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이슈브리핑
[Global NK 논평] 트럼프의 황금함대 구상, MASGA, 그리고 ICE Pact
오인환
EAI 수석연구원; 서울대 강사

Editor's Note

오인환 EAI 수석연구원(서울대 강사)은 미중 해양세력전이의 심화 속에서 미국이 서반구와 북극해의 해양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전략적 재조정을 단행하고 있음을 분석합니다. 저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건조 계획인 ‘황금함대’ 구상을 소개하고, 쇄빙선 협력체인 ‘ICE Pact’와 한국의 ‘MASGA’ 프로젝트를 비교하면서 미국의 보호주의적 법안에 대한 대통령면제권이 핀란드에게는 행사된 배경을 설명합니다. 오 박사는 이 같은 분석을 기반으로 한국이 해양세력전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전략적 필요를 파악하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한미원자력추진잠수함 도입 사업과정에서 정치적 신뢰를 쌓아 보호주의 법안 등의 현실적 장벽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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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중해양세력전이와 서반구

 

역사적으로 해양패권국은 도전국에 의한 해양세력전이에 직면할 때, 주변 전역에 배치되었던 해군력을 재배치하면서 이를 대체할 새로운 동맹관계를 찾거나 기존의 동맹을 재조정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예를 들어, 영국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미국, 독일, 일본이라는 도전국들의 해군력 증강이 동시에 발생하자, 1895년 베네수엘라 위기(the Venezuelan Crisis of 1895)를 계기로 미국의 서반구에서의 세력권 주장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동시에 1902년에는 1차 영일동맹을 체결함으로써 서반구와 아시아에서의 해군력을 조정하여 유럽의 본토방어를 강화하였다. 이 과정에서 영국은 1898년에는 파쇼다(Fashoda)를 두고 전쟁 직전의 위기까지 갔던 프랑스와의 관계를 1904년 영불협상(Entente Cordiale)을 통해 조정하였고 프랑스를 동맹으로 받아들였다. 이는 결국 본토에서 부상하는 독일 해군에 대응하는 전략적 조정이었다.

 

새해 초에는 130여년 전 영국에 대항하여 미국의 서반구에 대한 개입을 요청했던 베네수엘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베네수엘라 대통령 마두로가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체포되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렇게 전격적인 군사작전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대통령을 체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2025년 11월에 공개된 국가안보전략문서(National Security Strategy)에서 드러나듯, 미국이 이처럼 서반구의 지배권을 강화하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은 미중해양세력전이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조정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국가안보전략 문서가 공개되기 전인 2025년 10월 말, 미 국방부는 이미 지중해에 배치되어 있었던 최첨단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을 카리브해 해역으로 이동시킬 계획을 발표하였다. 물론 마두로에 대한 군사작전이 이처럼 전격적으로 이뤄지리라고 예상치는 못했지만, 언론은 포드 항모전단의 배치가 마두로 정권의 군사적인 축출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해군에 대한 억제를 위해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의 해군력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반구 지역에 대한 해군력 강화는 상대적으로 유럽과 중동 전역에서의 해군력 감소를 의미한다. 같은 맥락에서 2025년 국가전략문서에서 유럽과 중동 지역이 아프리카 지역과 함께 상대적으로 서반구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비해 후순위에 배치되어 있다는 점은 우연이 아닌 전략적 우선순위의 조정을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최근 몇십년만에 처음으로 서아시아 전역을 담당하는 중부사령부와 유럽사령부에 미국의 항모가 위치해있지 않은 상황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카리브해에 항모전단과 육군 특수부대, 해병대를 배치할 계획이 보도된 지 2개월여만인 작년 12월 트럼프 대통령은 황금함대 구상을 발표하면서 해양조치계획에 이어 중국과의 해군경쟁에서의 양적 열세를 최소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2. 트럼프의 황금함대 구상

 

2024년 미국 국방부와 의회연구소의 추산으로 중국해군은 약 370대의 전투함을 보유했으며 2025년에는 395대의 전투함을 보유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반면, 미 해군의 전투함정수는 2025년 10월 1일을 기준으로 약 293대에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 해군의 전투함정이 크기와 배수량, 화력의 측면에서 중국 해군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2030년까지 향후 5년간 양국 사이의 해군 전투함정 수의 간격이 불가피하게 더욱 벌어지게 될 것이라는 점은 이미 기정사실화되어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작년 4월의 해양조치계획은 행정부 차원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관계 부처간의 협업 계획을 11월까지 제출하도록 명령하여 미국의 해양산업, 해군력, 조선업 전반의 기틀을 재건하고자 하는 의도를 보여주었고, 지난 12월 22일에 발표한 황금함대구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전투함정의 조합으로 미래의 미 해군을 구성하기 원하는지를 드러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 소형 신형 군함에 집중해온 해군의 전함건조계획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의 방향과 맞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3만톤에서 4만톤의 배수량 규모를 가진 차세대 구축함 20-25여대와 그보다 더 많은 소형호위함으로 구성된 황금함대(Golden Fleet) 건조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미 해군의 주력 구축함인 알레이 버크급 (Arleigh Burke-class) 구축함의 배수량 규모가 약 9,500톤인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차세대 구축함은 항모를 제외하고 미 해군이 지난 80년 동안 보유했던 전투함들보다 큰 전투함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 2척에서 시작해 종국에는 20-25척 보유를 목표로 하는 이 신형 트럼프급(Trump-class) 전투함에는 전자기레일건, 지향성 에너지 레이저 등 미래형 무기뿐만 아니라 순항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장거리 미사일 등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말 경 백악관과 국방부가 15,000톤에서 20,000톤급의 차세대 전함을 건조하는 논의를 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더 크고 강력한 전투함이 황금함대의 주력함으로 계획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형 군함 건조를 위한 약 260억달러의 예산이 반영된 2026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을 서명하였고, 12월 22일 해당 발표에서는 신형 군함이 기존 아이오와급 군함보다 100배 이상 강력할 것이라며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물론 해양조치계획의 구체적인 안이 작년 11월 마감일이 지났음에도 현재까지 이에 대한 후속조치가 알려지지 않고 있는 상황과 행정부 내부의 고위급 인력들의 사퇴 등을 고려하면 황금함대 구상 또한 제대로 진행이 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용, 함정 유형과 작전개념과의 정합성, 조선업공급망 역량,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 법으로 대표되는 법적 제약 등을 놓고 황금함대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3. MASGA 프로젝트의 진전과 도전들

 

트럼프의 황금함대 구상에는 트럼프급과 같은 대형 신형 전투함에 더해 신형 소형 호위함(frigate)들과 다수의 무인자율함정들이 포함되어 있다. 황금함대 구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관점에서는 최신 대형 신형 전투함들이 일종의 무기고 함정(arsenal ships)―90년대에 해군에서 추진되었지만 의회의 예산 거부로 인해 실현되지 못했던―으로 후방의 집중된 화력지원 플랫폼의 역할을 하면서 전방에서는 소형 호위함, 다수의 무인함정과 잠수함, 드론의 연계된 집단 작전을 통해 상대전력손실을 극대화하는 헷지 전략(hedge strategy)의 다양한 변용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황금함대를 평가한다. 반면, 황금함대 구상을 부정적으로 평가 하는 입장에서는 우선 지나친 비용증가와 실제 건조 가능성의 제약을 지적하면서 대형 전투함 간 해상결전이 현대 해양전의 핵심적인 변수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3-4만톤에 달하는 대형 전투함의 효용이 현 전투함의 효용에 비해 투자되는 천문학적 비용만큼 클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황금함대 구상의 실현과 비용 대비 효용 문제에 대한 답을 현재 시점에서 쉽게 내리기는 어렵지만, MASGA 프로젝트를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우선 호재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여태까지 미 군수지원함의 유지, 보수, 정비(MRO)를 몇 차례 맡은 적이 있었는데, 작년 10월 26일 APEC이 열린 경주에서 HD 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Huntington Ingalls)와 ‘상선 및 군함 설계, 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 각서’를 체결하면서 한국 조선사 중 최초로 미국 해군함정 건조에 도전하게 되었다. 미 해군은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 이후, 설계를 거쳐 2027년 8월 첫 건조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함대 구상에서 미 해군이 새로운 소형 호위함 건조를 위해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보유한 한화와 같은 한국 기업과의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MASGA 프로젝트가 군수지원함과 전투함 건조까지 확장될 수 있는 계기가 제공되었다.

 

현재 필라델피아 조선소가 받은 12척의 상선 건조주문에서 시작하여, 미국의 군수지원함, 그리고 소형 호위함과 같은 전투함 건조에까지 한국의 조선업 역량이 활용된다면 황금함대 구상의 실현에 MASGA 프로젝트가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은 확대될 수 있다. 우리 기업과 미 행정부와 해군 사이에서 추진되고 있는 MASGA 프로젝트는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예상할 수 있듯이, 황금함대 구상이 가져올 수 있는 MASGA 프로젝트의 진전의 폭만큼 한국 조선업계가 현실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도전도 결코 작지않다. 우선 현재까지 상선 건조에 집중하면서 군함 건조의 경험이 없는 필라델피아 조선소가 트럼프 대통령이 홍보한 것처럼 소형 호위함을 잘 건조할 수 있는 역량을 계획된 시간 내에 확보할 수 있는지부터가 아직 불투명하다.

 

구체적으로 전문가들은 미국 내의 높은 임금체계, 군함 제조에 숙련된 노동력 부족, 고비용의 부품 공급망, 그리고 연방정부의 생산품에 있어서는 완제품의 60-75% 이상의 부품이 미국산이어야 한다고 규정한 “미국산 구매 법안”(the Buy American Act) 등이 미국 내의 한국 기업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레이더, 센서, 무기, 엔진 등은 각각 다른 회사에 의해 제조되는데 팬데믹 이후에 악화된 미국내의 공급망의 작동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조선업의 경쟁력은 가격 대비 높은 질의 철강, 엔진, 그리고 부품들을 한국에서 쉽게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 미국산 철, 엔진, 레이더 등은 비싸면서 공급도 빠르지 않다. 또한 한국의 임금 수준은 미국의 60% 정도에 머무르며, 무엇보다 소형 호위함의 함정 디자인과 각종 부품에 대해 필라델피아 조선소의 노동자들은 대부분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 법의 규제를 피해 미국 내로 들어온 한화와 같은 한국 기업들은 “미국산 구매 법안”을 다시 만나게 된다. 만약 한국에서 건조하였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다양한 군함 부품 공급망과 노동력 문제를 다시 안게 되는 것이다. 미국의 제조업 공급망은 팬데믹 이후 악화일로를 겪었는데, 과연 한화가 법적인 제약을 극복하고 조선업 공급망 관리를 잘 해낼 수 있는지에 따라 미국 내 조선소에서의 군수지원함 또는 전함 건조가 개선된 형태로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가 달려있다. 이 같은 측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빠르게 소형 호위함을 건조할 필요가 있어서 애초에 한화의 필라델피아 조선소에 건조를 맡기려는 상황이지만, 얼마나 트럼프 행정부가 바라는 대로의 건조 속도를 낼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4. 국내법을 우회한 대통령 면제권: ICE Pact와 핀란드 사례가 주는 함의

 

한화처럼 HD현대도 존스법과 번스-톨레프슨 법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미국 현지의 조선소 인수를 포함한 다양한 선택지를 동원해 MASGA 프로젝트 지원 의지를 밝힌 바 있지만, 조선소 인수에 앞서 있는 한화의 경우를 보더라도 미국 내부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들은 녹록지 않다. 다른 한편, 미중해양세력전이 속에서 서반구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북극항로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2024년 7월에 캐나다, 핀란드와 맺은 쇄빙선 협력 협정(ICE Pact; Icebreakers Cooperation Effort Pact)을 계승하면서, 핀란드 내에서의 미 해경의 북극쇄빙선 건조를 중대한 국가안보이익으로 규정하여 톨레프슨 법안에 대한 대통령 면제권을 행사하였다. 총 11대의 북극 안보 쇄빙선(Arctic Security Cutters) 중 4대는 핀란드의 2개의 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허가하고 나머지 7대는 미국 내의 조선소에서 건조하도록 계획한 것이다.

 

작년 10월 트럼프 대통령과 핀란드의 알렉산더 스툽(Alexander Stubb)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8일과 9일에 ICE Pact의 쇄빙선 건조 계획과 관련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각서(Memorandum)와 사실 보고서(fact sheet)가 공개되었다. 번스-톨레프슨 법을 우회하는 대통령의 면제권은 법적으로 규정되어 있었지만, 역사적 선례를 찾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대통령이 국가안보상의 이익으로 규정될 수 있는 상황은 매우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에 핀란드에게 행사된 대통령 면제권의 함의는 곱씹어볼 가치가 있다. 우선 대통령 면제권이 핀란드에게 주어진 배경으로는 북극 지역에서 중국이 이미 5대의 쇄빙선을 운영하고 있는데 비해 현재 미국이 운영 가능한 쇄빙선은 2대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나마 미국이 보유한 2대의 쇄빙선 중 1대는 1976년에 취역한 오래된 선박이고, 또 다른 1대는 미 해경이 작년 9월에 상선에서 개조한 선박이다. 미 해경이 북극 지역에서의 미국의 안보 이익을 위해 1년 동안 운영해야 할 쇄빙선의 수가 최소한 9대라는 내부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린란드를 포함한 북극 해역에서의 미국의 입지를 단기간 내에 회복하기 위해서 해외에서의 쇄빙선 건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사실보고서에도 적시되어 있듯, 단기적으로 해외에서의 쇄빙선 건조가 국내 조선업 기반투자를 촉진하면서 해경이 미국 내에서 쇄빙선 제조를 위한 공급망 기반을 재건하는 동안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쇄빙선 수의 열세를 일시적으로나마 보완하는 의도 또한 담고 있다.

 

전략적인 수준에서는 MASGA의 확대와 ICE Pact를 활용한 캐나다와 핀란드와의 쇄빙선 건조 협력을 작년 10월부터 미국이 동시에 추진하고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전술하였듯, 미국이 단기간에 미중해양세력전이가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서반구에 대한 미국의 입지를 우선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중국보다는 많은 쇄빙선을 건조해야 한다는 단기적인 필요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경우는 8대의 핵동력추진 쇄빙선을 포함해 약 50대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쇄빙선 함대를 운영해왔기 때문에, 변수보다는 상수에 가깝고, 대통령 면제권을 사용하면 쇄빙선 건조의 속도를 단기간 내에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핀란드에 대한 면제권 사용은 서반구 내에서의 중국의 쇄빙선과 해양영향력 확대에 대응한 측면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핀란드에서 건조되는 쇄빙선들은 2028년 초에는 인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작년 11월 장관급회의에서 결정된 ICE Pact의 후속조치 또한 미국의 국제조선연구비를 통해 미국 조선업 노동자들이 핀란드 조선소에서 기술을 학습하는 계획과 캐나다 조선사 데이비(Davie)가 텍사스에 있는 조선소를 인수하고 현대화하는 10억불의 투자를 계획하는 등 장기적으로 쇄빙선을 미국에서 제조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상선, 군수지원함, 그리고 신형 호위함과 같은 전투함까지를 포괄하고 미국 조선업 전반의 인프라와 공급망 재건을 장기적인 목표로 삼고 있는 MASGA와 황금함대계획의 경우, 당장은 단기적으로 면제권을 발동해 2년 사이에 몇 대의 함정을 만들어내야하는 등의 전술적 필요는 크지 않다. 향후 몇 년 사이에 미중해양세력전이가 예상보다 더 위협적인 수준으로 전개된다면 면제권 발동이 고려될 수는 있겠지만, 국내법을 우회할 수 있는 제조방식 고안이나 의회, 행정부에 대한 장기적인 로비를 통해 MASGA를 추진하는 것이 현재로선 현실적인 선택이다.

 

5. MASGA와 한반도를 둘러싼 핵추진잠수함 사업들

 

미국에서 황금함대 구상이 발표된 지 며칠이 지난 작년 12월 25일 성탄절에 북한은 현재 건조 중이라고 공표한 바 있는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의 전체 외관을 공개했다. 같은 해 3월 8일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의 함선건조사업 현지지도와 핵동력전략유도탄잠수함 하단부의 사진을 공개했었는데, 전체 외관은 이번에 노동신문을 통해 처음 공개되었다. 노동신문은 이 잠수함의 배수량은 8,700톤이라고 주장하였고, ‘전략유도탄’이란 표현이 들어갔기 때문에 핵탄두를 실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을 장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건조사업을 현지 지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5년 경주 APEC 개최를 전후로 진전을 보인 MASGA 프로젝트와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한미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에 관한 협의를 의식한 발언을 내놓았다.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에 대해 “서울의 청탁으로 워싱턴과 합의된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이를 북한의 “안전과 해상 주권을 엄중히 침해하는 공격적인 행위”라고 규정하고 “반드시 대응해야할 안전 위협”이라고 보았다. 이후 한국 정부가 원자력추진잠수함은 한국에서 건조할 계획임을 밝히며 여러 차례 정정했지만, 당시 APEC 기간 중 한미정상회담 이후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이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지어질 것이라고 소셜네트워크에 공지하는 등, MASGA 프로젝트는 조선업 분야의 협력을 넘어서 장기적으로는 한미간의 더 깊은 안보기술 협력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ICE Pact의 쇄빙선 건조 추진과정에서 대통령 면제권이 발동된 것이나, 미국이 전향적으로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건조계획을 승인한 것의 배후에는 구조적으로 변동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과 서반구의 해양전략환경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MASGA 프로젝트와 원자력추진잠수함 사업 추진과정에서 미중해양세력전이의 추이를 읽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한미간의 정치적 신뢰를 쌓아나갈 필요가 있다. 전략적 필요를 읽는 장기적 안목과 안보 및 조선협력과정에서 쌓은 정치적 신뢰가 기술적인 제약이나 다양한 법적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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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인환_동아시아연구원(EAI) 수석연구원; 서울대학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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