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이재명·김문수 ‘외교 브레인’, 주한미군 감축 “확인 안된 보도, 화들짝 하지 말아야”

  • 2025-05-23
  • 경향신문 (정희완 기자)

동아시아연구원 주최 ‘정책 토론회’ 개최
위성락 “한·미동맹 축으로 중국·북한 관리”
김건 “한·미동맹 발전, 중국과 호혜적 관계”

위성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미국 언론의 주한미군 감축 검토 보도를 두고 “확인되지 않은 보도 하나만으로 화들짝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두 의원은 각각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외교 브레인’으로 꼽힌다.

김건 의원은 이날 동아시아연구원이 주최한 ‘신정부 외교 정책 대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미국 국방부가 주한미군 감축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의 미 언론 보도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김 의원은 다만 “앞으로 주한미군 재조정과 관련해 여러 관심이 있는데 지켜야 할 원칙이 있다”라며 “우리의 대북 억지력에 결코 악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위성락 의원도 “유사한 내용(입장)이기 때문에 더는 보태지 않겠다”고 답했다. 위 의원은 다른 토론에서 “미국이 주한미군의 규모와 역할에서 새로운 제안을 내놓는 거 같다. 점점 더 많이 대중 거부 정책에 우리의 동참을 기대하는 점도 있다”라며 “한·미동맹 우선순위는 북한 도발 억지력에 있다는 기준점을 갖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 국방 당국자 두 명을 인용해 국방부가 주한미군 병력 약 4500명을 한국에서 철수해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 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발표할 정책이 없다”고 했다. 한국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날 “주한미군 철수 관련 한·미 간 논의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위 의원은 이날 차기 정부가 취해야 할 대외정책 방향을 두고 “한·미, 한·일, 한·미·일 협력을 기축으로 중국 및 북한과 관계를 잘 관리해 나가야 한다”라며 “이를 통해 미·중 대립 구도 속에서 한국이 장기적으로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는 데 나름 기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 의원은 “우리가 미·일·중·러에 대해 각자가 아닌 통합되고 조율된 전체적인 대외정책을 구사해야 한다”라며 “나름의 좌표, 방향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서 고도의 적대적인 관계가 지속한다면 당면한 과제인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 정책, 통일 추구는 난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의원은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한국의 구체적인 대처법을 묻는 말에는 “모범답안이 있는 게 아니다”라며 “주어진 여건 속에서 그때그때 선택을 하고, 선택을 모아서 대처가 이뤄진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위 의원은 “미국이 주문하는 여러 재조정에는 일단 맞춰 가는 스탠스(관점)를 취할 수밖에 없다”며 “중국과 관계를 관리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타협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건 의원은 한·미동맹 강화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미동맹을 잘 유지하려면 미국이 패권을 지키려는 목적에 잘 부합하는 우리 프로그램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라며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이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중국에 대해서 적대적으로 될까 걱정하는 분들도 있으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는 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중국과는 상호 존중의 호혜적 협력 관계로 갈 수 있다”라며 “그렇게 해야 하는 당위에 대해서도 중국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대응책을 두고는 “대외적으로 얘기할 때는 모범답안이 있다고 본다”라며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와 ‘그러나 일방에 의한 현상변경을 반대한다’를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한·미·일 협력은 전체적으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부가 이를 계속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