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최대 20% … 대선 핵심변수로
야권후보 단일화 이후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먼저 웃었다. 8대3의 우세.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단일화가 이뤄진 뒤 실시된 주요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다(도표 참조).
단일화가 이뤄지면 단일후보가 박 후보를 앞설 것이란 게 정치권의 관측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반대였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이미 보수층은 똘똘 뭉쳐 있으나, 단일화 과정의 진통으로 안철수 후보 지지층이 분열된 결과"라고 진단한다. 다만 한 자리 수에 머물던 부동층이 10~20% 수준으로 늘어난 게 변수다. 대선까지 남은 20여일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어떻게 이들 부동층을 흡수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결집력 보여준 보수층 유권자 = 안 후보가 전격사퇴한 지난 23일 이후 실시된 주요언론사 여론조사는 모두 11개다. 이 가운데 박 후보가 8곳에서 앞섰고 문 후보는 3곳에서 우위를 보였다. 동아일보 조사에선 박 후보가 45.2%로 문 후보(41.8%)를 3.4% 앞섰다. 조선일보 조사에선 박 후보 43.5%, 문 후보 39.9%였으며 중앙일보는 박 후보 44.7%, 문 후보 41.3%였다. MBN 조사에선 박 후보(44.0%)가 문 후보(40.4%)를 3.6%p 앞섰고 세계일보 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4.4%p 우위를 보였다. 박 후보는 KBS와 SBS, 한겨레신문 조사에서도 문 후보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오차범위 내인 1.8%p~5.8%p 사이의 박빙 우세다.
문재인 후보는 세 곳에서 근소한 우세를 보였다. MBC 조사에서는 문 후보(41.2%)가 박 후보(39.2%)를 2.0%p 앞섰다. 한국경제신문 조사에서도 문 후보(41.7%)가 박 후보(40.9%)를 0.8%p 앞섰다. 오마이뉴스 조사에서는 문 후보가 0.6%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갈라진 안철수 지지층 표심 = 이들 여론조사에서 안 전 후보 지지층 가운데 문 후보 지지로 이동한 비율은 45~58%였다. 19~25%는 박 후보 지지로 옮겨갔다.
KBS 조사에선 안 전 후보 지지자 중 '문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한 비율은 55.7%였지만 '박 후보를 지지하겠다'(19.2%)거나 '모르겠다'(24.6%)는 응답도 43.8%였다.
한겨레 조사에서도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 가운데 50.7%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고, 26.4%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쪽으로 이동했다. '모름·무응답'으로 돌아선 이는 21.9%였다.
SBS 조사에서는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 중에서는 박 후보 지지가 24.2%, 문 후보 지지가 51.8%,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은 22.5%로 나타났다. 나머지 조사에서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부동층 향배에 대선 달렸다 = 이들 조사의 공통점은 안 후보 사퇴전 10% 이하였던 부동층이 최대 20% 수준까지 대폭 늘어났다는 점이다. 안 후보 지지세력의 상당수가 갈 곳을 잃은 셈이다. 실제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부동층 비율은 10% 안팎이었지만 SBS와 MBC 조사에서는 각각 18.1%와 19.6%로 10%p 정도 부동층의 비율이 늘어났다.
안 후보 지지층 가운데 상당수가 부동층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 후보를 지지했다가 다시 부동층으로 돌아선 유권자들이 새로운 후보 결정을 마무리하는 시점 전까지는 여론조사 결과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게 전문가 판단이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소 여론분석센터 부실장은 "부동층의 대부분은 중도성향의 젊은 세대"라며 "두 후보가 이들 부동층의 표심을 어떻게 흡수하는 행보를 보이느냐가 대선결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