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끝없는 네거티브 캠페인, 효과 있을까?

  • 2011-10-13
  • 이정미기자 (민중의소리)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네거티브 캠페인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조차 야권단일후보인 박원순 후보에 대한 비방성 질의를 해 눈총을 받을 정도다.

 

일반적으로 네거티브 캠페인은 정책과 자질을 홍보하는 포지티브 캠페인에 비해서 영향력이 빠르고 확산이 쉽다. 네거티브 캠페인이 적절히 이용될 경우 상대 후보 지지층에 균열을 가져오면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도가 지나친 네거티브는 네거티브를 한 후보에게 역작용으로 작용할 수도 있고, 냉소적인 분위기로 흘러 투표율이 낮아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거티브 캠페인은 지지후보가 분명하지 않거나 후보 충성도가 낮은 유권자들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선거 전략이다. 당연히 네거티브 선거 전략은 부동층이 많을 경우에 그 효과가 강력하며, 네거티브의 내용이 치명적일 수록 효과가 강력하다.

 

2002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 의혹은 ‘이회창 대세론’을 무너뜨렸다. 이처럼 강력한 네거티브는 결과를 좌우하기도 한다.

 

반면 2007년 대선에서의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은 지지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당시 선거의 아젠다가 '경제'가 되면서 BBK 의혹이 파급력을 갖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정권 심판'과 '경제'가 맞물리면서 '도덕성이 뭐가 중요하냐'는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한길리서치 홍영식 소장은 "당시 유권자들은 경제를 살려야한다는 투표 기준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당시 후보였던 이명박 대통령이 도덕성을 앞세운 인물이 아니었기 때문에 큰 효과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이번 선거에서 네거티브 전략은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

 

일단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현재 진행 중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경우 여야 단독 후보의 대결로 고정지지층이 확실해 부동층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네거티브 캠페인이 부동층을 흔드는데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보면 이번 선거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이 결정적 영향을 끼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 포지티브 메시지나 선거 의제(아젠다)가 없기 때문에 네거티브 캠페인이 유일하게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또 ‘박빙’ 양상의 선거에서는 작은 지지층 이동이 당락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부분이다.

 

박원순 후보에게는 다소 영향

 

네거티브 캠페인의 영향력을 가름하는 또 하나의 조건은 내용이다. 즉 얼마나 ‘충격적’인지와 캠페인의 내용과 상대 후보가 얼마나 밀접한 관계인지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현재의 네거티브 선거 전략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윤희웅 KSOI 연구실장은 "박원순 후보의 병역의혹의 경우, 의혹을 제기하는 한나라당이 병역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약점"이라면서 "네거티브를 하는 쪽의 설득력이 약하기 때문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지지층의 충성도가 높은 나 후보와 달리 박 후보의 지지층은 무당파층이 많기 때문에 네거티브 캠페인의 영향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홍영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후보 모두 깨끗한 이미지를 가지고 온 인물이기 때문에 도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혹이라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실장과 홍 소장은 "네거티브 전략만으로는 선거 판세를 흔들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미한 효과"라며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 분석했다.

 

반면 정한울 부소장은 "비판하는 세력이 자기 개혁을 보여주지 않는 채 네거티브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백신을 공격하냐'는 논리가 네거티브 공세를 완화시키고 있다"면서도 "정치권과 언론에서 검증이 안 된 박원순 후보의 경우 네거티브 효과가 없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