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유세전 첫 주말 맞는 朴-文…각 캠프가 보는 초반 판세는

  • 2012-12-01
  • 김유대·고두리·고유선기자 (뉴스1)

 

제18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 첫 주말을 맞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은 선거전 초반 판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양 캠프는 모두 각종 여론조사 등을 근거로 선거전 초반 판세를 3% 포인트 안팎의 오차범위 내 '박빙' 양상으로 보고 있다.

 

중앙일보·SBS·동아시아연구원·한국리서치가 지난 25~27일 전국 유권자 14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패널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6%포인트) 결과, 박 후보는 45.0%의 지지율로 문 후보(43.2%)와 1.8%포인트차의 격차를 보이며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한국갤럽이 지난 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2%포인트)에서도 박근혜 45% 대 문재인 42%로 박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3%포인트 앞서나갔다.

 

새누리당은 우선 초반 판세에 대해 '박빙 우세'라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표정관리'에 애쓰는 모습도 보인다.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사퇴 이후 단일화 시너지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연말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힌 야권 단일화를 나름대로 '선방'해 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안형환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위 대변인은 "전체 판세는 우리가 약간 우세인 것 같다"면서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안 전 후보의 중도 사퇴 이후 박 후보가 문 후보 보다 2~3% 포인트 앞서고 있다. 이 수치가 큰 변화없이 꾸준한데 대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무성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전날 '200만표 표차 이상 승리' 등 당내 분위기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함구령'을 내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통합당 역시 초반 판세가 문 후보 측에 다소 '열세'라는 분석에 동의하면서도 향후 TV토론과 안 전 후보의 지원 등에 따라 판세를 역전 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문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오차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뒤지고 있다는 표현은 적절치 않고 바짝 붙어 추격하는 백중 열세"라면서 "지지층이 결집해 있고 이후에 문 후보의 정책과 비전이 국민들에게 알려지게 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이런 전체적인 흐름 속에 이번 대선에서 주요 승부처로 꼽히는 지역별 판세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박 후보 측과 문 후보 측은 모두 이번 대선의 주요 승부처로 부산·경남(PK)과 충청권, 수도권을 꼽고 있다.

 

박 후보와 문 후보도 유세 첫주에 이런 승부처를 집중 공략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PK와 충청 등을 오가며 승부처에서의 초반 주도권 잡기 경쟁에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텃밭…文고향 PK

 

부산·경남(PK)의 표심은 이번 대선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PK 지역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지만 저축은행 부실사태와 가덕도 신공항 무산 등으로 새누리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문재인 후보의 고향이 경남 거제이고, 현재 국회의원 지역구가 부산 사상이라는 점에서 새누리당의 긴장감이 더해지고 있다.

 

문 후보 측도 이 같은 점을 공략해 PK 지역 득표율을 45%이상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반해 새누리당은 PK 지역에서 야풍(野風)을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PK 지역에서 야권의 득표율이 40%를 넘어서게 되면 수도권 등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만큼 이를 만회할 만한 곳이 없다는 판단이다.

 

박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PK에서 야권 득표율이 45%를 넘어서면 대선에서 패할 가능성이 높고 40%선이면 접전 양상, 35%이하로 떨어지면 우리에게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안 전 후보의 후보 사퇴 직후인 지난 26~28일 실시한 여론조사(95%신뢰수준에 ±3.2%포인트)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은 53%로 문 후보(36%)를 앞섰다.

 

안 전 후보의 사퇴 전 여론조사 가상 양자대결서 야권 후보가 40% 내외를 오가는 지지율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문 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감소한 결과다.

 

새누리당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 흔들리는 PK 민심을 선거전 초반 어느 정도 잡아 낸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박 후보 캠프의 부산 지역 출신 인사는 "PK에서 야권 득표율이 35%가 절대 넘어가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선대위 관계자 역시 "부산 민심은 (야당으로) 확 넘어 갔다가도 다시 돌아 온다"면서 "표를 줄려고 마음을 먹으면서도 야단을 치고 주는 그런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역시 초반 PK 분위기는 열세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문 후보 측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PK 지역이 지금은 열세지만 분위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 선대위 관계자 역시 "여러 형태의 여론조사 결과와 현지의 반응을 종합해 보면 PK와 울산 등에서 부동층이 많은 것 같다"면서 "PK에서 지지층들이 모아지고 있고, 울산의 경우 과거 문 후보가 인권변호사로 울산 지역 노동자를 많이 변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박 후보가 이날 부산 지역 유세 과정에서 "부산 가덕도가 (신공항의) 최고의 입지라고 한다면 당연히 가덕도로 할 것"이라고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면서 PK 지역 민심이 어떻게 흐를지도 관심이다.

 

◇역대 대선의 '캐스팅보트' 충청

 

역대 대선에서 당락을 가르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충청권의 표심은 이번 대선에서도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27일부터 연이틀 충청권을 찾았고, 문 후보 역시 28일 이 지역을 찾으며 중원 싸움에 맞불을 놓았다.

 

박 후보 측은 현재 충청권에서 60% 정도의 득표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도권과 PK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충청권에서 최대한 표를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우택 새누리당 충북도당 선대위 부위원장은 "현재 13~14%포인트 정도의 차이로 박 후보가 앞서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60%대 40% 정도의 득표율로 20%포인트 정도의 격차가 나면 충청권에서 괜찮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세종시 원안을 고수하며 쌓은 충청권의 우호적인 민심과 박 후보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 충북 옥천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충청권 민심을 파고 들고 있지만, 문 후보 측 역시 중원 싸움에서 최대한 표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 측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현재는 미세한 열세 경합"이라면서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선진통일당(새누리당과 합당)이 충청권에서 각각 12석·9석·3석을 나눠가진 만큼 50%의 득표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권자 절반 몰린 '수도권'

 

수도권의 유권자는 전국 4000여만명의 유권자 중 49%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유권자 절반이 모여 있는 만큼 여야 후보 모두 수도권 표심을 놓치면 대선 승리를 사실상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수도권 싸움에서 다급한 쪽은 새누리당이다. 지난 4·11총선 결과등을 볼 때 부담을 느낄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전국적 총선 결과로는 단독 과반을 달성하며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112개 지역구가 몰린 수도권에서 단 43석만을 챙기며 65석을 가져간 민주통합당에 패배했다.

 

박 후보 측은 이번 대선전 초반까지도 이같은 4·11총선 민심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20~40대 젊은층과 화이트 칼라 등에서 안철수 전 후보의 지지에서 이탈한 부동층이 많은 것으로 분석돼 향후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원하고 나설 경우 표심이 변화할 여지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박 후보도 지난 28일 오후 평택과 오산, 수원 등 경기 남부권에 이어 29일에는 서울 서부와 인천 등을 찾는 촘촘한 일정을 이어가며 수도권 표심 선점에 나섰다.

 

유일호 새누리당 서울시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은 "52% 정도의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재는 뒤지고 있다"면서도 "서울에서 약세로 분류되던 지역구에서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단일화 국면 이후 상황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희선 새누리당 경기도당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경기도 서부 지역에서는 새누리당이 약하고, 동부지역에서는 유리하다. 경기 남부와 북부 지역은 비슷한 판세"라면서 "안철수 후보가 사퇴한 뒤 굉장히 분위기가 좋아지는 측면이 있다. 어느 정도 경기 지역도 희망이 보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민주통합당 역시 선거전 초반 수도권 판세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자제하면서 신중함을 보이고 있다. 안 전 후보의 사퇴 이후 부동층이 늘어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수도권에서 박 후보와 문 후보간 혼전 양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문 후보 측은 향후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지원하고 나서고, TV 토론 등을 거친다면 수도권 목표 득표율인 55%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목희 기획본부장은 "수도권은 특히 이명박 정권의 실정과 경제파탄에 대한 불만이 아주 높고,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더욱 강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