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진 교수 '변화하는 한국유권자 5'서 주장
지난해에 열린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미디어가 유권자들의 후보 선택에서 변화보다는 기존의 지지 성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현진 성신여대 교수는 동아시아연구원(EAI)이 최근 펴낸 '변화하는 한국유권자 5: 패널조사를 통해 본 2012 총선과 대선'에서 EAI·SBS·중앙일보·한국리서치 공동 2012 총선 대선패널 조사 자료를 토대로 18대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다양한 미디어 이용이 후보자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서 교수는 "진보와 보수 간 대립이 치열했던 만큼 미디어 선거전도 치열했던 18대 대선에서 미디어를 이용하는 유권자들은 분명하게 나뉘었다"면서 "신문, TV 등 기득권층의 영향력이 큰 매체를 많이 이용하는 유권자들일수록 박근혜 당선인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유권자들일수록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미디어 이용이 유권자의 태도를 변화시키기보다는 기존의 태도를 강화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예를 들어 보수성향 유권자는 보수성향 언론이나 방송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이런 노출을 통해 자신의 가치와 믿음을 더욱 강화해 궁극적으로 확신을 하고 보수 후보에게 투표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따라서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고 개인적이고 선별적인 미디어 선거전이 확대될 향후 선거에서 오히려 미디어가 기존의 세대 간, 이념 간 균열을 더욱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스마트미디어 시대에 펼쳐지는 미디어 선거전이 정치적·사회적 통합을 위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도록 우리가 모두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변화하는 한국유권자 5: 패널조사를 통해 본 2012 총선과 대선'은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투표패턴을 패널조사로 분석한 책이다.
EAI 여론분석센터는 변화하는 한국 유권자의 표심을 읽기 위해 2006년 지방선거부터 패널조사에서 수집한 자료를 활용해 연구를 진행했고 연구의 결과를 '변화하는 한국유권자' 시리즈로 발간해왔다.
동아시아연구원. 272쪽. 1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