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박근혜 여론조사 우세, 개표 결과까지 이어질까

  • 2012-12-12
  • 김정곤기자 (한국일보)
숨은 표는 많이 줄어… 입장 못 정한 안철수 지지층이 변수될 수도

작년 강원지사 선거 들어 야권 "여론조사 틀릴수도"… 전문가들 "기법 개선" 반박

고령층 투표율 감안하면 朴에 숨은 표 더 많을수도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대선후보 경제 분야 제2차 TV토론이 10일 밤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열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토론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표가 허용되는 여론조사 실시 시한(12일)이 다가오자 최근 여론조사 흐름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비해 2~5%포인트 우세한 것으로 집계되는 최근 지지율 흐름이 마지막 여론조사는 물론 막판 표심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믿을 만한가

 

최근 실시된 대다수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문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2~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 안철수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원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박 후보와 문 후보가 1% 포인트 이내의 초접전을 벌이거나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이상으로 벌어진 조사 결과도 일부 나왔다.

 

이러자 야권 등에서는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보선 결과 전례를 들어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실제 지난해 4월 강원지사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는 최문순 민주당 후보가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에게 14%포인트 지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개표 결과 최 후보가 4.5%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하지만 조사 전문가들은 조사기법 개선 등을 이유로 여론조사 불신론을 반박하고 있다. 2010년 지방선거와 지난해 재보선 예측 실패 이후로 여론조사기관들은 잇달아 집전화 무작위 전화걸기(RDD)와 휴대전화 조사 방식을 가미했다. 전문가들은 또 총선과 달리 대선에서는 전국을 하나의 지역구로 표본을 설계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5~6개 조사가 일관된 결과를 보인다는 점에서도 추세적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숨은 표는 어느 쪽에 더 많나

 

그렇다면 통상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3~6%포인트 가량의 야당 성향 숨은 표는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도 응답자의 소극적 태도뿐 아니라 휴대전화와 집전화의 비율 등 기술적 한계에 따른 숨은 표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 익명의 조사전문가는 "대부분 조사가 정치적 성향 차이가 큰 40대 초반과 후반을 같은 세대로 분류했기 때문에 40대 초반의 의견이 상대적으로 덜 반영돼 2~3%포인트의 오차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보수와 진보 진영이 최대로 결집한 이번 대선에서는 양측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하고 있기 때문에 숨은 표가 상당히 축소됐다고 주장한다.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통상 13%내외이던 응답률도 최근 들어 4~5%포인트 더 상승했다. 때문에 야권 성향 숨은 표는 2~3% 이하로 최소화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반면 보수 성향인 박 후보를 지지하는 고령층 유권자들의 높은 투표율을 감안할 때 도리어 박 후보 쪽에 숨은 표가 있을 것이란 반론도 적지 않다. 한 전문가는 "투표율을 감안하면 박 후보의 득표가 여론조사 결과보다 2~3% 포인트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이번 대선 개표를 해봐야 투표율에 따른 보수층의 숨은 표와 정치적 의사표현 자제에 따른 야권 성향 숨은 표 중 어느 쪽이 더 큰지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의 우세인가 아니면 혼전인가

 

최근 판세에 대한 해석은 더욱 복잡하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아름답지 못한 야권 단일화 결과로 격차가 확대되다가 안 전 후보의 등장으로 격차가 축소되긴 했지만 현재로선 박 후보의 우세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백중우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대혼전 양상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다만 전문가들은 남은 기간 부동층 향배에 따라 추세가 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안 전 후보의 지지층 가운데 아직 향배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의 선택이 주목된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상무는 "대선에서 하루는 '영원'이라는 속담이 있다"며 "숨은 표 효과보다 부동층 향배가 막판 승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