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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누가 한국의 록펠러가 될까
kor_eaiinmedia | 2015-01-27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최근 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이 연 포럼에 참석해 발표했다. 이 포럼에서는 한국 민간 독립 싱크탱크들한테 가장 취약한 재정 문제도 거론됐다.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장은 “미국 포드재단과 같은 재단법인을 만들어 민간 정책연구기관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1년 반 전, 미국진보센터는 서머스 장관 및 볼스 의원을 포함해 미국과 유럽의 정치인, 노동조합 대표자, 학자, 투자자 등을 모아 이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불평등 심화’라는 하나의 문제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합의된 대안을 내도록 한 것이다. 그 연구 결과가 보고서에 담겼다.
이런 일은 대학의 학술연구 능력만으로도, 시민단체의 실천 능력만으로도 소화하기 어렵다. 전문성과 독립성과 실행력을 함께 갖춰야 가능하다. 민간 독립 싱크탱크의 가치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최근 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이 연 포럼에 참석해 발표했다. 이 포럼에서는 한국 민간 독립 싱크탱크들한테 가장 취약한 재정 문제도 거론됐다. 이숙종 동아시아연구원장은 “미국 포드재단과 같은 재단법인을 만들어 민간 정책연구기관을 지원하도록 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한 정책지식 생태계가 떠올라서다. 싱크탱크의 막강한 영향력을 뒷받침하는 것은 사실 독립적 재원이고, 그 재원의 상당 부분이 록펠러재단이나 포드재단 같은 재단법인의 기금에서 정책연구 지원금 형태로 온다. 많은 싱크탱크가 전체 재원에서 작게는 30%에서 크게는 80%가량까지를 재단법인으로부터 구한다. 이 재단들은 처음에 독지가의 거액 기부로 만들어졌지만, 이제 시민들로부터 모금해 싱크탱크 등에 배분하는 모금가 역할을 한다.
정부 돈이나 특정 기업 돈에 대한 의존도가 낮으니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장기적인 관점을 지켜낼 수 있다. 실제로 이들 재단은 정책연구 내용이 충실한지, 의회나 정부나 언론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했는지, 투명하게 집행되었는지 등에 대해서만 평가한다. 연구 결과가 입맛에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한국에서는 불가능한 일일까? 그렇지만은 않다. 연간 370억원의 세금을 쓰는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원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민주정책연구원 등 정당연구소들만 결단해도 큰 변화가 일어난다. 정당연구소가 이 돈을 정치전략 수립 대신 민간 독립 싱크탱크들에 대한 정책연구 지원사업에만 써도 거대한 진전이 일어날 것이다. 미국 재단들이나 독일 정당연구소들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이다. 물론 록펠러 같은 독지가가 나타나 민간재단이 만들어진다면 더 좋겠다.
한국 사회 지적 양극화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이성적 정책토론이 자리 잡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민간 싱크탱크를 튼튼히 하면 최소한 이성적 토론을 위한 지적 플랫폼이 만들어진다. 이제 한국도 그 정도는 가질 만한 나라가 되지 않았나.
kor_eaiin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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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 2015-01-27
kor_eaiin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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