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불평등과 소외감에 대한 중산층의 불만은 ‘법 집행의 형평성’ 질문에서도 확인된다. 중산층의 60%가 ‘우리 사회에서 법 집행이 불평등하다’고 답했다. 계층별로 같은 대답을 한 사람은 빈곤층이 51.5%, 상류층이 55.7%로 중산층보다 낮다.
또 “우리나라는 소수 사람이 국민 의사와 상관없이 정부와 정치를 좌우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중산층이 가장 많이 공감했다. 중산층 81.2%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역시 상류층 78.8%, 빈곤층 74.4%보다 높다.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선 중산층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우리 정치와 사회를 바라보는 중산층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형평성·공정성·대표성 등 민주주의 통치의 핵심적 가치가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는 믿음이 부족한 것이다. 소득을 높여주거나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산층의 마음을 얻는 일, 즉 신뢰 회복 방안이 정부와 정치권의 시급한 과제임을 말해준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