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국제관계 및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10일 "미국이 쇠락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며 중국의 부상은 결코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 교수는 이날 동아시아연구원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특별강연에서 "중국이 경제, 군사, 소프트 파워의 세 가지 측면에서 미국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나이 교수는 모두에 "'미국의 세기가 끝났는가'라는 화두가 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쇠퇴'라는 것은 혼란스러운 개념이어서 명확한 정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쇠퇴의 개념에는 절대적 쇠퇴와 상대적 쇠퇴가 있다"고 구분했다. 절대적 쇠락은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지가 된다는 등의 내재적인 무능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며, 상대적 쇠퇴는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이뤄진다고 밝혔다.

[동아시아硏 초청 특별 강연]
"중국, 경제·군사·소프트 파워 3가지 측면에서 한참 못 미쳐"
"미국, 절대적 쇠퇴는 없겠지만 상대적 쇠퇴는 시사하는 바 크다"
"위안화는 기축통화 못 돼… 中, 영토 분쟁·창의력 부족 극복을"

 

국제관계 및 리더십 분야의 석학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10일 "미국이 쇠락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며 중국의 부상은 결코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관계 및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10일 "미국이 쇠락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며 중국의 부상은 결코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이 교수는 이날 동아시아연구원과 한국고등교육재단이 '미국의 세기는 끝났는가'라는 주제로 개최한 특별강연에서 "중국이 경제, 군사, 소프트 파워의 세 가지 측면에서 미국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나이 교수는 모두에 "'미국의 세기가 끝났는가'라는 화두가 학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쇠퇴'라는 것은 혼란스러운 개념이어서 명확한 정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쇠퇴의 개념에는 절대적 쇠퇴와 상대적 쇠퇴가 있다"고 구분했다. 절대적 쇠락은 제국주의에 의해 식민지가 된다는 등의 내재적인 무능에 의해 진행되는 것이며, 상대적 쇠퇴는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통해 이뤄진다고 밝혔다. 나이 교수는 미국의 '절대적 쇠퇴' 여부에 대해 인구통계학적 측면, 에너지 의존도 등을 거론하면서 "미국은 현재 쇠퇴와는 반대되는 조건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나이 교수는 "미국은 이민자 수용 정책 등으로 계속해서 상당한 힘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미국의 에너지 의존도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셰일 혁명으로 인해 새로운 에너지원을 확보했다"며 "2020년엔 북미지역에서 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미국은 다양한 R&D(연구·개발)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런 혁신은 미국 대학들에 의해 견인되고 있다"며 "대학과 미국의 기업가적 문화가 결합해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고대 로마와 같은 절대적 쇠퇴를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지만 이는 맞지 않는 비유"라고 지적했다.

 

'상대적 쇠퇴' 여부에 대해 나이 교수는 "미국은 1945~1970년 사이에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생산 점유율이 50%에서 25%로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1900년에는 25%였으며 2000년에도 25%로 굉장히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50%에 육박했던 생산 비중은 2차 세계대전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나이 교수는 "IMF(국제통화기금)에 따르면 미국의 전체 생산 점유율이 향후 18%까지 떨어질 전망하고 있다"며 "이것은 상대적 쇠퇴를 의미하는 것으로 타국들이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볼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 교수는 "이는 전 세계적으로 다른 나라들도 함께 번영하자는 미국 정책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나이 교수는 "이러한 '상대적 쇠퇴'라는 관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미국과 중국 간의 알력 관계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나이 교수는 "힘의 근원은 크게 3가지 측면으로 분류해야 한다"며 양국의 경제력, 군사력, 소프트파워 측면을 분석했다. 우선 경제력 비교에서 "중국의 눈부신 발전은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규모만으로 경제력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1인당 국민소득을 예로 들며 "중국이 빠르게 성장한다 하더라도 현재 1인당 국민소득은 미국이 중국의 4배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빠르게 성장한다고 하더라도 수십년이 지나도 미국을 따라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중국이 계속해서 7.5%이상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고성장을 기록하는 국가들을 살펴보면 결국 정상적인 성장 수준으로 회귀한다는 학자들의 분석을 인용했다.

 

또 수조 달러에 육박하는 중국의 외환보유고에 대해서도 "중국이 달러를 매도하면 미국이 무릎 꿇게 된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모순적이게도 그렇게 되면 중국도 주저앉게 된다"면서 "달러 매도는 중국 자체에도 피해가 된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위안화가 향후 기축통화로 자리잡기는 힘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이 교수는 "현재 국제통화 시장의 83%가 달러화라며 위안화는 7~8% 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중국 정부의 통제가 이뤄지는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는 것에 달가워할 나라는 없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

 

아울러 군사력 차원에서 나이 교수는 "중국이 군비 예산 비중을 지난 10년 간 늘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그간 4배 이상 늘렸다"면서 "중국의 군사력은 중국 주변인 동아시아에서의 증강일 뿐 결코 미국에 대한 도전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나이 교수는 소프트파워와 관련, "중국은 13억명의 인구를 활용할 수 있지만 미국은 이민 정책을 통해 이보다 많은 70억 인구를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한 리콴유(李光耀) 전 싱가포르 총리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창의력 측면에서 미국이 월등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이 교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소프트파워를 늘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면서 "이는 지난 제17차 삼중전회 때 후진타오 주석이 말한 바와 같은 매우 스마트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나이 교수는 "중국이 이를 이행하려면 이웃 국가들과의 영토 분쟁 갈등, 공산당 통제에 따른 시민사회의 창의력 부족이라는 두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며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이날 대담에 나선 김병국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나이 교수의 전망에 동의하면서도 그런 전망이 빗나갈 돌발 변수와 미국의 약점에 대해 질의했다. 나이 교수는 이에 대해 미국 경제가 저성장을 계속하거나, 국방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또 미국이 이민자를 수용하지 않고 내향적으로 전환될 상황 등 3가지 변수를 꼽았다. 또 나이 교수는 "미국의 약점은 정치적으로 너무 양극화 되어 있다는 것이지만 전례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며 자신의 전망이 크게 빗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자평했다.

 


 

■ 조지프 나이(Joseph S. Nye, Jr.) 교수 프로필

 

하버드 대학교 케네디 행정대학원의 석좌교수이자 전임 학장이다. 1977년부터 1979년까지 보안, 과학, 기술 담당 미국 국무차관보로 활동했고, 핵무기 비확산 국가안전보장회의 의장을 역임했다. 1993년부터 1994년까지 국가정보위원회 의장직을 수행했고, 1994년과 1995년에 국제안보 담당 국방차관으로 재직했다. 그리고 이 세 직책에서 모두 공로상을 수상했다. 또한 1989년부터 1993년까지 유엔사무국 군축위원회의 미국 대표로도 활동했다.

 

그는 프린스턴 대학교의 우드로윌슨 상, 미국 정치과학협회의 찰스 메리엄 상, 미국 국제정치학회의 공로상, 프랑스의 교육공로훈장을 수상했으며 제네바 대학교와 오타와 대학교, 런던 대학교,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초빙교수로 재직했고, 유럽과 동아프리카·중앙아메리카에서 연구 활동을 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소프트 파워' '제국의 패러독스' 외 다수가 있다.

Related Publ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