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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갈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음험하고도 불길한 징조가 꿈틀대고 있다. 북한의 핵확산에 대한 우려가 워싱턴 정가에 퍼지고 있다.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과 유대인들의 음모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의혹이 지금 검토 중이다. 지난 6일 이스라엘 전폭기들이 시리아 내의 군사시설을 폭격했고, 그 시설이 핵무기 개발과 관련이 있으며, 북한이 여기에 기술과 설비를 공급했다는 것이 그 대상이다. 이스라엘이 이러한 사실에 대한 정보를 워싱턴에 이미 전달했고, 미국이 그 정보의 신빙성을 가늠하는 중인데, 만일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북핵 협상은 중대한 국면에 처하게 된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의 업그레이드에 대한 갈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음험하고도 불길한 징조가 꿈틀대고 있다. 북한의 핵확산에 대한 우려가 워싱턴 정가에 퍼지고 있다. 네오콘(신보수주의자들)과 유대인들의 음모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심각한 의혹이 지금 검토 중이다. 지난 6일 이스라엘 전폭기들이 시리아 내의 군사시설을 폭격했고, 그 시설이 핵무기 개발과 관련이 있으며, 북한이 여기에 기술과 설비를 공급했다는 것이 그 대상이다. 이스라엘이 이러한 사실에 대한 정보를 워싱턴에 이미 전달했고, 미국이 그 정보의 신빙성을 가늠하는 중인데, 만일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북핵 협상은 중대한 국면에 처하게 된다.

미국 정부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롯해서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치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그러한 움직임이 지금 정밀조사 중이기 때문인지, 아니면 사실로 드러났으나 여러 가지 정치적인 고려를 하고 있기 때문인지, 국제적인 여파를 재고 있기 때문인지 현재로서는 판단하기 어렵다.

부시 대통령은 2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거듭되는 사실 확인 요청에 대해서 답변을 거부했는데, 워싱턴에서는 시리아·북한 커넥션 관련 정보가 크리스토퍼 힐 등 북한 담당 관리들에게 전달되지도 않았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의회 역시 아직까지는 전혀 그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사태가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봐서 미국 정부는 북한 핵이 완전 불능화되지 않더라도 테러지원국 지정이나 적성국교역법 적용을 해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듯하다. 사실 그렇게 하더라도 북한의 경제적 고립을 해소하는 데 획기적인 계기가 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그 정도의 ‘선물’을 줘서라도 핵폐기가 빨라진다면 나쁠 것이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므로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네오콘이 저지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관측은 사실과 부합하진 않는다.

미국 정부의 레드라인(금지선)은 확산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폐기보다도 확산이 더 문제라는 인식마저 있다. 폐기는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확산은 타이밍이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의 분위기는, 북한이 시리아에 기술이든 물질이든 전달했다면 이는 명백하게 레드라인을 넘어선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가장 우려해 왔던 사태이다. 존재하지도 않는 핵시설을 핑계로 이라크를 침공한 미국인데, 사실로 입증된 핵확산을 시도한 북한이라면 미국 정부로서도 가만히 내버려두지는 못할 것이다. 더욱이 이런 의혹이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벌어지고 있으니 난감한 노릇이다.

미국이 이런 의혹의 사실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가운데 6자회담이 열리고, 그 직후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되었을 때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도 매우 클 것이다. 그 자리에서 남한의 대규모 경협 지원 약속과 한반도 평화선언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남한의 입지는 위태로운 상황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남한이 북핵 문제를 거론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만큼 이번 정상회담이 잘못된 타이밍을 선택했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러나 기왕 열리는 회담이라면 적어도 국제사회의 냉소 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쪽에서는 심각하게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문제가 다 풀렸다는 식으로 접근했을 때 어떤 부조화가 벌어질지는 충분히 상상이 가지 않겠는가.

이라크 문제에 이어 이란 핵개발 문제로 부심하고 있는 부시 정부가,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해도 핵협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차기 유력한 대권후보인 힐러리 상원의원이 “북한이 벌을 받지 않고 그냥 넘어가도록 허용했다”는 강경한 대북 메시지를 밝힌 이유는 대선 승리를 위해 유대인들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그만큼 북핵 확산 문제는 미국의 국내 정치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이제 곧 사실 여부가 드러나겠지만 북한·시리아 핵 커넥션이 사실이 아니기를 기도해야 하는 우리의 처지가 참으로 딱하게 됐다.

 

류길재 EAI 북한연구패널 위원장 ·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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