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부 중 첫 직무수행 평가 최고치.'

 

출범 한 달을 맞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 초 성적표다. 지난달 10일 취임 후 '파격·소통' 행보를 보여온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공행진 곡선을 그렸다. 특히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첫 국정수행 평가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양김(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임기 5년간 리스크 관리 여부에 따라 지지율의 등락도 좌우된다는 점에서 마냥 샴페인을 터뜨릴 수 없다는 게 정가 안팎의 시각이다.

 

우선 '국정농단 사태'로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 직후 들어선 문재인 정부는 역대 정부 가운데 가장 높은 국정기대감에서 출발한 정부다. 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 시기 역시 최초의 문민정부, 최초의 정권교체를 실현한 정부라는 특성을 반영하듯 집권 초 높은 지지를 받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문 대통령 취임 4주차를 맞아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전국 성인 1004명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조사해 2일 발표한 결과, 84%가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7%는 부정정적으로 평가했으며 8%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5%).

 

이는 갤럽이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대통령 취임 4주차에 실시해 온 첫 직무수행 평가 가운데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문 대통령 이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은 7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이 60%, 노태우 전 대통령 57%, 이명박 전 대통령 52% 순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44%의 지지율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4년 2월 28일 동아시아연구원의 '대통령 고공 지지율의 허와 실: 박근혜 대통령 인기, 집권 2년차가 분수령' 보고서에 따르면, 대통령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리더십 요인 △집권세력 집안단속 △책임분산전략(이념이슈 주도) △양면적 정국운영 주도(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공략 병행) ▲환경적 요인 △경제환경 △정치환경(야권분열) 등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취임 1년차' 리스크 관리를 중요한 변수로 꼽는다. 가장 낮은 국정기대감에서 출발한 박근혜 정부는 취임 1년차 50% 중반 이상의 지지율로 안정되게 유지돼 왔다. 갤럽의 조사결과를 기준으로 박 대통령의 임기 1년차 국정운영 지지도는 분기별로 42%→51%→60%→54% 순으로, 기복은 있지만 안정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 1분기 60%에서 4분기 22%로 38% 포인트 급락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52%에서 34%로 18% 포인트 하락했던 것과 차이를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의 50%의 지지율에 대해 '허니문 시기에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리더십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대통령과 여당의 인사 스타일, 소통 노력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불만도 함께 갖고 있는 양면성(ambivalent attitude)를 가지고 있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임기 말 지지율 '역대 최저치'란 오명을 떠안았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이후 박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5%까지 하락했다. 이른바 '30%대의 콘크리트 지지율'은 완전히 무너졌다. 집권 2년차에 보수·진보 이념의 지형에 기대 국정을 운영한 결과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취임 한 달을 맞은 문 대통령의 앞길 역시 녹록지 않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과의 허니문은 한달도 채 못가고 '빨간 불'이 켜졌다. 인사검증 문제로 조각과 청와대 참모진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낙연 총리 인준의 진통을 겪은 데 이어 야당의 반대로 강경화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 청문보고서 불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야당과의 '협치' 과제를 풀어야하고, 사드 배치 문제 등 외교적 난제도 첩첩산중이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파격적인 행보로 화답했다. 그러나 큰 그림이 없는 작은 파격은 오래가지 못한다. 큰 그림이 없으니 벌써부터 국민과 시장에 명쾌한 시그널보다는 농후한 혼선의 노이즈가 전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드 진실공방이 그렇고 부동산 대책의 혼란, 느닷없는 증세의 혼란이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협치의 비전도 흔들린다. 협치는 말로만 일방적인 요청만 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선 협의를 하고 후 결정을 하는 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데서부터 출발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사에서 "이념에 이용되지 않고 이 땅의 모든 아들딸들에게 존경받도록 만들겠다. 그것이 응당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제도상의 화해를 넘어서, 마음으로 화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갤럽 홈페이지(http://www.gallup.c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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