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국민 계층의식 조사] '교육비 가장 부담' 44% … '유학 고려' 60%

  • 2009-09-22
  • 구인회 (중앙일보)
“인생에서 가장 귀중하게 여기는 것은?” 대한민국 중산층의 답은 ‘자녀’다. 중산층 중 70%가량이 그렇게 대답했다. ‘결혼’이란 응답은 절반을 조금 넘었다. ‘자신의 사회적 성공’은 40%를 조금 넘었다. 자신의 성공보다 자녀들의 성공이 중산층의 행복 기준인 셈이다.

 

그렇다면 중산층이 생각하는 자녀의 성공 기준은 무엇일까. 사회경제적 성공에서 ‘교육’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자녀 교육에 거는 기대는 특히 중산층에서 강했다. 4년제 대학 이상을 마치길 바라는 것은 기본이다. 10명 중 6명은 유학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러나 현실이 마뜩지 않다. ‘교육 기회가 불평등하다’고 보는 응답이 많다. 정부의 교육예산 수준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30%에 불과하다. 자녀들을 맡겨야 할 공교육이 ‘불만족스럽다’는 응답 역시 절반을 넘었다.

 

교육을 통한 사회적 성공과 계층 상승 가능성이 약화되면 될수록 더욱더 자녀 교육에 몰입하게 된다. 중산층 가정의 가장 큰 경제적 부담으로 44%가 교육비를 꼽았다. 식생활비의 곱절이 넘었다. 자녀 교육 부담이 높아지니까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생각을 피할 수 없다. 아이를 적게 낳는 이유 중 ‘자녀 양육비 부담’(64%)이 으뜸으로 나타난 것은 당연하다.

 

자녀에게 모든 것을 건 중산층에게 남은 걱정거리는 노후생활. 부모의 노후를 자녀가 책임지는 것에 대해 스스로도 찬성하지 않으니까 자신의 노후를 자녀에게 의탁할 생각도 없다. 노후를 챙길 여유가 없는 중산층의 내리사랑을 탓해야 할까. 교육 기회 확대가 희망 찾기의 첫걸음이어야 한다.

 

구인회 서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