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본격적인 18대 대선이 시작된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포스터가 공개됐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사퇴로 '보수-진보'의 전면적인 세력 대결 양상으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세력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총결집에 나섰다. 야권도 아직은 '단일화 효과'가 뚜렷하진 않지만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중심으로 결집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수-진보'의 치열한 세력 대결 양상은 이미 지난 4·11 총선에서 나타났다. 양 진영은 총선에서 내용적으로는 야권의 패배로 나타났지만 득표율에서는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당시 새누리당(42.80%)과 선진통일당(3.23%)을 합친 정당 득표율은 46.03%였다. 반면에 야권연대가 얻은 정당 득표율은 민주통합당 36.45%, 통합진보당 10.30%로 합계 46.75%로 보수진영을 앞섰지만 불과 0.72%p차에 불과했다. 지역구에서 얻은 표도 새누리당은 932만4911표, 야권연대는 944만 7351표로, 43.3% 대 43.9%의 근소한 차이였다.
이번 대선도 지난 총선과 비슷한 양상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도층의 일부를 흡수하고 있던 안철수 후보가 지난 23일 사퇴 및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를 선언하면서 '인물' 중심에서 '세력' 중심 선거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후보가 변수였는데 사퇴했기 때문에 양 진영의 대결로 재편이 된 것"이라고 말했고,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도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되면서 진영 간 대결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근혜-문재인, 혼전양상..안철수 지지층에서 부동층 증가
27일 공식 선거운동을 며칠 남기지 않은 시점에 안철수 후보가 사퇴하면서 박 후보와 문 후보는 혼전양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부동층이 증가해 있다. 안 후보의 사퇴 이후 안 후보 지지층의 50~60% 가량은 문재인 지지로 옮겨간 반면, 20% 가량은 박근혜 지지로 돌아섰다. 하지만 아직 25%내외는 관망층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양 측은 모두 전통적 지지층을 확고하게 결집시키는 동시에 안 후보 지지층 중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유권자들을 흡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후보는 이른바 'NLL사수'를 강조하는 등 전통적인 보수층 결집을 위한 '집토끼 전략'을 쓰고 있고, 선진통일당과의 합당,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영입 등을 통해 보수세력의 총결집을 꾀하고 있다. 여기에 문 후보와 안 후보간의 단일화 과정을 비난하면서 안 후보 지지층 중 민주당에 비판적인 이들을 껴안기 위한 이른바 '이삭줍기'에 나섰다.
문재인 후보는 안 후보 지지층을 온전히 결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사퇴 선언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안 후보의 지지행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임과 동시에 선대위원장 총사퇴를 선언하는 등 안 캠프 측 인사들의 선대위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아울러 안 후보와 진행했던 '새정치공동선언'과 이른바 '국민연대'를 언급하며 안 후보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양 측의 이같은 노력이 선거운동과 맞물려 진행되면 결국 선거는 '보수 대 진보'가 맞붙는 '51대 49'의 구도로 재편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정한울 부소장은 "힘의 균형이 한쪽으로 쏠릴 수 있는 기회가 단일화였는데, 크게 힘의 균형을 깨지지 않았다"며 "남은 기간에는 오히려 돌출적인 변수들, 예를 들면 실수를 안 하는 쪽이 이긴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변수 없이 선거 구도를 끌고 가면 과거 지향적 선거가 되기 때문에 누가 세를 결집시키느냐의 싸움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창선 박사는 "문재인-안철수 단일화가 내용적으로는 안철수 퇴장으로 불완전한 단일화가 됐기 때문에, 단일화 효과는 대단히 제한적"이라며 "결국 부동층을 둘러싼 경쟁이며, 이들을 어떻게 끌어들이느냐가 승부처이자 최대 변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선거운동이 진행되면 '메가공약' 및 '북풍' 등의 돌발 이슈가 선거 승패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정한울 부소장은 "2002년 대선에서 행정수도와 같은 선거 전반에서 쟁점화될 수 있는 빅 이슈를 각 진영에서 준비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변수가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양 측은 이같은 '메가공약'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선거는 '51대 49' 구도가 형성되면서 누가 자기 진영의 지지층을 최대한 결속시키느냐가 승패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