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책과 삶] 패전 후 일본의 정치질서 구축해온 8명의 핵심리더

  • 2013-09-21
  • 문학수선임기자 (경향신문)
일본 부활의 리더십-전후 일본의 위기와 재건축…손열 엮음 | 동아시아연구원 | 332쪽 | 1만6000원

 

일본이 패전했던 1945년부터 지금까지 일본의 정치 질서를 구축해온 8명의 핵심 리더들을 간추렸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이는 요시다 시게루. 전후 외무장관과 자유당 총재, 총리를 지내면서 요시다 내각을 이끌었던 정치가다. “외교적으로 미국을 추수하면서 안보를 전적으로 위임한 후, 국내적으로는 경제부흥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보수 정치질서를 안정화시킨 인물”로 설명된다. 책은 그에게 “패전과 냉전 속에서 자유주의 질서를 새롭게 건축하려는 설계사”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동시에 두 사람의 다른 지도자를 부각시킨다. 요시다가 설계한 보수주의의 반대편에 “공산주의자로서 대항적 질서를 상상한” 도쿠다 규이치가 있었다. 일본 공산당 서기장을 지낸 그는 “미완의 혁명 리더십”을 선보였다. 다른 대항마인 이치카와 후사에는 “다양한 운동단체, 여성의원, 정부와 비정부 간 네트워킹 등 일반대중의 지지와 물리적 자원을 동원해 기존 질서에 도전한” 인물이다. 말하자면 풀뿌리 민주주의의 리더였다. 이어지는 인물은 요시다의 승리에 따른 전후 질서를 계승하면서 본격적인 개혁을 추진한 선두주자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보수 본류의 황태자 지위를 포기하고 보통국가를 주장하며 일본의 전면적 개혁을 주창한 오자와 이치로, 구조개혁을 내걸고 대중적 지지를 한몸에 받았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역사적 정권 교체로 새 일본을 꿈꾸었던 하토야마 유키오, 제도권 우익의 기수 이시하라 신타로, 오사카를 기반으로 도쿄 중심의 정치를 뒤집으려 했던 하시모토 도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