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리더 8명 대상 조사… 푸틴·브라운 뒤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8명의 세계 주요 지도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 총장은 한국에서 83%의 지지를 얻어 한국인이 가장 신뢰하는 세계 지도자로 꼽혔다.
16일 미국 메릴랜드대의 국제정책태도프로그램(PIPA)이 운영하는 ‘월드 퍼블릭 오피니언’이 지난 1월10일부터 5월6일까지 20개국 1만9751명을 대상으로 세계 주요 지도자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 총장의 신뢰도는 평균 35%로 나머지 7명의 세계 지도자들보다 앞섰다. 반 총장은 한국(83%)에 이어 나이지리아에서 70%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특히 영국과 프랑스에서 각각 49%, 45%의 신뢰를 얻어 자국 지도자인 고든 브라운 총리, 사르코지 대통령을 앞질렀다. 스페인 멕시코 아르헨티나에서도 1위로 꼽혔다.
2위는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32%), 3위는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30%)가 차지했다.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28%)과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26%)이 뒤를 이었고,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3%로 저조했다. 이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22%) 파키스탄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18%)이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각 나라별 집계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중국과 러시아에서 자국 지도자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은 것. 후 주석은 중국에서 93%, 러시아 전 대통령이자 현 총리인 푸틴은 80%의 지지를 얻었다. 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의 지역별 지도자 신뢰도 조사에서 57%를 얻어 1위 후 주석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도 특이 사항이다. 미국에서는 브라운 총리가 59%로 부시 대통령(42%)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폭넓게 지지를 얻고 있는 지도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 리더십 공백에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월드 퍼브릭오피니언의 스티브 컬 조사 팀장은 16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불신으로 세계 리더십이 공백에 빠졌고, 푸틴 총리와 후 주석 등은 지지도가 특정 지역에 집중돼 있는 등 대안이 될 지도자가 없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