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행보·경제 호전 영향
“조문·국장…호남 반감 약화”
10월 재보선, 국정주도 분수령
MB 지지율 상승원인은?
청와대가 최근 외부기관에 의뢰한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45.5%(8월23일 조사)로 뛰어오른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청와대는 “촛불시위 이후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며 반겼다.
지지도 ‘45.5%’의 실체는 어느 정도일까. 청와대가 의뢰한 조사가 일반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보다 통상 5%포인트 이상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 대통령 지지도가 상승 추세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게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의 중도실용·친서민 행보,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 결정, 남북관계 호전의 기대감, 최근의 경제지표 호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25일 “이 대통령이 최근 돌출발언이나 강압적 국정운영 태도보다는 중도실용 등 부드러운 자세를 보이고 있는 점이 반영돼 상승세를 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쇠고기 촛불시위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등과 같은 ‘대형사고’들이 최근 없었다는 점도 상승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대통령의 지지도 상승에 이념적 중도층과 40대의 지지가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한울 동아시아 연구원 부소장은 “지난 22일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도가 한 달 전보다 6.8%포인트 올랐는데, 이 가운데 자신을 ‘중도’라고 응답한 층에서 지난달 대비 13%포인트 이상 올랐다”며 “중도층의 상승세가 보수층 지지세의 정체 내지 소폭 하락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청와대 조사에서도 중도층의 지지도가 44%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와대는 40대의 지지에 주목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6일 전체 지지도가 39.7%였을 때 40대 지지도도 40% 정도였고, 이번에도 전체 지지도 45.5%에 40대가 44% 정도 나왔다”며 “‘중도실용’에 영향받은 40대가 주축이 돼 전체 지지도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 유족의 국장 요구를 받아들이는 등 김 전 대통령 장례식에 유연하게 대처한 점도 지지도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번 청와대 조사에서 호남의 지지도가 26%를 넘어, 평소보다 10%포인트 이상 올랐다고 한다. 이는 전체 지지도에 1% 남짓한 상승효과를 냈다. 이철희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컨설팅본부장은 “호남에서 지지도가 올랐다는 것은 전체적 분위기가 이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어느 정도 희석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40%대에 오른 지지도가 계속 탄력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전 대통령 국장 국면에서 실시한 조사여서 45.5% 지지도에는 일정 부분 거품이 없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향후 청와대·내각 개편 등 인사를 무난히 단행하고 다른 돌발변수가 없다면 40%대 안착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 40%대 안착 여부는 이 대통령이 표방한 중도실용·친서민 행보가 실제 얼마나 실효성있는 성과를 낳을 것인가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한울 부소장은 “청와대 입장에서는 경제지표 호전 등 호재가 많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불신을 완전히 털어내진 못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희 본부장은 “대형사고가 없는 한 이 대통령 지지도가 더 내려가지 않고 상승세 또는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10월 재보선에서 이 지지도가 실체가 있는 것인지, 기대감의 표현인지가 판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