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는 숫자의 차이는 있지만, 박근혜 후보가 여전히 ‘박빙 우세’의 격차를 지켜내고 있음을 보여줬다. 우선, SBS와 중앙일보, 동아시아연구원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45%의 지지율을 기록, 43.2%에 그친 문 후보를 앞섰다. 오차 범위 내의 이 여론조사는 문 후보가 가장 바짝 박 후보에게 다가선 결과이다.
▲ SBS가 같은 응답자에게 정기적으로 설문을 해서 대선 여론 추이를 알아보는 패널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박근혜 후보는 45%의 지지율을 기록, 43.2%에 그친 문재인 후보를 앞섰다.SBS 8시 뉴스 화면 캡처.
다른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 간의 격차는 조금 더 컸다. <영남일보><국제신문><경기일보> 등 지방지 8개사가 <리얼미터>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박 후보가 47.1%였고, 문 후보는 42.5%에 그쳤다. 오차범위 밖의 우세다.
지역별로 보더라도 문 후보는 호남과 제주에선 우세, 경기인천에선 박빙 우세였을 뿐 나머지 지역에선 모두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대선의 승패가 서울, 충정, 강원에서 결정날 것이란 분석이 높은 상황에서 문 후보는 서울을 제외하곤 모두 상당한 격차로 뒤지고 있어 불안감을 더했다.
박 후보의 예상을 뛰어넘는 선전은 이른바 ‘아름다운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 대한 반사이익과 여성대통령론을 펼치며 이슈 선점에 성공한 것이 상당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안철수 지지층의 15~20% 정도가 박 후보를 택하면서, 전체 지지율에서 3~5%정도 고양효과가 발휘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성대통령론 이후 4~50대 여성층에서 ‘이제 여자도 대통령을 할 때가 됐다’는 심리로 지지율 뒷받침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문 후보의 경우 안철수 사퇴 이후 일주일여가 흐를 때까지 뚜렷한 메시지와 지지층을 결속할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 ‘단일화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안 후보 지지자 가운데 부동층으로 돌아선 약 20% 남짓의 표심이 결국 ‘정권 교체’를 지지하는 민심이라 문 후보에게로 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계속 지지부진한 선거전이 전개될 경우 이들이 끝내 투표장에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관련해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밝힌 적극 투표층이 불과 61.6%밖에 안 된다는 점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17대 대선의 경우 같은 기간 적극 투표층은 72.2%에 달했다. 투표율 70%를 승패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만의 비전과 메시지로 유권자들을 흡입하지 못할 경우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