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10명 중 3명 "美 신뢰 어렵다"… 트럼프 고율 관세 영향
2025-08-28 한국일보 (문재연 기자)

동아시아연구원, 미·일 싱크탱크와 공동조사

 

작년 18.2%에서 30.2%로 20%p 급상승

 

한일 국민 30% "미국과의 양자 관계 악화"

 

대미신뢰 하락 속 韓 73% "中, 군사 위협"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고율의 상호관세 등 통상 압박 등으로 한국인의 미국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졌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 예측불가능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에 대한 비호감과 일방적인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한 반감으로 풀이된다.

 

한국 동아시아연구원(EAI), 일본 아시아-태평양 이니셔티브(API), 미국 한국경제연구소(KEI)는 28일 공동으로 '제1회 한미일 국민상호인식 조사 및 제12회 한일 국민상호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 국민에 대한 인식 조사는 EAI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58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주목할 점은 한국과 일본의 대미 신뢰도 하락이다. 한국 응답자 30.2%가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EAI가 별도로 진행한 여론조사(18.2%)에 비해 12%포인트 상승했다. 미국에 대한 불신이 30%를 넘어선 것은 집계 이후 처음이다. 일본 응답자 44.7%는 미·일 관계의 미래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긍정적"(23.6%)이라는 답변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신뢰도 하락 원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와 미국 우선주의가 꼽힌다. 한국 응답자의 73.1%와 일본 응답자 70.1%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인상이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고율의 상호관세에 대한 반대 의견도 한국 80.9%, 일본 76.5%로 두 나라 모두 압도적이었다. 미국에서도 응답자 45%가 반대했다. 특히 고율 관세를 일부 삭감하는 조건으로 3,500억 달러(약 485조 원) 규모의 대미투자를 약속한 '한미 관세 합의'를 두고 한국 응답자 55.6%가 반대했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 및 투자 제한 조치에도 한국 57.6%, 일본 50.3%가 각각 반대했다. 아울러 한국 53%, 일본 56.7%가 각각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에 대한 방위비 분담 수준에 대해 "너무 많이 부담하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대미 신뢰도 하락에도 중국에 대한 불호 정서는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 응답자 73%가 "중국이 한국의 군사적 위협"이라고 했다. 일본 응답자 68.7%도 중국을 "군사적 위협"이라고 봤다. 대만해협에서 중국이 군사적 충돌을 일으킬 가능성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은 한국이 72.1%로, 미국(42.2%), 일본(42.1%)에 비해 훨씬 많았다.

 

중국에 대한 군사적 위기 의식은 한미 및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졌다. 한국 응답자의 56.1%가 "한미동맹이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는 등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의 역할을 북한 방위에서 중국 견제로 전환하는 것에도 58.4%가 동의했다. "한미일 군사안보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도 한국이 78.8%, 일본이 51.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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