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과거 전국 단위 선거 때마다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이었던 지역주의의 영향력이 12월 대선에서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대선에서 세대 간 대결이 크게 부각된 데다 호남 후보가 없고 영남권에서는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간 분리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결국 여야 양자 대결 구도에서는 영·호남의 기본 구도까지 사라지기는 어렵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20명의 전문가 중 절반이 넘는 11명(55%)은 이번 대선에서 지역주의가 크게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6명(30%)은 완화되지만 무시 못할 수준이라고 답했고, 여전할 것이란 응답은 3명(15%)에 그쳤다.
조희연(사회학) 성공회대 교수는 “보수 진영이 90년 3당 합당을 통해 반독재진영에 섰던 PK지역을 재획득함으로써 지역 구도가 유지돼 왔는데 균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지역주의 완화 이유로 TK와 PK의 분리를 꼽았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야권의 문재인 민주통합당·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PK지역 출신인 것이 PK지역 결집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병진(정치학) 경희사이버대 교수와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지역주의 완화 이유로 세대 간 대결 구도가 부각되기 때문으로 내다봤다. 임혁백(정치외교학) 고려대 교수 역시 세대 균열을 최대 변수로 꼽으면서도 “TK 대 PK의 혈투가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이정희(정치외교학) 한국외대 교수는 “호남 후보가 부재하고 지역주의의 폐해에 대한 국민의 자각 때문에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라면서도 “막판 쏠림 현상은 존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이번 대선에서도 TK의 보수정당 후보 우세, 호남의 진보정당 후보 우세 경향은 여전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