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승패 변수 분석
민주통합당(민주당)의 대표적 전략통인 김한길 최고위원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던 지난 9월26일 트위터에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연령별 예상 투표율로 시뮬레이션해 보면 지금으로는 ‘문-안 단일화’가 실현돼도 박 후보에게 이기지 못한다”며 “대선 승리에 대한 막연한 낙관론은 금물”이라고 글을 올렸다.
실제 김 최고위원의 분석처럼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높아지는 투표율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여권에 좀더 우호적인 50대 이상 연령층의 선거 영향력이 실제 인구구성비보다 훨씬 크게 나타난다. 이는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고정 관념을 깨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후보 캠프는 ‘세대별 투표율’뿐 아니라 ‘세대별 지지율’을 감안한 입체적인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5년 전 17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20대 후반이 42.9% 투표율로 가장 낮았고 연령대가 높을수록 투표율도 높아져 50대는 76.6%, 60세 이상은 76.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20대는 전체 선거인수 중 19.3%를 차지했지만 실제 투표자 수에서는 14.2%에 그쳤다. 반면 50대는 15.5%에서 18.8%로, 60세 이상은 18.2%에서 22.0%로 실제 선거인수 비율보다 투표자수 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이 EAI 6월 여론조사 결과(박 후보 46.4%, 안 후보 45.4%)에 17대 대선 세대별 투표율을 반영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박 후보가 53.11%의 지지를 얻어 46.89% 지지를 얻은 안 후보를 꽤 크게 제쳤다. 여론조사 격차(1%포인트)보다 차이가 더 벌어졌다. 정 부소장은 “5060세대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높은 것이 박 후보에게 우세한 결과가 나오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세대별 투표율보다 세대별 지지율 변화 전략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11일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정치 성향이 세대별로 양극화된 상황에서 젊은 층 투표율이 올라가면 야당에 유리한 것은 당연하다”며 “세대별 지지율도 유동적인 상황에서 특정 상황에 맞춰 시뮬레이션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