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조사방법 따라 편차… 추석이후 민심 요동 탓도

  • 2012-10-09
  • 김성환기자 (한국일보)
■ 조사 기관에 따라 지지율 들쭉날쭉 이유는

집+휴대전화 혼합방식과 면접원조사? ARS? 등 기술적 문제도 영향

지지율 접전 벌이며 유동층 움직임도 원인

 

 

추석 이후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지만 결과가 들쭉날쭉해 유권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에 따라 정반대 결과가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일관성 없는 여론조사 결과를 낳게 한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이러한 추세가 뚜렷하다. 중앙일보가 5, 6일 전국의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 결과 양자대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50.0%)가 안철수 무소속 후보(46.5%)를 3.5%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박 후보(51.8%)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45.0%)와의 대결에서도 6.8%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한겨레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같은 기간 1,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7%포인트) 결과 양자대결에서 안 후보(52.2%)가 박 후보(42.1%)를 10.1%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같은 조사에서 문 후보(48.7%)도 박 후보(46.2%)를 2.5%포인트로 앞섰다. 중앙일보 조사와 달리 야권의 두 후보가 모두 박 후보를 앞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왔다.

 

반면 일부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박 후보에 앞서고, 박 후보는 문 후보보다 우위를 점하는 결과도 나왔다. KBS와 미디어리서치가 같은 기간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안 후보(48.1%)가 박 후보(44.4)를 앞섰고, 박 후보(47.9%)는 문 후보(44.9%)보다 우세했다. YTN과 리서치앤리서치의 5~7일 1,07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도 안 후보(46.3%)가 박 후보(44.0%)를 앞섰고, 박 후보(47.8%)는 문 후보(41.4%)를 제쳤다.

 

이같이 혼란스럽게 나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단 조사 방법 등 기술적인 측면에 원인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같은 날 실시한 조사라도 집전화(가구 등재)와 휴대전화 추출 방식과 혼합 여부에 따라 표본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또 면접원에 의한 조사 방식인지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 방식인지에 따라서 편차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도 "우리나라 여론조사기관들은 객관적 기준 없이 임의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때문에 기관마다 다른 결과가 나오는 '하우스 이펙트'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조사 기관마다 표본오차 외에 비(非)표본오차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에는 질문 내용, 질문 시점, 면접원 스타일 등이 포함된다"면서 "이러한 차이가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측면 외에 3자 구도 등 현재의 대선 판도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추석 이후 민심이 서서히 요동치고 있어서 조사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윤 실장은 "(세 후보가) 지지율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데다 민심이 출렁거리고 있어서 오차 범위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배 본부장은 "야권의 유동적 지지층이 불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양자대결에서는 편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현 상황에서는 3자 대결 조사 결과가 현재 여론 추이를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