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매년 낮아지는 신뢰도

  • 2007-07-03
  • 이현우 (중앙일보)
파워조직의 역할 수행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해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파워조직 순위와 추세는 지난해와 비슷하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신뢰도가 영향력보다 낮았다. 또 영향력과 신뢰도 두 지표 간 평균 차이(0.44)가 지난해보다 커졌다. 파워조직들이 영향력만큼 신뢰를 쌓는 일에 소홀했음을 보여 준다. 사회적 불신이 점점 높아졌고 조직 간 갈등이 더 심각해진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림에서 보듯 파워조직들은 대개 1분면과 3분면에 몰려 있다. 영향력과 신뢰도가 비례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긍정적인 평가 영역에 해당하는 1분면 조직에는 대기업과 사법기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곳에 사법기관이 속해 있다는 것은 국민이 국가의 최종 결정을 존중하는 태도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 준다.

2분면에 속한 조직이 없다는 것은 영향력에 비해 신뢰도가 높은 기관이 없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 파워조직 중에선 '과소 대표' 되는 곳이 없음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조사 대상 절반이 영향력과 신뢰도가 낮은 3분면에 속해 있고 특히 청와대.한나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이익단체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익단체 중에선 보수성향 단체가 진보성향 단체보다 다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4분면은 영향력은 높지만 신뢰도가 낮은 조직이 포함돼 있다. 한나라당이 여기에 속해 있다. 검찰과 경찰도 마찬가지인데, 법 집행에 대한 두 조직의 권위가 영향력에 비해 그리 높지 않음을 나타낸다.

올해 조사에서도 민주당(통합이전).민주노동당.열린우리당 등 정당들이 가장 낮게 평가됐다. 또 이들 정당에 대한 영향력과 신뢰도는 지난해보다 더 떨어졌다. 정당에 대한 평가 수준은 정당들의 인기도와 거의 일치한다.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신뢰도에서 꼴찌로 평가되고 있는 것은 존립 이유와 관련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주요 파워조직을 조사 대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반에 가까운 12개 조직이 영향력과 신뢰도 양쪽에서 중간(5점) 이하로 평가됐다. 두 지표에서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된 조직은 9개뿐이며 그것도 대기업을 제외하면 국가기관은 5개뿐이었다.

이현우 서강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