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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지난 몇 달째 당사수파와 신당파, 친노와 반노로 갈려서 사분오열하던 열린우리당이 의원들의 잇단 탈당으로 본격적인 분열과 해체의 길로 접어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종인 의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명의 여당 의원이 탈당했고, 앞으로 탈당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도미노 탈당이 현실화할 경우, 열린우리당은 소수 정당으로 전락하여 원내 제1당 의 위치를 한나라당에 빼앗기는 것은 물론 창당 3년여 만에 간판을 내리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몇 달째 당사수파와 신당파, 친노와 반노로 갈려서 사분오열하던 열린우리당이 의원들의 잇단 탈당으로 본격적인 분열과 해체의 길로 접어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종인 의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5명의 여당 의원이 탈당했고, 앞으로 탈당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도미노 탈당이 현실화할 경우, 열린우리당은 소수 정당으로 전락하여 원내 제1당 의 위치를 한나라당에 빼앗기는 것은 물론 창당 3년여 만에 간판을 내리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정당의 후보로 선출된 의원들이 임기가 끝나기 전에 당을 떠나는 것은 정당정치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이고, 자신을 뽑은 유권자의 뜻을 저버리는 행동이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탈당을 해야 한다면 납득할 만한 이유와 명분이 있어야 한다. 한국 정당사를 보면 탈당을 하고서도 국민의 지지를 받은 사례가 있다. 5공 시절 관제 야당이었던 민한당을 탈당해 민주화운동 진영에 합류한 야당 의원들은 국민의 큰 지지를 받았다. 대의명분이 뚜렷했기 때문 이다. 그러나 이번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탈당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열린우리당 간판으로는 차기 대선 패배는 물론 총선에서 의원직 유지도 어렵다는 현실적 계산과 정치 생명의 연장이 이번 탈당의 가장 중요한 동기로 보이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탈당 행진이나 나아가 신당 창당 논의가 국 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탈당하는 의원들이나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의원들이 현 정부와 여당의 실정과 민심 이반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당 의원 들이 여당의 간판으로는 희망이 없다고 줄줄이 당을 떠나거나 신당 창당을 통해 당의 간판을 바꾸려는 행태는 그동안의 정부 여당의 실정에 대한 책임 회피이며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기회주의적 행태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여당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더라도, 그러한 상황을 만든 책임은 자신들에게도 있다는 점을 인정 하고 겸허히 반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의 한 사람이었고 현 정부에서 법무장관까지 지낸 천정배 의원이 탈당 행렬에 가담한 모습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고도 통합 신당을 만들어 대선 주자로 나설 계산을 한다면 아무리 정치인이라도 너무 염치가 없는 태도다.

 

열린우리당이 그동안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하고도 당내 파벌싸움으로 사분오열돼 당의 새로운 진로를 찾지 못하다가 끝내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으로 당이 해체되는 수순을 밟는다 면 새로운 정치를 기치로 내걸었던 정당으로서는 너무나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더욱이 대통령의 임기가 1년도 더 남아 있고, 심각한 레임덕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여당의 때 이른 붕괴는 국정 운영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

 

따라서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집단 탈당에 의해 당이 붕괴되는 참담한 상황보다는 오는 14일에 열릴 전당대회에서 의견을 모아 당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그나마 나은 선택이다. 신당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당내 구도로 볼 때 전당대회에서 당의 발전적 해체와 신당 창당 추진으로의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당이 당의 간판을 내리고 신당 창당에 나서더라도 창당 3년 만에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먼저 깊은 반성과 무거운 책임감을 표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대다수 국민은 지난 몇 달째 계속돼 온 열린우리당의 신당 창당 논란을 통해 새 정치에 대한 희망보다는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집권당의 실상만을 봤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내영 EAI 여론분석센터 소장 · 고려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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