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1987년 이후 역대 대선을 보면 약 3주일 동안의 공식선거운동에서 1·2위가 바뀐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
문재인 후보로서는 남은 19일 동안 판세를 뒤집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인 안철수 전 후보로부터 전폭적인 도움을 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인 것이다.
여론조사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 28∼29일 전국의 유권자 1,500명을 조사한 결과 박 후보는 47.4%, 문 후보는 42.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95%신뢰수준, 오차범위 ±2.5%포인트)
중앙일보·SBS·동아시아연구원이 지난 25∼27일 전국의 유권자 1,416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박 후보는 45.0%로 문 후보 43.2%보다 앞섰다.(95% 신뢰수준, 오차범위±2.6%)
박 후보 측 안형환 대변인은 30일 "전체적으로 판세는 우리가 약간 우세"라며 "큰 변화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자신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전날 전남 순천 유세에서 "마누라 빼고 다 바꾸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정당 혁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강도 높은 정당혁신을 근거로 안철수 전 후보의 협조를 구하는 것으로, 그만큼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안 전 후보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제로 사퇴 뒤 안 전 후보의 지지층 가운데 60%정도가 문 후보로 옮긴 가운데 20% 안팎은 박 후보로, 나머지는 부동층으로 분류된다.
안 전 후보의 지지층 중 부동층으로 옮겨간 유권자들은 아예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에 문 후보로서는 안 전 후보의 행보에 기대를 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안 전 후보의 개입 정도가 이들 부동층의 투표 여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20∼30대 중도성향, 무당파층은 투표율이 낮은 유권자들"이라며 "(안 전 후보가) 이들에게 소구력이 있기 때문에 선거 개입 정도에 따라 문 후보의 득표에 상당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문재인이지만 주인공은 여전히 사퇴한 안철수 전 후보인 셈이다. 다음 달 3일 안철수 캠프 해단식에 문 후보 측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