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승부 가를 2순위 표, 홍준표·나경원에게 몰렸다

  • 2011-06-29
  • 신창운여론조사전문기자 (중앙일보)
한나라 당 대표 경선 시뮬레이션 해보니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대전·충남·충북권 지역 비전 발표회가 28일 충북 청주시 용정동 선프라자에서 열렸다. 나경원 후보(뒤)가 연설을 마친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원희룡·권영세·홍준표 후보. [청주=프리랜서 김성태]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7명의 후보에 대해 일반인과 선거인단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홍준표·나경원 후보가 강세를 보이는 걸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이 잡힌 것은 1인 2표제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선거인단의 선택이 1순위든, 2순위든 두 사람에게 많이 가기 때문이다.

 

중앙일보가 일반인 여론조사 결과(6월 27일자 1면)와 선거인단 여론조사 결과(28일자 1면)를 바탕으로 판세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1위를 기록한 홍 후보는 유승민 후보를 1순위로 선택한 선거인단 215명의 33.5%, 나 후보를 1순위로 고른 선거인단 320명의 32.2%에게서 2순위 지지를 받고 있다.

 

 

나 후보도 마찬가지다. 홍 후보를 1순위로 고른 선거인단 486명의 32.7%, 원희룡 후보를 1순위로 지지한 선거인단 389명의 29.8%가 나 의원을 2순위로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 후보는 1순위 지지에선 홍·원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1·2순위 지지표를 합산하면 전체 선거인단 지지율에서 홍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친이명박계를 대표하는 후보로 인식된 원희룡 후보를 1순위로 지지한 선거인단의 2순위 표는 나경원(29.8%)·홍준표(23.4%) 후보에게 주로 몰렸다. 경선 후보 중 유일한 친박근혜계인 유승민 후보를 1순위로 지지한 선거인단의 2순위 표도 홍준표(33.5%)·나경원(21.4%) 후보에게 많이 갔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거인단에 속한 사람은 각자 2표를 행사할 수 있고, 한 명의 후보에게 2표를 모두 줄 수는 없다.

 

 

각각 친이·친박계 상당수에게서 확실히 한 표를 얻을 수 있는 원희룡·유승민 후보는 2순위 표 쟁탈전에서 다소 불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원 후보는 홍준표·나경원 후보를 1순위로 지지한 선거인단에게서 2순위로 선택받는 비율이 각각 19.3%, 20.6%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그가 친박계 유 후보의 1순위 지지자 중 2순위로 선택받은 비율은 11.2%밖에 되지 않았다.

 

유 후보의 경우도 비슷하다. 그는 1순위 지지에선 남경필 후보에 앞선 4위를 차지했으나 전체 선거인단 지지율에선 1%포인트 차이로 5위에 오른 것은 2순위 선택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유 후보는 원·나 후보를 1순위로 지지한 선거인단의 2순위 선택에서 각각 8.7%, 8.4%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경선일까지는 이제 5일 남았다. 정한울 EAI(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남은 기간에 부동층이 누구를 찍을지 결심하고, 선거인단 중 1, 2순위 지지 후보를 바꾸는 이들이 나올 수도 있는 만큼 판세의 변화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며 “시뮬레이션 결과는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는 자료인 만큼 그것만으로 경선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 어떻게 했나

 

①한나라당 전당대회 투표권을 가진 사람(선거인단)은 21만2400명이다. 중앙일보가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와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투표율이 얼마나 나올지 문의했더니 이들 기관은 40%의 투표율을 예상했다. 중앙일보는 이에 따라 선거인단 21만2400명 중 40%(8만4960명)가 투표하러 나오는 것으로 가정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 규칙상 이들은 2표씩 행사할 수 있다. 그래서 선거인단의 총 투표수는 16만9920표가 된다.

 

②한나라당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70%)+일반 국민여론조사(30%)’로 결정된다. 중앙일보가 26, 27일 실시한 선거인단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1748명에게 두 명씩 지지 후보를 고르게 한 결과 ‘모름·무응답’(450표)을 제외한 유효한 응답은 3046표였다. 3046표 중 홍준표 후보의 경우 총 802표를 얻었다. 3046명이 투표했을 때 홍 후보가 얻은 802표를 선거인단 16만9920명이 투표했을 때로 환산하면 4만4739표가 나온다. (16만9920표X802표÷3046표=4만4739표)

 

③선거인단 총 투표수 16만9920표를 70%라고 했을 때 이의 30%에 해당하는 국민여론조사 투표수는 7만2823표다. 중앙일보가 25일 YTN-EAI-한국리서치와 공동으로 국민 8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두 명씩 고르게 했을 때 유효한 응답은 746명이었다. 홍 후보의 경우 746표 중 179표를 얻었는데, 이를 7만2823명이 투표했을 때의 수치로 환산하면 1만7474표가 나온다.(7만2823표X179표÷746표=1만7474표)

 

④홍 후보의 전당대회 총 득표수는 선거인단 환산득표수(4만4739표)와 국민 여론조사 환산득표수(1만7474표)를 더한 6만2213표가 된다. 다른 후보들의 득표수도 이런 방식으로 계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