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강원택 지음/364쪽·1만5000원·EAI(동아시아연구원)
1832년, 토리는 휘그가 추진한 개혁법에 강하게 반대했지만 개혁법은 통과되고 말았다. 분위기 쇄신을 꾀한 토리는 오래된 명칭을 버리고 ‘보수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868년 보수당 당수가 된 벤저민 디즈레일리는 장기 집권하던 자유당을 꺾고 1906년부터 30년 동안 보수당의 집권을 이끌었다. 오늘날 보수당의 초석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보수당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는 사회의 개혁 요구에 무조건 반대하지 않았다.
1997년 5월 총선. 보수당은 토니 블레어가 이끄는 노동당에 참패함으로써 1979년 이후 18년간 지속해 온 집권을 마감했다. 다시 야당 신세가 된 보수당은 노동당 정부가 ‘제3의 길’을 표방하며 신자유주의 노선을 수용하는 바람에 차별성을 꾀하는 게 힘들어졌다.
2005년 12월 보수당의 새 당수로 선출된 데이비드 캐머런은 약자를 배려하고 분배를 생각하는 진보적 색채를 도입했다. 이른바 ‘온정적 보수주의’다. 이를 통해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을 앞서게 된 보수당은 정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런 보수당의 역사를 통해 저자는 ‘보수정치가 어떻게 영국에서 살아남았을까’라는 처음 품었던 궁금증에 대한 답을 찾았다.
저자가 파악한 첫 이유는 ‘보수당이 권력을 대단히 열망하는 정당’이라는 점이다. 선거 승리를 최우선 목표로 삼기 때문에 이를 위해선 최대한 현실과 타협했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이념적 원칙을 지키기보다 실용성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보수당은 또 산업혁명 이후에는 상공업자들을 끌어들였고, 노동계급에 투표권이 확대된 이후에는 이들을 지지자로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저자는 “배타적 집단으로 남아 있지 않았고 외연을 넓히기 위해 노력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