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박근혜, 당내 세력까지 구축… 확장성의 한계 넘을까

  • 2011-06-04
  • 이동훈기자 (한국일보)
[뉴스 인 뉴스] 박근혜 대세론의 허와 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현재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박근혜 대세론'은 과연 내년 대선에서 현실로 나타날 것인가. 아직 누구도 장담하기 힘들다. 한국 정치사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처럼 '대세론'을 입증한 정치인도 있었지만, 한나라당 대선후보였던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처럼 그것이 거품이었음을 보여준 후보도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는가?"

 

요즘 길 가는 사람들을 세워 놓고 이같이 물어보면 어떤 답이 돌아올까. "열 명 중 다섯 명 가량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라고 답할 것"이라는 게 여론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 것'이 대세론(大勢論)의 정의다. 누가 뭐래도 박 전 대표는 1년6개월 앞으로 다가온 차기 대선의 대세론자다.

 

2008년 12월, 한국일보가 실시한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 박 전 대표는 29.1%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일보가 지난 4월8, 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은 34.0%를 기록했다. 10% 가량의 지지율로 2위 자리를 차지한 인사는 계속 바뀌었지만 박 전 대표는 3년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의 지지도는 한때 40%에 육박하기도 했다.

 

최근엔 여당 내 권력구조도 변하고 있다. 소수파였던 친박계가 당내 신주류로 부상하는 등 박 전 대표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대중 지지도에 이어 당내 세력까지 갖추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여당의 대선후보 경선은 결국 박 전 대표에 대한 찬반을 묻는 양상으로 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지만 대세론은 거품론과 동전의 양면이다. 대세론을 믿었지만 결국 지지도의 허망함을 보여줬던 전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대세론의 가장 큰 약점은 '확장성'한계라는 분석이 있다. 특히 수도권 취약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따라서 지지율 확장성이 큰 야당 후보가 나오면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은 급격히 흔들릴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진다.

 

야권 관계자는"박 전 대표의 대세론은 2007년 이래 야권 주자들의 지리멸렬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바꿔 말하면 야권이 전열을 정비하면 박 전 대표 대세론은 소멸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현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는 것도 박 전 대표에겐 불리한 조건이 될 수 있다. 5월 리서치앤리서치가 인물을 거론하지 않고 2012년 대선에서 어느 쪽을 찍을 것인지를 묻자 야당 후보가 46.2%로 여당(30.5%)보다 많았다.

 

물론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은 과거 사례와 달리 견고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일단 2위 주자와의 격차가 크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연구실장은 "1992년 대선 이래 이 정도의 격차를 두고 장시간 우위를 보인 대선주자는 없었다"고 말했다.

 

질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점이 눈에 띈다. 박 전 대표의 지지도는 연령과 지역을 불문하고 현재 모든 부문에서 1위다. 물론 상대적으로 영남, 50대 이상에서 더 강세를 보이지만 절대적 기준으로 따지면 이 같은 고른 지지는 전례가 없다. 친박계 의원은 "통계적으로 보면 박 전 대표만큼 확장성을 갖춘 후보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박 전 대표는 특유의 정치적 신뢰라는 자산을 구축해왔고 그것이 높은 지지율의 근간이 되고 있다"며 "확장성 한계라는 문제점을 신뢰 자산으로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