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기관마다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율 조사 결과가 달라 이를 발표하는 기관과
언론사의 조사 정보 공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가까워올수록 여론조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이미 한국갤럽, 아산정책연구원과 R&R, 중앙일보-리얼미터가 매일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먼저 이번 주에 나온 조사 결과를 보자.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16~17일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이전 조사 대비 6.5%포인트 상승한 42.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반적인 추세선을 본다면 추석 이후 박 후보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고 반전의 기반을 만들었다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일치한다. 하지만 10월 초를 거치면서 6.5% 포인트 상승한 원인에 대해서는 업계 종사자들도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딱히 박 후보의 지지율을 끌어올릴만한 특별한 이슈가 없었기 때문이다.
NLL관련 공방이 보수층의 지지를 결집시킨 것일까. 아니면 '재벌좌파'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의 선대위원장 영입이 신선한 감동을 불러일으켜 무당파층 일부가 박 후보에게 이동하면서 지지율이 상승한 것일까.
한편,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와 인터넷신문 '뷰앤폴'이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다자구도에서 박 후보의 지지율이 40.2%에서 42.5%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지만 2.3%포인트의 소폭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중앙일보·SBS·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가 지난 11~14일 동안 유권자 패널 15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다자대결 구도에서 박근혜 38.2%, 안철수 27.6%, 문재인 23.9% 순으로 나타났다. 1차 패널조사 결과와 비교할 때 박 후보는 40.8%에서 2.6% 소폭 하락한 흐름을 보인다.
다자구도에서 박 후보 지지율도 42% 선으로 봐야하는지 38% 선으로 봐야 하는지 의심스럽다. 어찌되었던 결론적으로 박 후보는 상승 흐름인 것인지 하강 흐름인 것인지 감이 잘 안 잡힌다. 특히 비슷한 시기에 조사가 진행됐다고 해도 조사방법론이 상이한 조사결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니까 결과 자체가 들쑥날쑥해서 무엇이 진심의 여론인지 판단하기 힘들다.
이번 3개 기관의 조사들이 17일과 18일에 걸쳐 보도되면서 결과 중심의 비교가 이뤄지다보니 각 기관의 조사 방법이 전화면접, 모바일 조사, 패널조사 등으로 상이한 점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면도 있다. 때문에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언론사와 기관도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을 좀 더 친절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조사에 사용된 설문지와 조사결과 통계표 등은 반드시 공개하는 것이 믿을 수 있고 투명한 조사 환경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또한 조사를 보는 유권자들 역시 후보간 또는 후보의 1~2% 등락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봐야겠지만, 추세선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더 방점을 찍어서 분석하는 시각을 기를 필요가 있다. 언제,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물어보았는지, 또 설문 순서는 어떻게 배열되었는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조사란 사람들이 무엇을 우선적으로 인식해서 답변했는가에 대한 결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