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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대통령 선거는 최고 권력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기 때문에 국민들을 열광시키는 흥행성을 가지게 마련이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세 번의 한국 대선은 공통적으로 초기 선거경쟁에서 밀리던 후보가 역경을 딛고 선거에서 승리하는 역전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또한 정주영·이인제·정몽준 등 제3의 후보가 등장해서 선거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높은 흥행성을 가졌다.

통령 선거는 최고 권력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기 때문에 국민들을 열광시키는 흥행성을 가지게 마련이다. 민주화 이후 치러진 세 번의 한국 대선은 공통적으로 초기 선거경쟁에서 밀리던 후보가 역경을 딛고 선거에서 승리하는 역전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또한 정주영·이인제·정몽준 등 제3의 후보가 등장해서 선거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에 높은 흥행성을 가졌다.

-10월까지 단일후보 확정 구상-

그러나 올해 대선 정국은 민주화 이후의 선거 가운데 가장 밋밋하고 재미 없는 선거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의 독주와 여권의 분열과 지리멸렬로 국민들의 관심을 끌 만한 드라마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년 이상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두 유력 후보가 지지율에서 여권 후보들을 압도하는 반면, 여당은 연이은 탈당 사태로 당의 존속 여부도 불투명하다. 그나마 범여권이 한나라당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추진해온 대통합신당은 범여권의 내분과 주도권 싸움으로 추진동력을 상실한 상태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최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주도하는 범여권 대선주자 연석회의를 통해 대통합신당 출범이 현실화되고 있는 점은 여권 지지자들에게는 모처럼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이미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의장 등이 참여하기로 결정했고, 친노무현계 주요 대선 후보들인 이해찬 전 총리, 김혁규 전 지사, 한명숙 전 총리가 합류의사를 밝히면서 대통합신당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범여권 연석회의는 8월까지 대통합신당을 출범시키고 완전국민경선제를 통해 10월 중순까지 범여권 단일후보를 확정한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이 구상대로 범여권이 제3지대 신당을 출범시키고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데 합의하게 되면 한나라당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마련될 거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그러나 범여권이 대통합신당 창당과 후보 단일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또한 이를 통해 올해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 정도로 국민들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우선 새로운 통합신당을 출범시키는 명분이 분명하지 않은 점이 가장 심각한 걸림돌이다. 그동안 여권에서 제기되어온 수많은 통합논의와 이를 둘러싼 탈당과 주도권 경쟁에 대해 국민 다수는 냉담한 반응을 보여 왔다. 통합신당의 명분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은 여권의 통합신당 논의에 대해 대선을 위한 당의 간판 교체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불확실한 명분·내부분열 문제-

둘째로 범여권이 그동안 여권의 통합논의 과정에서 나타났던 내부분열과 주도권 싸움을 멈추고 통합신당과 단일 후보에 합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이후의 위기상황에서도 여권은 친노와 비노, 통합파와 사수파 등으로 내부분열을 거듭해왔다. 최근 범여권의 대선경쟁 양상을 보더라도 여권에서 이름이 알려진 정치인치고 대선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여권 내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여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열 대 여섯 명의 지지율을 합해도 한나라당 유력후보 지지율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하면, 과연 범여권이 정파간의 치열한 경쟁과 난립한 후보들 사이에서 대통합신당을 창당하고 후보단일화를 이룰 구심점과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범여권이 대선 후보 연석회의를 통해 대통합신당을 창당하고 경쟁력 있는 단일 후보를 선출할 수 있다면 밋밋한 2007년 대선경쟁이 흥미로워지고 활력을 찾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민주화 이후 한국 대통령 선거의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대선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남아있고 한나라당 유력 후보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도 변화의 여지가 있다. 범여권 대선 주자 연석회의가 대통합신당 창당과 후보단일화 합의로 이어지면서 올해 대선정국에서 새로운 역전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이내영 EAI 여론분석센터 소장ㆍ고려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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