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율 상승조짐이 뚜렷하다. 각종 지표가 이를 말해준다.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에, 낮으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통설을 따른다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긴장해야 한다. 반대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반색할 요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1일 밝힌 여론조사 결과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적극 투표층'은 전체의 79.9%로 나타났다. 2007년 같은 기간 실시한 조사에서 적극 투표층 비율이 67.0%였던 것에 비해 12.9%p 늘었고, 2002년 80.5%에 비해선 0.6%p 줄었다. 2007년과 2002년의 실제 투표율은 각각 63.0%와 70.8%였다.
또다른 투표율 상승조짐은 부재자 증가다. 올해 대선 부재자는 109만명으로 2007년 81만명보다 34.0%나 증가했고 특히 직접 신고해야 하는 일반 부재자의 경우 2007년 8만명에서 올해 16만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재외선거 투표율도 참고가 될 수 있다. 대선 재외선거 최종 투표율은 71.2%로 4·11 총선 당시(45.7%) 보다 25.5%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올해 대선 투표율은 2007년(63.0%)에 비해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표율 77%를 넘어서면 말춤을 추겠다"는 문재인 후보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2002년 투표율(70.8%)을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넓게 잡으면 65~70% 사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 분석이다. 투표율 70% 안팎이 여야 후보들의 '유불리 분기점'이라는 분석과 이를 종합하면 65~70% 사이의 5%가 '티핑포인트(Tipping Point)'가 될 수 있다. 70% 수준이면 문재인 후보가, 60% 중후반대에 머물면 박 후보가 유리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투표율과 득표율의 비례관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투표율이 낮고 비박근혜 성향이 강한 젊은층이 투표장을 찾게 되면 전체 투표율도 높아진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모든 선거에 적용되는 절대법칙은 아니기 때문이다.
박 후보측 관계자는 "결국 지지층의 응집력이 강할수록 투표율도 높아지는 것 아니냐"며 "투표율이 높아진다고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투표율이 65% 이하라고 해서 문 후보가 반드시 패배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도 섣부르다. 가장 최근의 선거인 4·11 총선 투표율은 54.2%였지만, 득표수를 기준으로 하면 보수와 진보가 팽팽했다. 투표율뿐만 아니라 유권자 정서, 선거구도 등도 승패를 결정하는 요인이라는 이야기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팽팽한 경쟁구도로 투표율은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두 후보 모두 '투표 이유'를 제시하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며 "왜 반드시 투표를 해야 하는지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하는 쪽이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