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4·11 총선 이후] 5060이 2040보다 응집력 강해졌다… 더 치열해진 세대 전쟁

  • 2012-04-13
  • 홍영림기자 (조선일보)
[50~60대 보수정당 지지율, 작년 서울시장 보선보다 10%P 높아져]

한국갤럽, 투표자 1600명 조사 - 고용 불안·사교육비 등 불만

2040, 現정권 불신 깊어져… 대선서 대결 첨예화할 듯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던 세대 간 대결구도가 이번 4·11 총선에서 더 치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일 전국의 총선 투표자 1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집 전화와 휴대전화 병행 조사에 따르면 작년 서울시장 보선 때와 마찬가지로 20·40세대와 50·60세대 간 지지 정당이 뚜렷하게 갈리는 '세대 투표' 현상이 또다시 확인됐다.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투표를 기준으로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 등 보수 정당과,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 등 야권 정당의 득표율이 전국적으로 20대는 37.8% 대 56.2%, 30대는 27.5% 대 69.6%, 40대는 36.6% 대 58.0%로 모두 야권 쪽이 높았다. 반면 50대는 55.9% 대 41.7%, 60대 이상은 65.5% 대 29.9%로 보수 쪽이 높았다.

 

여야의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에서는 보수와 야권 정당 득표율이 20대는 31.1% 대 65.7%, 30대는 22.2% 대 76.5%, 40대는 31.2% 대 68.7%인 반면 50대는 59.6% 대 37.7%, 60대 이상은 74.4% 대 25.0%로 세대 간 균열이 더 심했다. 특히 이번에 서울에서의 보수 정당과 야권 정당의 득표율은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선에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을 빼닮았다. 당시 나 후보와 박 후보의 득표율은 20대에서 30.1% 대 69.3%, 30대는 23.8% 대 75.8%, 40대는 32.9% 대 66.8%였고 50대는 56.5% 대 43.1%, 60대 이상은 69.2% 대 30.4%였다.

 

20~40대에서는 야권 정당이 보수 정당보다 더 얻은 득표율이 지난해 서울시장 보선에선 41.2%포인트였고, 이번 총선에서도 42.2%포인트로 비슷했다. 이에 비해 50·60대 이상에서는 보수 정당이 야권 정당에 비해 더 얻은 득표율이 서울시장 보선에선 27.0%포인트였고, 이번 총선에선 36.8%포인트로 10%포인트가량 높아졌다. 50·60대 이상이 보수 정당 쪽으로의 응집력이 더 강해지면서 20·40세대와의 거리감이 더 커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전국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5060의 결집력이 더 커진 게 새누리당 승리의 주요 요인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112석 중 42석 획득에 그친 것은 20·40세대의 현 정권 및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경제 현실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는 분석이다. 20·40세대의 고용 불안과 사교육비 등 민생 이슈에 대한 불만은 쉽게 가라앉을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오는 12월 대선에서도 세대 대결 양상은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부소장은 "총선에서 여야가 정책이 아니라 불법 사찰이나 김용민 후보 막말 등의 이슈로 대립하면서 세대 간 대립도 강해졌다"며 "만약 야당 성향의 20~30대가 10%라도 더 많이 투표했을 경우엔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