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文 40.6 대 安 39… 미디어리서치는 文 37.7 대 安 52.7
한국리서치 민주 지지층 조사
- 당선 가능성 安 45.3 文 28.5, 국정 능력은 文 43.7 安 29.5
朴·文·安 3자대결
- 朴, 지지층 흔들… 추격당해, 안철수와 최소 4%p차 접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야권 성향, 무당파 지지층이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놓고 갈수록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 중 누가 단일 후보가 되는 게 좋은지, 누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이길지, 누가 국정 능력이 더 있는지 등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安·文 서로 장단점 달라
동아시아연구원(EAI)·한국리서치의 22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안 후보가 높다고 보고 있는 반면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해서는 문 후보를 안 후보에 비해 호평했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파(無黨派) 등 비(非)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이처럼 엇갈린 평가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안철수·문재인 후보 중 누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맞서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은지' 물어본 결과 민주당 지지층은 안 후보(45.3%)가 문 후보(28.5%)보다 높았다. 무당파도 안 후보 42.3%, 문 후보 23.0%였다. 반면 '누가 국정 운영 능력이 더 좋을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 민주당 지지층에선 문 후보(43.7%)가 안 후보(29.5%)를 앞섰다. 무당파도 문 후보 28.6%, 안 후보 24.2%였다. 문 후보는 대선 본선에서 박근혜 후보와 맞서 최종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표(票)의 확장성이 부족해 보이고, 안 후보는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해 충분히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동아시아연구원 정한울 부소장은 "여론조사마다 '야권 단일 후보 선호도' 결과가 다르거나 두 후보에 대한 '비새누리당 지지층'의 지지가 팽팽하게 맞서는 이유는 이들에 대한 장단점 평가가 크게 엇갈리기 때문"이라며 "두 후보가 각자의 단점을 가시적으로 보완하지 못한다면 한쪽으로 지지가 쏠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안 후보와 문 후보 중에서 누구로 단일화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EAI·한국리서치 조사에서 문 후보(41.8%)가 안 후보(34.4%)에 비해 높았다. 야권 단일화에 영향이 큰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파 등 '비새누리당 지지층'만 놓고 봐도 문 후보(40.6%)가 안 후보(39.0%)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반면 KBS·미디어리서치의 '야권 단일 후보 선호도' 조사는 전체 응답자 중에서 안 후보(44.6%)가 문 후보(39.6%)를 앞섰다. '비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안 후보(52.7%)에 대한 지지가 문 후보(37.7%)에 비해 높았다. 월드리서치 박승열 사장은 "야당 지지층과 무당파 등 야권 단일 후보를 정할 유권자들이 안철수·문재인 후보 중 누구를 지지할지 결심이 확실히 서지 않았다"고 했다.
◇朴, 3자 대결도 추격당해
박근혜 후보가 최근 안철수 후보에게 밀리고 문재인 후보와도 우열을 따지기 어려운 상황인 것과 관련, "이러다간 박근혜 후보가 문재인·안철수 후보와의 3자 대결에서도 역전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는 현재까지는 3자 대결에서 여전히 1위이지만 하락세가 뚜렷하다.
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박 후보는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44% 정도를 유지하며 2위와는 13%포인트까지 격차를 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21~22일)에선 38.5%로 하락했다. 안철수(31.2%)·문재인(19.1%) 후보에게 지지자를 빼앗긴 것이다. 한국리서치의 22일 조사에선 박근혜 34.6%, 안철수 30.6%, 문재인 19.2%로 3인의 지지율이 더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보수층의 이탈 현상이 일부 감지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친(親)기업 성향 보수층은 새누리당의 대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경제 민주화 정책 기류에 반발해서, 비박(非朴) 지지층은 당내 포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실망하면서 '안철수 지지'나 '응답 유보'로 바뀐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