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창간19주년 특별기획 - 2012대선, 숨겨진 2% 찾기 ③] ‘젊은 보수’가 박근혜 등졌다

  • 2012-10-11
  • 정재철기자 (내일신문)
보수 중 13.9%가 '반박' … 고학력·젊은층·순자산 3억원 미만이 주축

 

내일신문·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 공동조사

 

보수는 박근혜, 진보는 문재인 또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상식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특히 보수층의 박 후보에 대한 지지가 진보층의 문·박 지지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다. 특히 '보수'이면서 '반박근혜'인 유권자의 실체는 젊은층, 수도권, 3억원 이하의 자산층, 고학력층인 것으로 드러났다.

 

내일신문과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한국리서치 공동조사 결과 이념성향이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13.9%가 '박 후보는 절대 당선돼서는 안된다'고 답했다. 이는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문재인 당선불가(1.6%), 안철수 당선불가(7.5%)라고 답한 비율보다 훨씬 높다. '보수=박근혜' 등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현재 박 후보를 지지하지만 나중에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답변(19.5%)과 비슷한 맥락이어서 박 후보 입장에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13.9%에 달하는 이들(보수&반박)의 실체는 무엇일까.

 

 

 

이념적 보수층과 반박 응답자를 교차 분석한 결과 이들은 젊고 고학력에 3억원 미만의 순자산을 보유한 그룹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연령대 별로는 20대가 27.5%, 30대가 23.5%, 40대가 21.6%로 대다수를 이뤘다. 50대와 60세 이상은 각각 9.8%, 17.6%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인천·경기 지역이 28.8%로 가장 많았고, 광주·전라 21.2%, 부산·울산·경남 19.2, 서울 17.3% 순으로 나타났다.

 

부산·울산·경남의 거부감 지표가 높게 나온 것은 문·안 후보 출신지역(부산)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새누리당이 'PK민심이 흔들린다'며 조바심을 낸 게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또한 고학력 보수층일수록 박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높았다. 대학교 재학 이상이 71.2%를 차지한 것이다. 순자산 규모에서도 3억원 이하 계층에서 거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 5000만원부터 3억원 미만이 50.0%였고, 순자산 5000만원 미만이 29.5%로 나타났다. 3억원 이상은 20.5%에 그쳤다.

 

'보수&반박'의 이념성향은 보수층 평균치인 7.63보다 중도 쪽에 더 가까운 7.15로 조사됐다.

 

이들은 일관된 지지보다는 끊임없이 갈등하는 유권자다. 이는 보수성향의 젊은층이나 진보성향의 영남거주자, 호남의 보수층처럼 상반된 속성을 갖는 유권자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 즉 '교차압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위원은 "박근혜 후보가 내세운 경제민주화 등 이른바 좌클릭 공약은 사실 이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자구책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며 "현재 나타난 지표를 보면 이런 공약이 돌아서는 젊은 보수층의 마음을 잡기에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정치나 언론, 인터넷, 방송 등의 자유를 갈망하는 젊은 보수층에게 새누리당이나 박 후보의 권위주의적인 모습이나 공동체 가치만 앞세우는 모습이 반박근혜 성향을 강화시키고 있다"면서 "이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유연하고 전향적으로 변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