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安의 귀환, 부동층 표심 文에게 갈까

  • 2012-11-30
  • 정원석기자 (조선비즈)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후보직을 사퇴한 안철수 전 후보가 오는 3일 진심캠프 해단식을 통해 대선활동 방향 등을 제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선구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안 전 후보 사퇴로 20% 수준까지 육박했던 부동층이 점차 박근혜 문재인 후보로 흩어지는 흐름을 보인 가운데 안 전 후보가 재등장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안 전 후보의 재등장은 야권 성향인 안 후보 지지층 결집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과 문 후보가 안 전 후보 지지층이 만족할 만한 기득권 내려놓기 등 쇄신 행보를 보이지 않는다면 중도 성향의 안 후보 지지층의 표심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 安지지 부동층, 文쪽으로 서서히 이동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다음달 19일 대선을 앞두고 부동층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23일 안철수 전 후보의 사퇴로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20% 안팎으로 치솟았으나 박근혜-문재인 양자 대결의 선거구도가 굳어지면서 그 규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안 전 후보 사퇴 다음날인 24일 MBC와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 전 후보의 지지층 중 31.6%가 ‘지지후보 없음’이라고 답변했으나 중앙일보와 SBS, 동아시아연구원, 한국리서치의 25∼27일 여론조사에서 안 전 후보 지지층 중 부동층 비율은 18.7%로 줄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의 경우 안 전 후보의 사퇴 직전에 실시된 23일 다자대결에서 부동층은 4.4%였으나 안 전 후보 사퇴 직후(24∼25일 조사) 10.7%로 급상승했다가 28∼29일 조사에서는 8.5%로 하락했다.

 

안 전 후보 지지층 중심의 부동층은 조금씩 문 후보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 전 후보 사퇴 직후 50% 수준으로 추정됐던 안 전 후보 지지층의 문재인 후보 지지율은 최근 60% 수준까지 올라갔다.

 

한국갤럽 결과에 따르면 안 전 후보 지지층의 61%는 문 후보로, 14%는 박 후보로, 24%는 부동층으로 이동했다. 또한 중앙일보와 SBS 등이 공동 실시한 조사에서 안 전 후보 지지그룹의 64%는 문 후보에, 14.9%는 박 후보에 지지를 보냈다.

 

◆ “安 지원 본격화되면 文 지지율 반등” vs “민주당 기득권 포기해야 安측 지지받아”

 

정치권에서는 소극적인 형태라도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가 본격화될 경우 안 전 후보 지지자들의 문 후보 지지 흐름이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40%초반대에서 박근혜 후보에 3~5%포인트 가량 뒤지며 정체상태에 빠진 문 후보 지지율이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야권 관계자는 “안 전 후보가 선거지원에 나섰다는 점만으로도 문 후보쪽의 지지흐름이 강해질 것으로 본다”면서 “안 전 후보 지지층의 60% 이상이 확실하게 문 후보 지지로 돌아서게 되면 팽팽한 박빙 구도가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안철수 전 후보가 문 후보 지원활동을 하더라도 민주당이 변하지 않으면 안 전 후보 지지층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관건은 민주당이 얼마나 자기쇄신 의지를 보여주느냐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민주당이 가시적이고 담대하고 폭넓은 기득권 버리기, 자기 쇄신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원한다고 해도 그의 지지층은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최소한 안 전 후보측의 의원정수 축소, 중앙당 폐지 제안을 받아들여야 안 전 후보와 그의 지지층이 움직일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안 전 후보 지지층 일부의 유입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 지지율이 50%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있는 호기를 기득권 포기를 하지 못해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