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가운데 절반이상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대선에서 승리하는 것에 대해 ‘정권재창출’이 아닌 ‘정권교체’로 생각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8일과 9일, 양일간에 걸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권 교체’라는 응답이 절반을 상회하는 50.1%로 집계됐다. 반면 ‘정권 재창출’이란 견해는 34.6%에 그쳤고, ‘무응답’은 15.3%였다. 박근혜의 대선 승리를 정권 교체로 보는 견해는 한나라당 지지층(53.9%)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층(52.9%)에서도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박 전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당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로 보는 의견이 많은 것과 관련, 전문가들은 국민들이 박 전 대표를 ‘여당 내의 야당’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있음에도 반사이익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향하고 있음이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권의 대선주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함으로서 차기 정권탈환이라는 목적을 이루고자 했으나 강력한 여당내의 박근혜 전 대표를 꺾기에는 역부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전략을 수정해서 박근혜 비판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국민들은 비록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같은 당 소속이지만 두 사람을 같은 범주에 넣고 있지 않다는 말이다. 즉 이명박 대통령은 실패한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는 떠오르는 지도자로 인식하고 있다. 두 사람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와 동아시아연구원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 4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통령 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박 전 대표는 36.2%로 ‘부동의 1위’자리를 지켰다. 이어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2위에 올랐지만 그 지지율은 겨우 10%대로 박 전 대표와는 상당한 격차가 났다.
‘정당만 보고 투표한다면 내년 12월 대선에서 어느 후보에게 투표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49.5%가 야권 단일후보를 찍겠다고 답했다. 반면 한나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4.0%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보면, 영남권에서만 한나라당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자가 많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모두 야권 단일후보를 찍겠다는 유권자가 많았다. 이런 결과를 보면 박근혜가 야당의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와야 함에도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대구ㆍ경북 부산ㆍ울산ㆍ경남 등 영남권은서도 야권의 손 대표 지지율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심지어 민주당의 전통 텃밭인 호남권에서도 박 전대표가 21.4%로 손 대표의 21.2%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왔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조차 박 전대표가 29.2%로 손 대표 의 지지율 20.2%보다 높았다. 구체적인 박근혜라는 이름을 대입했을 때는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이것을 어느 언론인은 “박근혜 현상”이라고 이름을 붙여 놓았다. ‘박근혜’란 이름으로 펼치는 야권 후보와의 가상 대결에서 박 전 대표는 누구와 맞대결을 해도 30%p가량 앞서고 있다.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박근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좋다’고 응답한 사람은 48.6%로 ‘좋지 않다(31.8%)’보다 16.8%p 높게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촛불 정국 이후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40.8%)과 한나라당 지지율(40.1%)보다 동시에 높게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다수의 네티즌들은 '박근혜 당선= 정권교체'라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들의 다수는 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열망하고 국민들의 다수는 박근혜의 당선을 정권교체라고 본다는 것은 박근혜의 당선을 야당의 정권교체와 동일시한다는 뜻으로 본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국민들의 이런 여론조사 결과가 정확하게 박근혜를 인식하고 있다는 말이다. 알다시피 박근혜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견제했던 여당의원이었다. 대통령의 독선, 독주에 짧고 간결한 메시지를 보내면서 야당보다도 더 야당답게 투쟁한 것을 국민들이 인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는 안팎으로 견제와 비판을 받는 위치에 설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지지와 기대가 클수록 야권의 시기와 질투가 노골화 될 것이고 일거수 일투족이 비판의 대상이 될 것이므로 더욱 신중한 정치행보가 요구된다. 당내에서는 이재오, 김문수, 정몽준, 오세훈등 차기 대권을 노리는 잠룡들이 이 상황을 그대로 보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제는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에 다른 반사이익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부터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며 사안에 따라서 직접 나서서 의견을 피력하는 일들이 많아질 것이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한 가지 더 고무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인터넷 야후코리아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여론조사에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의 ‘박근혜 첫 여성대통령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현재까지 7만5천여 명이 답을 했는데 65%인 4만7천여 명이 동의한다라고 답을 했다. 기대를 거는 국민들이 많아질수록 박근혜의 어깨는 더 무거워 질것으로 본다. 박근혜 전 대표의 정치력을 이제부터 지켜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