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서현진 성신여대 교수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 평가가 투표 선택에 미친 영향을 논의하였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과정이 언론에 많이 노출되었던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 '조용한’ 공천을 치루어 내었는데, 유권자들은 대체적으로 민주당 공천에 긍정적인 평가를, 반대로 국민의힘 공천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뚜렷했으며 이러한 평가는 이는 지역구 및 비례 투표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않는 투표행위로 이어졌음을 밝혔습니다. 서현진 교수는 향후 정당이 공천 과정 자체를 민주적으로 신중히 치루어 내어 정치인의 부당한 공천 개입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과 평가에 대비하여야 한다라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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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전문

 

제가 발표하려는 내용은 공천 평가와 투표 선택에 관한 것입니다. 데이터를 받은 후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았지만, 나온 결과로는 유권자들이 공천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이것이 투표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이 자료를 보면, 선거가 과열되어 32년 만에 총선 투표율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양쪽에서 정권 심판론, 거야 견제론, 이조 심판론을 언급하며 지지자들을 동원했기 때문에 투표장에 많은 유권자들이 나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총선 결과는 민주당 압승, 국민의힘 참패, 조국혁신당의 선전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언론에서 '왜 국민의힘이 참패했을까?'에 대한 많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권 심판론이 우세했고, 고물가 시대라는 환경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보시다시피 선거운동 과정에서 많은 이슈들이 발생했는데, 이러한 일들이 너무 많다 보니 공천 시점을 잊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저는 공천 시점에 투표 결정을 했는데, 양당의 공천을 보면서 처음으로 정치 학자임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피로감이 쌓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나라에 대안이 없나? 이런 생각을 했을 정도로.

 

시간을 좀 되돌려 공천 당시로 돌아가 본다면,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압승할 것이라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민주당 공천은 공천 파동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친명횡재, 비명횡사'라는 말이 나왔고, 대표적으로 박용진 의원 같은 경우 네 번씩이나 기회가 박탈되는 것을 보면서 계파 갈등이 너무 심각하고, 또 공천 기준이 투명하지 않고 공정하지 않으며, 이재명 측근의 사람들만 선발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에 거세게 반발하면서 새로운미래를 결성하기도 했고, 일부는 국민의힘으로도 간 것을 보고 당내 민주주의가 되게 심각해보인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공천은 또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공천 과정이 너무 조용해서 무감동 공천이라는 평가가 나왔는데, 현역 의원을 컷오프하지 않은 이유로, 민주당 측에서 비판한 바와 같이, 김건희 여사 특검이 임기 내에 있기 때문에, 현역 의원을 컷오프하면 이들이 특검에 찬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해당 분석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현역 의원은 많이 잔류했고, 특히 용산에서 일했던 행정관이나 윤 대통령 측근들이 공천을 많이 받았고 실제로 당선도 많이 되었죠. 저의 관점에서는 일반 여론은 상대적으로 무시한채 국민의힘 내부에서만 조용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공천을 할 때 내부적으로만 조용하게 의견을 모았기에, 이런 점에 대해 외부의 유권자들은 어떻게 평가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제 3지대'가 떴지만 설 지나자마자 갑자기 붕괴되었죠. 3월 초에 조국혁신당이 등장을 했습니다. 등장 초기에는 이들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지만, 실제로 많은 표를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바는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공천이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양당 공천에 대해서 유권자의 평가를 볼 때,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시끄러웠지만 유권자들은 오히려 국민의힘 공천에 강한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습니다. '국민의힘이 공천을 잘했다'와 '못했다'는 평가는 거의 40% 정도 차이가 나고, 민주당의 경우에는 동일한 항목에 대해 20%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지 정당별로 민주당 공천에 잘했다는 평가를 내린 비율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화면의 왼쪽을 참고하시면 되는데, 민주당 공천에 대해 '잘했다'는 평가를 내린 민주당 지지자는 당연히 많겠지만, 65%로 나왔고, 조국혁신당 지지자는 40% 정도로 나왔습니다.

 

화면의 오른쪽에는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잘했다'는 평가를 내린 유권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자료가 있습니다.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잘했다'는 평가는 오직 국민의힘 지지자만 내린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민의힘 지지층에서조차 50%를 넘지 못했습니다. 결국 국민의힘이 공천을 유권자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집단 간 차이인가를 살펴보기 위해 간단한 평균 분석을 실시했고, 결과가 화면의 오른쪽에 나와 있습니다. 1부터 4까지 답변이 가능하고, 각각 '매우 잘함', '잘한 편이다', '못한 편이다', '매우 못함'을 의미합니다.

 

민주당이 공천을 잘했다는 질문에 대해 민주당, 조국혁신당, 녹색당, 기타 정당까지는 그래도 잘했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자와 조국혁신당 지지자 간에는 차이가 있었는데, 이 차이가 작아 보여서 따로 떼어서 두 집단 간에 t 분석을 실시했더니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어서 이들 간의 차이도 어느 정도 유의미한 영향력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국민의힘 쪽을 보시면, 국민의힘 지지자만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고, 다른 모든 정당의 지지자는 부정적이었습니다. 새로운미래당, 개혁신당의 지지자는 양쪽의 공천이 모두 못했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러한 양당 공천 평가가 투표 선택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민주당 지지층만 따로 봤을 때, 당연히 민주당 공천을 잘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지역+비례 조합에 대해 민주당+민주당을 뽑았는지, 민주당+조국 정당을 뽑았는지, 민주당+기타 정당을 뽑았는지, 아니면 기타+기타 정당, 국민의힘+기타 정당, 국민의힘+국민의힘을 뽑았는지를 나눠서 살펴보았습니다.

 

지역구와 비례대표 조합을 봤을 때, 민주당이 공천을 잘했다는 쪽은 당연히 민주당을 많이 지지했고, 조국 정당 또한 많이 지지했습니다. 못했다는 쪽을 보면 훨씬 더 차이가 없습니다. 그 얘기는 민주당+조국 정당 쪽으로 더 많이 갔거나, 아니면 민주당+기타 정당 쪽으로 더 많이 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민주당 공천에 만족하지 못한 사람은 민주당+민주당 조합 보다는 다른 조합을 택해, 민주당을 지역에서 버릴 수 없었을지라도 비례에서는 다른 정당을 선택한 것이죠.

 

그 다음, 조국혁신당 지지층을 살펴보았는데, 이들은 대부분 민주당+조국혁신당을 선택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많이 조국혁신당을 지지했으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을 거라고 보여집니다. 여기에서 민주당 공천을 '못했다'라고 평가한 사람들은 민주당+조국혁신당보다는 기타 정당+조국혁신당의 조합을 뽑은 비율이 훨씬 높았습니다. 그래서 이들 간에도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 제 발견이었습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어떠한 양상을 보이느냐를 봤을 때, 국민의힘 지지층은 국민의힘+국민의미래를 압도적으로 많이 뽑았습니다. 87% 다음에 73%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도 국민의힘이 공천을 못했다는 평가를 내린 사람과 잘했다는 평가를 내릴 사람 간 차이는 15% 이상 정도로 꽤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잘했다'라는 평가를 내린 쪽보다는 못했다는 쪽에서 국민의힘+개혁신당 혹은 기타 정당, 기타 정당+기타 정당의 조합을 뽑은 비율이 훨씬 많았습니다. 국민의힘에서도 자기 정당의 공천에 만족 못하는 사람들은 국민의힘+국민의미래가 아니라 다른 조합으로 투표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역구+비례 선택층에 따라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공천에 대한 평가가 다른지 아까처럼 평균 비교를 실시했는데, 결과를 보시면 각 집단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주당+민주연합, 민주당+조국 정당, 민주당+기타 정당, 기타 정당+기타 정당의 조합에서는 거의 민주당이 공천을 잘했다는 평가가 있었고, 국민의힘+국민의미래, 국민의힘+개혁신당 쪽에서는 국민의힘 공천에 긍정적이었다고 나왔습니다. 여기서 양당 공천에 대한 평가가 투표 선택에 영향이 있었다라는 시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자료 화면에 싣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의 공천 논란이 투표 결정에 영향을 미쳤냐'를 물어본 설문 조사에서는 영향을 미쳤다는 비율이 미치지 않았다는 비율보다 43%대 25%로 높았고, 공천 과정과 선거 과정의 윤-한 갈등의 경우를 물어본 질문에서도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41%대 27%로 영향을 미쳤다라는 응답이 우세했습니다.

 

이번 총선은 끝났지만, 앞으로 26, 27, 28년도에 계속 선거가 예정되어 있고, 앞으로도 선거가 계속될 것이므로 정당들은 공천부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정당이라는 것은 비슷한 이념과 정치적 이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므로 자기 분파적인 속성을 가질 수밖에 없지만, 그럼에도 정당은 공적 조직으로서 그들이 추구하는 공공 정책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수렴되도록 해야만 지지를 받고 정권을 획득할 수 있는 것이죠. 정당은 선거에서 정권을 획득하지 못하면 결국 자기들의 이상을 펼칠 수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일반 유권자, 민심을 살펴서 당내민주주의를 확립하면서 공천을 해야한다, 그래야 다음선거에서 길이 있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윤 대통령이나 여당 지도부 또는 이재명 대표 모두 당의 일원이기 때문에 의견을 피력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재명 대표는 비명횡사라는 이야기가 나올 때 자신은 그렇게 한 적이 없으며, 민주당의 공천은 시스템 공천임을 지속적으로 피력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도 공천은 당에서 결정된다고 일축하였기에 이들이 실제로 공천에 개입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실제 여부와 상관없이 유권자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유권자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이번과 같이 투표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는 것이 저의 지금 잠정적인 결론입니다.

 

 

■ 발표자: 서현진_성신여대 교수  

 

■ 담당 및 편집: 김선희_EAI 연구원
문의: 02-2277-1683 (ext. 209) shkim@ea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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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정치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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