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주요 외신 '한나라당, 천안함 역풍으로 선거 패배'

  • 2010-06-04
  • 박종률특파원 (CBS 노컷뉴스 )
WP-NYT-AP, 천안함 사태와 연관지어 지방선거 결과 보도

 

 

한나라당의 완패로 끝난 한국의 지방선거는 사실상 천안함 사건의 역풍에 따른 결과라고 세계 주요 언론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의 유력신문인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어뢰공격에 따른 천안함 침몰사건이 오히려 친미 성향인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political coattails)을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WP는 이와 관련해 민주당 등 야권은 이번 선거에서 48%의 득표율을 올린 반면 한나라당은 40%을 얻는 데 그치면서 여당 대표가 선거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야당인 민주당은 李대통령을 겨냥해 천안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해왔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7명의 광역단체장을 배출하는 승리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어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이명박 정부의 독선과 오만에 대한 국민의 엄중한 심판이라고 평가했으며, 한나라당은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소개했다.

 

WP는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부소장을 인용해 "천안함 사건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을 결집시킨 것 같았지만 결과적으로 중도층과 좌파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변화시키는 데는 충분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신문은 이번 선거에 앞서 李대통령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대북 경제 제재조치와 한미 연합 對잠수함 훈련 실시 등을 발표했고,많은 유권자들도 여론조사에서 천안함 사건을 투표의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생각한다고 답했지만, 야당인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지방선거는 천안함 사태의 대응 방법에 대한 평가였는데 여당인 한나라당이 "뜻밖의 좌절을 겪었다"고 전했다.

 

NYT는 여당 후보들의 경우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민적 분노로 보수진영이 주요 지역의 승리를 거머쥘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인천(시장선거)에서조차 이명박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해 온 민주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다른 주요 지역에서는 패배했다고 전하면서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천안함 사건이 대북강경책을 선호해온 한나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AFP통신은 李대통령의 리더십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의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에 등을 돌렸고, 李대통령의 개혁 어젠다와 대북 강경 정책도 좌절을 맛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