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미·일 3국이 북한 문제에서 공유해온 위협 인식이 실제로는 공동성명이 시사하는 만큼 대칭적이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저자는 미국이 북한을 협상 가능한 변수로 취급하고 일본은 북한을 중국에 종속된 부차적인 위협으로 다루는 반면, 한국만이 북한을 실존적 위협으로 인식하는 비대칭 구조가 3자 협력의 균열 지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합니다. 황 교수는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이 한미 억제태세를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장기적으로 평화공존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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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트럼프 대통령은 높은 비용과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이유로 미 국방부에 한국과의 연합 군사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불만을 게시하면서 해당 훈련이 비용이 많이 든다고 비판했고, 이란에 관한 미국의 조치를 한국이 지지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후 실시된 양자 연합훈련은 기간이 단축되었고, 참가 규모도 줄어든 가운데 예정보다 며칠 일찍 종료되었다. 한미 연합훈련은 오랫동안 미국의 대 한국 안보 공약을 보여주는 가장 가시적인 상징으로 기능해 왔다. 따라서 이번의 갑작스러운 축소는 단순한 예산 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미국 대통령이 동맹 자체를 고정된 전략적 의무가 아니라 협상 가능한 비용의 문제로 보고 있음을 의도적으로 발신한 신호였다.
이러한 사례가 전례가 없는 것이 아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첫 정상회담을 가진 뒤 2018년 6월 싱가포르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감축과 연합훈련이 상징하는 '전쟁 연습'의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던 일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가 "현재로서는 논의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병사들이 "집으로 돌아오기"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시 조치는 수사에 그치지 않았다. 그해 말 대규모 을지프리덤가디언 및 키리졸브 훈련이 중단되었고, 2019년에는 추가 훈련도 축소되었다. 2018년 당시에는 특이한 대통령 개인의 충동처럼 보였던 일이 2026년에는 공식적인 국방전략의 문제로 다시 등장했다. 이는 트럼프 또는 이와 유사한 거래적 동맹 관리 접근법을 취하는 행정부가 집권할 때마다 한반도에 대한 미국 정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구조적 특징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두 사례를 함께 살펴보면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된다. 한국·미국·일본은 북한에 대해 실제로 공동의 위협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가? 아니면 공식 공동성명이 암시하는 것보다 안보협력은 처음부터 훨씬 더 조건적이고 비대칭적이었는가? 동맹 결속의 외관 아래에는 위협의 우선순위 설정에서 지속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한 차이는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세 가지 요소에 의해 형성된다. (1) 북한의 위협을 고정된 전략적 우선순위가 아니라 여러 변수 가운데 하나로 취급하는 미국 동맹정책의 변동성, (2) 중국을 향한 일본의 점진적인 전략적 고려로 인해 북한이 부차적인 위협으로 밀려나는 현상, (3) 북한의 위협을 실존적인 문제로 규정하는 한국의 인식으로서, 이는 워싱턴이나 도쿄가 완전히 공유하지 않는 방식으로 한국의 안보행동을 이끌 수 있는 요인이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향후 압력이 가해질 때 한·미·일 3국 협력이 어떤 지점에서 균열할 가능성이 높은지를 예측하는 진단 도구로서 중요하다.
미국: 3국 협력에 대한 공약에서 부담 전가로
2026년의 사건은 그해 초 발표된 2026년 국방전략(NDS)이 이미 예고한 보다 광범위한 미국 정책 전환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NDS는 매우 직접적인 표현으로 "북한은 대한민국 뿐 아니라 일본에도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을 제기하며, 양국 모두 미국의 조약 동맹국이다"라고 인정했다. 또한 북한의 핵전력이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의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제기한다는 점도 인정했다. 이는 미국의 전략기획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문서가 북한의 위협이 지역적 우려를 넘어 미국 본토의 안보와 직접 관련된 문제로 변화했음을 명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인정에도 불구하고 NDS는 "한국은 핵심적이지만 보다 제한적인 미국의 지원을 바탕으로 북한을 억제하는 일차적 책임을 맡을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워싱턴이 재래식 억지의 부담을 서울에 이전하고, 미군은 보다 제한적인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이러한 명백한 모순은 NDS가 순수한 위협 평가 문서가 아니라 부담 분담에 관한 문서라는 점을 인식할 때에만 해소된다. NDS는 북한의 위협 자체에 대한 재평가만큼이나 재정적 긴축과 중국과의 강대국 경쟁을 향한 보다 광범위한 전략적 전환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 사실상 워싱턴은 제한된 전략 자원을 선별적으로 배분하면서, 북한 억지의 '재래식' 차원은 서울에 위임할 수 있는 영역으로 취급하고, 미국의 직접 개입은 본토가 연루되거나 보다 상위의 전략적 경쟁과 관련된 시나리오를 위해 남겨두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불과 3년 전 설정된 방향으로부터의 이탈을 의미한다. 2023년 8월의 '캠프 데이비드 정신' 공동성명은 미국이 정기적으로 "3자 훈련을 연 단위로, 훈련 명칭을 부여하여, 다영역에서 정례 실시"할 것을 약속했다. 이는 기존의 임시적 3국 협력을 지속적이고 명시적인 틀로 제도화한 것이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견고한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을 기반으로 한" 삼국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선언했다. 또한 세 정부는 공동으로 "미·일동맹과 한·미동맹 간 전략적 조정을 강화하고 3국 안보협력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캠프 데이비드의 수사적·제도적 구조는 3국 협력을 특정 행정부의 선호로부터 독립된 역내 질서의 지속적인 구조적 특징으로 고정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러한 수사와 2026년 NDS의 부담 전가 논리 사이의 간극은 억지에 대한 미국의 공약이 동맹체계의 고정된 구조적 특징이 아니라 각 행정부의 우선순위에 따라 변화하는 변수임을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2018년과 2026년 개입은 이러한 예측 불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입증했다. 캠프 데이비드가 영구적인 것으로 제도화하려 했던 것이 행정부와 대통령의 성향 변화만으로 3년 안에 되돌려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형성된 위협 인식
미국의 공약이 조건적이라면, 일본의 위협 인식은 한국의 위협 인식과 더욱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방식으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일본과 한국은 모두 북한의 미사일 사정권 안에 있지만, 양국은 북한의 위협을 동일한 방식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또한 북한의 위협은 양국의 전략적 우선순위 체계에서 동일한 위치를 차지하지도 않는다.
일본의 2022년 12월 전략문서인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정비계획은 일본의 국방 태세에서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 문서들은 반격 능력의 보유를 승인하고,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두 배 증액하는 방침을 제시했다. 해당 문서들은 북한의 군사활동을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이는 한국의 위협 인식과 연속성을 갖는 표현이다. 그러나 동일한 문서들은 중국을 "전례가 없고 가장 큰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하면서, 일본의 안보 대응에서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중심에 놓았다. 이 표현에 내재된 위계는 명확하다. 북한은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이지만, 중국은 전례가 없고 가장 큰 위협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위계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아래에서 더욱 뚜렷해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의 대만 공격이 일본에 대한 "존립위기사태"가 될 수 있다고 국회에서 발언했고, 이는 중국과의 중대한 외교적 갈등을 촉발했다. 이 사건은 대만·중국 축이 일본의 전략적 사고에서 얼마나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의 비핵 3원칙을 재확인하기를 거부한 점, 그리고 중국의 군사력 증대에 주로 대응하기 위해 일본의 3대 핵심 안보문서를 개정하겠다고 밝힌 계획은 도쿄의 전략적 고려가 한반도의 변화가 아니라 중국에 의해 추동되고 있음을 더욱 확인해준다. 여론조사 자료도 이러한 엘리트 수준의 지향점을 뒷받침한다. 동경대학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 응답자의 57.5%는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인식했다. 이는 중국 중심의 위협 인식이 안보 전문가들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주류화되었음을 보여준다.
2006년 이후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실시했고 일본 영토에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전력을 발전시켜 왔음에도, 일본이 한국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을 실존적 위협으로 간주한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 겐론 NPO의 여론조사는 이러한 변화의 제한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한 일본의 핵무장 지지는 2017년 핵실험 이후 7%에서 12.3%로 증가했다. 이는 의미 있는 상승이지만, 여전히 소수에 국한된 변화이며, 동일한 문제에 대한 한국 국민의 불안 수준과 비교하면 훨씬 낮다.
이처럼 위협의 현저성에서 나타나는 비대칭성은 캠프 데이비드 이후 미국이 수년간 독려해 왔음에도 도쿄가 워싱턴 및 서울과 3국 확장억제 틀을 구축하는 데 계속 주저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가장 의미심장한 점은 동경대학교 조사에서 일본이 미국 이외에 안보협력을 우선해야 할 국가를 물었을 때, 일본 응답자들이 한국(38.6%)보다 대만(60.9%), 베트남(40.3%), 인도네시아(42.5%)를 더 높게 평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미국의 동맹국이라는 공통점과 북한과의 지리적 인접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일본의 가장 자연스러운 안보 파트너로조차 인식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북한과 관련될 수 있는 사안에서조차 일본 국민이 본능적으로 한국을 안보 파트너로 선택하지 않는다면, 평양에 맞선 자연스러운 3국 연대가 존재한다는 가정은 상당히 수정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차이는 소련이 지리적·정치적으로 다양한 동맹국들 사이에서 다자적 억지를 결집시킬 수 있는 명백하고 공유된 실존적 위협이었던 냉전기 NATO 모델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NATO의 결속은 국가별 특수성을 압도하는 단일하고 부인하기 어려운 실존적 위협의 존재에 의존했다. 오늘날 일본과 한국을 하나로 묶는 이에 상응하는 단일 위협은 존재하지 않는다. 북한은 한 국가에는 실존적 위협이지만 다른 국가에는 단지 중대한 위협일 뿐이다. 반면 중국은 일본의 전략적 사고를 조직하는 핵심 준거로 점점 더 기능하고 있지만, 한국에 대해서는 같은 역할을 하지 않는다.
한국: 실존적 위협으로서의 북한
이와 달리 한국의 위협 인식은 압도적으로 북한 중심적이며 실존적 성격을 지닌다. 북한의 대규모 포병전력은 한국 인구의 약 절반과 경제 생산의 압도적인 비중이 집중된 수도권을 직접적이고 지속적인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 이는 일본의 안보 환경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취약성이다. 북한의 반복적인 핵실험은 북한을 가상의 핵확산 위험에서 사실상의 핵무장 적대국으로 변화시켰다. 2020년대 초부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심화되는 미·중 전략경쟁으로 인해 세계적·지역적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졌다. 러시아의 침공은 안보 공약이 존재하더라도 비핵국가가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고, 미·중 전략경쟁의 심화는 미국의 관심과 자원이 다른 지역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이러한 요인들은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서울의 의존과 동시에 미국의 확장억지에 대한 불안을 더욱 심화시켰다.
반면 중국에 대한 한국의 접근은 실존적이라기보다 상대적으로 절제되어 있고 거래적이다.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55%가 향후 10년 내 중국이 한국의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많은 한국인은 중국을 비핵화 노력과 장기적인 평화통일 전망에 필수적으로 중요한 행위자로 계속 인식한다. 이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점점 더 제로섬적으로 규정하는 일본의 인식보다 훨씬 더 미묘하고 덜 적대적인 접근이다.
이러한 차이는 대만해협 위기 가능성에 대한 태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2021년에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전례 없는 표현이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과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모두 등장했다. 이는 두 동맹국이 대만해협의 안정에 대해 보다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를 바라는 미국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했다. 그러나 서울은 대만 유사시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구체화하는 데 도쿄보다 훨씬 더 주저해 왔다. 한국의 전략적 역량이 북한이 제기하는 직접적이고 실존적인 위협에 이미 소진되어 있기 때문이다. 대만 문제에 대한 서울의 절제는 대만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뜻이 아니라, 제한된 전략적 관심이 이미 평양에 완전히 집중되어 있음을 반영한다.
국내적으로 이러한 실존적 인식은 일본이 경험하지 않는 반복적인 정치적 압력을 만들어낸다. 한국 국민의 핵무장 지지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북한의 핵위협 자체이며, 여기에 미국 확장억제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전술핵무기의 재배치나 NATO식 핵공유체제에 대한 요구는 신중하게 설계된 억지정책이라기보다 국내적 설득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기능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들은 점점 힘의 균형이 평양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이는 더 강력한 미국의 안보공약을 요구하는 서울의 지속적인 요구를 강화하고, 한국의 향후 핵 선택지가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한지를 살피게 될 것이다.
상이한 위협 인식과 역내 불안정
이 세 가지 흐름을 종합하면, 미국·일본·한국은 북한 문제에서 실제로 단순히 "같은 편"에 서 있는 것이 아니다. 각 행위자는 서로 다른 이유로 위협을 다르게 평가하며, 그 결과 역내 안정에도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북한을 고정된 전략적 우선순위가 아니라 여러 변수 가운데 하나로 취급한다. 이는 행정부 간, 심지어 동일한 행정부의 임기 내에서도 상당한 정책 변동을 낳는다. 일본은 북한의 위협을 중국에 대한 보다 광범위하고 점점 더 지배적인 우려에 종속시키며, 평양을 베이징에 비해 심각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부차적인 안보 문제로 취급한다. 한국만이 북한을 실존적이고 상시적인 위협으로 간주하며, 이는 핵무장에 대한 여론부터 대만 문제에 대한 신중한 태도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거의 모든 안보행동을 형성한다.
이러한 비대칭성은 역내 안정에 중대한 함의를 지닌다. 미국의 동맹 공약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고 있으며, 이는 동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회의적 태도와 2018년 및 2026년에 연합훈련을 축소한 반복적인 전력에 의해 증폭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고 전략적 대안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한국에서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 다카이치와 같은 지도자 아래에서 위협 인식과 국내 정치적 제약이 계속 변화하는 일본 역시 대체적 또는 보완적 안보협력에 더욱 수용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다. 특히 대만과 동남아시아 파트너들과의 관계에서 그러할 가능성이 크며, 이는 도쿄의 전략적 계산 속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심성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단기적으로 서울과 도쿄는 모두 미국과의 실용적 타협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확장억제는 양국의 국방 태세에서 여전히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양국 모두 당장 실행 가능한 대체 수단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신뢰성에 대한 인식이 계속 약화되고, 일본과 한국 사이에 존재하는 기저의 위협 인식 차이가 겹쳐진다면, 장기적으로 양국은 보다 추가적이고 자율적인 억지 수단을 모색하게 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이는 핵잠재력 확보 또는 독자적 핵무장을 향한 정치적 동력이 더욱 강화되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주로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반격 능력의 추가적인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어느 경로든 북한에 대한 통일된 대응이 가장 필요한 시점에 3국 안보협력의 일관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워싱턴의 대중국 전략경쟁을 단순화하기보다 오히려 더욱 복잡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분석은 한국의 향후 전략적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정책적 함의를 제시한다. 첫째, 한국은 미국과 대북 억지 역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강화해야 한다.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과 주한미군(USFK) 재편이 진행되더라도, 한미상호방위조약과 연합방위 태세를 동맹의 핵심적 기반으로 두고 동맹을 관리해야 한다. 또한 워싱턴 선언, 핵협의그룹(NCG),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통해 확장억제를 제도화하고 강화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이를 통해 동맹 분담 방식의 변화와 방위비를 둘러싼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억지의 신뢰성을 보존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비무장지대(DMZ) 근처에서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북한이 남북한 관계를 '두 적대국' 간의 관계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소한 충돌도 신속하게 확전될 수 있다. 현재 북한의 입장을 고려할 때, 접경지역에서 군사적·정치적 충돌 요인을 식별하고 완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남북한 관계를 관리하는 데 있어 당장의 최우선 과제는 우발적 위기 방지로 설정되어야 한다. 셋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 틀로서 평화적 공존을 추진해야 한다. 평화 공존이 비핵화나 분쟁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긴장을 관리하고 소통 채널을 유지하며 확전을 방지하기 위한 실용적인 중간 단계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은 한반도 상황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부분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 다만 평화 공존은 최종 상태가 아니라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과도적 과정으로, 궁극적으로는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동시에 북한 위협의 근본적 원인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
■ 황지환_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담당 및 편집: 임재현_EAI 연구원; 오인환_EAI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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