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 사이의 단일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단일화 기준을 둘러싼 문재인·안철수 지지자의 의견도 팽팽하게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일신문이 창간19주년을 맞아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에 의뢰해 4~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야권 단일화시 안 후보 당적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무소속 유지'와 '민주당 입당'은 각각 35.2%와 31.5%로 오차범위 안에서 팽팽했다.
하지만 문 후보 지지자와 안 후보 지지자만 별도로 추출해 분석하면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 문 후보 지지자의 경우 무소속 유지는 34.3%인 반면 입당 후 단일화는 50.2%에 달했다. 안 후보가 입당한 이후 민주당의 틀 안에서 문 후보와 단일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으로 야권분열의 불씨를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문 후보 지지비중이 높은 민주당 지지층의 경우에는 무소속 유지는 21.9%에 불과한 반면 민주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60.8%에 달했다.
반면 안 후보 지지자는 무소속을 유지해야 한다는 쪽이 42.5%로 가장 많았다. 민주당에 입당해야 한다는 응답 32.5%를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응답도 18.7%나 됐다. 무소속과 신당 창당을 합하면 51.2%나 된다. 민주당의 틀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투영된 결과다. 또 한편으로는 기존 정치권 모두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는 안 후보 지지층의 특징이 드러난 것이기도 하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민주당 지지층의 전략적 판단이 입당으로 나타난 반면 기존정치에 부정적인 안 후보 지지층은 무소속 유지와 신당 창당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지지자의 경우에는 무소속(30.1%)이 입당(22.4%) 보다 소폭 우위를 보였고, 창당 단일화(23.7%)에 대해서도 상당한 지지를 보냈다. 새누리당 지지자의 경우에도 무소속-입당-창당이 30.7%, 20.5%, 26.5%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민주당 입당에 대한 거부감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정당 창당으로 인한 야권 분열가능성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야권이 분열되어 3자 구도로 대선이 치러져야 박근혜 후보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지는 경우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에 따른 결과라는 이야기다.
후보 단일화를 위해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기준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문재인, 안철수 지지층의 응답은 '당선가능성'과 '국정운영능력' 사이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당선가능성에 무게를 둔 응답은 문-안 지지층 모두 32.3%로 동률을 이뤘고, 국정운영능력 응답도 문-안 지지층에서 65.1%와 65.5%로 거의 비슷했다. 과거 조사에서 당선가능성은 안 후보 지지층에서, 국정운영능력은 문 후보 지지층에서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달라진 내용이다. 문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