데이터 테이블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내외신 기자회견 · 일시: 2020년 10월 15일 목요일 13:00~14:00 · 장소: 프레스센터 19층 매화실 · 발표: 손열(동아시아연구원장, 연세대 교수), 구도 야스시(겐론NPO 대표 · 대상: 한국 및 일본 포함한 국내외 방송사, 신문사, 인터넷 언론사 기자 · 언어: 한국어(韓國語)-일본어(日本語) 동시통역   본 조사의 자세한 결과는 이후 동아시아연구원과 겐론NPO가 공동으로 10월 16~17일 한국과 일본을 화상으로 연결하여 개최하는 ‘제8회 한일미래대화’ <세계질서 변화 속 한일협력: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 구축은 가능한가>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제8회 한일미래대화를 통해 양국의 민간 전문가와 지식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현재 악화되고 있는 양국 국민 인식 차이를 좁히고 한일 관계를 개선할 방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할 계획이다.   ◆ 프로그램 시간 프로그램 13:00 ~ 13:05 인사말 - 손 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 교수 - 구도 야스시 겐론NPO대표 13:05 ~ 13:20 2020 <한일상호인식조사> 한국 조사 결과 소개 - 손 열 동아시아연구원 원장, 연세대 교수 13:20 ~ 13:35 2020 <한일상호인식조사> 일본 조사 결과 소개 - 구도 야스시 겐론NPO대표 13:35 ~ 14:00 Q&A - 참석 기자 전체

2020-10-15조회 : 10295
논평이슈브리핑
[EAI 논평] 3.1운동 100주년의 길목에서 한일관계를 성찰한다: 저항에서 건설로

.a_wrap {font-size:14px; font-family:Nanum Gothic, Sans-serif, Arial; line-height:20px;} [편집자주]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독립을 외친 지 한 세기가 지났지만, 한일 관계는 여전히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일제강점기의 저항적 민족주의에서, 일본은 제국주의적 우월의식에서 온전히 자유롭지 못한 결과, 서로에 대한 불신만 키워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불신이 단순히 '여론 형성'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책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결국 한일 양국뿐만 아니라 지역 발전 차원에서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좁게는 한반도 평화체제, 넓게는 새로운 지역 질서 수립을 위해서도 한일 협력이 필요한 바,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국 간 신뢰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손열 EAI 원장은 주장합니다. 1919년 3월 1일, 우리 선조들은 독립선언서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채찍질하기에도 바빠 남을 원망할 여유가 없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지 남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언급하였습니다. 이러한 선조들의 지혜를 되새기며, 이제 우리도 향후 100년을 내다보고 자기 발전에 힘써야 할 때라고 손 원장은 강조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3.1운동 100주년 경축사에서 “친일잔재 청산도, 외교도 미래지향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일본과의 협력도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신한반도체제’를 만들어가려는 문재인 정부에게 갈등하는 한일관계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현재 양국관계는 수교 이래 최악이 상태라 할 만하다. 지난 수년간 양국 사이에 위안부 합의 준수 논란, 화해치유재단 해산,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동해상 초계기 조사(照射) 진실공방 등을 거치면서 양국은 신뢰의 위기에 빠져있다. 상호 불신이 깊어지면서 외교전략상 상대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하향 조정하고 상호 협력에 주저하는 일종의 평형 상태에 이르렀다. 미래지향적 협력으로 나아가는 것이 난제인 현 상황을 돌파하려면, 100년전 독립 선언문을 다시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독립을 향한 결기, 저항과 투쟁의 선언이라 보기에는 상당히 전진적이고 건설적이다.   日本의 無信을 罪하려 안이하노라. 日本의 少義함을 責하려 안이하노라. 自己를 策勵하기에 急한 우리는 他의 怨尤를 暇치 못하노라. 現在를 綢繆하기에 急한 우리는 宿昔의 懲辯을 暇치 못하노라. 自己의 建設이 有할 뿐이요, 決코 他人의 破壞에 在치 안이하도다. 自己의 新運命을 開拓할 뿐이요, 決코 舊怨과 一時的 感情으로 他를 嫉逐排斥함이 아니로다.   일본에 대한 오랜 원한과 뿌리깊은 감정을 제어하고, 시샘하고 배척하여 국익의 훼손을 감내하는 사태를 방지하며, 한반도와 동아시아, 아태의 평화와 번영으로 매진하는 데 일본이 장애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것이 민족대표 33인의 유훈(遺訓)이다. 100년 전 선언은 미래 100년을 설계해야 할 현시점에서도 유효해 보인다.   뉴노멀: 정체성 갈등의 한일관계 오늘의 한일관계를 상징하는 사태는 지난 1월 연두기자회견에서 일본 지도자들이 한일관계를 정치 쟁점화해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비판 발언이다. 이는 역으로 한국 비판이 정치적 지지로 이어질 수 있는 일본 내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는 뜻이다. 과거 일본이 한국 지도자들에게 대중의 반일감정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판해 왔던 상황과 정반대이다. 지난 7년간 한일 양국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해 온 EAI와 일본 겐론NPO의 조사 결과(<도표 1>)를 보면 한국의 대일 호감도가 2013년 12.2%에서 2018년 28.3%로 꾸준히 상승해 온 반면, 일본의 대한 호감도는 31.1%에서 22.9%로 하강하고 있다. 2017년 이래 양국 간의 호감도의 역전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이는 수교이래 초유의 사태이다. <도표 1> 상대국에 대한 인상(2013-2018) 출처: 동아시아연구원-겐론NPO 공동여론조사(2018)   과거 일본이 구식민지 지배국으로서 피지배국인 한국에 한편으로 부채의식, 다른 한편으로 무관심과 무시를 보여왔다면, 현재 일본은 한국의 강렬한 저항의식에 대한 피로감을 바탕으로 한국의 정체성에 대해 의문을 표하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 국제적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라, 신용할 수 없는 나라라는 인식이 사회 저변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지도부의 대한(對韓) 강경론이 여론의 지지를 얻는 것은 바로 이런 까닭에서이다. 일본의 여론 악화가 정책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는 점은 구조적인 현상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일관계가 뉴노멀로 빠져든 데에는 2010년대에 들면서 가속화되고 있는 구조적인 요인이 작동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면서 반-세계화, 반-자유주의 경향이 부각되었다. 세계화와 금융위기에 따른 소득 불균형의 확대는 사회적 유대의 약화와 정치적 양극화를 가져왔고, 이에 따라 정치 마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함으로써 포퓰리즘 정치가 횡행하게 되었다. 포퓰리즘은 영국의 브렉시트, 미국의 트럼프 정부 등장 등 선진 산업국을 넘어 남미와 동아시아로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선진 산업국의 경우 자국이 상대적으로 쇠퇴하고 자신의 삶이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감에 기초하여 자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조하고 민족주의적 색채의 외교정책을 추구하는 경향성이 강화되고 있다. 우리 주변에서 자국의 정체성을 정립하려는 정치적 노력은 일본의 귀환(Japan is Back), 위대한 미국의 부활(Make America Great Again) 등으로 재현되고 있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우익적 행보로서 퇴행적인 정체성의 정치를 거듭해 왔고, 박근혜 정부 이래 한국과 여러 갈등상황을 연출해 왔다. 일본 지도부는 한국의 반응을 ‘골포스트론’ 등으로 교묘히 포장하여 국민 사이에 ‘사죄피로론’을 확산하였고, 한국에 우월감을 갖고 있는 일본인의 정서에 ‘한국이 일본을 무시하고 있다’, ‘한국이 일본의 번영을 저해하고 있다’라는 인상을 투영하여 ‘한국은 믿을 수 없다’, ‘한국과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대중 심리를 이끌어 내었다.   불리한 형세 속의 관계 개선 한국에 대한 ‘거리 두기’ 혹은 Korea Passing의 심리는 정책적으로도 드러나고 있다. 지난 1월 28일 고노 타로 일본 외상은 국회 2019년 외교정책 연설에서 일본 외교의 목표로 첫째, 미일동맹을 강화하고 억지력을 향상하며, 둘째, 우호국 네트워크의 강화 즉, 인도, 호주, EU 등 기본적 가치(자유, 민주주의, 법치, 기본적 인권, 국제법 존중 등) 및 전략적 이익의 공유 국가와 연대 강화, 셋째, 근린제국(러시아, 중국, 북한, 한국)과의 관계 강화, 넷째, 자유와 개방의 인도·태평양(FOIP) 전략 및 포괄·전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Trans-Pacific Partnership: CPTPP) 추진을 꼽았다. 아베 내각이 출범한 2013년 1월 연설과 비교하면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두 번째 범주(우호국)에서 러시아·중국 등 주변국 수준의 세 번째 범주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일본의 ‘거리 두기’ 정책은 한국의 정체성 인식과 관련되기 때문에 쉽사리 돌려놓기 어렵다. 반면, 이를 방치할 만큼 우리의 처지는 편치 않다. 당면한 최대 외교 과제인 북한 비핵화 협상,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과정에서 일본과의 불협화음은 한국과 미국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역 차원에서 일본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유와 개방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과 호주, 인도의 지지를 얻고 영국과 프랑스까지 동참하려는 움직임 속에 있다. 또한 일본은 미국이 탈퇴함으로써 난파선 위기에 처한 TPP를 TPP-11 혹은 CPTPP로 종결 짓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국제적 리더십을 과시하였다. 일본정부는 한껏 고무되어 자국이 국제 규칙, 규범, 질서의 수용자로부터 제정자로 변신하였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가 안으로는 탄핵의 난국을 헤쳐가느라, 밖으로는 전쟁 위기로부터 평화의 단초를 마련하느라 총력을 기울이는 동안 일본의 국제적 위상은 몰라보게 커졌다. 향후 새로운 지역안보질서 및 경제질서 모색 과정에서 대일외교의 비중은 그만큼 커질 것이다. 일본이 북핵협상 과정에서 소외되고 주변국들로부터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는 우리 일부 언론보도는 그야말로 아전인수격 상황인식이다.  한국외교의 당면 과제는 불리한 형세 하에서 불신의 상대국과 관계 개선을 하고, 미래지향적 협력을 추진하는 일이다. 그러나 신뢰의 위기에 빠져있는 양국이 최악의 상황으로부터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당면한 현안인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이어지는 소송과 판결과 같은 난제에 대해서 일본의 “無信”과 “少義”를 “責”하기 보다는 “自己를 策勵”하고 “現在를 綢繆”하기 위해 시간을 갖고 신뢰회복조치 차원의 노력을 경주한 후, 난제에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인식의 격차 축소 노력 한국은 일종의 신뢰구축 조치로서 양국 간 다양한 채널의 전략대화에 나서야 한다. 뉴노멀은 구조적 차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므로 대화를 통해 진의를 확인하고 오해를 풀며 협력의 공간을 넓혀가는 다층적 대화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현 정부 출범이래 양국 간 핵심 파이프라인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정부부처, 국회, 학계 및 시민사회 수준의 대화도 위축되어 있다. 향후 한국은 다층적 전략대화를 통해 합의/해결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아태 형세와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지정학적, 경제적 입장을 확인, 상호 차이를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전략 대화의 주제는 양국간 이익의 수렴에 대한 논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현재 뉴노멀은 양국 간 이익의 구조적 디커플링(decoupling)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식 하에, 한국은 일본의 안보이익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이해하고 공통이익을 정의한 후, 큰 틀에서의 수렴과 사안별 차이를 확인하는 진솔한 대화가 필요하다. 북한 비핵화란 목표에 대해서는 양국 간 이익이 수렴하고 있는 반면, 전략에 대해 소통과 대화가 부족했던 점도 사실이다.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일본도 중요한 이해관계자인 점을 고려하여, 한국정부는 북한 비핵화 전략에 대한 양국 간 인식의 차이를 좁히는 대화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국의 부상에 대해 양국 간 어느 정도 안보이익을 공유하는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도 필요하다. 일본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협력 개념을 미국정부가 전면 수용하고 인도, 호주, 영국과의 안보협력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는 가운데 미일 지역협력은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 한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전략에 이미 신중한 태도를 제시한 바 있지만, 대세로 부상하고 있는 이 개념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조속히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일본과 본격적인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아태 무역질서 건축 차원에서 부상하고 있는 CPTPP에 대한 한국의 입장 정리도 필요하다. CPTPP는 미국이 빠져 있지만 미국의 전략적 이익을 충실히 반영하는 기제인 동시에,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의 일방주의, 양자주의 접근에 대한 안전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유효 수단이다.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자유주의, 규칙-기반 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양국의 공조 필요성에 동의하면서도 CPTPP 가입에는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그 핵심 관건은 일본과의 양자교섭이다. 양국 간 상업적, 지경학적 이익의 축소를 위한 소통과 대화를 하지 않으면 한국이 역내 질서 건축 과정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있다. 끝으로 양국은 인구구조의 변화, 불평등의 증대, 복지 수요의 증가 등 민주주의의 활력을 저해할 수 있는 다양한 도전을 먼저 경험하고 해결하는 데 선두에 서 있는 국가(thought leader)로서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닥칠 민주주의의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아시아 여타 국가들이 참고할 수 있는 공통의 모델을 마련하는 대화를 추진할 수 있다.   대일 공공외교 적극적 추진 당면한 한일관계 뉴노멀 상태의 중심은 점점 심화되고 있는 일본의 혐한 감정과 불신감이므로, 이를 완화하는 데 공공외교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기왕의 대일 공공외교, 특히 박근혜 정부 시절 공공외교는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일본과의 대결이란 프레임 속에서 미국을 필두로 한 제3국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일(對日) 비판 여론을 확산하는 전략에 경도되었고, 양국 간 출혈 경쟁을 벌인 적이 있다. 최근 일본은 워싱턴 조야를 대상으로 대한 비판 여론 조성을 위한 공공외교를 재개하고 있다. 이에 한국이 맞대응 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우(愚)를 다시 범하는 일이 될 것이다. 이제는 공공외교가 일본 국민을 상대로 한 우호 여론 조성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세대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 예컨대, 비교적 한국에 긍정적 인상을 갖고 있는 일본의 청년세대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문화교류, 방문교류의 기회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나아가 이들을 축으로 하여 한국에 대한 인상 호전 노력을 경주하는 반면, 중장노년층은 이미 한국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상당히 축적되어 있는 세대이므로 이들의 편견을 교정해 줄 수 있는 지식외교와 정책외교에 중점을 둘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자기건설의 결의를 다져야 이러한 신뢰회복조치들이 효과를 거두려면 우리 안의 배타적, 저항적 민족주의를 극복하는 노력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 한국은 아직도 일제 잔재 청산을 얘기하고 있고 민족의 자주성, 영속성, 단일성을 추구하는 속에서 반일감정을 완화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도 제국주의 시대 형성된 한국에 대한 우월감과 무시의 뿌리 깊은 감정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100년 전 기미 유훈은 일본을 원망하거나 잘잘못을 따지고 감정적으로 배척하기보다 자기를 채찍질하고 바로잡고 건설해 가라는 것이다. 우리가 100년의 반일·저항 민족주의 극복을 위한 비판적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21세기 표준에 맞는 국가 건설에 다가갈 때, 일본은 빛 바랜 우월감을 접고 21세기 동양평화와 세계평화, 인류행복을 이끄는 한·일 공동진화의 길에 동참할 것이다. ■     ■ 저자: 손열_ EAI 원장·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 미국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장, 언더우드학부장, 현대일본학회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장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국제정치경제, 일본외교정책, 동아시아 국제관계 등이다. 최근 저서로는 Japan and Asia's Contested Order (2018, with T.J. Pempel), 한국의 중견국외교 (2017, 김상배, 이승주 공편), Understanding Public Diplomacy in East Asia (2016, with Jan Melissen) 등이 있다. ■ 담당 및 편집: 최수이 EAI 선임연구원            문의: 02 2277 1683 (ext. 105) I schoi@eai.or.kr     [EAI논평]은 국내외 주요 사안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의견을 개진하고 정책적 제언을 발표할 수 있는 담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기획된 논평 시리즈입니다. 인용할 때에는 반드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AI는 어떠한 정파적 이해와도 무관한 독립 연구기관입니다. EAI가 발행하는 보고서와 저널 및 단행본에 실린 주장과 의견은 EAI와는 무관하며 오로지 저자 개인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손열 2020-06-05조회 : 8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