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서울 유권자 5%에 판세 달렸다’

  • 2012-08-18
  • 정한울 (월간중앙)
12월 대선에서 유권자의 거주지, 이념 정체성이 출신지 정체성을 압도하면 탈지역주의 투표 결과 나와…대선주자들, 지역주의 투표성향에 안주할지 새로운 정치대결 구도와 경쟁 시스템을 갖출지 선택해야

 

18대 대통령 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각 대선 후보 진영은 지역별 득표 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이번 대선에서는 고전적인 텃밭 개념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지역주의 요소가 변화하기때문이다. 종래의 출신지 정체성은 약화되는 반면,거주지 정체성, 나아가 이념 정체성은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 의 민주화 과정에서 지역주의는 유권자 투표 행태를 지배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논할 때 지역주의 투표 행태는 단골메뉴로 거론됐다. 주요 선거에서 정책 대결, 인물 대결을 가로막는 결정적 장애물도 바로 지역주의였다. 하지만 요즘 들어 대선을 전망하면서 이런 지역주의 변수가 언급되는 일이 드물다. 오히려 세대변수와 이념변수가 더 빈번하게 등장한다.

 

역대 선거의 투표 결과를 보면 지역주의의 위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지역주의가 가장 극심했던 13대 대선(1987년)의 경우, 서울과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호남 대 비호남’의 지역구도가 펼쳐졌다. 호남 출신의 김대중 후보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14·15대 대선을 거치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영남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김대중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다. 기존의 ‘호남 대 비호남’ 대결 구도가 ‘호남 대 영남’의 대결 구도로 변천하는 과정으로 설명됐다.2000년대 들어서는 이런 ‘호남 대 영남’ 지역구도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영남 출신 노무현 후보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의 대선 후보로 나선 까닭이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 후보(새천년민주당)는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대구·경북(20.0%), 부산·경남(29.1%)에서도 상당한 표를 끌어모았다. 과거호남 기반 정당의 영남권 득표율이 10% 안팎에 그쳤음에 비춰볼때 비약적인 상승이다. 이렇듯 선거가 거듭되면서 지역주의 투표행태는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듯했다.

 

국회에 의한 대통령 탄핵 이후 실시된 17대 총선(2004년)에서 현 새누리당의 아성이라 할 대구·부산 등에 도전하는 개혁 내지 진보성향의 후보가 늘어났다. 몇몇은 금배지를 달았다. 조경태 현 민주통합당 후보가 17대 총선에서 부산 사하구에 승리했고, 18대 총선에선 권영길·강기갑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가 경남에서 당선됐다.

 

경남은 더는 야권의 무덤이 아니었다. 2010년 지방선거...[기사전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