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29일 서울 여의도와 신촌, 홍대 앞을 돌며 "좋은 일자리 대통령"을 부각했다. 직장인과 젊은이의 거리인 이들 지역에서 20~30대 최대 관심사인 실업과 직장 문제를 파고 들었다.
그는 여의도역 앞에서 "대통령이 되면 젊은이에게 좋은 일자리를 주기 위해 대한민국 경제를 세계 속으로 이끌겠다"며 "땀 흘리면서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 보상받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도 겨냥했다. 정 후보는 "좋은 CEO냐, 나쁜 CEO냐에 따라 직장 분위기가 달라지듯 대한민국 CEO를 누구로 뽑느냐에 따라 앞으로 5년 여러분 가족의 불행과 행복이 좌우된다"고 말했다.
정 후보 캠프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됐다. 본지와 SBS, 동아시아연구원(EAI)의 패널 조사에서 정 후보는 15.2%로 14.7%의 이회창 무소속 후보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명박 후보 지지층이 위장취업 논란으로 실망한 데 이어 BBK 의혹 논란이 본격화하자 정 후보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정 후보 측 주장이다. 민병두 의원은 "지금 이명박 후보 지지율은 낙담-포기-붕괴 수순을 밟고 있고,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직전과 같다"며 "특히 20~30대에서 큰 폭으로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 측 다른 인사는 "최근 당 자체조사에 따르면 30대에서 정 후보 지지율이 일주일 전보다 6.6%포인트 상승한 24.6%,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7.7%포인트 하락한 28.9%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오후 신촌역 유세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88만원 세대를 해방시키고,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일자리 창출을 거듭 강조했다. 88만원 세대는 20대가 한 달에 88만원 받는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신조어다. 그는 ▶청년 실업자에게 최장 1년의 직업교육비.최저생계비를 취업 장려금으로 지급하는 "이태백 탈출제도" ▶향후 5년간 30만 명을 해외 인턴.연수로 내보내는 글로벌 인재 양성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 오찬 간담회에선 "외국인 직접투자를 매년 150억 달러 이상 유치하겠다"며 "이는 국내 기업의 사내유보금과 결합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강서구 노인종합복지관도 방문해 2004년 4.15 총선 때 "노인 폄하" 발언은 와전됐음을 해명한 뒤 "이제 어르신을 잘 모시는 것으로 도리를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