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대운하 건설ㆍ7% 성장은 부적합한 공약

  • 2008-01-01
  • 박유연기자 (매일경제)
일자리 늘리고 국제금융 불안에 대비, 경쟁촉진 못잖게 사회통합에 힘써야

 

대표경제경영학자 100인 설문조사

 

 

"시장경쟁 촉진을 잘하겠지만 노사관계 개선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경제ㆍ경영학자들이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 수행도를 예측한 결과다. 시장경제 원리를 회복해 성장 촉진에 강점을 보이겠지만, 그 과정에서 사회통합이 뒤로 밀릴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경쟁 촉진ㆍFTA 추진ㆍ실업 해소

 

= 이번 조사에서 차기 정부가 가장 잘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정책으로 `시장경쟁 촉진`을 꼽은 의견이 57.8%로 1위를 차지했다. 절대적인 지지다. 다음으로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실업문제 개선 등이 뒤를 이었다.

 

황순영 세명대 겸임교수는 "진부한 이분법을 넘어 실용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어 큰 기대를 갖게 한다"며 "고용 증대 등에서 과거 정부보다 훨씬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사회통합 정책에서 부진이 예상됐다.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정책으로 `노사관계 개선`이 20.3%로 1위를 차지했다. 지방균형발전, 빈부격차 완화, 남북경협 확대 등이 뒤를 이었다. 모두 집단 간 이해 관계를 조정하는 일이다.

 

최종무 템플대 경영학과 교수는 "신뢰와 사회적 자본을 쌓는 일은 차기 정부에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동운 동의대 경제학과 교수는 "차기 정부가 지향하는 경제적 성공은 소수에만 한정될 수 있다"며 "보다 많은 사람이 흐뭇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운하 공약 부적합

 

= 대선 과정에서 이명박 당선자가 보여준 경제 분야 공약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좋았다. 100점 만점에서 70점, 80점 순으로 꼽는 의견이 많아 평균 72점을 기록했다.

 

다만 핵심 공약 가운데 대운하 건설, 대한민국747, 신혼부부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 세 가지에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 모두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과반수였다. 특히 10명 중 8명은 대운하 건설이 한국 경제 현실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제과학기업도시 건설은 큰 지지를 얻었다.

 

김동운 동의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선자 능력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지만 믿음성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우뚱한다"며 "말과 행동의 일치, 생각과 표현의 일치에 보다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영훈 경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현 가능하며 확실한 장기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증대ㆍ국제금융 불안 대비

 

= 경제ㆍ경영학자들은 차기 정부가 직면한 시급한 당면 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일자리 증대,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대비를 꼽았다. 당면 과제를 뽑아달라는 질문에서 각각 20.3% 응답률을 보이며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규제 완화와 시장 자율성 확대, 적극적인 FTA 추진, 고유가 대책 마련 등이 뒤를 이었다.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세계 경제는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규제 완화와 공공부문 축소를 통해 시장 기능 회복을 통한 경제성장 가능성을 모색하라"고 조언했다.

 

 

MB 경제관 `매우 우파적`

 

= 장기 과제로는 `기술혁신 등 장기 성장잠재력 발굴 육성`이 절대적인 지지를 얻었다. 27.3%가 최우선과제로 꼽았다.

 

이창양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과학기술력 향상과 기술혁신 투자가 이뤄져야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장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며 "창의적인 인력이 과학계와 산업계에 공급될 수 있도록 교육 개혁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규제 완화와 시장 자율성 확대`는 장기 과제에서도 높은 응답률을 얻었다.

 

경제ㆍ경영학자들이 평가한 이명박 당선자 경제관은 `매우 우파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좌우의 이념도를 0에서 10으로 평가했을 때 평균 7.73으로 나타났다.

 

좌파적이라고 응답한 학자는 단 한 명도 없었으며, 중도적이라고 평가한 학자도 6.3%에 그쳤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경제ㆍ경영학자 (가나다순)

 

강신준(동아대 경제) 강인수(숙명여대 경제) 강호상(서강대 경영) 고봉찬(서울대 경영) 권영훈(경남대 경영) 김경환(서강대 경제) 김균(고려대 경제) 김기영(연세대 경영) 김기찬(가톨릭대 경영) 김동운(동의대 경제) 김동원(국민은행 부행장) 김병연(서울대 경제) 김보원(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김상훈(서울대 경영) 김석희(디트로이트머시대 경영ㆍ한미경제학회장) 김성수(경희대 명예) 김세원(서울대 명예) 김소영(고려대 경제) 김수용(서강대 경제) 김우찬(KDI 국제정책대학원) 김진일(미 연방준비은행(FRB) 금융부 이코노미스트) 김창진(고려대 경제) 김홍범(경상대 경제) 김희호(경북대 경제통상) 나준희(충주대 경영) 류장선(전 서강대 총장) 박경서(고려대 경영) 박기성(성신여대 경제) 박기찬(인하대 경영) 박만섭(고려대 경제) 박세운(창원대 경영) 박승록(한국경제연구원) 배진영(인제대 국제경상) 배형(동국대 경제) 백경환(성균관대 경제) 손성규(연세대 경영) 손열(연세대 국제대학원) 신관호(고려대 경제) 심승진(경북대 경제통상) 안국신(중앙대 경제) 안충영(중앙대 석좌) 여운승(한양대 경영) 오세조(연세대 경영) 윤용만(인천대 경제) 윤창호(고려대 경제) 이광현(고려대 무역) 이근(서울대 경제) 이동현(가톨릭대 경영) 이상빈(한양대 경영) 이영선(연세대 경제) 이유재(서울대 경영) 이재규(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이종원(성균관대 경제) 이창양(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이철희(서울대 경제) 장세진(고려대 경영) 정갑영(연세대 경제) 정인교(인하대 경제) 좌승희(경기개발연구원장) 최공필(한국금융연구원) 최도성(서울대 경영학) 최종무(템플대 경영) 하성근(연세대 경제) 함정호(한국은행 연수원) 황순영(세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