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2위 싸움은 정동영 17% 이회창 12%

  • 2007-12-15
  • 이내영 (중앙일보)

1위와 2, 3위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벌어지면서 누가 2등을 차지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대선만 보면 2위 싸움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대선 이후의 정국과 총선을 생각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2위를 차지한다는 것, 그리고 3위와 얼마나 득표율 격차를 벌리느냐는 향후 정치적 입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확실한" 2위일 경우 대선 이후 당내 계파 경쟁과 총선에서 주도권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게 뒤지거나 범개혁 세력으로 간주되는 문국현 후보와의 득표율 격차가 미미하면 정 후보 본인은 물론 통합신당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총선을 겨냥한 정계 개편의 소용돌이가 또다시 일어날지도 모른다.

만약 이회창 후보가 2위일 경우 대선 이후로 예정된 신당 창당은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지지율 하락 추세로 이런 예상이 위협받고 있다.

현재 판세로는 정 후보가 이 후보보다 우세하다. 지지율에서 정 후보가 16.7%로 이 후보(11.7%)를 앞선다. 4차 조사 때 정 후보 15.1%, 이 후보 14.5%로 박빙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지지율이 벌어진 가장 큰 이유는 이 후보 지지층이 이탈했기 때문이다. 4차 조사 때 지지한 사람이 5차 때도 지지한 비율이 이명박 후보 90.4%, 정 후보 82.6%인데 반해, 이 후보는 62.3%에 그쳤다. 37.7%가 이탈했다. 지지 철회자 중 57%가 이명박 후보 지지로 돌아섰고, 26%는 지지 후보가 없는 부동층이 됐다. 결국 검찰의 BBK 수사 발표가 이 후보 지지층의 이탈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정 후보는 이전 조사에 비해 지지율이 1.6%포인트 상승했다. 4차 조사 때 지지자 333명의 17.4%인 58명이 지지를 철회했지만 95명이 신규로 유입돼 지지율 상승 효과가 나타났다. 문국현.권영길.이인제 세 후보 지지층에서 각각 8.6%, 15.1%, 11.0%를 흡수했다. 대선에 가까워지며 범여권 단일화가 무산되더라도 반한나라 성향의 유권자들이 사표 방지를 위해 정 후보에게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내영 고려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