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의 新외교 전략 ① 매력외교로 가는 길 : 왜 매력외교인가?
| 2008-01-05
손열
주변국들 非호감 이미지 벗기 경쟁 돌입
성장신화·민주화·정보강국 등 자원 풍부
주변국들 非호감 이미지 벗기 경쟁 돌입
성장신화·민주화·정보강국 등 자원 풍부
세계는 지금 매력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무기와 돈 쌓기보다 상대국의 마음 끌기 즉, 자국을 좋아하게 만들기 위한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그 주역은 역시 기존 강대국들이다. 미국은 역사상 유례없이 압도적인 군사력과 경제력을 갖추어 놓고서도 이라크전쟁을 거치면서 여러 국가들로부터 끊이지 않는 반미시위와 비판, 인기하락에 고민해 왔다. 이런 흐름을 돌려놓고자 초당적 노력을 통해 내놓은 것이 바로 스마트(smart) 파워론과 같은 매력외교전략이다. 미국은 매력외교로 하드파워를 보완하고 그 효과를 배가함으로써 유아독존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웃 일본과 중국 역시 바닥에 떨어진 비호감, 미국의 인기 공백을 채우려고 매력외교에 열심이다. 엄청난 경제력과 점증하는 군사력의 하드파워를 바탕으로 중국은 책임있는 대국론, 화평발전론, 조화세계론 등을 기치로 내세우고 있다. "매력공세"란 말을 들을 만큼 지역다자외교를 통해 주변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아 왔다. 중국의 전통적 가치에 바탕을 둔 베이징 컨센서스"란 경제모델과 중화문명모델로 조심스럽게 지구적 매력의 발산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중국의 공세에 대한 대응으로 주변국의 마음을 사기 위한 동아시아공동체론, 자유와 번영의 호(弧), 네트워크동아시아 등 다양한 매력구상을 내놓고 있다. 막대한 경제원조가 매력외교를 뒷받침하는 하드파워다.
그러나 아직까지 중국과 일본의 매력외교는 그리 성공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과거 중국과 일본의 제국통치에 호되게 당한 바 있는 주변국가들은 중국과 일본의 매력공간에 온전히 들어가기를 주저한다. 중국 군사력 증강에 대한 주변의 불안감, 일본의 군사역할 확대에 대한 경계심, 자기 중심적 역사인식에 대한 분노 등은 지속되고 있다. 또한 모방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이기엔 중국은 아직도 문화의 세련도가 낮고, 일본은 결정적인 순간에 편협한 속내를 드러내 보인다.
경쟁과 기회의 이중적 매력경쟁 마당이 한국에 열리고 있다. 주변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은 명백한 하드파워의 열세 속에서 매력을 신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매력경쟁에서 한국은 아직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한편 적지 않은 매력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통시대에는 문명과 예의국가로, 산업화시대에는 이른바 네 마리 용의 선두로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발전국가로, 민주화의 시대에는 가장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창출한 민주국가로, 세계화의 시대에는 한국의 문화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있는 한류국가로, 정보화시대에는 최고 수준의 정보인프라를 갖춘 IT국가로 발돋움해 왔다. 끝으로 한국은 제국적 위상을 도모해 본 적도 없고, 또 명시적으로 제국주의, 패권을 주창하지도 않은 비(非)제국주의국가이다. 많은 약소국들은 한국의 진출에 대해 위협감을 상대적으로 적게 느끼고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은 다면적 매력을 갖고 있어서 다양한 국가들에 다양하게 호소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는 매력경쟁에 돌입한 주변강대국과 다른 우리만의 자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중견국 매력외교를 펼쳐야 한다. 미국, 중국, 일본 등에 대한 하드파워 부족분을 매력으로 채워 총력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경제, 문화, 기술, 안보, 환경 영역에서 우리가 쌓아온 다면적 매력자원을 상황에 맞게 정교하게 활용하는 능력이 배양되어야 한다. 곧 고도의 지식과 네트워크 조정력에 기반한 외교이다. 국민 개개인의 창의성과 정부의 세련된 지원이 합쳐질 때, 21세기 매력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는 외교의 요체가 만들어질 것이다.
손열 연세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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