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안철수 현상’에 문재인 직격타… 통진당 제명 등 변수

  • 2012-07-29
  • 구혜영기자 (경향신문)
뜨지 않는 대선 후보 경선… 여도 야도 ‘맥 빠진’ 레이스

 

민주통합당이 대선 예비경선 레이스를 마무리짓고 본선 체제에 돌입한다.

 

당내 대선주자들은 29일 예비경선 마지막 선거운동을 벌이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문재인 후보는 서울 망원월드컵시장을 찾아 경제민주화 정책을 발표했다. 손학규 후보는 제주를 찾아 강정마을 간담회를 열고, 최근 여성 관광객 살해 사건이 발생한 올레길을 찾았다. 김두관 후보는 울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울산환경운동연합의 고리원전 1호기 폐쇄 행사에 참여했다. 정세균 후보는 당이 서울 신촌 일대에서 연 반값 등록금 마련 포장마차 행사에 동참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망원월드컵시장에서 ‘골목상권 보호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을 발표하기에 앞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지난 23일부터 시작된 예비경선 레이스는 당 안팎의 변수에 흔들려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우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등장을 들 수 있다. 안 원장은 19일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데 이어 민주당 예비경선 첫날인 23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당내 선두주자인 문재인 후보는 ‘안풍’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때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턱밑까지 추격했지만 안 원장의 부상으로 추락세가 뚜렷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힐링캠프> 출연 이후 드러난 안 원장의 지지율 상승은 지지층 확장이 가져온 결과가 아니라 야권 지지층의 결집효과가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부적으로는 ‘문(재인) 대 비문’ 구도가 견고했다. 후보들은 일제히 ‘문재인 때리기’에 가세했다. 2위 그룹의 공세가 치열한데, 결선투표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다. 김두관 후보는 ‘총선 패배 책임론·친노 패권주의’를 앞세워 문 후보를 공격했다. 심지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책임론까지 추궁했다. 손학규 후보는 ‘참여정부 필패론’을 들어 문 후보를 옥죄었다. ‘대선 패배, 총선 패배, 민생 패배’를 안긴 친노 주류세력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문 후보는 급기야 “당내 후보들의 격한 태클 탓에 부상당할 지경”이라고 맞받아쳤다.

 

예비경선 레이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았지만 박지원 원내대표의 검찰 소환 문제도 경선 흥행에 내상을 입혔다.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처리 부결사태는 야권연대에 치명상을 던졌다. 두 사안은 본경선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모두 8명의 대선주자 가운데 이날부터 30일까지 이틀간 당원·시민 여론조사로 5명의 본선 진출자를 가린다. 여론조사는 당원과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각각 50%를 반영해 합산한 뒤 30일 밤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 후보 등 4명은 본경선 진출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장 남은 티켓을 놓고 김영환·김정길·박준영·조경태 후보가 각축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위 경쟁도 관심거리다. 현재로선 김두관·손학규 후보의 접전이 예상된다. 이들의 득표력에 따라 ‘문재인 대세론’ 추이도 결정난다. 당원(당심)과 국민(민심)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가 진행되는 터라 후보들의 조직력과 대중성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