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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네 가지 키워드로 본 6·4선거
kor_eaiinmedia | 2014-06-17
박송이기자
6·4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세월호 참사는 ‘조용한 선거’ 분위기로 이어졌고, ‘조용한 선거’에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역효과를 불러왔다. 네거티브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열세를 면치 못하던 새누리당은 집토끼 결집을 위해 ‘읍소’ 전략을 택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에 ‘가족’이라는 가치를 내세웠다. 그 결과 ‘가족’이 선거의 승패를 가름하는 변수가 되기도 했다. ‘가족’이라는 변수가 극명하게 드러났던 것은 서울시교육감 선거였다.
ㆍ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조용한 선거 ‘네거티브’ 선거운동 역효과… 여당의 ‘읍소’ 막판 위력…
ㆍ판세를 뒤흔든 ‘가족’ 변수… 17곳 중 13곳 ‘진보교육감’ 교육혁신 예고
6·4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치러졌다. 세월호 참사는 ‘조용한 선거’ 분위기로 이어졌고, ‘조용한 선거’에서 네거티브 선거운동은 역효과를 불러왔다. 네거티브가 작동하지 않으면서, 열세를 면치 못하던 새누리당은 집토끼 결집을 위해 ‘읍소’ 전략을 택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는 한국 사회에 ‘가족’이라는 가치를 내세웠다. 그 결과 ‘가족’이 선거의 승패를 가름하는 변수가 되기도 했다. ‘가족’이라는 변수가 극명하게 드러났던 것은 서울시교육감 선거였다. 열세를 면치 못하던 조희연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고승덕 후보와 대비되는 ‘좋은 아빠’의 이미지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조희연 교육감 당선인 외에도 전국 17개 시·도지역 중 13곳에서 진보 교육감이 당선돼 향후 교육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6·4 지방선거를 네거티브, 읍소, 가족, 진보 교육감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분석했다.
■네거티브
네거티브 전략은 통하지 않았다.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부인 성형 의혹설’ 등을 제기하며 박원순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격을 했지만 판세는 뒤집어지지 않았다. 기존 정치질서,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네거티브에 의존한 전략은 통할 수 없다는 게 이번 선거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세월호 참사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영논리에 근거한 네거티브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지 못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은 “진영을 결집시키기 위해 소위 각을 세워야 한다는 전통적 상식과 이에 기초한 네거티브 일변도 전략의 효용은 그 시효를 다한 것 같다”며 “자성과 자기개혁의 메시지가 최고의 선거 캠페인 전략이 될 수 있음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예컨대 박원순 시장이 여유 있게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정몽준 후보의 네거티브 공격에 말려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김부겸 후보가 새누리당 텃밭이라고 불리는 대구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네거티브가 아닌 ‘통합’이라는 확실한 자기 메시지를 주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 사무국장은 “네거티브에 따라 여야가 치고받고 하다 보면 중도 유권자들이 떨어져나갈 수밖에 없다. 네거티브에 거부반응을 보이는 유권자들의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읍소
새누리당의 네거티브 전략에 유권자들은 반응하지 않았다. 다급한 새누리당은 지지층을 결집하는 ‘읍소’ 전략을 택했다. 전략은 성공했다.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도와주세요’라는 1인 시위가 등장하면서, 새누리당이 치고 올라오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보수층이 집결하는 속도가 정말 빨라 선거 막판에는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은 “‘도와주세요’는 지지층을 향한 완벽한 메시지였고, 그 방법도 ‘1인 시위’라는 굉장히 혁신적인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근소한 차이로 부산이 겨우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도와주세요’ 캠페인 덕분이다”라고 말했다. 읍소 전략은 새정치민주연합에도 있었다. 광주 윤장현 후보의 지지율이 강운태 후보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자 당 지도부들이 광주로 내려가 ‘안철수 대표에게 기회를 달라’며 읍소를 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읍소’는 득점 요인이 됐지만, 새정치연합의 ‘읍소’는 실점 요인이었다. 정한울 사무국장은 ‘대통령을 지켜달라’는 새누리당의 읍소 전략에 야당이 조직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정 사무국장은 “새누리당은 자기 지지층 유권자들과 대화하는 느낌으로 캠페인을 한 건데, 야당은 여기에 대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세월호 참사’가 결정적 변수였던 지방선거에서 ‘읍소 전략’은 ‘세월호 참사’의 의제를 희석시키고 ‘집토끼 결집’의 결과를 낳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투표율이 올랐지만, 기대만큼 높지 않았던 것은 정치불신층이라든지 투표효능감을 가진 유권자들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진영 투표로 귀결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부산선거대책위원회 총괄 선대위원장인 김무성 의원이 6월 1일
오전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 봉래교차로에서 6·4지방선거에 도와달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가족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사회에서는 가족을 돌아보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선거 과정에서도 ‘가족’은 선거를 움직이는 변수로 작동했다. 특히 교육감 선거에서는 조희연 후보의 아들과 고승덕 후보의 딸이 극명하게 대조됐다. 천정환 성균관대 국문학과 교수는 “세월호 참사로 한국 사회에서 가족주의의 상상이 강하게 작동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가족을 지키는 후보’ ‘가족에게 잘하는 후보’에 대한 호감이 무의식적으로 커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테면 고승덕 후보 딸의 폭로가 정치적으로 파장을 불러올 수는 있지만, 세월호 참사가 있었기 때문에 그 정도가 훨씬 더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김윤철 교수는 세월호 참사 이후 ‘(가족에 대한) 보살핌’이 정치인의 중요한 자질로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한국의 선거도 미국의 중산층적 가치처럼 부모 자식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게 변수가 되는 중산층 주도의 정치문화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진보 교육감
6·4 지방선거 결과 진보 성향 교육감 시대가 열렸다. 진보 성향 후보들이 17개 시·도 중 서울, 부산을 비롯해 13곳을 석권했다. 특히 선거 초반 낮은 후보 인지도로 인해 지지율 10%에도 미치지 못했던 조희연 후보가 서울교육감에 당선된 것은 지방선거 최대의 반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희연 후보의 당선에서는 고승덕 후보와 대비되는 ‘좋은 아빠’ 이미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이재정 후보가 당선된 데에는 보수 후보들이 난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진보성향 교육감 후보가 당선되면서 교육정책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최대 관심사는 자율형 사립고 존폐 문제다. 오는 8월 서울시교육청은 자사고 지정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희연 서울교육감 당선인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자사고를 포함한 특목고 비중을 현행 17%에서 5%대로 낮추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반면 혁신학교는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전국 초·중·고에서 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시·도교육청은 경기. 서울, 광주, 강원, 전북, 전남 등 6개 시·도인데, 진보 교육감의 당선으로 현재 혁신학교를 운영하고 있지 않는 부산, 인천, 경남, 충남, 충북 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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